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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성리학의 수입과 한국시의 정착 - 2. 한국시의 정착, 5) 려말의 시인들(한수&정추&설손)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성리학의 수입과 한국시의 정착 - 2. 한국시의 정착, 5) 려말의 시인들(한수&정추&설손)

건방진방랑자 2021. 12. 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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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韓脩, 1333 충숙왕 복위2~1384 우왕10, 柳巷)의 저작은 유항시집(柳巷詩集)38()이 전하고 있을 뿐 문집이 온전히 전하지 않는다. 일찍부터 시명(詩名)을 얻어 익재(益齋)목은(牧隱)으로부터 칭상(稱賞)을 받은 그는 특히 목은(牧隱)과 친교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좌차두공부시운(夜坐次杜工部詩韻)(五律), 봉화한산군(奉和韓山君)(五律), 척약재승주내방음주중(惕若齋乘舟來訪飮酒中)(七律), 요목은선생등루완월(邀牧隱先生登樓翫月)(七律), 야좌(夜坐)(七古) 등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대부분의 작품이 율시 가운데 있다. 두보(杜甫)의 시를 차운(次韻)하여 지은 야좌차두공부시운(夜坐次杜工部詩韻)을 보인다.

 

此日亦云暮 百年眞可悲 오늘도 날이 저물었으니 평생이 진실로 슬프구나
心爲形所役 老與病相隨 마음은 몸뚱이에 부림을 당하고 늙어가니 병이 서로 따르네
篆冷香殘後 窓明月上時 향불이 탄 후라 연기가 차갑고 달이 오를 때라 창이 밝도다.
有懷無與晤 聊和古人詩 회포 있어도 말할 사람 없으니 에오라지 고인의 시에 화답하노라

 

두보(杜甫)의 원시(原詩)는 확인되지 않지만, 밤에 홀로 앉아 쓴 것이므로 전편의 분위기는 정돈되어 있다. 그러나 ‘ng’음의 적당한 구사와 허자(虛字) ‘()’의 적절한 사용으로 시의 소리는 명랑한 편이다.

 

 

정추(鄭樞, ?~1382 우왕8, 公權, 圓齋)는 아버지 정포(鄭誧)와 더불어 유려(流麗)한 풍격(風格)으로 이름높은 시인이다. 여러 선발책자(選拔冊子)에 뽑히고 있는 것 가운데서도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정주도중(定州途中)(七絶), 금란굴(金幱窟)(五律), 만경대(萬景臺)(五律), 숙청심루(宿淸心樓)(五律), 기암둔(寄嚴遁)(七律), 오리동박헌납용진간재운부지(汚吏同朴獻納用陳簡齋韻賦之)(五古) 등이다.

 

다음은 그의 정주도중(定州途中)이다.

 

定州關外草萋萋 정주 관문 바깥에는 풀만 무성하고
沙磧無人日向西 모래밭에 사람 없고 해는 서쪽으로 기우네
過海腥風吹戰骨 바다의 비린 바람 전사자의 해골에 불어
白楡多處馬頻嘶 느릅나무 많은 곳에 말 자주 울더라

 

이 작품은 결구(結句)의 연상(聯想)이 특히 돋보인다. 전쟁과 백유(白楡)ㆍ마() 등의 상응이 그러한 것이다. 정주(定州)가 북방(北方)의 관문(關門)이기 때문에 옛날부터 늘 있어온 전쟁을 떠올리고 전장(戰場)의 쓸쓸함을 주된 정조로 삼고 있다.

 

 

설손(偰遜, ?~1360 공민왕9, 近思齋)은 원래 위구르[回鶻] 사람으로 홍건적(紅巾賊)의 난을 피해 고려(高麗)에 귀화하여 부원후(富原侯)에 봉해졌던 인물이다. 그의 조상들이 설련하(偰輦河)에서 살았으므로 고려 왕실에서 그에게 ()’로 사성(賜姓)을 하였다.

 

그의 대표작 산중우(山中雨)를 본다.

 

一夜山中雨 風吹屋上茆 한 밤중 산 속에 비 내리는데 바람은 지붕의 띠풀에 분다네
不知溪水長 祗覺釣船高 시냇물 불어난 것은 알지 못하지만 다만 낚싯배 높아진 것만 깨달을 뿐이네

 

밤 사이 비가 온 산중의 풍경을 읊은 작품이다. 고깃배가 높이 떠있다는 사실을 통하여 시냇물이 길게 불어난 것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 돋보인다. 평범하면서도 속기(俗氣)가 보이지 않는다. ()ㆍ승구(承句)와 전()ㆍ결구(結句) 간의 대응이 뛰어나 작자의 높은 솜씨를 확인케 한다.

 

이 시는 특히 명시별재(明詩別裁)명시종(明詩綜)에 나란히 실려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지기도 하였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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