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우리 결혼합니다
김시습(金時習)
李家至是, 稍回其意, 卽遣人, 召生問之. 生喜不自勝, 乃作詩曰: “破鏡重圓會有時, 天津烏鵲助佳期. 從今月老纏繩去, 莫向東風怨子規.”
女聞之, 病亦稍愈, 又作詩曰: “惡因緣是好因緣 盟語終須到底圓 共輓鹿車何日是 倩人扶起理花鈿”
於是, 擇吉日, 遂定婚禮, 而續其絃焉. 自同牢之後, 夫婦愛而敬之, 相待如賓, 雖鴻ㆍ光ㆍ鮑ㆍ桓, 不足言其節義也.
生翌年, 捷高科, 登顯仕, 聲價聞于朝著.
해석
李家至是, 稍回其意,
이씨 집안에서도 이렇게까지 되자 뜻을 돌려,
卽遣人, 召生問之.
곧 사람을 보내어 이생을 불러다 그의 생각을 물었다.
生喜不自勝, 乃作詩曰: “破鏡重圓會有時 天津烏鵲助佳期 從今月老纏繩去 莫向東風怨子規”
이생을 스스로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곧 시 한 수를 지었다.
破鏡重圓會有時 | 깨어진 거울이 다시 둥글어지니 만남도 때가 있어 |
天津烏鵲助佳期 | 은하의 까마귀와 까치들이 아름다움 기약을 도와주었네. |
從今月老纏繩去 | 이제야 월하노인이 붉은 실을 잡아매었으니 |
莫向東風怨子規 | 봄바람이 건듯 불더라도 소쩍새를 원망 마소. |
女聞之, 病亦稍愈,
최랑이 이 시를 듣고는 병도 차츰 나아져,
又作詩曰: “惡因緣是好因緣 盟語終須到底圓 共輓鹿車何日是 倩人扶起理花鈿”
자기도 시를 지었다.
惡因緣是好因緣 | 나쁜 인연이 바로 좋은 인연이던가? |
盟語終須到底圓 | 그 옛날 맹세가 마침내 이루어졌네. |
共輓鹿車何日是 | 어느 때나 님과 함께 작은 수레를 끌고 갈까? |
倩人扶起理花鈿 | 아이야, 나를 일으켜 다오. 꽃비녀를 손질해야지. |
於是, 擇吉日, 遂定婚禮,
이에 좋은 날을 가려 마침내 혼례를 이루니,
而續其絃焉.
끊어졌던 사랑이 다시 이어지게 되었다.
自同牢之後,
그들은 부부가 된 이후에
夫婦愛而敬之, 相待如賓,
서로 사랑하면서도 공경하여 마치 손님처럼 대하니,
雖鴻ㆍ光ㆍ鮑ㆍ桓, 不足言其節義也.
비록 양홍ㆍ맹광이나 포선(鮑宣)ㆍ환소군(桓少君)【환소군(桓少君): 발해(渤海) 사람 포선(鮑宣)의 처는 환씨(桓氏)의 딸로 자(字)는 소군(少君)이다. 포선이 일찍이 소군의 아버지에게서 공부를 하였는데, 소군의 아버지가 포선의 청렴함을 훌륭히 여겨 소군을 그에게 시집보내면서 많은 재물을 주었다. 이에 포선이 처에게 이런 예물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하자 처가 기꺼이 남편의 뜻을 따라 재물을 모두 돌려보내고 짧은 베치마를 입고 녹거(鹿車)를 끌고 시댁으로 가서, 물동이를 이고 물을 길어 나르며 婦道를 수행하니 온 나라 사람들이 칭송하였다. 『후한서(後漢書)』 卷84 「열녀전(烈女傳)」】이라도 그들의 절개와 의리를 따를 수가 없었다.
生翌年, 捷高科, 登顯仕,
이생이 이듬해 문과에 급제하여 높은 벼슬에 오르자,
聲價聞于朝著.
명성과 가치가 조정에 알려졌다.
인용
1화: 송도에 사는 이생과 최규수, 최규수를 보고 반한 이생
4화: 시로 통하였느냐
5화: 최규수의 방에 놓인 병풍의 시
6화: 한쪽 벽에 놓인 松雪 서체의 병풍 1~2단의 시
7화: 한쪽 벽에 놓인 松雪 시체의 병풍 3~4단의 시
8화: 밤마다 밀회를 나누다 걸려 강제로 울주로 내려가게 되다
10화: 이씨네와 최씨네의 결혼대작전
11화: 우리 결혼합니다
12화: 홍건적, 이생의 아내를 죽이다
13화: 재회로 꿀 떨어지게 살다
14화: 두 부모의 시신을 수습하고 세상과 단절한 채 아내와만 살다
16화: 너 떠난 그곳에 나 혼자 살 수 없네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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