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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글쓰기와 병법 - 1. 모범답안을 모아 합격집을 만들다 본문

책/한문(漢文)

글쓰기와 병법 - 1. 모범답안을 모아 합격집을 만들다

건방진방랑자 2020. 4. 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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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범답안을 모아 합격집을 만들다

 

 

소단적치인騷壇赤幟引은 처남 이재성李在誠(1751-1809)이 우리나라 고금의 과체科體를 모아 열 권으로 묶은 소단적치란 책에 써준 글이다. ‘소단적치문단의 붉은 깃발이란 뜻이고 붉은 깃발은 대장군의 상징이다. 지금까지 과거에서 높은 등수로 합격한 모범 답안만을 엮어, 과거를 준비하는 수험생이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 실린 글을 익혀 과거 시험을 준비한다면 어떤 문제가 출제되더라도 답안 작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터이다.

그렇지만 과연 그럴까? 해마다 출제되는 문제는 같지가 않고, 채점하는 사람의 기준 또한 서로 다르니, 예전 모범 답안을 외우는 것이 과연 수험 준비에 어떤 도움이 될까? 사실 이러한 문제는 오늘날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에게도 꼭같이 적용되는 것일 터이다. 아무리 예상문제를 많이 보고, 모범 답안을 많이 외워도 논술 답안은 영 잘 써지지가 않는다. 막상 문제가 주어지면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고, 게다가 예상문제가 토씨 하나 바뀌지 않고 출제되는 법은 결코 없으니, 예상문제를 익히고 외우는 것이 과연 무슨 소용이 있는걸까? 그럴진대 이 난감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글을 잘 하는 자는 병법을 아는 것일까? 글자는 비유컨데 병사이고, 뜻은 비유하면 장수이다. 제목이라는 것은 적국이고, 전장典掌 고사故事는 싸움터의 진지이다. 글자를 묶어 구절이 되고, 구절을 엮어 문장을 이루는 것은 부대의 대오隊伍 행진과 같다. 으로 소리를 내고, 로 표현을 빛나게 하는 것은 군대의 나팔이나 북, 깃발과 같다. 조응이라는 것은 봉화이고, 비유라는 것은 유격의 기병이다. 억양반복이라는 것은 끝까지 싸워 남김 없이 죽이는 것이고, 제목을 깨뜨리고 나서[破題] 다시 묶어주는 것은 성벽을 먼저 기어 올라가 적을 사로잡는 것이다. 함축을 귀하게 여긴다는 것은 반백의 늙은이를 사로잡지 않는 것이고, 여음이 있다는 것은 군대를 떨쳐 개선하는 것이다.

善爲文者, 其知兵乎. 字譬則士也, 意譬則將也, 題目者, 敵國也; 掌故者, 戰場墟壘也. 束字爲句, 團句成章, 猶隊伍行陣也; 韻以聲之, 詞以耀之, 猶金皷旌旗也. 照應者, 烽埈也; 譬喩者, 遊騎也. 抑揚反復者, 鏖戰撕殺也; 破題而結束者, 先登而擒敵也. 貴含蓄者, 不禽二毛也; 有餘音者, 振旅而凱旋也.

연암은 대뜸 글쓰기를 장수가 병법을 운용하는 것에 비유하여 말문을 연다. 모두 12가지의 비유를 동원하여 설명했다. 그 비유가 참신할 뿐 아니라 글쓰기의 정법定法과 활법活法을 다 말함으로써, 일정한 법칙으로서의 글쓰기가 아닌 응변작제應變作制, 인정입격因情立格 하는 활물活物로서의 글쓰기를 천명하고 있다. 주제를 뒷받침 해주는 효과적인 예시 속에 글쓰기의 원리를 힘 있고 깊이 있게 천명한 글이다.

 

 

  

 

 

 

인용

목차

원문

작가 이력 및 작품

과정록 4

기출문제 정리를 마치며

1. 모범답안을 모아 합격집을 만들다

2. 글쓰기와 병법 운용의 공통점

3. 글쓰기와 병법 운용의 공통점

4. 글쓰기와 병법 운용의 공통점

5. 글이 좋지 않은 건 글자의 잘못이 아니다

6. 글쓰기에 상황만 있을 뿐 정해진 법칙은 없다

7. 주제를 뚜렷하게 세우고 글을 쓰라

8. 모범답안을 맹종치 말고 글의 결을 파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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