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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1부 “나는 너고, 너는 나다” - 1장 젊은 날의 초상, 신체적 특징 본문

문집/열하일기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1부 “나는 너고, 너는 나다” - 1장 젊은 날의 초상, 신체적 특징

건방진방랑자 2021. 7. 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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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나는 너고, 너는 나다

 

 

1장 젊은 날의 초상

 

 

신체적 특징

 

 

거대한 몸집에 매의 눈초리. 연암의 둘째 아들 박종채(朴宗采)가 쓴 나의 아버지 박지원(박희병 옮김, 원제는 과정록過庭錄)에는 대략 이런 인상을 풍기는 한 선비의 초상화가 실려 있다(특별한 표기가 없는 한, 1부 전체의 내용은 이 책에서 인용된 것임을 밝힌다). 조선시대 인물화는 몇몇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대략 엇비슷하기 때문에 이 그림 역시 연암다운’(?) 분위기를 선명하게 포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마 연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이 그림을 본다면, 그저 절의가 곧고 기상이 드높은 유학자 정도로 기억할 터이다.

 

그러나 마음을 크게 먹고(?) 한 번 더 들여다보면, 연암의 신체적 특징 몇 가지가 감지되기는 한다. ‘훤칠한 풍채’, ‘윤기 흐르는 안색, 쌍꺼풀진 눈, 크고 흰 귀’, ‘수십 보 떨어진 담장 밖에까지 들릴 정도로 크고 우렁찬 목소리’, ‘말술을 마시고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으며 일단 논쟁이 붙으면 사흘 밤낮을 쉬지 않았다는 다혈질적 기질등등.

 

한마디로 연암 박지원은 넘치는 활력과 카리스마를 자랑했던 인물인데, 한 지인은 그러한 기질을 순양의 기품을 타고나 음기가 섞이지 않았다는 식으로 표현한 바 있다. 요즘 유행하는 사상의학(四象醫學)’에 빗대 말하자면, 소위 태양인에 해당하는 셈이다. 물론 사상의학을 체계화한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1900년이나 되어야 비로소 완성되니 연암 당시엔 그런 식의 체

질 분류가 정착되지는 않았을 터이나, 중국 고대의 의학서 황제내경(黃帝內經)의 전통에 따르더라도 연암은 태양증이라 분류될 정도로 양기(陽氣)가 강했던 모양이다.

 

 

 연암 박지원 초상

박지원의 손자인 박주수(朴珠壽)의 그림으로, 후손 박찬우가 소장하고 있다. 매서운 눈매와 우람한 몸집이 인상적이다. 이 몸으로 그 무더운 8월에 열하에 갔으니, 얼마나 고생이 심했을까. 그것도 무박나흘, 그런데도 몸져 눕지 않은 걸 보면, 정말 건강한 체질이었던 것 같다. 순양의 기품을 타고 났다는 태양인 박지원의 힘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초상이다. 그러나 여기서 단지 한 거인의 카리스마만을 본다면, 당신은 아직 연암을 온전히 이해한 게 아니다. 그의 신체 곳곳에 (특히 수염) 출렁이는 유머와 빛나는 패러독스를 감지할 수 있어야 비로소 당신은 연암의 진면목에 다가갈 수 있으리라. 부탁건대, 독자들은 부디 이 책을 읽는 중간중간 이 초상을 거듭 음미해주시기를, 계속 그의 얼굴이, 신체가 다르게 느껴지는 변화를 체험하게 될 터이니.

 

 

 

 

인용

목차

열하일기

문체반정

박지원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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