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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1. 정지상과 김부식의 악연 世傳金侍中富軾, 與鄭學士知常同遊山寺, 知常有‘琳宮梵語罷, 天色淨琉璃.’之句. 富軾喜之, 乞而不與, 乃搆而殺之. 後往一寺, 偶登厠, 忽有從後握囊者曰: “君顏何赤?” 富軾對曰: “隔岸丹諷照面紅” 因病死. 按唐劉廷芝作「白頭翁」詩, 其一句曰: ‘今年花落顏色改, 明年花開復誰在.’ 其舅宋之問愛其句, 懇乞不與, 怒, 以土囊壓殺之. 噫! 人之猜才好名如此, 爲詩者不可不知. 해석 世傳金侍中富軾, 與鄭學士知常同遊山寺, 세상에 전하는 말이다. 시중 김부식과 학사 정지상이 산사에 함께 유람할 적에 知常有‘琳宮梵語罷, 天色淨琉璃.’之句. 지상의 다음 구절을 琳宮梵語罷 天色淨琉璃 절에서 불법을 설파하는 소리 그치고, 하늘빛 맑기가 유리 같네. 富軾喜之, 乞而不與, 乃搆而殺之. 부식이 그 시구를 좋아해..

17. 최치원의 시 세 편 崔孤雲「泛海」詩曰: ‘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 乘槎思漢使, 採藥憶秦童. 日月無何外, 乾坤太極中. 蓬萊看咫尺, 吾且訪仙翁.’ 辭語宏肆. 「贈智光上人」詩曰: ‘雲畔構精廬, 安禪四紀餘. 筇無出山步, 筆絕入京書. 竹架泉聲緊, 松欞日影踈. 境高吟不盡, 瞑目悟眞如.’ 句格精緻. 且如「題輿地圖」一聯: ‘崑崙東走五山碧, 星宿北流一水黃.’ 囊橐天下山水之祖, 思意極其豪健. 想此老胸中, 藏得幾箇雲夢也. 해석 崔孤雲「泛海」詩曰: ‘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 乘槎思漢使, 採藥憶秦童. 日月無何外, 乾坤太極中. 蓬萊看咫尺, 吾且訪仙翁.’ 최고운의 「범해(泛海)」라는 시는 다음과 같으니, 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 돛 걸고 푸른 바다에 떠 있으니 세찬 바람이 만 리까지 통하네. 乘槎思漢使 採藥憶秦童 뗏목에 탄 한..

운문 사찰의 지광스님에게 주며 증운문난야지광상인(贈雲門蘭若智光上人) 최치원(崔致遠) 雲畔構精廬 安禪四紀餘 운반구정려 안선사기여 筇無出山步 筆絶入京書 공무출산보 필절입경서 竹架泉聲緊 松欞日影疎 죽가천성긴 송령일영소 境高吟不盡 瞑目悟眞如 경고음부진 명목오진여 해석 雲畔構精廬 安禪四紀餘 구름 언덕에 절[精廬]을 만드니 선정(禪定)에 편안해진 지 400여년이네. 筇無出山步 筆絶入京書 지팡이로 산보하러 나갈 일 없고 붓으로 서울에 보낼 편지 쓸 일 없지. 竹架泉聲緊 松欞日影疎 대나무 시렁엔 샘물소리 소나무 처마엔 해 그림자 드물지. 境高吟不盡 瞑目悟眞如 경지가 높아 읊조리기론 다하지 못하니 눈 감고 진여(眞如)를 깨달을 밖에는. 『孤雲先生文集』 卷之一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소화시평

바다에 떠 있으며 범해(泛海) 최치원(崔致遠) 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 괘석부창해 장풍만리통 乘槎思漢使 採藥憶秦童 승사사한사 채약억진동 日月無何外 乾坤太極中 일월무하외 건곤태극중 蓬萊看咫尺 吾且訪仙翁 봉래간지척 오차방선옹 해석 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 돛 걸고 푸른 바다에 떠 있으니 세찬 바람이 만 리까지 통하네【남조 송(宋)의 좌위장군(左衛將軍) 종각(宗慤)이 소년 시절에 자신의 뜻을 토로하면서 “장풍을 타고서 만리의 파도를 쳐부수고 싶다[願乘長風破萬里浪].”라고 말한 고사가 전한다. 『宋書』 卷76 「宗慤列傳」 또 이백(李白)의 시에 “장풍을 타고 파도를 쳐부술 때가 언젠가 오면, 곧장 구름 돛 달고서 푸른 바다를 건너리라[長風破浪會有時 直挂雲帆濟滄海]”라는 표현이 나온다. 『李太白集』 卷2 「行路難」】. ..

54. 조선시대 부마 중 시에 뛰어난 두 사람 貴游中能詩者, 高原ㆍ礪城尉其人也. 高原之作淸藻, 礪城之作典密, 高原早卒, 未充其才, 惜也. 해석 貴游中能詩者, 高原ㆍ礪城尉其人也. 관직이 없는 부마(駙馬)【귀유(貴遊): 관직이 없는귀족(貴族), 또는 일반적으로 신분이 귀현(貴顯)한 자를 일컫는 말이다.】 중에 시를 잘 짓는 사람은 고원위(高原尉)와 여성위(礪城尉)가 그 사람이다. 高原之作淸藻, 礪城之作典密, 고원위(高原尉)의 시작은 맑고도 꾸밈이 있고 여성위(礪城尉)의 시작은 법도가 있고 촘촘하지만 高原早卒, 未充其才, 惜也. 고원위(高原尉)는 일찍 죽어 그 재주를 충당치 못했으니 애석하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목차 소화시평

53. 문장력이 뛰어난 임금과 종실 我朝列聖翰墨, 文廟爲首, 成廟ㆍ宣廟宸章出天, 無讓於漢武ㆍ唐宗. 每見文廟御製「祭棘城文」曰: “無情之謂陰陽, 有情之謂鬼神.” 雖老儒宿學, 何以道出此? 宗英之能詩者亦多, 風月亭爲冠, 醒狂子ㆍ西湖主人其次也. 해석 我朝列聖翰墨, 文廟爲首, 成廟ㆍ宣廟宸章出天, 無讓於漢武ㆍ唐宗. 우리 조선 역대 임금의 문장력은 문종이 으뜸이고 성종과 선조의 친필 문장[宸章]이 천성에서 우러나와 한나라 무제나 당나라 태종에 사양할 게 없다. 每見文廟御製「祭棘城文」曰: “無情之謂陰陽, 有情之謂鬼神.” 매번 문종께서 손수 지은 「제극성문(祭棘城文)」의 다음 구절을 보았으니 無情之謂陰陽 무정한 것을 음양(陰陽)이라 하고 有情之謂鬼神 유정한 것을 귀신(鬼神)이라 하네. 雖老儒宿學, 何以道出此? 비록 노련한..

15. 벼슬이 없는 왕공과 귀족의 시 申玄翁云: “貴遊中能詩者, 高原ㆍ礪城尉, 其人也.” 按高原, 卽文孝公申沆, 礪城, 卽頤庵宋寅. 今選兩人詩各一首, 高原「詠伯牙」詩曰: ‘我自彈吾琴, 不須求賞音. 鍾期亦何物, 强辯絃上心.’ 礪城「戱題氷綃手帕, 幷寄眞娘」曰: ‘半幅氷綃一掬雲, 寄渠聊作扇頭巾. 不知幾處離筵上, 持向阿誰拭淚痕.’ 近世東陽尉申翊聖亦能詩, 其「歸田結網」詩曰: ‘寒食風前穀雨餘, 磨腮魚隊上灘初. 乘時盡物非吾意, 故使兒童結網疎.’ 噫! 此等公子, 皆妙年富貴, 於文章用力必不事, 而其所諷詠如此. 非其才之過大者, 能如是乎? 해석 申玄翁云: “貴遊中能詩者, 高原ㆍ礪城尉, 其人也.” 현옹 신흠이 『청창연담』에서 “관직이 없는 부마(駙馬)【귀유(貴遊): 관직이 없는귀족(貴族), 또는 일반적으로 신분이 귀현(貴顯)..

몸에 가까운 사물을 노래하며 영수신물(詠隨身物) 신익성(申翊聖) 寒食風前穀雨餘 磨顋魚隊上灘初 乘時盡物非吾意 故使兒童結網疏 해석 寒食風前穀雨餘 한식풍전곡우여 한식의 바람 불기 전에 곡우 내린 나머지에 磨顋魚隊上灘初 마시어대상탄초 물고기 떼 아가미 비비며 여울로 막 올라오네. 乘時盡物非吾意 승시진물비오의 올라올 때 물고기 다잡는 건 내 뜻 아니니 故使兒童結網疏 고사아동결망소 일부러 아이 시켜 그물 엉성히 엮으라 했지. 물고기 그물망[魚網] 『樂全堂集』 卷之四 인용 소화시평

장난스레 흰 비단[氷綃] 손수건에 지어 황진이에게 부치며 희제빙초수파 병기진낭(戱題氷綃手帕 幷寄眞娘) 송인(宋寅) 半幅氷綃一掬雲 寄渠聊作扇頭巾 不知幾度離筵上 持向阿誰拭淚痕 해석 半幅氷綃一掬雲 반폭빙초일국운 반폭의 흰 비단에 한 움큼 구름을 寄渠聊作扇頭巾 기거료작선두건 그대에게 보내니 하릴없이 부채 머리의 수건을 만들게. 不知幾度離筵上 부지기탁리연상 모르겠네. 몇 번이나 이별하는 송별연에서 持向阿誰拭淚痕 지향아수식루흔 얇은 비단[阿]을 누굴 향해 가지고 눈물 흔적을 닦으려나? 『頤庵先生遺稿』 卷之二 인용 소화시평

백아절현할 게 없었는데 백아(伯牙) 신항(申沆) 我自彈吾琴 不須求賞音 아자탄오금 불수구상음 鍾期亦何物 強辨絃上心 종기역하물 강변현상심 해석 我自彈吾琴 不須求賞音 나는 스스로 내 거문고 타니 음악 감상할 이 구할 필요 없네. 鍾期亦何物 強辨絃上心 종자기가 또한 어떤 인물이기에 억지로 줄 위의 내심을 분변했나? 『續東文選』 卷之九 인용 소화시평

14. 종실의 시들 申玄翁云: “宗英之能詩者亦多, 風月亭爲冠, 醒狂子ㆍ西湖主人其次也” 按風月亭, 卽月山大君婷, 醒狂子, 卽朱溪君深源, 西湖主人, 卽茂豐正摠. 今選三人詩各一首, 風月亭「寄人」詩曰: ‘旅館殘燈夜, 孤城細雨秋. 思君意不盡, 千里大江流.’ 醒狂子「雲溪寺」詩曰: ‘樹陰濃淡石盤陀, 一逕縈廻透澗阿. 陣陣暗香通鼻觀, 遙知林下有殘花.’ 西湖主人「漁父詞」曰: ‘老翁手把一竿竹, 靜坐苔磯睡味閒. 魚上釣時渾不覺, 豈知身在畵圖間.’ 近世泰山守棣亦能詩, 其「閒居卽事」詩曰: ‘蕪菁結穗麥抽芽, 粉蝶飛穿茄子花. 日照疎籬荒圃靜, 滿園春事似田家.’ 蓋自古宗英生長綺紈, 耽悅聲色, 罕有留意文章者. 而觀其諷詠, 絕俗超倫, 有非等閒詞客所及, 可貴哉! 해석 申玄翁云: “宗英之能詩者亦多, 風月亭爲冠, 醒狂子ㆍ西湖主人其次也” 현옹 신흠..

25일에 상수역【경기도 적성(積城)에 위치한 역】으로부터 운계사【운계사(雲溪寺 적성(積城) 감악산(紺岳山)에 있음】에 도착하면서 이십오일 자상수역도운계사(二十五日 自湘水驛到雲溪寺) 이심원(李深原) 樹陰濃淡石盤陀 一逕縈迴透澗阿 陣陣暗香通鼻觀 遙知林下有殘花 해석 樹陰濃淡石盤陀 수음농담석반타 나무 그늘은 짙고도 옅으며 바위는 울퉁불퉁한 一逕縈迴透澗阿 일경영회투간아 한 길 굽이져 시냇물 언덕[澗阿]을 뚫었네. 陣陣暗香通鼻觀 진진암향통비관 계속 부는 그윽한 향내가 코를 통해 맡아지니 遙知林下有殘花 요지림하유잔화 아스라이 숲 속에 진 꽃 있음을 알겠구나. 『續東文選』 卷之十 인용 소화시평

13. 광해군 유배의 시 光海自江都移耽羅, 舟中賦詩曰: ‘炎風吹雨過城頭, 瘴氣薰蒸百尺樓. 滄海老濤來薄暮, 碧山愁色送淸秋. 歸心每結王孫草, 客夢頻驚帝子洲. 故國興亡消息斷, 烟波江上臥孤舟.’ 惜其詞華若此, 而淫侈無度, 終以覆國, 眞可與煬帝一轍. 해석 光海自江都移耽羅, 舟中賦詩曰: ‘炎風吹雨過城頭, 瘴氣薰蒸百尺樓. 滄海老濤來薄暮, 碧山愁色送淸秋. 歸心每結王孫草, 客夢頻驚帝子洲. 故國興亡消息斷, 烟波江上臥孤舟.’ 광해군이 강화도로부터 탐라로 이배(移配)될 적에 배 속에서 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炎風吹雨過城頭 뜨거운 바람이 비를 불러 성 어귀를 지나고 瘴氣薰蒸百尺樓 장기(瘴氣)는 백척의 누각에서 그슬리며 찌네. 滄海老濤來薄暮 푸른 바다의 노련한 파도가 황혼[薄暮]을 오게 하고 碧山愁色送淸秋 푸른 산의 근심스..

12. 단종의 유배시 魯山廢居寧越, 有詩曰: ‘嶺樹參天老, 溪流得石喧. 山深多虎豹, 不夕掩柴門.’ 語極悲涼, 讀之淚下. 해석 魯山廢居寧越, 有詩曰: ‘嶺樹參天老, 溪流得石喧. 山深多虎豹, 不夕掩柴門.’ 노산군(魯山君)이 영월(寧越)에 폐위되어 거처할 적에 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嶺樹參天老 溪流得石喧. 고개의 나무는 하늘까지 닿으려는 듯 나이 들고 시냇물 흘러 바위 가지려는 듯 시끄럽네. 山深多虎豹 不夕掩柴門 산은 깊고 많은 범과 표범으로 저물지 않았지만 사립문을 닫는다네. 語極悲涼, 讀之淚下. 시어가 매우 슬프고 처량하여 이 시를 읽으면 눈물이 난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서설 상권 목차 하권 목차

11. 효종의 호기로운 시 孝廟有詩曰: ‘我欲長驅十萬兵, 秋風雄鎭九連城. 大呼蹴踏天驕子, 歌舞歸來白玉京.’ 辭意豪壯, 殆不讓‘雪恥酬百王, 除兇報千古.’之作, 而天不假聖算, 齎志未就, 可勝痛哉! 해석 孝廟有詩曰: ‘我欲長驅十萬兵, 秋風雄鎭九連城. 大呼蹴踏天驕子, 歌舞歸來白玉京.’ 효종이 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我欲長驅十萬兵 내가 하고자 하는 건 길이 십만의 병사를 몰아서 秋風雄鎭九連城 가을바람처럼 구련성(九連城)【여진(女眞)의 봉황성(鳳凰城) 동쪽에 있는 지명으로 우리나라와 접경지역의 성 이름이다】을 웅장하게 진치고 大呼蹴踏天驕子 크게 부르며 북쪽 오랑캐【천교자(天驕子)는 힘이 강성하여 마치 하늘이 놓아먹이는 것 같은 자를 말하는데, 흔히 북쪽의 호족(胡族)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한서(漢書)』 권..

10. 인조의 비상함이 담긴 시 仁祖在潛邸幼時, 有詩一聯曰: ‘世間萬物人禽獸, 天上三光日月星.’ 造語奇偉, 識者知其非常. 해석 仁祖在潛邸幼時, 有詩一聯曰: ‘世間萬物人禽獸, 天上三光日月星.’ 인조께서 잠저에 계시던 어린 시절에 시 한 연을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世間萬物人禽獸 세상엔 만물인 사람과 새와 짐승이 있고 天上三光日月星 하늘 위엔 삼광인 해와 달과 별이 있네. 造語奇偉, 識者知其非常. 조어가 기이하고 뛰어나 아는 사람들은 인조의 비상함을 알았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서설 상권 목차 하권 목차

9. 섣달 매화를 읊은 선조 宣祖詠「臘梅」詩曰: ‘人事每從忙裏擾, 天心但覺靜無爲. 上林臘月梅花發, 誰道窮陰閉塞時.’ 上句道破天人動靜之理, 下句顯有抑陰扶陽之意, 不但天藻之炳煥, 聖學之高明亦可見矣. 申玄翁欽云: “文廟ㆍ成廟ㆍ宣廟翰墨, 無讓於漢武ㆍ唐宗也.” 해석 宣祖詠「臘梅」詩曰: ‘人事每從忙裏擾, 天心但覺靜無爲. 上林臘月梅花發, 誰道窮陰閉塞時.’ 선조께서 「섣달에 피는 매화[臘梅]」를 노래한 시는 다음과 같다. 人事每從忙裏擾 사람의 일은 매번 바쁨 속에 요란함을 따르지만 天心但覺靜無爲 하늘의 마음은 다만 고요하며 함이 없는 듯 느껴지네. 上林臘月梅花發 궁궐 안 정원엔 섣달임에도 매화꽃이 피었으니 誰道窮陰閉塞時 누가 음력 12월[窮陰]이 꽉 막힌 때라 말할 것인가? 上句道破天人動靜之理, 下句顯有抑陰扶陽之意, ..

8. 태평한 기상을 담은 인종 仁廟「進大殿春帖子」詩曰: ‘杓指東方節候新, 風雲佳會是良辰. 樓邊浮舞含書鳳, 苑裏遊嘶保德麟. 白雪將殘知送臘, 靑芽欲吐覺迎春. 年年每被殊恩渥, 祝福端宜駑劣身.’ 典麗和暢, 有太平氣像, 而臨御未滿一歲. 鳴呼, 痛哉! 해석 仁廟「進大殿春帖子」詩曰: ‘杓指東方節候新, 風雲佳會是良辰. 樓邊浮舞含書鳳, 苑裏遊嘶保德麟. 白雪將殘知送臘, 靑芽欲吐覺迎春. 年年每被殊恩渥, 祝福端宜駑劣身.’ 인종께서 「진대전춘첩자(進大殿春帖子)」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杓指東方節候新 북두성이 동쪽을 가리키니 계절이 새롭고 風雲佳會是良辰 바람과 구름이 아리땁게 모이니 이때가 좋은 때라네. 樓邊浮舞含書鳳 누각 근처에서 날며 춤추는 건 글을 머금은 봉황이고 苑裏遊嘶保德麟 동산 속에서 놀며 우는 건 덕을 보지(保持..

7. 평양군을 기린 성종 成廟見平陽碑文, 以詩尾之曰: ‘先朝身許國安危, 功在山河上鼎彛. 爽氣空留圖畵裏, 英才今想急難時. 石床苔覆山羊睡, 巒壟雲深野馬嘶. 衰草月明凉露滿, 行人幾欲問爲誰.’ 悟寐英豪感舊圖今之意, 溢於辭表, 眞帝王之言. 해석 成廟見平陽碑文, 以詩尾之曰: ‘先朝身許國安危, 功在山河上鼎彛. 爽氣空留圖畵裏, 英才今想急難時. 石床苔覆山羊睡, 巒壟雲深野馬嘶. 衰草月明凉露滿, 行人幾欲問爲誰.’ 성조께서 평양의 비문【평양군 박중선(朴仲善, 1435~1481)은 세조ㆍ예종ㆍ성종 때의 무신으로 병조와 이조의 판서를 지냈다. 1467년 이시애의 난과 1468년 남이의 옥사 때 전공을 세위 공신(功臣)이 되고 평양군에 봉해졌다. 성종이 왕위를 차지할 때도 공을 세웠다. 조선 전기 대표적 벌열 무신의 하나다. 그 ..

6. 귤로 신하를 깨친 문종 文廟在東宮時, 盛橘一盤, 賜下玉堂. 諸臣聚噉, 橘盡, 詩見于盤面, 乃御製手書也. 詩曰: ‘枏檀偏宜鼻, 脂膏偏宜口. 最愛洞庭橘, 香鼻又甘口.’ 香鼻甘口之喻, 豈責備臣隣之意耶! 해석 文廟在東宮時, 盛橘一盤, 賜下玉堂. 문종이 등극하기 전 동궁(東宮)에 계실 적에 한 쟁반에 귤을 담아 옥당【조선 시대, 삼사의 하나로 궁중의 경서와 사적을 관리하고 왕에게 학문적 자문을 하던 관청】에 하사하셨다. 諸臣聚噉, 橘盡, 詩見于盤面, 乃御製手書也. 詩曰: ‘枏檀偏宜鼻, 脂膏偏宜口. 最愛洞庭橘, 香鼻又甘口.’ 모든 신하들이 모여 먹고 귤이 동나자 시가 쟁반 겉면에 보이니 이에 문종께서 손수 쓴 것이었니, 시는 다음과 같다. 枏檀偏宜鼻 脂膏偏宜口 녹나무와 박달나무는 치우쳐 코에만 마땅하고 기름진..

5. 창업의 뜻을 담은 이성계의 시 我朝列聖翰墨亦多矣. 太祖微時登百岳, 有詩曰: ‘突兀高峯接斗魁, 漢陽形勝自天開. 山盤大陸擎三角, 海曳長江出五臺.’ 筆力豪壯, 幾與「大風」詩爭雄. 其肇刱鴻基, 實兆於此. 해석 我朝列聖翰墨亦多矣. 우리 조정엔 역대 임금[列聖]의 문장이 또한 많다. 太祖微時登百岳, 有詩曰: ‘突兀高峯接斗魁, 漢陽形勝自天開. 山盤大陸擎三角, 海曳長江出五臺.’ 태조 이성계(李成桂)께서 백악산에 올라 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突兀高峯接斗魁 삐죽 솟은 높은 봉우리는 북두성에 닿았으니 漢陽形勝自天開 한양의 형세가 하늘로부터 열렸네. 山盤大陸擎三角 산은 너른 땅을 쟁반처럼 둘러 삼각산을 떠받쳤고 海曳長江出五臺 바다는 긴 강을 끌어와 오대산에서 샘솟네. 筆力豪壯, 幾與「大風」詩爭雄. 필력이 호쾌하고 ..

4. 백상루에 빠진 충숙왕 忠肅王到安州百祥樓, 題詩曰: ‘淸川江上百祥樓, 萬景森羅不易收. 草達長堤靑一面, 天低列峀碧千頭. 錦屛影裏飛孤鶩, 玉鏡光中點小舟. 未信人間仙境在, 密城今日見瀛洲.’ 天葩燦然, 但欠萎弱. 密城卽安州古號. 해석 忠肅王到安州百祥樓, 題詩曰: ‘淸川江上百祥樓, 萬景森羅不易收. 草達長堤靑一面, 天低列峀碧千頭. 錦屛影裏飛孤鶩, 玉鏡光中點小舟. 未信人間仙境在, 密城今日見瀛洲.’ 충숙왕(忠肅王)이 안주의 백상루(百祥樓)에 당도하여 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淸川江上百祥樓 맑은 냇물가의 백상루는 萬景森羅不易收 온갖 경치 삼나무처럼 빼곡해 쉬이 그만두지 못한다네. 草達長堤靑一面 풀이 긴 둑에 다달아 푸르름이 만연한 얼굴인 듯 天低列峀碧千頭 하늘이 늘어선 산굴에 낮아 파람이 일천 개의 머리인 듯해...

3. 현종의 원대한 시 顯宗潛邸時, 在中興寺, 「詠潤水」曰: ‘一條流出白雲峯, 萬里滄溟去路通. 莫道潺湲巖下在, 不多時日到龍宮.’ 辭意宏遠, 聞者謂有王者氣像, 後果驗焉. 해석 顯宗潛邸時, 在中興寺, 「詠潤水」曰: ‘一條流出白雲峯, 萬里滄溟去路通. 莫道潺湲巖下在, 不多時日到龍宮.’ 현종이 등극하기 전【잠저(潛邸): 창업(創業)의 임금이나 종실(宗室)에서 들어온 임금으로서, 아직 위(位)에 오르기 전에 살던 집. 또는 그 동안.】에 중흥사【서울 북한산에 있던 큰 사찰로 중흥사(重興寺)로도 쓰인다.】에 있으며 「영윤수(詠潤水)」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一條流出白雲峯 한 줄기 물줄기가 백운봉에서 흘러 나와 萬里滄溟去路通 만 리의 푸른 바다로 가는 길로 통하네. 莫道潺湲巖下在 졸졸 흐르는 것이 바위 밑에 있다 말..

2. 거란과 문종 文宗與契丹爲隣, 苦其誅求. 一夕夢至京師, 備見城闕之盛, 覺而慕之, 爲詩以記. 乃遣使朝宋, 時卽元豐初也. 其詩曰: ‘惡業因緣近契丹, 一年朝貢幾多般. 移身忽到京華地, 可惜中宵漏滴殘.’ 其用夏變夷之意, 靄然可掬. 해석 文宗與契丹爲隣, 苦其誅求. 문종이 거란과 이웃이 되어 가렴주구(苛斂誅求)에 괴로웠다. 一夕夢至京師, 備見城闕之盛, 覺而慕之, 爲詩以記. 언젠가 저녁에 꿈속에서 송나라 수도 카이펑(開封)에 이르렀고 성곽과 궁궐의 성대함을 모두 보았으며 깨어나선 그걸 아련히 여겨 시를 지어 기록했다. 乃遣使朝宋, 時卽元豐初也. 곧이어 사신을 보내 송나라에 조공하니 그때가 원풍(元豐, 1078~1085) 초였다. 其詩曰: ‘惡業因緣近契丹, 一年朝貢幾多般. 移身忽到京華地, 可惜中宵漏滴殘.’ 그때 지은..

1. 활발발한 기상의 왕건 凡帝王文章, 必有大異於人. 宋太祖「詠日」詩ㆍ明太祖「詠雪」詩, 其弘量大度, 皆有不可以言語形容者. 按『輿地勝覽』, 載高麗太祖嘗巡到鏡城龍城川, 有詩一絕曰: ‘龍城秋日晚, 古戍寒烟生. 萬里無金革, 胡兒賀太平.’ 意格豪雄, 音律和暢. 其一統三韓之氣像, 於此可見. 해석 凡帝王文章, 必有大異於人. 일반적으로 임금의 문장은 반드시 크게 남보다 다름이 있다. 宋太祖「詠日」詩ㆍ明太祖「詠雪」詩, 송태조 조광윤(趙匡胤)의 「영일(詠日)」시와 명태조 주원장의 「영설(詠雪)」이란 시는 其弘量大度, 皆有不可以言語形容者. 너른 헤아림과 크나큰 헤아림이 모두 언어로써 형용할 수 없는 것이다. 按『輿地勝覽』, 載高麗太祖嘗巡到鏡城龍城川, 『여지승람(輿地勝覽)』을 살펴보면 고려 태조 왕건(王建)이 일찍이 순수(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