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2/07/23 (14)
건빵이랑 놀자
무열 스님에게 부치며기무열사(寄無悅師) 김제안(金齊顔) 世事紛紛是與非 十年塵土汚人衣落花啼鳥春風裏 何處靑山獨掩扉 『小華詩評』 해석世事紛紛是與非세사분분시여비세상 일에 시비가 분분하여十年塵土汚人衣십년진토오인의10년 동안 먼지로 나의 옷을 더럽혔네.落花啼鳥春風裏낙화제조춘풍리봄바람 속에 꽃 지고 새 우니何處靑山獨掩扉하처청산독엄비어찌 청산에 살며 홀로 사립문을 닫으신 게요. 『小華詩評』 인용소화시평 권상61감상하기
연꽃 감상상련(賞蓮) 곽예(郭預) 賞蓮三度到三池 翠盖紅粧似舊時唯有看花玉堂老 風情不减鬢如絲 『東文選』 卷之二十 해석賞蓮三度到三池상연삼도도삼지연꽃을 감상하러 세 번 삼지에 이르렀는데,翠盖紅粧似舊時취개홍장사구시푸른 일산【취개(翠盖): 연꽃을 표현하는 관습적 표현 / 청전(靑錢): 연 잎】, 붉은 화장 옛 모습 같아라.唯有看花玉堂老유유간화옥당로오직 꽃을 보는 옥당【옥당(玉堂): ㉠ 홍문관(弘文館)의 부제학(副提學), 교리(校理), 부교리(副校理), 수찬, 부수찬을 통틀어 일컫는 말 ㉡ 화려(華麗)한 집 또는 궁전(宮殿)을 아름답게 일컫는 말 ㉢ 조선시대(朝鮮時代)에, 삼사의 하나. 궁중(宮中)의 경서(經書), 사적, 문서(文書), 따위를 관리(管理)하고 임금의 자문(諮問)에 응(應)했음】의 늙은이만이,風情不减鬢..
숙직하는 관사에서 쓰다제직려(題直廬) 곽예(郭預) 半鉤踈箔向層巓 萬壑松風動翠烟午漏正閑公事少 倚窓和睡聽鈞天 『東文選』 卷之二十 해석半鉤踈箔向層巓반구소박향층전성긴 발을 반쯤 걷어 산꼭대기를 바라보니萬壑松風動翠烟만학송풍동취연수많은 골짜기의 솔바람이 푸른 이내【취연(翠烟): ㉠ 푸른 연기. ㉡ 멀리 보이는 푸른 숲에 낀 안개.】를 일으키네. 午漏正閑公事少오루정한공사소정오라 참으로 한가하여 공무가 거의 없으니, 倚窓和睡聽鈞天의창화수청균천창에 기대어 화평하게 졸며 천상의 음악【균천(鈞天): ㉠ 구천(九天)의 하나로서 하늘의 한 중앙에 위치한 상제(上帝)의 궁전. ㉡ 균천광악(鈞天廣樂)의 준말로, 상제의 궁전에서 연주하는 천상의 음악을 이른다.】을 듣누나. 『東文選』 卷之二十 인용이해와 감상소화시평 권상34
청평 거사 이자현에게 주며증청평이거사(贈淸平李居士) 곽여(郭輿) 淸平山水冠東濱 邂逅相逢見故人 三十年前同擢第 一千里外各栖身 浮雲入洞曾無累 明月當溪不染塵 擊目忘言良久處 淡然相照舊精神 『東文選』 卷之十二 해석淸平山水冠東濱청평산수관동빈청평산의 물은 우리나라에서 최고이니邂逅相逢見故人 해후상봉견고인서로 해후하며 친구 만났네. 三十年前同擢第 삼십년전동탁제30년 전에 각각 함께 급제했지만一千里外各栖身 일천리외각서신1천리 바깥에 각각 살았었지. 浮雲入洞曾無累 부운입동증무루 뜬 구름 골짝에 들어 일찍이 층층 쌓이지 않아明月當溪不染塵 명월당계불염진밝은 달이 시냇물에 당도해 오염된 세속의 티끌 없어라. 擊目忘言良久處 격목망언량구처서로 보며 말도 잊은 채 오래도록 있으니淡然相照舊精神 담연상조구정신맑게도 서로 오래된 정신을 비춰..
어가(御駕)를 따라 장원정 가의 누각에 올라 느지막이 시골 노인이 소를 타고 시내 따라 돌아가는 걸 보고 어제(御製)에 화운하다수가장원정상 등루만조 유야수기우 방계이귀 응제(隨駕長源亭上 登樓晚眺 有野叟騎牛傍溪而歸 應製) 곽여(郭輿) 大平容貌恣騎牛 半濕殘霏過壠頭 知有水邊家近在 從他落日傍溪流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大平容貌恣騎牛대평용모자기우태평스런 용모로 방자하게 소를 타고半濕殘霏過壠頭 반습잔비과롱두이슬비에 반쯤 젖어 언덕머리 지나네. 知有水邊家近在지유수변가근재알겠구나. 물가 근처에 집 있음을從他落日傍溪流종타락일방계류지는 해를 좇아 흐르는 시냇물을 따라가고 있으니.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평생을 욕심없이, 바쁠 것 없이, 나무랑 물이랑 돌이랑 함께 늙어 온 늙은이, 아무렇게나 편할 대로 소등에 걸터앉아 끄떡..
의성객사의 북쪽 누각에서의성객사북루(義城客舍北樓) 김지대(金之岱) 聞韶公舘後園深 中有危樓百餘尺香風十里捲珠簾 明月一聲飛玉笛煙輕柳影細相連 雨霽山光濃欲滴龍荒折臂甲枝郞 仍按凭欄尤可怕 『東文選』 卷之六 해석聞韶公舘後園深문소공관후원심문소【문소(聞韶): 경상북도 의성 지역의 옛 지명.】 공관의 후원 깊은 곳 中有危樓百餘尺중유위루백여척가운데에 위태로운 듯 100여척 높이의 누각이 있다고 들었네.香風十里捲珠簾향풍십리권주렴향기로운 바람이 10리 불어와 주렴을 걷고明月一聲飛玉笛명월일성비옥적밝은 달 한 가락 소리로 울려 옥 젓대 날리네.煙輕柳影細相連연경류영세상연안개가 가볍기에 버들개지 그림자 가늘게 서로 이어지고雨霽山光濃欲滴우제산광농욕적비 그쳤기에 산빛 무르익어 물방울지려 하지. 龍荒折臂甲枝郞룡황절비갑지랑흉노의 팔 꺾었던 장..
유가사에서 짓다제유가사(題瑜伽寺) 김지대(金之岱) 寺在煙霞無事中 亂山滴翠秋光濃雲間絶磴六七里 天末遙岑千萬重茶罷松簷掛微月 講闌風榻搖殘鐘溪流應笑玉腰客 欲洗未洗紅塵蹤 『東文選』 卷之十四 해석寺在煙霞無事中 사재연하무사중 절은 짙은 안개 낀 텅빈 곳에 있고,亂山滴翠秋光濃난산적취추광농어지러운 산에 푸른빛이 떨궈져 가을빛이 짙구나.雲間絶磴六七里운간절등육칠리구름 사이로 난 끊어진 돌 비탈 예닐곱 리오,天末遙岑千萬重천말요잠천만중하늘 끝까지 닿을 듯한 아득한 봉우리는 천만 겹이로구나.茶罷松簷掛微月다파송첨괘미월차를 다 마시니 솔 처마엔 초승달 걸려 있고,講闌風榻搖殘鐘강란풍탑요잔종강 끝내니 바람 안은 책상엔 잔잔한 종소리 들려오네.溪流應笑玉腰客계류응소옥요객시내 흘러 응당 옥대 찬 나그네 비웃으리라.欲洗未洗紅塵蹤욕세미세홍진종속세..
낚시하는 늙은이어옹(漁翁) 김극기(金克己) 天翁尙不貰漁翁 故遣江湖少順風人世險巇君莫笑 自家還在急流中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天翁尙不貰漁翁 천옹상불세어옹하느님 여전히 어부에게 너그럽지 않아故遣江湖少順風고견강호소순풍일부러 강호에 순풍을 적게 보내주네.人世險巇君莫笑 인세험희군막소어부여! 인간세 험난하다고 비웃지 마소!自家還在急流中자가환재급류중그대도 도리어 급류에 휩쓸리는 것을.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이 시는 고기 잡는 노인을 직접 대면하여 말하는 것처럼 쓴 시로, 어옹의 삶을 통해 세상의 풍파는 어느 곳이든 다 있음을 말하고 있다. 서거정(徐居正)은 『동인시화(東人詩話)』 권하 42에서 “범중엄(范仲淹)의 「증조자(贈釣者)」 시에 ‘강가를 오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농어회를 맛있다 하네. 그대는 보았는가 일엽편..
통달역【통달역(通達驛): 고원군 서쪽 5리(약 2㎞)에 위치했다. 통달역은 고려시대에도 존재하였는데, 당시에는 삭방도(朔方道)에 소속되었다. 조선시대에 들어서 통달역은 고산도(高山道)의 소속 역(驛)으로 편성됨.】에서통달역(通達驛) 김극기(金克己) 煙楊窣地拂金絲 幾被行人贈別離林外一蟬諳客恨 曳聲來上夕陽枝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煙楊窣地拂金絲연양솔지불금사안개 낀 버들 땅을 쓸 듯 금빛 실 흩날리니幾被行人贈別離기피행인증별리얼마나 행인들이 이별에 주었던가林外一蟬諳客恨림외일선암객한숲 밖의 한 매미 나그네의 한을 알아曳聲來上夕陽枝예성래상석양지석양의 나뭇가지로 소리 내며 올라가는 구나.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먼 길 오가는 나그네를 위하여 교통의 요처에 마련해 둔 역참(驛站)은, 그러므로 숱한 봉리(逢離)의 현장이기..
고원역에서고원역(高原驛) 김극기(金克己) 百歲浮生逼五旬 奇區世路少通津三年去國成何事 萬里歸家只此身 林鳥有情啼向客 野花無語笑留人 詩魔觸處來相惱 不待窮愁已苦辛 『東文選』 卷之十三 해석百歲浮生逼五旬 백세부생핍오순100년 뜬 삶 50세에 가까워져奇區世路少通津기구세로소통진기구한 세상사 나루터로 통하는 길 적구나三年去國成何事삼년거국성하사3년 동안 나라 떠나 어떤 일을 이루었나?萬里歸家只此身 만리귀가지차신 만 리 집으로 돌아가는데 다만 이 몸뿐林鳥有情啼向客림조유정제향객수풀의 새가 정이 있어 나를 향해 울고野花無語笑留人 야화무어소류인 들의 꽃이 말없이 웃는 사람 머뭇거리게 하네詩魔觸處來相惱 시마촉처래상뇌 시마는 곳마다 나에게 와서 서로 고뇌케 하니不待窮愁已苦辛부대궁수이고신기다리지 않아도 곤궁한 근심 이미 괴롭고 괴롭네...
보름달 뜬 가을밤에추만월야(秋滿月夜) 김극기(金克己) 日落頑風起樹端 飛霜貿貿葉聲乾 開軒不用迎淸月 瘦骨秋來㤼夜寒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日落頑風起樹端 일락완풍기수단 해 지니 거센 바람이 나무 끝에서 일어나고飛霜貿貿葉聲乾 비상무무엽성건 날리는 서릿발 흩날리니【무무(貿貿): ① 紛亂貌 ② 輕率冒失,考慮不周】 마른 잎에서 소리나네. 開軒不用迎淸月 개헌불용영청월 들창을 열어 맑은 달 맞이할 필요가 없는 것은,瘦骨秋來㤼夜寒수골추래겁야한파리한 몸이 가을 되어 밤에 추울까 겁나서이지.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가을밤, 보름달이 떴을 때 느낀 정회(情懷)를 노래한 시이다. 해 지니 가을이라 바람이 세차게 분다. 서리가 내리는 게 보이지 않는데 떨어진 나뭇잎소리 버석거린다. 굳이 창문을 열고 보름달 볼 필요 있을까? 여윈 ..
느낌을 서술하다서정(書情) 김극기(金克己) 晚年佐邑竟何成 唯有千篇寫客情 邊吏不知詩有味 幾回相咲絶冠纓 鳥散楊花落屋除 樓頭一榻黑甜餘 家童火急供紈扇 正是炎風用事初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晚年佐邑竟何成 만년좌읍경하성 만년에 읍을 보좌하면서 마침내 무얼 이루었나?唯有千篇寫客情 유유천편사객정오직 천 편의 시가 있으니 객의 정을 서술했지. 邊吏不知詩有味 변리부지시유미변방의 아전은 시에 맛이 있음을 알지 못하고幾回相咲絶冠纓 기회상소절관영몇 번이고 서로 웃느라 갓끈마저 끊어질 지경이네. 鳥散楊花落屋除조산양화낙옥제 새는 버들꽃 흩뜨려 집의 계단【옥제(屋除): 집 앞 계단】에 떨어뜨리고 樓頭一榻黑甜餘 루두일탑흑첨여누각 머리 하나의 걸상은 꿀잠잔 나머지라네. 家童火急供紈扇 가동화급공환선머슴아이는 별안간 흰 부단 부채를 부쳐주..
취한 때의 노래취시가(醉時歌) 김극기(金克己) 釣必連海上之六鼇 射必落日中之九烏 六鼇動兮魚龍震蕩 九烏出兮草木焦枯 男兒要自立奇節 弱羽纖鱗安足誅 紫纓雲孫始墮地 自謂壯大陳雄圖 鍊石欲補東南缺 鑿石將通西北迂 嗟哉計大未易報 半世飄零爲腐儒 不隨馮異西登隴 不逐孔明南渡瀘 論詩說賦破屋下 却把短布抱妻孥 時時壯憤掩不得 拔劒斫地空長吁 何時乘風破巨浪 坐令四海如唐虞 君不見凌煙閣上圖形容 半是書生半武夫 『東文選』 卷之六 해석釣必連海上之六鼇조필련해상지륙오 낚시하면 반드시 바다 위의 여섯 자라【육오(六鼇): 동해(東海)에 자라 여섯 마리가 산을 머리에 이고 있다고 한다.】를 끌어올릴 것이고射必落日中之九烏사필낙일중지구오 쏘면 반드시 해 속의 구족오【구오(九烏): 요(堯) 시대에 해[日]가 열개나 생겨나니 초목이 타고 마르므로 활 잘 쏘는 예..
파천현에서 우연히 쓰다파천현우서(派川縣偶書) 김극기(金克己) 信馬行吟海北垠 天敎勝賞赴征軒 風蟬翳葉鳴槐縣 雨鷰依枝集柳村 飄盡斷霞花結子 割殘驚浪麥生孫 回頭却望鴻飛處 草色連空惱客魂 『東文選』 卷之十三 해석信馬行吟海北垠 신마행음해북은 말 따라 북해의 지경에서 다니며 읊조리고天敎勝賞赴征軒 천교승상부정헌 하늘가 명승지에 수레[征軒]를 달린다네. 風蟬翳葉鳴槐縣 풍선예엽명괴현 바람 속 매미는 잎에 가려져 홰나무 마을에서 울고雨鷰依枝集柳村 우연의지집류촌 비 맞은 제비는 가지에 앉았다가 버들개지 마을에서 모인다네. 飄盡斷霞花結子 표진단하화결자 끊어진 노을을 날려 버리니 꽃의 열매가 솟아나고割殘驚浪麥生孫 할잔경랑맥생손 놀란 파도를 베어 버리니 보리의 싹이 피어나네. 回頭却望鴻飛處 회두각망홍비처 머리를 돌려 도리어 기러기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