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이씨네와 최씨네의 결혼대작전
김시습(金時習)
復修媒妁之禮, 問于李家. 李氏問崔家門戶優劣曰: “吾家豚犬, 雖年少風狂, 學問精通, 身彩似人. 所冀捷龍頭於異日, 占鳳鳴於他年, 不願速求婚媾也.”
媒者, 以言返告, 崔氏復遣曰: “一時朋伴, 皆稱令嗣才華邁人. 今雖蟠屈, 豈是池中之物. 宜速定嘉會之辰, 以合二姓之好.”
媒者, 又以其言, 返告李生之父, 父曰: “吾亦自少, 把冊窮經, 年老無成. 奴隷逋逃, 親淑寡助, 生涯疏闊, 家計伶. 而況巨家大族, 豈以一人寒儒, 留意爲贅郞乎. 是必好事者, 過譽吾家, 以誣高門也.”
媒者, 又告崔家, 崔家曰: “納辨之禮, 裝束之事, 吾盡辨矣. 宜差穀旦, 以定花燭之期.” 媒者, 又返告之.
해석
復修媒妁之禮, 問于李家.
다시 중매쟁이의 예를 갖추어 이생의 집으로 보냈다.
李氏問崔家門戶優劣曰:
이생의 아버지가 최씨 집안이 얼마나 번성한지 물은 뒤에 말하였다.
“吾家豚犬, 雖年少風狂,
“우리 집 아이가 비록 어린 나이에 바람이 났지만,
學問精通, 身彩似人.
학문에 정통하고 몸의 색채가 사람답습니다.
所冀捷龍頭於異日, 占鳳鳴於他年,
앞으로 장원급제할 것이며 훗날 이름을 세상에 떨칠 것이니,
不願速求婚媾也.”
서둘러 혼처를 정하고 싶지 않소.”
媒者, 以言返告,
중매쟁이가 돌아가서 그대로 아뢰자,
崔氏復遣曰:
최씨가 다시 중매쟁이를 보내어 말했다.
“一時朋伴, 皆稱令嗣才華邁人.
“한 시대의 친구들이 모두들 ‘그 댁의 영식(令息)은 재주가 남달리 뛰어나다’고 칭찬하였습니다.
今雖蟠屈, 豈是池中之物.
아직은 똬리를 틀고 있지만, 어찌 연못 속에 잠겨만 있겠습니까?
宜速定嘉會之辰, 以合二姓之好.”
빨리 혼삿날을 정해 두 집안의 즐거움을 이루는 것이 좋겠습니다.”
媒者, 又以其言, 返告李生之父,
중매쟁이가 돌아가서 또 그 말을 이생의 아버지에게 전하였더니,
父曰: “吾亦自少,
이생의 아버지가 말했다. “나도 젊었을 때부터
把冊窮經, 年老無成.
책을 잡고 경서를 궁리했지만, 나이 늙도록 성공하지 못하였소.
奴隷逋逃, 親淑寡助,
종들도 흩어지고 친척의 도움도 적어,
生涯疏闊, 家計伶.
생업이 신통치 않고 살림도 궁색해졌소.
而況巨家大族,
하물며 문벌 좋고 번성한 집안에서
豈以一人寒儒, 留意爲贅郞乎.
어찌 한갓 빈한한 선비를 사위로 삼으려 하십니까?
是必好事者, 過譽吾家,
이는 반드시 일 만들기 좋아하는 이들이 우리 집안을 지나치게 칭찬해서
以誣高門也.”
귀댁을 속이려는 것일 거요.”
媒者, 又告崔家, 崔家曰:
중매쟁이가 돌아와서 또 최씨 집안에 전하자. 최씨 집안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納辨之禮, 裝束之事, 吾盡辨矣.
“예물 드리는 모든 절차와 옷차림은 모두 저희 집에서 갖추겠습니다.
宜差穀旦, 以定花燭之期.”
좋은 날【곡단(穀旦): 『시경』 「東門之枌」에 “아아, 좋구나. 남쪽 들이여.[穀旦于差, 南方之原].”라는 표현이 나온다.】을 가려서 화촉의 시기만 정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媒者, 又返告之.
중매쟁이가 또 돌아가서 이 말을 전하였다.
인용
1화: 송도에 사는 이생과 최규수, 최규수를 보고 반한 이생
4화: 시로 통하였느냐
5화: 최규수의 방에 놓인 병풍의 시
6화: 한쪽 벽에 놓인 松雪 서체의 병풍 1~2단의 시
7화: 한쪽 벽에 놓인 松雪 시체의 병풍 3~4단의 시
8화: 밤마다 밀회를 나누다 걸려 강제로 울주로 내려가게 되다
10화: 이씨네와 최씨네의 결혼대작전
11화: 우리 결혼합니다
12화: 홍건적, 이생의 아내를 죽이다
13화: 재회로 꿀 떨어지게 살다
14화: 두 부모의 시신을 수습하고 세상과 단절한 채 아내와만 살다
16화: 너 떠난 그곳에 나 혼자 살 수 없네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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