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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19장 - 1. 주례가 가시화된 서울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19장 - 1. 주례가 가시화된 서울

건방진방랑자 2021. 9. 19.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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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주례가 가시화된 서울

 

 

子曰: “武王周公, 其達孝矣乎!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무왕과 주공은 효에 통달했도다!’
 
, 通也. 承上章而言武王周公之孝, 乃天下之人通謂之孝, 孟子之言達尊也.
()은 통한다는 것이다. 윗장을 이어 무왕과 주공의 효를 말하여 곧 천하 사람들의 공통인 효를 말하였으니, 맹자가 공손추2에서 말한 달존(達尊)’과 같다.

 

주자 주를 보면, “()은 통()이다. 이 글은 18장을 이어서 하는 말인데, 무왕.주공의 효가 천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일컫는 효라고 말했다. 맹자(孟子)가 말한 달존(達尊)과 같은 말이다[達 通也 承上章而言武王周公之孝 乃天下之人 通謂之孝 猶孟子之言達尊也].”

 

맹자(孟子)공손추(公孫丑)편에 보면, “천하에 달존(達尊)이 셋인데, ()이 그 하나요, ()가 그 하나요, ()이 그 하나다[天下有達尊三 爵一齒一德一].”라는 말이 있는데, ‘맹자지언(孟子之言)’은 이걸 말합니다. 천하 사람이 누구나 통틀어 일컫는 효가 달효(達孝)’지요. 이 달효(達孝)18달호제후대부(達乎諸侯大夫)’와 연결시킨다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효’, ‘누구에게나 미칠 수 있는 효라고 번역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대인들이 말한 효(),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엄마·아빠 말씀 잘 듣는 식의 필리알 파이어티(filial piety)’, 즉 한 가족 내에서의 공경과 순종 같은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보편적 덕목으로서의 사회질서를 형성하면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가치가 됩니다. 중용(中庸)에서는 ()’이란 말이 아주 중요한데, 누구에게나 달성되어야할 보편적 덕목이 곧 라는 뜻입니다.

 

 

 

 

 

 

夫孝者, 善繼人之志, 善述人之事者也.
효자란 사람의 뜻을 잘 계승하고, 사람의 일을 잘 술()한다.
 
上章言武王纘大王王季文王之緖以有天下, 周公之德以追崇其先祖, 此繼志述事之大者也.
윗장의 무왕은 태왕과 왕계와 문왕의 실마리를 이어 천하를 소유했고 주공은 문왕과 무왕의 덕을 이루어 그 선조를 추숭(追崇)했으니, 이것이 뜻을 계승하고 일을 서술한 것의 큰 것이다.
 
下文又以其所制祭祀之禮, 通于上下者言之.
아랫 문장은 또한 제정한 제사의 예가 위 아래에 통한다는 것을 말했다.

 

 

효란 잘 계승하는 문제로 연속성이 중요하다

 

()’()’의 다른 표현이고, ‘()’은 다른 사람(other)입니다. 사실, 부모도 타인이지요. 타인의 훌륭한 뜻을 잘 잇는 것이 효란 말입니다. 효는 부모-자식 간에 국한되는 좁은 개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를테면, 여러분들이 나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여러분들 삶 속에서 잘 이어갈 수 있다면(물론 그것이 좋은 것이어야겠지만), 그것이 곧 란 말입니다. 효의 핵심은 연속성(historical continuity)입니다. 좀 비켜 생각해보면, 우리는 조선문명에 대해 불효한 사람들이예요. 조선문명의 위대한 점을 잇지 못한 쌍놈들이 되어버렸거든요. 좋은 것을 선계(善繼). 선술(善述)’해야만 문명의 질서가 축적되는 것인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 서원을 놓고 봐도 그래요. 일림(一林)과 이림(二林)이 다르고, 이림(二林)과 삼림(三林)이 다릅니다. 일림(一林) 때는 문제가 참 많았어요. 학생도 교수진도 서원의 물리적 조건도 모두 다 말입니다. 우선 재생 여러분들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이 책상이 없었어요. 그냥 땅바닥에 엎드려서 휴식시간도 없이 강행군을 했으니. 일림(一林) 수강한 재생들 기억나지? 쓰라린 기억이야! 그런데 이림(二林) 때에, 디자인 회사 민 인터네셔날(MIN INTERNATIONAL)으로부터 책상을 기증받았거든요. 이림(二林) 재생들은 그때 함께 책상 귀신에게 제사 드리고 그랬던 것 기억나죠? 내가 그 회사에 가서 디자인에 대한 폭넓은 강의를 하고서 사례형식으로 받은 건데, 그렇게 하고 나서야 서원에 질서가 잡혔어요. 딱 폼이 나잖아요? 이림(二林)이 일림(一林)을 잇고, 삼림(三林)이 이림(二林)을 잇고, 이렇게 해서 우리 도올서원도 분위기가 잡혀가는 겁니다. 공력이 쌓이는 거죠.

 

 

 

서울은 주례(周禮)의 체제가 가시화된 곳이다

 

서울의 모습은 정확하게 주례(周禮)’ 체제로 되어 있는데, 이런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경복궁 뒤의 삼각산은 중국으로 치면 곤륜산(崑崙山)에 해당하는데, 삼각이란 피라미드는 곧 하늘의 정기를 받아 땅에 통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기()가 경복궁 근정전을 통해 용상(龍床)에 정확히 내려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임금이 앉아 남면(南面)’하는 것입니다. 남면해서 왼쪽에 종묘(宗廟), 오른쪽에 사직(社稷)이 있죠[좌묘우사左廟右社].

 

사직(社稷)은 땅과 하늘, 즉 자연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곳인데, 사직은 모든 사물에 보편적이고 횡적인 관계를 나타낸다면, 종묘(宗廟)는 인간의 제도와 종적 위계질서 관계를 상징하고 있어요. 그래서 종묘. 사직이 망한다는 말은 인간 문명의 질서와 그 지지기반이 완전히 허물어진다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일본놈들이 근정전을 딱 막아 세우고 소위 중앙청이란 건물을 지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악랄한 짓이지. 이건 조선민족을 완전히 끝장내겠다는 의도란 말야. 광화문과 근정전 사이의 그 터라는 것은 도저히 감히 택할 수 없는 위치 아닙니까? 중앙청은 참으로 흉악한 건물입니다. 조금만이라도 비켜서 다른 곳에 지을 수도 있었을 텐데, 거기다 지었다는 것이 얼마나 악질적이냐고. 그래서 내가 제안하기는, 일본 정부가 고오베 지진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이 건물을 자기 나라로 뜯어가는 게 어떻겠냐는 겁니다. 이런 건물을 지금 짓기도 사실 힘 드는 일인데, 완전히 허물어서 없애버릴 수도 없고 하니,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일본 정부가 동경이나 어디에든 자기네 땅으로 옮겨갔으면 좋겠단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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