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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한글역주, 고자장구 하 - 13. 선을 좋아하는 사람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고자장구 하 - 13. 선을 좋아하는 사람

건방진방랑자 2022. 12. 3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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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선을 좋아하는 사람

 

 

6b-13. 노나라가 악정자(樂正子)악정(樂正)’이 성, 명이 극(). 맹자 제자 중 치세 방면으로 유능한 인물, 노나라 사람, 1b-16, 4a-24, 4a-25, 7b-25에 나온다에게 국정을 맡기려 하였다沃案: 노평공(魯平公, BC 316~297 재위) 하에서 수상직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魯欲使樂正子爲政.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 나는 그 소리를 듣고 너무 기뻐서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沃案: 4a-24에서 악정자를 준엄하게 야단치는 모습과 대비하여 보면 맹자가 얼마나 다정다감하고 따사로운 인품의 소유자인지를 알 수 있다
孟子曰: “吾聞之, 喜而不寐.”
 
공손추가 선생님의 기뻐하시는 모습을 좀 불가사의하게 여겨 여쭈 었다: “악정자가 과단성이 있는 인물입니까?”
公孫丑曰: “樂正子强乎?”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니다.”
: “.”
 
공손추가 여쭈었다: “그럼 지려가 깊은 인물입니까?”
有知慮乎?”
 
말씀하시었다: “아니다.”
: “.”
 
여쭈었다: “그럼 견식이 넓은 인물입니까?”
多聞識乎?”
 
말씀하시었다: “아니다.”
: “.”
 
여쭈었다: “그렇다면 왜 그토록 기뻐하시며 잠을 못 이루었다고 하시나이까?”沃案: 물론 약간의 질투의 감정도 섞여있는 어투일 것이다.
然則奚爲喜而不寐?”
 
말씀하시었다: “악정자의 사람됨이 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沃案: 여기 호선(好善)’이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나라 동무 이제마(李濟馬)광제설(廣濟說)에서 호현낙선(好賢樂善)’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상통한다. 조기가 호선을 해석하여 좋은 말을 듣기를 즐거워한다[樂聞善言].’라고 했는데 좋은 해석이다.
: “其爲人也好善.”
 
공손추가 반문하였다: “호선(好善)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나라가 족히 다스려질 수 있겠나이까?”
好善足乎?”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호선(好善)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천하를 다스리기에도 넉넉함이 있다. 그런데 노나라 하나 다스리는 데 무슨 걱정이 있으랴! 만약 위정자가 선언(善言)을 듣기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나면, 사해의 모든 좋은 사람들이 천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와서 그에게 선언(善言)을 전해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 “好善優於天下, 而況魯國乎? 夫苟好善, 則四海之內, 皆將輕千里而來告之以善.
 
그런데 만약 위정자가 선언(善言)이라면 질색을 한다는 소문이 나면, 세간의 사람들은 다 이렇게 속삭일 것이다: ‘저놈은 말야, 저 혼자 잘났기 때문에 뭐든지 저 혼자 다 안다고 생각해.’沃案: 이명박 대통령이 제가 다 해봐서 아는데요.’라고 말하는 것과 동일하다. 여기 쓰인 표현은 이이(訑訑, yí-yí)’이다 자기 혼자 다 아는 체하는 성음(聲音, 말소리)과 안색(顔色, 얼굴표정)만 해도 사람들을 천리 밖으로 쫓아내기에 충분한 것이다.
夫苟不好善, 則人將曰: ‘訑訑, 予旣已知之矣.’ 訑訑之聲音顔色, 距人於千里之外.
 
선비들이 천리 밖에서 머뭇거리며 접근할 기색을 하지 않게 되면 천하의 남 헐뜯기 좋아하는 놈들과 앞에서 안면 싹 바꾸고 알랑방귀 뀌기를 좋아하는 놈들만 주변에 꼬여들기 마련이다. 남 헐뜯기 좋아하는 놈들과 앞에서 안면 싹 바꾸고 알랑방귀를 뀌기를 좋아하는 놈들과 더불어 살게 되면 지가 아무리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고 싶다고 한들, 그게 될성부른 이야기인가?
士止於千里之外, 則讒諂面諛之人至矣. 與讒諂面諛之人居, 國欲治, 可得乎?”

 

집안의 가사도 그렇고 회사의 결정도 그러하지만, 우리가 어떤 사회(society)에서 결단을 내린다고 하는 것은, 그 결정 프로세스가 혼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지를 모아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정치적 행위의 정도이다. 이 정도를 상실한 상태를 우리가 독선ㆍ독재라고 부르는 것이다. 나의 경우를 반추해보아도, 오늘날까지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그래도 사회적 하자를 보이지 않을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 바로 주변의 시세에 밝은 제자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면서 살고, 그들의 의견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삶의 자세였다고 생각한다. 독선과 독재를 증오하는 개방된 삶의 자세야말로 유교의 인문정신의 핵심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 이 장에서 공손추가 악정자의 능력을 질문하면서 1) () 2) 지려(知慮) 3) 다문식(多聞識) 세 가지를 든다. 논어(論語)에 보면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를 맡길 만한 제자들의 덕성을 묻는 장면이 있다(6-6). 여기서 공자는 자로에게 ()’라는 덕성을 자공에게 ()’이라는 덕성을 염구에게 ()’라는 덕성을 허여한다. ‘()’가 곧 여기서 말하는 ()’이며, ‘()’이 곧 지려(知慮)’이며, ‘()’가 곧 다문식(多聞識)’이다. 이 세 가지야말로 정치가의 가장 중요한 덕성으로 여겨져왔던 것이다. 그런데 맹자는 그러한 덕성을 초월하는 호선(好善)’이라는 상식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을 호()하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것이지만, 상식적인 것이기에 가장 어려운 것이다. 유교적 진리는 이와 같이 가장 비근한 데서 가장 존엄한 진리를 찾아낸다. 호선의 핵심은 낙문선언(樂聞善言)’이다. 성인(聖人)이라는 것도 (𦔻)’에 귀의 변이 들어가 있듯이 귀가 열려있는 자를 말한다. 하나님의 소리를 듣는 자를 예언자라고 말하겠지만 사람의 소리를 듣는 자야말로 성인이라고 우리가 부르는 자들의 진면목이다. 유교의 덕치주의의 진수도 결국 열린 귀에 있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도 준비되었다고 말하면서 귀를 닫았고, 노무현 대통령도 정치구단이라고 말하면서 귀를 닫았고, 이명박 대통령도 다 해 봤다고 말하면서 귀를 닫았다. 남는 것은 독선이요 이 민족의 불행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러한 이이(訑訑)의 정치가 계속될 것인가! 7b-25를 참조.

 

 

 

 

인용

목차 / 맹자

전문 / 본문

중용 강의

논어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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