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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생동하는 봄풀의 뜻②
김시습(金時習, 1435-1493)도 「관물(觀物)」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南枝花發北枝寒 | 남쪽 가지 꽃 피워도 북쪽은 차니 |
强道春心有兩般 | 봄 마음 두 가지라 굳이 말하네. |
一理齊平無物我 | 한 이치 나란타면 물아(物我) 없으리 |
好將點檢自家看 | 점검하여 제 스스로 봄이 좋겠네. |
따사로운 봄볕과 마주한 양지녘엔 이미 꽃망울이 부펐어도, 그늘진 저편은 아직도 꽃소식이 감감하다. 한 가지에 나고도 이럴진대 봄은 어느 한편만을 편애하는 것이냐. 그러나 떳떳한 한 이치가 분명히 밝아 있으니 어찌 ‘양반(兩般)’의 뜻이 있으랴. 3구에서 슬며시 ‘아(我)’를 끌어들인 것을 보면, 세도(世道)의 불공(不公)을 언외에 투탁하는 마음이 잡힐 것도 같다.
唐虞事業巍千古 | 당우(唐虞)의 사업은 천고에 우뚝한데 |
一點浮雲過太虛 | 한 조각 뜬 구름은 허공을 지나가네. |
蕭灑小軒臨碧澗 | 조촐히 작은 집은 푸른 시내 가에 있어 |
澄心竟日玩游魚 | 노는 고기 종일 보며 마음을 맑게 하네. |
이언적(李彦迪)의 「관물(觀物)」이란 작품이다. 당우(唐虞)의 사업(事業), 즉 요순(堯舜)의 끼친 일이 천고(千古)에 우뚝해도, 어찌 보면 그것은 한 조각 뜬 구름이 허공을 스쳐 지난 것과 진배없다. 시인은 다만 시냇가 다락에 기대 앉아 강물에 노니는 물고기의 발랄을 지켜볼 뿐이다. 물고기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해맑아진다. 구름이 지나간 맑은 하늘같다. 그렇다면 물속에서 노닌 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내 마음이었던 셈이다.
인용
6. 생동하는 봄풀의 뜻①
7. 생동하는 봄풀의 뜻②
8. 생동하는 봄풀의 뜻③
9. 생동하는 봄풀의 뜻④
13. 속인(俗人)과 달사(達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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