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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시평 하권 - 97. 여항 시인 본문

문집/소화시평

소화시평 하권 - 97. 여항 시인

건방진방랑자 2021. 10. 30.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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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 여항 시인

 

 

劉希慶金孝一崔大立, 出於卑流, 而皆能詩. 劉希慶, 祭服匠, 號村隱, 襄陽途中: ‘山含雨氣水含烟, 靑草湖邊白鷺眠. 路入海棠花下去, 滿枝香雪落揮鞭.’

金孝一, 禁漏官, 號菊潭, 鷓鴣詩云: ‘靑草湖波接建溪, 刺桐深處可雙栖. 湘江二女寃魂在, 莫向黃陵廟裏啼.’

崔大立, 譯官, 號蒼崖, 喪室後夜吟詩云: ‘睡鴨薰消夜已闌, 夢回虗閣枕屛寒. 梅梢殘月娟娟在, 猶作當年破鏡看.’

又有白大鵬崔奇男, 皆賤隸而工詩. 白大鵬, 典艦司奴也, 醉吟詩云: ‘醉插茱萸獨自娛, 滿山明月枕空壺. 旁人莫問何爲者, 白首風塵典艦奴.’

崔奇男, 東陽尉宮奴也. 號龜谷, 寒食道中詩云: ‘東風小雨過長堤, 草色和烟望欲迷. 寒食北邙山下路, 野烏飛上白楊啼.’

諸詩皆淸絕. ! 才之不限於貴賤, 如是夫!

 

 

 

 

해석

劉希慶金孝一崔大立, 出於卑流, 而皆能詩.

유희경과 김효일과 최대립은 미천한 부류에서 나와 모두 시를 잘 지었다.

 

劉希慶, 祭服匠, 號村隱, 襄陽途中: ‘山含雨氣水含烟, 靑草湖邊白鷺眠. 路入海棠花下去, 滿枝香雪落揮鞭.’

유희경(劉希慶)은 제복(祭服)의 장인으로 호는 촌은(村隱)이니 양양도중(襄陽途中)이란 시는 다음과 같다.

 

山含雨氣水含烟 산은 빗기운을 머금고 물은 이내 머금어
靑草湖邊白鷺眠 청초호 가에서 백로는 잠자네.
路入海棠花下去 길은 해당화 아래로 들어가니
滿枝香雪落揮鞭 가지 가득 향내는 눈 같아 휘두르는 채찍에 떨어지네.

 

金孝一, 禁漏官, 號菊潭, 鷓鴣詩云: ‘靑草湖波接建溪, 刺桐深處可雙栖. 湘江二女寃魂在, 莫向黃陵廟裏啼.’

김효일(金孝一)는 물시계 담당 관리로 호는 국담(菊潭)인데 자고(鷓鴣)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靑草湖波接建溪 청초호 물결이 건계건계(建溪): 중국 복건성(福建省)에 있는 차의 명산지로 뒤에 차의 이명(異名)으로 불렸다.에 닿아
刺桐深處可雙栖 엄나무[刺桐]의 깊은 곳엔 쌍쌍히 깃들만 하네.
湘江二女寃魂在 소상강의 두 여인의 원통한 혼이 있으니
莫向黃陵廟裏啼 황릉묘(黃陵廟) 속을 향해서 울진 말아라.

 

崔大立, 譯官, 號蒼崖, 喪室後夜吟詩云: ‘睡鴨薰消夜已闌, 夢回虗閣枕屛寒. 梅梢殘月娟娟在, 猶作當年破鏡看.’

최대립(崔大立)은 역관(譯官)으로 호는 창애(蒼崖)인데, 장실후야음(喪室後夜吟)이란 시는 다음과 같다.

 

睡鴨薰消夜已闌 향로[睡鴨]의 향기 사그라들어 밤은 이미 한창인데
夢回虗閣枕屛寒 빈 누각에서 꿈 깨니 베개와 병풍은 차네.
梅梢殘月娟娟在 매화 끝 지는 달이 곱게도 있어서
猶作當年破鏡看 그 해에 깨진 거울 보는 것 같아라.

 

又有白大鵬崔奇男, 皆賤隸而工詩.

또한 백대붕과 최기남은 모두 천출이었지만 시를 잘 지었다.

 

白大鵬, 典艦司奴也, 醉吟詩云: ‘醉插茱萸獨自娛, 滿山明月枕空壺. 旁人莫問何爲者, 白首風塵典艦奴.’

백대붕(白大鵬)은 선박관리 기관의 머슴인데, 취음(醉吟)이란 시는 다음과 같다.

 

醉插茱萸獨自娛 취해 수유꽃 꽂고 홀로 즐기니
滿山明月枕空壺 산 가득 밝은 달에 빈 병을 베네.
旁人莫問何爲者 곁의 사람들아 뭐 하는 사람이예요?’라고 묻질 마라.
白首風塵典艦奴 바람과 먼지에 머리 센 선박 관리하는 기관의 머슴이라오.

 

崔奇男, 東陽尉宮奴也. 號龜谷, 寒食道中詩云: ‘東風小雨過長堤, 草色和烟望欲迷. 寒食北邙山下路, 野烏飛上白楊啼.’

최기남(崔奇男)은 동양위(東陽尉) 신익성(申翊聖)의 관노로, 호는 구곡(龜谷)인데 한식도중(寒食道中)이란 시는 다음과 같다.

 

東風小雨過長堤 봄바람에 부슬비가 긴 둑을 지나니
草色和烟望欲迷 풀빛에 안개가 섞여 바라보더라도 흐릿하네.
寒食北邙山下路 한식날 북망산 아래 길은
野烏飛上白楊啼 들판의 까마귀 백양목에 날아 올라서 울어대네.

 

諸詩皆淸絕.

모든 시가 다 맑고도 뛰어나다.

 

! 才之不限於貴賤, 如是夫!

! 재주란 귀천에 제한되지 않는다는 게 이와 같구나!

 

 

인용

목차 / 작가 / 서설

한시사 / 한시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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