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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19.07.30 - 방학 중 서사한시 스터디를 마치며 본문

건빵/일상의 삶

19.07.30 - 방학 중 서사한시 스터디를 마치며

건방진방랑자 2019. 12. 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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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한시 스터디를 마치고

 

드디어 627일부터 시작된 서사 한시 스터디가 원래 계획보다 두 번 휴강하게 되며 한주가 미루어진 끝에 끝나게 되었다.

 

 

 

1월 방학 중에 있었던 치열한 스터디의 순간

 

이 얘기를 하기 전에 잠시 1월에 있었던 소화시평 스터디에 대한 얘기부터 해야 할 거 같다. 이번 스터디도 그 스터디의 일환으로 시작됐으며 작년 여름방학 때와는 확연히 다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작년 7에도 방학 중에 스터디가 있긴 했지만 원래처럼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정도였고 주기적으로 한다기보다 시간이 날 때마다 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몇 번을 했는지 확실히 알 순 없지만 월간기록에 쓰여 있는 내용을 통해 보자면 하는 횟수(3번 정도)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니 4월 달에 스터디에 참여한 이후 여름방학 때까지 총 7번의 스터디만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12일에 발표가 나왔을 때 김형술 교수에게 전화가 왔다. 당연히 결과를 물어보기 위한 전화인 줄만 알았는데 그것만은 아니었다. 바로 다음 주부터 소화시평 스터디가 연이어 시작되니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이미 낙방이란 결과치를 받은 상황이었지만 이번에 분명히 가능성을 확인한 까닭에, 그리고 작년 한 해 헤매며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 된 까닭에 올해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그렇게 맘을 잡고 공부 방법을 잡도록 도움을 준 것이 소화시평 스터디였으니 어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있겠는가. 그래서 당연히 참여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스터디는 지금까지의 스터디와는 엄청 달랐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여름방학이 될 때까지 겨우 7번 정도만 했을 정도이고 2학기에 들어서도 여러 상황으로 띄엄띄엄 진행되었다. 그런데 1월의 스터디는 매주 두 번씩 진행되며 양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보통 한 번 스터디를 할 때 4~5개 정도를 보는 정도였지만 이때는 무려 6~7개가 한 번에 스터디할 양으로 정해져 있었으니 말이다.

더욱이 초반과 달라진 점은 정리하는 방식의 변화에도 있었다. 초반엔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하는 정도에서 그쳤으니 글이 길지 않았지만 계속 정리를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던지 내용까지 이해한 그대로 담아내기 시작했고 거기에 나의 이야기까지 곁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니 글은 길어지게 됐고 한 편 한 편 쓰는 시간은 그만큼 많이 걸리게 되었다.

이 두 가지 변화는 소화시평 스터디가 힘들어질 거라는 걸 암시하고 있었고 그만큼 힘이 두배 세배로 들 거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그 시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각 편의 정리기에 조금씩 들어 있을 뿐 총체적으로 남겨놓지는 않아 자세히 파악할 순 없지만 힘들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걸 감내하며 한 걸음씩 걷는 심정으로 잘 마무리 지었다. 그 당시에 블로그도 새롭게 시작하며 블로그 정상화에 온 힘을 쏟고 있었다는 건 안 비밀이다.

 

 

매섭던 추위가 닥친 날이자 방학임에도 공부하러 나온 아이들.

 

 

 

치열함을 넘어서니 희열이 찾아오다

 

하지만 그렇게 힘든 순간들을 정면으로 맞서 넘어서고 보니 자신감이 더욱 붙더라. 여전히 한문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지만, 그럼에도 무작정 물러서야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하나씩 해결해나간다면 나도 분명히 잘 할 수 있을 때가 올 거라는 걸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소화시평을 정리하며 한시를 한문 구조나 무작정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 아닌, 문학의 한 갈래로 여러 가지로 생각해보고 나의 생각을 덧붙일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소화시평 스터디는 공부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할 만하다.

그런 희열의 순간을 알기 때문에 이번 방학 중 스터디도 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소화시평은 거의 끝자락이었기 때문에 교수님은 무얼 할까 고민하고 계셨고 이번엔 서사한시를 본격적으로 보기로 한 것이다. 교수님이 배정해준 서사한시들은 내용 자체가 무척이나 방대했다. 더욱이 내가 맡게 된 향랑요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어마무시한 길이를 자랑했다. 바로 그 지점이 엄청나게 부담이 됐던 것이다.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과연 이걸 그대로 막고 품으며 있는 그대로의 내 실력대로 해석해볼 수 있을까?’하는 걱정부터 따랐으니 말이다.

 

 

  7월 12일에 임고반에서 찍은 사진. 사진 속에서도 더위가 느껴질 정도다.  

 

 

 

서사한시와 함께 한 뜨겁던 여름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찌나 부담스럽고 하기 싫은지 차일피일 미루기에 바빴다. 여러 향랑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한시는 역시나 그런 내용과는 무척이나 달랐으니 말이다.

미루고 미루다 거의 발표 시기에 임박해서야 어떻게든 부랴부랴 해석을 했고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최대한 해석은 보려 하지 않고 내가 해석할 수 있는 대로 맡겨놓고 해석을 했다. 어쨌든 이틀 정도 끙끙 앓고서야 끝낼 수 있었다. 이미 기록에도 남겼다시피 완전히 포인트가 엇나간 부분도, 잘못 봐서 헛갈린 부분도 있지만 이 또한 지금의 문식되지 않은 내 모습이라 감히 생각해본다.

어제 나머지 세 편의 시를 함께 보며 스터디를 결국 마무리 지었다. 무더위가 찾아온 여름의 한복판에서 스터디를 시작하고 마무리 짓는다는 게 얼마나 큰일인지 안다. 그러니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확실히 마무리 짓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물론 중간 중간 우리들은 한 주에 두 번이나 하는 게 힘에 부친 나머지 한 번 정도는 쉬었으면’, ‘양을 좀 줄였으면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오히려 교수님은 단호하게 하기로 한 양은 모두 끝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원랜 이번 주에 끝내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휴강으로 늦춰졌으니 다음 주까지 해서 끝내는 방향으로 합시다.”라고 방향을 확실히 정해주셨다. 그랬기 때문에 우리는 7월의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어제에서야 하기로 했던 서사한시를 모두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쯤 되면 의욕 넘치는 교수님과 공부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는 학생들의 환상의 콜라보레이션이라 해야 맞을 것이고, 진정한 교학상장이라 해야 맞을 것이다.

 

 

여름방학의 마지막 스터디를 함께 한 아이들. 다들 애썼습니다.  

 

 

그렇기에 여기서는 얼마나 최선을 다해 스터디를 준비해왔고 얼마나 스터디 시간에 집중하여 많은 것을 얻게 되었느냐를 따질 필욘 없다. 이미 스터디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함께 한 각자의 성실성,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실성이란 얼핏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게 쌓이고 쌓이면 우공이산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결실을 이루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여름방학이 시작됨과 동시에 서사한시를 스터디를 시작해서 이렇게 한 달 동안 맹렬하게 달려 마무리까지 지은 우리들은 이미 그걸로 충분한 것이다.

나 또한 서사한시를 보며 나의 실력을 다시 한 번 절감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이 기회를 통해 서사한시란 것이 무언지, 그리고 어떻게 봐야 하는지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었으니 만족한다. 역시 안다는 것은 모르는 게 있다는 걸 인정할 때에만 의미를 가진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우리의 여름 서사한시 스터디의 순간들은 당신의 매우 뜨겁던 순간보다도 활기차고 아름다웠다.

 

 

올 여름방학에 강독한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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