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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시대 서사시, 현실주의의 발전과 서사한시 - 10. 서사시의 표현형식: 서사 구성의 방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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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시대 서사시, 현실주의의 발전과 서사한시 - 10. 서사시의 표현형식: 서사 구성의 방식

건방진방랑자 2021. 8. 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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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서사시의 표현형식: 서사 구성의 방식

 

 

(2) 서사 구성의 방식

 

서사시라면 아무래도 서사가 핵심을 이루는 것이다. 인물의 사건을 어떻게 조직해내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서사 구성의 방식은 시점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음이 물론이다.

 

앞에서 우리는 시점과 관련하여 시인과 주인공의 대화적 서술 방식을 이조시대 서사시가 취했던 일반적 형태로 파악하였다. 그것은 이조시대 서사시에서 정립된 특이한 방식이다. 시인이 혹은 어디에 있다가 혹은 어디를 가다가 어떤 상황에 접해서 보고 들은 바 사실을 작품화하게 된다. 서사시가 씌어지는 전형적 정황, 다시 말하면 서사시의 창작과정의 정식인 셈이다.

 

이 경우 시인이 서사적 현장에 접근하는 부분은 작품의 서두를 이루게 되며, 시인이 현장의 인물로부터 전후의 사연을 듣는 내용은 작품의 본장을 구성한다. 그리고 기막히고 딱하고 애절한 사연의 인생을 보고 들을 때 생각과 느낌이 없을 수 없겠는데, 시인의 정회로 자연스럽게 끝맺음을 하게 된다. 이러한 3부 구성법이 서사시의 전형적 형태로 두루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가령 모별자(母別子)처럼 서사적 화폭이 먼저 극적으로 제시된 다음, 시인이 그 현장에서 말을 건네고 작중 인물의 답변이 나와서 전체가 4부로 구성되든가 혹은 5부로 확장되는 수도 더러 있다. 반대로 애절양(哀絶陽)처럼 전반부의 사건 구조와 후반부의 정회(情懷) 구조로 양분되는 수도 있다. 이들 또한 정형인 3부 구성의 변형태로 간주해도 좋을 듯싶다.

 

서사 구성에서 시간ㆍ공간의 처리 문제는 응당 함께 검토해보아야 할 안건이다. 사건의 순차적 진행에 시공이 그대로 따라가는 방식이 순리이니 서사의 원칙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들 서사시에서는 그런 순차적 구성을 쓴 작품은 오히려 찾아보기 드문 편이다. 하나의 서사적 화폭 속에 시공이 모아지는 구성법을 으레 채택하고 있다. 과거의 시간에 다른 공간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한 화면 속으로 축약되는 방식이다. 단막극과도 같은 것이다. 시공을 축약한 극화의 수법은 서사의 내용을 보다 밀도 높게 선명하게 제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수법은 원래 서사시가 목도이문(目睹耳聞)의 결과물이라는 사실과도 관련이 깊다. 즉 전형적인 3부 구성법을 취한 경우 서사는 하나의 장면에서 시작하여 결말이 나기 마련이다. 3부 구성법은 하나의 서사 무대에 시공을 집약하는 방식으로 귀착된 것이다. 그리하여 거기서 개발된 수법이 여러 작품에 두루 전용이 되었다고 본다. 도강고가부사(道康瞽家婦詞)라든지 이건창전가추석(田家秋夕)숙광성진 기선중새신어(宿廣城津 記船中賽神語)같은 작품에서 특히 극적 장면 구성으로 빼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서사라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서사로만 일관되는 것은 아니다. 서사를 위주로 하면서 거기에 서정이 스며 있을 뿐 아니라, 간혹 논설이 끼어들기도 한다. 서사적 완결을 보인 작품으로부터 서정적 색채가 농후한 작품까지 적잖은 편자를 드러낸다. 앞서 언급했던바 시인이 서술주체로 출현한 상태건 내재적 상태건 진행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객관으로부터 주관으로 쉽게 왔다 갈 수 있다. 서사 조직에 정회(情懷) 조직이 자연스럽게 접합될 수 있다. 서사적 진행에 어떻게 정회의 요소를 배합하느냐? 이는 작품의 예술적 성취에 하나의 관건이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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