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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한글역주, 고자장구 하 - 14. 벼슬살이의 원칙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고자장구 하 - 14. 벼슬살이의 원칙

건방진방랑자 2022. 12. 3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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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벼슬살이의 원칙

 

 

6b-14. 진자(陳子)조기가 여기 진자(陳子)는 제자 진진(陳臻)을 일컫는 것이라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진진은 2b-3, 2b-10에 나왔다. 진진은 제나라에서 맹자를 섬겼고 제나라에서 떠난 후의 여로를 같이 했고, 또 은퇴 후에도 맹자 곁에 있었다. 매우 충실한 제자였다. 진진은 맹자의 재정을 관리했다. 여기 질문내용도 군자의 벼슬살이에 관한 것으로 재정과 무관하지 않다. 이 장의 내용은 맹자의 생애 전반에 걸친 사관(仕官)의 원칙을 총괄적으로 논의하는 것이므로 맹자 은퇴 후의 회고담으로 볼 수밖에 없다. 진진을 자칭한 것은 이미 진진에게 자신의 제자그룹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제자그룹에 의하여 기록된 파편이 여기 수록된 것이다가 맹자께 여쭈었다: “예로부터 군자는 어떠한 대접을 받아야만 벼슬길에 나아가게 되오니이까? 그 원칙을 좀 알고 싶습니다.”
陳子: “古之君子何如則仕?”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벼슬길에 나아가는데도 세 가지 원칙이 있고 벼슬길에서 물러나는데도 세 가지 원칙이 있다. 가장 바람직한 첫 번째 등급의 벼슬길 상황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군주가 모든 예의를 갖출 뿐 아니라 속마음 경의(敬意)를 다하여 자기 쪽에서 초청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가 말하는 태도가 군자가 진언(進言)하는 것을 다 실천할 듯한 자세를 보이면 물론 벼슬길에 나아간다沃案: ‘언장행기언야(言將行其言也)’는 세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1) 군자가 진언하면 그 진언을 그 말대로 실천한다. 2) 군주가 군자의 진언을 그대로 실천하겠다고 약속한다. 3) 군주의 말이 군자의 진언을 실천하려고 하는 자세를 비친다. 나는 이 세 가지 가능성 중에서 제3의 설을 취했다. 그리고 이 경우, 군주가 나에게 예를 갖추는 모양새여기 쓰인 말이 예모(禮貌, li-mào)’인데 중국사람들이 지금도 예의라는 뜻으로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4b-30에 기출가 별로 느슨해진 기운은 없다 해도 내가 진언하는 바를 전혀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 간파될 때에는 미련 없이 벼슬길에서 물러나야 한다.
孟子曰: “所就三, 所去三. 迎之致敬以有禮, 言將行其言也, 則就之; 禮貌未衰, 言弗行也, 則去之.
 
두 번째 등급의 벼슬길은 다음과 같다. 군주가 아직 내 말을 실천할 의지를 보이지는 않는 인물이라 해도 외면적 예의를 갖추고 내면적 경의를 다하여 자기 쪽에서 초청을 하면 이 상황에서도 벼슬길에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는 그의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 느슨해지기만 해도 곧 미련 없이 벼슬길에서 물러나야 한다.
其次, 雖未行其言也, 迎之致敬以有禮, 則就之; 禮貌衰, 則去之.
 
다음, 세 번째 등급의 벼슬길 상황은 이와 같다. 내가 재정적으로 영락하여 아침에도 끼니가 없고, 저녁에도 끼니가 없고, 굶어 힘이 없어 문밖에도 나갈 수 없는 곤궁한 선비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군주가 이러한 선비가 자기 봉토 내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말한다: ‘나는 거창하게 그가 말하는 도를 구현할 수도 없고, 또 소소하게 그가 진언하는 바를 실천할 수도 없다.
其下, 朝不食, 夕不食, 飢餓不能出門戶. 君聞之曰: 吾大者不能行其道, 又不能從其言也,
 
그러나 나의 영토 내에서 군자가 굶어죽어간다는 것은 나의 치욕이다.’ 이렇게 하여 구제해주려고 한다면沃案: 여기 구제한다는 의미로 쓰인 동사가 ()’이다. 5b-6에 기출, 이때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상황은 취()와 거()를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사람이 별 이유 없이 앉아서 굶어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살기 위해서 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는 죽음을 면하는 데만 그칠 뿐이며 그 이상의 정치적 행동은 삼가야 할 것이다.”
使飢餓於我土地, 吾恥之. , 亦可受也, 免死而已矣.”

 

맹자라는 텍스트에 사관의 거취에 관한 문답이 많다. 3b-1부터 3b-4까지, 그리고 3b-7, 그리고 5b-4로부터 5b-7까지가 모두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 장의 내용은 매우 명료하게 맹자 본인의 삶의 원칙 같은 것이 요약되어 있다. 고자편의 내용다웁다고 할 것이다. 5b-4에 공자가 벼슬길에 나아간 세 가지 유형이 논의된 바 있다. 1) 견행가지사(見行可之仕) 2) 제가지사(際可之仕) 3) 공양지사(公養之仕). 여기서 말하는 세 등급의 벼슬살이와 상통하는 측면이 있는 논의라고 할 것이다.

 

이 장을 외면적인 문자의 해석에만 치중하여 보면 그 뜻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여기 기차(其次)’ ‘()’를 운운한 것은 근원적으로 벼 슬하는 명분의 등급이 있음을 명시한 것이다. 그 명분의 등급에 따라 (, taking office)’(, leaving office)’의 행위가 상응(相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상응성에 논지의 핵심이 있다는 것을 간파한 주석이 거의 없다. 맹자의 생애의 내면적 진실을 알려주는 아주 훌륭한 파편이다.

 

 

 

 

인용

목차 / 맹자

전문 / 본문

중용 강의

논어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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