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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생동하는 봄풀의 뜻③
芸芸庶物從何有 | 많고 많은 사물들 어데서 왔나 |
漠漠源頭不是虛 | 아득한 저 근원은 허망치 않네. |
欲識前賢興感處 | 전현(前賢)의 흥감처(興感處)를 알고 싶은가 |
請看庭草與盆魚 | 뜨락 풀과 어항 고기 자세히 보게. |
이황(李滉)의 「관물(觀物)」이다. 원두(源頭)는 아득하여 허망한 듯 하지만 끝까지 궁구하여 ‘일리(一理)’와 만난다. 많고 많은 ‘서물(庶物)’들의 말미암은 바가 바로 이 지점이 아니던가. 전현(前賢)은 그 어디서 ‘막막원두(漠漠源頭)’와 만났던가. 뜨락에 돋은 풀과 어항에 노니는 고기에서다. 4구의 ‘정초(庭草)’ ‘분어(盆魚)’는 정호(程顥)가 뜰의 풀을 베지 않고, 어항에 물고기를 기르며 그 생의(生意)를 관찰하여 존심양성(存心養性)의 공부를 닦았던 일을 두고 한 말이다.
鳶飛魚躍太和中 | 솔개 날고 고기 뛰는 태화 중에서 |
萬物浮沈一氣融 | 만물의 부침(浮沈) 속에 한 기운 녹네. |
春雨歇時庭草綠 | 봄비 그칠제면 뜨락 풀도 푸르니 |
這般生意與人同 | 이렇듯 생의(生意)로움 사람과 같네. |
권필(權韠)의 「관물(觀物)」이다. ‘연비어약(鳶飛魚躍)’하는 중에 만물은 부침(浮沈)하고, 각양각색의 물태(物態)들은 태화(太和) 가운데서 일기(一氣)로 융화를 이룬다. 봄비가 내리고, 뜨락의 풀은 겨우내 움츠렸던 기지개를 펴 새싹을 내민다. 봄비의 생기와 뜨락 풀의 생동이 ‘융화’되어 새싹을 틔워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의 마음에도 그와 같이 생의(生意)가 물오른다.
인용
6. 생동하는 봄풀의 뜻①
7. 생동하는 봄풀의 뜻②
8. 생동하는 봄풀의 뜻③
9. 생동하는 봄풀의 뜻④
13. 속인(俗人)과 달사(達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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