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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이생규장전(李生窺牆傳) - 9화: 이생이 갑작스런 떠남으로 몸져누운 최규수 본문

한문놀이터/한문소설

이생규장전(李生窺牆傳) - 9화: 이생이 갑작스런 떠남으로 몸져누운 최규수

건방진방랑자 2020. 11. 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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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생이 갑작스런 떠남으로 몸져누운 최규수

 

김시습(金時習)

 

 

女每夕, 於花園待之, 數月不還. 女意其得病, 香兒, 密問於李生之隣, 隣人曰: “, 得罪於家君, 去嶺南, 已數月矣.” 女聞之, 臥病在牀, 轉轉不起, 水獎不入於口. 言語支離, 肌膚焦悴.

父母怪之, 問其病狀, 喑喑不言. 搜其箱篋, 李生前日唱和詩. 繫節驚訝曰: “幾乎失我女子矣.”

問曰: “李生誰耶?” 至是, 女不能復隱, 細語在咽中, 告父母曰: “父親母親, 鞠育恩深, 不能相匿. 竊念男女相感, 人情至重. 是以, 摽梅迨吉, 咏於周南, 咸腓之凶, 刑於羲易. 自將蒲柳之質, 不念桑落之詩, 行露沾衣, 竊被傍人之蚩. 絲蘿托木, 已作渭兒之行. 罪已貫盈, 累及門戶. 然而彼狡童兮, 一偸賈香, 千生喬怨. 以眇眇之弱軀, 忍悄悄之獨處, 情念日深, 沈痾日篤, 濱於死地, 將化窮鬼. 父母如從我願, 終保餘生, 徜違情款, 斃而有已. 當與李生, 重遊黃泉之下, 誓不登他門也.”

於是, 父母已知其志, 不復問病. 且警且誘, 以寬其心.

 

 

 

 

 

 

해석

女每夕, 於花園待之,

최랑은 저녁마다 화원에서 기다렸지만,

 

數月不還.

여러 달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女意其得病, 香兒,

최랑은 이생이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여, 향아를 시켜

 

密問於李生之隣,

이생의 은밀히 이웃들에게 물어 보게 했다.

 

隣人曰: “, 得罪於家君,

이웃들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이도령은 그 아버지에게 죄를 지어

 

去嶺南, 已數月矣.”

영남으로 떠난 지가 벌써 여러 달이나 되었다오.”

 

女聞之, 臥病在牀,

최랑은 이 소식을 듣고 병을 얻어 침상에 누워

 

轉轉不起, 水獎不入於口.

엎치락뒤치락하며 일어나지 못하고, 음식도 먹지 못하였다.

 

言語支離, 肌膚焦悴.

말도 앞뒤가 맞지 않았으며, 얼굴이 초췌해졌다.

 

父母怪之, 問其病狀,

최랑의 부모가 이상하게 여겨 그 병의 증상을 물었지만,

 

喑喑不言.

묵묵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搜其箱篋, 李生前日唱和詩.

딸의 상자 속을 들추어보았더니, 이생과 지난날에 주고받은 시들이 있었다.

 

繫節驚訝曰: “幾乎失我女子矣.”

최랑의 부모들이 그제야 놀라 무릎을 치며 말했다. “어이구. 우리 딸자식을 잃어버릴 뻔했구려.”

 

問曰: “李生誰耶?”

그리고는 딸에게 물었다. “이생이 누구냐?”

 

至是, 女不能復隱,

이렇게 되자 최랑도 더 이상 숨길 수 없어

 

細語在咽中, 告父母曰:

목구멍에서 겨우 나오는 소리로 부모에게 말했다.

 

父親母親, 鞠育恩深, 不能相匿.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길러 주신 은혜가 깊으니, 어찌 사실을 숨기겠습니까?

 

竊念男女相感, 人情至重.

저 혼자 생각해보니 남녀가 서로 사랑을 느끼는 것은 인정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합니다.

 

是以, 摽梅迨吉,

그러므로 결혼할 좋은 시기를 놓치지 마라는 말은

 

咏於周南,

시경(詩經)주남(周南)편에도 나타나고,

 

咸腓之凶, 刑於羲易.

여자가 정조를 지키지 못하면 흉하다는 말은 주역(周易)희역(羲易): 복희씨(伏羲氏)가 팔괘(八卦)를 그은 역이라는 말로, 주역의 별칭이다.에서도 경계하였습니다.

 

自將蒲柳之質, 不念桑落之詩,

저는 버들처럼 가냘픈 몸으로 얼굴빛이 시드는 것은 생각지 않고서

 

行露沾衣, 竊被傍人之蚩.

절개를 지키지 못하여, 옆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받게 되었습니다.

 

絲蘿托木, 已作渭兒之行.

새삼 덩굴이 다른 나무에 의지해서 살듯이 저는 벌써 위당(渭塘)의 처녀 노릇을 가게 되었으니,

 

罪已貫盈, 累及門戶.

죄가 이미 가득 차 집안에까지 누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然而彼狡童兮, 一偸賈香,

그러나 저 아름다운 도련님과 한 번 정을 통한 뒤부터는

 

千生喬怨.

도련님께 대한 원망이 천만 번 생기게 되었습니다.

 

以眇眇之弱軀, 忍悄悄之獨處,

연약한 몸으로 괴로움을 참으며 홀로 살아가려니,

 

情念日深, 沈痾日篤, 濱於死地,

그리운 정은 나날이 깊어 가고 아픈 상처를 나날이 더해 가서 죽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將化窮鬼.

이제는 원한 맺힌 귀신으로 변해 버릴 것 같습니다.

 

父母如從我願, 終保餘生,

부모님께서 제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남은 목숨을 보존하게 되고,

 

徜違情款, 斃而有已.

이 간절한 청을 거절하신다면 죽음만이 있을 뿐입니다.

 

當與李生, 重遊黃泉之下, 誓不登他門也.”

이생과 저승에서 다시 만나 노닐지언정, 맹세코 다른 가문에는 오르지 않겠습니다.”

 

於是, 父母已知其志, 不復問病.

그러자 부모도 이미 그의 뜻을 알았으므로 다시는 병의 증세를 묻지 않았다.

 

且警且誘, 以寬其心.

타이르고 달래면서 그의 마음을 누그러뜨려 주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목차

전문

1: 송도에 사는 이생과 최규수, 최규수를 보고 반한 이생

2: 최규수, 이생의 마음을 받아주다

3: 첫 만남, 그리고 강단 있는 최규수

4: 시로 통하였느냐

5: 최규수의 방에 놓인 병풍의 시

6: 한쪽 벽에 놓인 松雪 서체의 병풍 1~2단의 시

7: 한쪽 벽에 놓인 松雪 시체의 병풍 3~4단의 시

8: 밤마다 밀회를 나누다 걸려 강제로 울주로 내려가게 되다

9: 이생이 갑작스런 떠남으로 몸져누운 최규수

10: 이씨네와 최씨네의 결혼대작전

11: 우리 결혼합니다

12: 홍건적, 이생의 아내를 죽이다

13: 재회로 꿀 떨어지게 살다

14: 두 부모의 시신을 수습하고 세상과 단절한 채 아내와만 살다

15: 떠나가야만 하는 아내, 섭섭하기만 하는 남편

16: 너 떠난 그곳에 나 혼자 살 수 없네

줄거리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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