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 탁월하여 놀라게 할 만한 한시들(최치원~이색)
我東自崔孤雲以後, 歷高麗, 至我朝, 其間數千餘載, 爲文章者, 不啻數百家, 而大家則僅十餘人.
今記其表表警聯. 故無論諸詩話載與不載, 並錄之.
崔學士孤雲之「潤州慈和寺」詩, “畵角聲中朝暮浪, 靑山影裏古今人.” 余未嘗不歎其感慨
李白雲春卿之「元日早朝」詩, ‘三呼萬歲神山湧, 一熟千年海果來.’ 未嘗不歎其壯麗.
李益齋仲思之「記行」詩, “雨催寒犢歸漁店, 風動輕鷗送客舟.” 未嘗不歎其精緻.
李牧隱穎叔之「山中」詩, “風淸竹院逢僧話, 草軟陽坡共鹿眠..” 未嘗不歎其穠贍.
해석
我東自崔孤雲以後, 歷高麗, 至我朝,
우리 동방은 최고운 이래로부터 고려를 거쳐 조선에 이르기까지
其間數千餘載, 爲文章者, 不啻數百家,
그 사이에 수천 년 동안 문장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 수백 명 뿐이 아니었지만
而大家則僅十餘人.
대가는 겨우 십 여명이었다.
今記其表表警聯.
이제 탁월한【표표(表表): 탁월하고 특이하며 특출난 것이다[卓異, 特出]】 놀랠 만한 연들을 기록했다.
故無論諸詩話載與不載, 並錄之.
그러므로 여러 시화에 실렸느냐 안 실렸느냐에 상관없이 아울러 그것을 기록해둔다.
崔學士孤雲之「潤州慈和寺」詩, “畵角聲中朝暮浪, 靑山影裏古今人.”
학사 최고운의 「윤주의 자화사에 올라[登潤州慈和寺]」라는 시의 다음 구절은
畫角聲中朝暮浪 | 뿔 나팔 소리 속에 아침저녁 물결 치고 |
靑山影裏古今人 | 청산 그림자 속에서 고금의 인간 무상해라. |
余未嘗不歎其感慨
나는 일찍이 감개함을 탄식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李白雲春卿之「元日早朝」詩, ‘三呼萬歲神山湧, 一熟千年海果來.’
백운 이춘경의 「설날에 일찍 조회하며[元日早朝] / 1209년 정월대보름에 한림원에서 지어 바치다[己巳年燈夕 翰林奏呈]」라는 시의 다음 구절은
三呼萬歲神山湧 | 세 번 만세를 부르니 신산이 솟구쳤고 |
一熟千年海菓來 | 한 번 천 년마다 익는 반도(蟠桃)가 왔다네. |
未嘗不歎其壯麗.
일찍이 장엄함과 고움에 탄식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李益齋仲思之「記行」詩, “雨催寒犢歸漁店, 風動輕鷗送客舟.”
익재 이중사의 「기행(記行) / 8월 17일에 배 타고 아미산으로 향하며[八月十七日 放舟向峨眉山]」라는 시의 다음 구절은
雨催寒犢歸漁店 | 비에 쫓긴 찬 송아지 어점으로 돌아가고 |
波送輕鷗近客舟 | 파도에 뜬 가벼운 갈매기는 객주로 다가오니, |
未嘗不歎其精緻.
일찍이 정밀함과 치밀함에 탄식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李牧隱穎叔之「山中」詩, “風淸竹院逢僧話, 草軟陽坡共鹿眠..”
목은 이영숙의 「산속 일 기억해내며[憶山中]」라는 시의 다음 구절은
風淸竹院逢僧話 | 바람 맑은 대나무 심긴 정원서 스님 만나 말을 나눴고 |
草軟陽坡共鹿眠 | 풀 아들한 양지에선 사슴이랑 함께 잠들었지. |
未嘗不歎其穠贍.
일찍이 무성하고 넉넉함에 탄식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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