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2/07/06 (6)
건빵이랑 놀자
성스런 조정을 하례하는 말하성조사(賀聖朝詞) 선종(宣宗) 露冷風高秋夜淸 月華明披香殿裏 欲三更沸歌聲 擾擾人生都似幻 莫貪榮好將美醁 滿金觥暢歡情 『東史綱目』 第7下 해석露冷風高秋夜淸로랭풍고추야청이슬은 차갑고 바람은 높고 가을 밤 맑아서月華明披香殿裏월화명피향전리달빛 밝고도 분명해 향기로운 정전 속으로 퍼지니 欲三更沸歌聲삼경인데도 노랫소리 들끓네.擾擾人生都似幻요요인생도사환어지러운 인생은 모두 환상 같은 것莫貪榮好將美醁막탐영호장미록영화로운 호사를 탐낼 것 없으니 좋은 술 가져와滿金觥暢歡情만금굉창환정금 술잔에 가득 채워 정을 즐기세. 『東史綱目』 第7下 해설고려 전기의 만당풍(晩唐風)은 그 자체가 지닌 형식 위주에 과학풍(科學風)이 지닌 유희적(遊戱的) 성격이 결합되면서 더욱더 부화무실(浮華無實)한 방향으로 흘렀다...
자연 속에서절구(絶句) 최충(崔沖) 滿庭月色無煙燭 入座山光不速賓更有松絃彈譜外 只堪珍重未傳人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滿庭月色無煙燭만정월색무연촉뜰 가득한 달빛은 연기 없는 등불이고入座山光不速賓입좌산광불속빈자리에 들어온 산 빛은 초청하지 않은 손님이네.更有松絃彈譜外갱유송현탄보외다시 소나무가 거문고 되어 악보 바깥을 연주하니只堪珍重未傳人지감진중미전인다만 진중한 것일 뿐 사람에게 전할 수 없다네.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정계의 원로요, 학계의 태두요, 교육계의 ‘해동공자(海東孔子)’로 추앙되는 작자는, 부귀 영화에 풍류마저 아울러 갖춘, 실로 희대의 유복인이었다. 이 시는 그가 어느 달 밝고, 바람 맑은 밤, 송죽(松竹) 소리 절로 음악인 양 그윽한 가운데, 문득 읊은 한 수의 즉흥이었다고, 최자(崔滋)는 말하고..
궁궐【금중(禁中): 금령이 미치는 범위 안으로, 제왕의 기거하는 궁궐 안을 가리킴[禁令所及範圍之內, 指帝王所居宮內]】 동쪽 연못에서 새로 자란 대나무금중동지신죽(禁中東池新竹) 최승로(崔承老) 錦籜初開粉節明 低臨輦路綠陰成금탁초개분절명 저림련로록음성宸遊何必將天樂 自有金風撼玉聲 신유하필장천악 자유금풍감옥성 『小華詩評』 해석錦籜初開粉節明대껍질이 막 벌어져서 마디【분절(粉節): 띠에 흰 가루가 있는 대나무 마디[帶有白粉的竹節].】가 분명하다가低臨輦路綠陰成임금 가는 길에 낮게 임해서 녹음을 이루었네.宸遊何必將天樂임금님 거둥에 하필 천악을 거느리겠는가?自有金風撼玉聲절로 가을바람 불 땐 옥소리가 울릴 텐데. 『小華詩評』 해설이 시는 궁궐 동쪽 못가에 새로 자라는 대순을 읊은 노래이다. 궁궐 못가에 죽순껍질에 생기는 흰..
남을 대신하여 원정대에 부치다대인기원(代人寄遠) 최승로(崔承老) 一別征車隔歲來 幾勞登覩倚樓臺 雖然有此相思苦 不願無功便早迴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一別征車隔歲來일별정거격세래한 번 원정 가는 수레에 이별하고서 한 해 지났으니幾勞登覩倚樓臺 기로등도의루대 몇 번 애쓰며 올라서 보며 누대에 기댔던고?雖然有此相思苦 수연유차상사고 비록 이렇게 이런 상사의 괴로움이 있더라도不願無功便早迴 불원무공변조회 전공(戰功) 없이 다시 일찍 돌아오는 건 원치 않아요.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이 시는 출정 나간 남편에게 바치는 여인의 심정을 대신해 지어, 멀리 있는 남편에게 보낸 시이다. 출정 나간 남편과 이별한 지 1년이 지나가니, 보고 싶어 누대에 기대어 바라보고자 다락에 오른 것이 몇 번인지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이처럼 서로..
오자서묘에서오자서묘(伍子胥廟) 박인량(朴寅亮) 掛眼東門憤未消 碧江千古起波濤今人不識前賢志 但問潮頭幾尺高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掛眼東門憤未消괘안동문분미소동문에 눈을 빼어 걸어놔도 분은 삭혀지지 않아서碧江千古起波濤벽강천고기파도천 년간 벽강에 파도만 일어나네.今人不識前賢志금인불식전현지지금 사람들은 예전 현인의 뜻은 모르고, 但問潮頭幾尺高단문조두기척고다만 파도의 높이 몇 척이냐고만 묻누나.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이 시는 오자서(伍子胥)의 사당(祠堂)에서 지은 영사시(詠史詩)이다. 오자서가 백비(伯嚭)의 모함을 받아 죽으면서 했던 분노가 천고가 지난 지금에도 파도가 되어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옛 어진 이(오자서)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맹렬한 조수(潮水)를 보고 파고(波高)가 몇 자나 높은..
송에 사신으로 와서 사주의 귀산사를 지나며 사송과사주귀산사(使宋過泗州龜山寺) 박인량(朴寅亮) 巉巖怪石疊成山 上有蓮坊水四環 塔影倒江翻浪底 磬聲搖月落雲間 門前客棹洪濤疾 竹下僧碁白日閑 一奉皇華堪惜別 更留詩句約重攀 『東文選』 卷之十二 해석 巉巖怪石疊成山 참암괴석첩성산 가파른 암석 괴이한 바위 첩첩히 산을 이루고 上有蓮坊水四環 상유연방수사환 위에는 절이 있어 물이 네 방향으로 둘렀다. 塔影倒江翻浪底 탑영도강번랑저 탑 그림자 강에 거꾸러져 물결 밑에 흔들리고 磬聲搖月落雲間 경성요월락운간 경쇠 소리 달에 흔들려 구름 사이에 떨어진다. 門前客棹洪濤疾 문전객도홍도질 문 앞에 나그네의 노에는 큰 파도가 빨리 몰아오고 竹下僧碁白日閑 죽하승기백일한 대나무 아래 스님의 바둑판에는 환한 햇살이 한가하게 가네. 一奉皇華堪惜別 일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