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심생의 끈기와 소녀의 침착함
이옥(李鈺)
生旣聞之, 不能忘, 夕詭於家曰: “窓伴某, 要與同夜, 請從今夕往.”
遂候人定往, 踰牆而入, 則初月淡黃,見窓外花木頗雅整, 燈火照窓紙甚亮. 靠壁依檐而坐, 屛息以侯.
室中有二梅香, 女則方低聲讀『諺解稗語』, 嚦嚦如雛鶯聲. 至三鼓許, 婭鬟已熟寐, 女始吹燈就寢. 而猶不寐者久, 若輾轉有所思者. 生不敢寐, 亦不敢聲, 直至曉鐘已動, 復爬牆而出.
해석
生旣聞之, 不能忘, 夕詭於家曰:
생이 듣고 잊을 수 없어 (어느 날) 저녁에 어른께 거짓말을 했다.
“窓伴某, 要與同夜, 請從今夕往.”
“동창 아무개와 함께 밤을 보내려 하니, 오늘 밤 가기를 청합니다”
遂候人定往, 踰牆而入, 則初月淡黃,
마침내 망볼 자를 정하고 담장을 넘어 가니 초승달은 맑게 비추고,
見窓外花木頗雅整, 燈火照窓紙甚亮.
창밖의 꽃나무는 매우 아름답게 정돈되어 있고, 등불은 창을 비추어 매우 밝았다.
靠壁依檐而坐, 屛息以侯.
창 아래 벽에 붙어 앉아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室中有二梅香, 女則方低聲讀『諺解稗語』,
방안에는 두 계집종이 있고, 그녀는 낮은 소리로 『언해패설』을 읽고 있는데,
嚦嚦如雛鶯聲.
고운 목소리가 마치 새끼 앵무의 지저귐 같았다.
至三鼓許, 婭鬟已熟寐,
북 세 번 울릴 쯤 두 종은 이미 잠에 빠졌는데,
女始吹燈就寢.
그녀는 비로소 등을 불어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而猶不寐者久, 若輾轉有所思者.
그러나 오래도록 잠 못 들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는 것이 마치 무엇을 생각하는 듯 했다.
生不敢寐, 亦不敢聲,
생 역시도 감히 잘 수도 또한 감히 소리 낼 수도 없어,
直至曉鐘已動, 復爬牆而出.
줄곧 새벽종이 울리기를 기다려, 다시 담을 기어올라 나갔다.
인용
1화: 심생과 소녀의 첫 만남
2화: 심생의 소자집 알아내기 작전
3화: 심생의 끈기와 소녀의 침착함
5화: 얼떨결에 소자를 안다
7화: 소자, 결국 맘을 열다
11화: 나쁜 인연에 얽혀 혼인조차 하지 못하고 병이 들어 죽는 한
12화: 당신네 가족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한
13화: 밥 해드리고 옷을 해드리지 못한 한
14화: 심생의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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