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9. 생동하는 봄풀의 뜻④
牛無上齒虎無角 | 소는 윗니 없고 범은 뿔이 없거니 |
天道均齊付與宜 | 천도(天道)는 공평하여 부여함이 마땅토다. |
因觀宦路升沈事 | 이로써 벼슬길의 오르내림 살펴보니 |
陟未皆歡黜未悲 | 승진했다 기뻐말고 쫓겨났다 슬퍼말라. |
고상안(高尙顔)의 「관물음(觀物吟)」이다. 단순히 새옹지마(塞翁之馬)의 자기 위안이 아니다. 일찍이 이인로(李仁老)는 『파한집(破閑集)』에서 “천지는 만물에 있어 그 아름다움만을 오로지 할 수는 없게 하였다. 때문에 뿔 있는 놈은 이빨이 없고, 날개가 있으면 다리가 두 개 뿐이며, 이름난 꽃은 열매가 없고, 채색 구름은 쉬 흩어진다[天地之於萬物也, 使不得專其美. 故角者去齒, 翼則兩其足, 名花無實, 彩雲易散].”고 하였다. 뿔 달린 소는 윗니가 없고, 이빨이 날카로운 범에게는 뿔이 없으니, 천도(天道)는 과연 공평치 아니한가. 벼슬길의 승침(升沈)도 이와 같아서, 이래서 좋으면 저래서 나쁘고, 저래서 미쁘면 이래서 언짢으니 변화의 기미를 살펴 몸을 맡길 뿐이다.
이상 몇 수 살펴본 관물론(觀物詩)들은 만수(萬殊)로 나뉘어져 백태(百態)를 연출하는 사물(事物) 저편의 ‘일리(一理)’를 투시하며 삶의 자세[自一本而散萬殊, 推萬殊而至一本]를 가다듬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는 사물을 향한 관찰과 내면을 향한 관조가 있다. 권필(權韠)의 「정중음(靜中吟)」이 이를 잘 요약한다.
意實群邪退 心虛一理明 | 뜻이 차니 삿됨은 사라져 가고 마음 비니 한 이치 뚜렷히 밝네. |
靜時觀萬物 春氣自然生 | 고요할 제 만물을 바라보자니 봄 기운 저절로 생동하누나. |
인용
6. 생동하는 봄풀의 뜻①
7. 생동하는 봄풀의 뜻②
8. 생동하는 봄풀의 뜻③
9. 생동하는 봄풀의 뜻④
13. 속인(俗人)과 달사(達士)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