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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미학산책, 그림과 시 - 12. 마음에서 얻어 뜻으로 깨달으니②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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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미학산책, 그림과 시 - 12. 마음에서 얻어 뜻으로 깨달으니②

건방진방랑자 2021. 12. 5.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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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마음에서 얻어 뜻으로 깨달으니

 

 

자연과 인간의 대비

 

이색(李穡)은 그의 부벽루(浮碧樓)에서 노래하였다.

 

城空月一片 石老雲千秋 성은 텅 빈 채 달 한 조각 있고, 바위(조천석)는 천년 두고 구름뿐인데,

 

텅 빈 성과 조각달, 바위와 구름의 대비는 읽는 이로 하여금 참으로 많은 생각에 젖게 한다. 예전 번성했던 성엔 이제 사람의 자취는 찾을 길 없고 조각달만 옛 기억처럼 희미하게 떠 있을 뿐이다. 그나마 그 달마저 얼마 안 있어 그믐의 암흑 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 아닌가. 바위에는 세월이 할퀴고 간 흔적만이 남았다. 그 위로 또 무심한 구름은 천년 세월을 덧없이 흘러갔다. 그 세월 동안 인간 세상의 영고성쇠는 또 말하여 무엇 하겠는가. 이렇듯 각 구절의 사이에는 말하지 않고 남겨 둔 여운이 길고도 깊다.

 

 

 

자연에 자신의 감정을 얹다

 

김종직(金宗直)불국사여세번화(佛國寺與世蕃話)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靑山半邊雨 落日上方鐘 푸른 산 반절엔 비 내리고, 해질녘 상방엔 종 울린다.

 

시인은 청산의 반쪽에 비가 온다고 말하여 다른 한 쪽에는 비가 내리지 않음을 보였다. 이편에는 비가 오는데 저편에서는 해가 진다. 떨어지는 해가 못내 아쉬운 듯 절에서는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푸른 산과 붉은 해, 서늘한 비와 맑은 종소리. 경물과 마주하고 선 시인의 맑고 쇄락한 정신이 이러한 이미지들의 결합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작자 미상, 관서명구첩(關西名區帖)중 평양 연관정 부분, 18세기, 41.7X59.3cm, 개인 소장

뒤쪽에 보이는 것이 부벽루와 모란봉이다. 모란봉 꼭대기에 보이는 것은 최승대(最勝臺).

 

 

 

인용

목차

한국한시사

1. 그리지 않고 그리기

2. 그리지 않고 그리기

3. 그리지 않고 그리기

4. 말하지 않고 말하기

5. 말하지 않고 말하기

6. 말하지 않고 말하기

7. 장수는 목이 없고, 미인은 어깨가 없다

8. 장수는 목이 없고, 미인은 어깨가 없다

9. 정오의 고양이 눈

10. 정오의 고양이 눈

11. 마음에서 얻어 뜻으로 깨달으니

12. 마음에서 얻어 뜻으로 깨달으니

13. 마음에서 얻어 뜻으로 깨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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