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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2. 용원사에서 지은 두 편의 시 余於中秋泛舟龍浦, 過洛東江, 泊犬灘. 時夜深月明, 迅湍激石, 靑山蘸波, 水極淸澈跳魚走蟹, 俯可數也. 倚船長嘯, 肌髮淸快, 洒然有蓬瀛之想. 江上有龍源寺, 僧出迎相對略話, 因題二首, ‘水氣凄涼襲短衫, 淸江一帶碧於藍. 柳餘陶令門前五, 山勝禹强海上三. 天水相連迷俯仰, 雲煙始捲辨東南. 孤舟暫係平沙岸, 時有胡僧出小庵.’ ‘淸曉泛龍浦, 黃昏泊犬灘. 點雲欺落日, 狠石捍狂瀾. 水國秋先冷, 航亭夜更寒. 江山眞勝畫, 莫作畫屛看.’ 遇興率吟, 亦未知中於格律也. 해석 余於中秋泛舟龍浦, 過洛東江, 泊犬灘. 나는 한가위[中秋節]에 배를 용포(龍浦)에 띄워 낙동강을 지나다가 견탄(犬灘)에 정박했다. 時夜深月明, 迅湍激石, 靑山蘸波, 水極淸澈跳魚走蟹, 俯可數也. 이 날 밤이 깊어 달은 밝고 세찬 여..
20. 두 구멍이 있는 듯 없는 듯한 연적 夜夢有人以靑玉硯滴小甁授余. 扣之有聲, 下圓而上尖, 有兩竅, 極窄復視之無竅. 悟而異之 以詩解之曰: ‘夢中得玉甁, 綠螢光鑑地. 扣之鏗有聲, 緻潤宜貯水. 剩將添硯波, 快作詩千紙. 神物喜幻化, 天工好兒戱. 脗然翻閉口, 不受一滴泚. 有如仙石開, 罅縫流淸髓. 須臾復堅合, 不許人容指. 混沌得七竅, 七日乃見死. 怒風號衆穴, 萬擾從此起. 鑽瓠憂屈轂, 穿珠厄夫子. 凡物貴其全, 刳鑿反爲累. 形全與神全, 要問漆園吏.’ 해석 夜夢有人以靑玉硯滴小甁授余. 밤 속 꿈에서 어떤 이가 푸른 옥 연적(硯滴)의 작은 병을 나에게 주었다. 扣之有聲, 下圓而上尖, 有兩竅, 極窄復視之無竅. 그걸 두드리면 소리가 나고 아랫 부분은 둥글지만 윗 부분은 뾰족했으며 두 개의 구멍이 있지만 매우 좁아서 다시 보..
19. 돈유스님과 주고 받은 시 西伯寺住老敦裕師見寄二首. 使者至門督促, 走筆和寄云: “不是皇恩雨露踈, 煙霞高想自居幽. 須知紫闥催徵召, 休戀靑山久滯留. 遁世眞人甘屛跡 趨時新進競昻頭 象王他日來騰踏 狐鼠餘腥掃地收.” “莫怪長安鯉信踈, 俗音那到水雲幽. 岩堂煙月棲身隱, 京輦風塵戀祿留. 道韻想君氷入骨, 宦遊憐我雪蒙頭. 掛冠何日攀高躅, 六尺殘骸老可收.” 又別成一首, 謝惠燭曰: “東海孤雲十世孫, 文章猶有祖風存. 雨條金燭兼詩貺, 詩足淸心燭破昏.” 師答書曰: “余恐湮沒無傳, 今上板, 釘于壁上, 以壽其傳云.” 해석 西伯寺住老敦裕師見寄二首. 서백사(西伯寺)의 주지 노승(老僧)인 돈유(敦裕) 스님이 두 수의 시를 부쳐왔다. 使者至門督促, 走筆和寄云: “不是皇恩雨露踈, 煙霞高想自居幽. 須知紫闥催徵召, 休戀靑山久滯留. 遁世眞人甘屛..
18. 꿈에서 선녀와 나눈 시 余夢遊深山迷路, 至一洞, 樓臺明麗頗異. 問傍人: “是何處也?” 曰: “仙女臺也.” 俄有美人六七人, 開戶出迎入坐, 苦請詩, 余卽唱云: “路入玉臺呀碧戶, 翠蛾仙女出相迎.” 諸女頗不肯之. 余雖不知其故, 遽改曰: “明眸皓齒笑相迎, 始識仙娥亦世情.” 諸女請續下句, 余讓於諸女. 有一女續之云: “不是世情能到我, 爲憐才子異於常.” 余曰: “神仙亦誤押韻耶?” 遂拍手大笑, 因破夢. 余追續之曰: “一句才成驚破夢, 故留餘債擬尋盟.” 해석 余夢遊深山迷路, 至一洞, 樓臺明麗頗異. 나는 꿈에서 깊은 산에서 놀다가 길을 헤맸고 한 고을에 이르니 누대가 밝고도 곱지만 매우 기이했다. 問傍人: “是何處也?” 曰: “仙女臺也.” 곁에 있는 사람에게 “이곳은 어디요?”라고 물으니, “선녀대(仙女臺)입니다.”라..
17. 혜문스님의 넉넉함 禪師惠文固城郡人也. 年三十餘始中空門選, 累緇秩至大禪. 尙住雲門寺, 爲人抗直, 一時名士大夫, 多從之遊. 喜作詩, 得仙人體, 嘗題普賢寺云: ‘爐火煙中演梵音, 寂寥生白室沈沈. 路長門外人南北, 松老巖邊月古今. 空院曉風饒鐸舌, 小庭秋露敗蕉心. 我來寄傲高僧榻, 一夜淸淡直萬金.’ 幽致自在, 頷聯爲人傳誦, 因號松月和尙. 해석 禪師惠文固城郡人也. 선사 혜문(惠文)은 고성군(固城郡) 사람이다. 年三十餘始中空門選, 累緇秩至大禪. 나이 30 몇 살에 처음으로 공문과(空門科)에 선발되어 스님의 등급[緇秩]을 거듭하다가 대선사(大禪師)에 이르렀다. 尙住雲門寺, 爲人抗直, 一時名士大夫, 多從之遊. 또한 운문사(雲門寺)에 머물 적에 사람됨이 올곧고 강직하여 한 때의 이름난 사대부들이 대개 그를 따르며 유람했..
16. 선사 조파와 공공 스님의 우정 宋朝禪子祖播, 因歐陽白虎東來, 以詩一首寄我國空空上人, 兼貺漆鉢五器, 斑竹杖一事. 又名庵曰兎角, 手書其額以寄之. 余嘉兩師千里相契之意, 又聞歐陽君詩名, 亦復渴仰, 因和二首詩云: ‘去此中華隔大瀛, 兩公相照鏡心情. 空師方結蜂窠室, 播老遙傳兔角名. 杖古尙餘斑竹暉, 鉢靈應秀碧蓮莖. 誰敎一日親交錫, 共作金毛震地聲.’ ‘邈從千里渡滄瀛, 詩韻猶含山水淸. 可喜醉翁流遠派, 尙敎吾輩飽香名. 凌霄玉樹高千丈, 瑞世金芝擢九莖. 早挹英風難覿面, 何時親聽咳餘聲.’ 해석 宋朝禪子祖播, 因歐陽白虎東來, 以詩一首寄我國空空上人, 兼貺漆鉢五器, 斑竹杖一事. 송나라 선자(禪子) 조파(祖播)가 구양백호(歐陽白虎)가 우리나라에 오는 것에 따라 시 한 수를 우리나라 공공(空空) 스님에게 부치며 더하여 칠을 한 바..
15. 좋은 시 감식의 어려움 余昔讀梅聖兪詩, 私心竊薄之, 未識古人所以號詩翁者. 及今閱之, 外若薾弱, 中含骨骾, 眞詩中之精嶲也, 知梅詩然後, 可謂知詩之也. 但古人以謝靈運詩, 池塘生春草爲警策, 余未識佳處. 徐凝瀑布詩, 一條界破靑山色, 則余擬其佳句, 然東坡以爲惡詩. 由此觀之, 余輩之知詩, 其不及古人遠矣. 又陶潛詩恬然和靜, 余淸廟之瑟朱絃疎越, 一唱三歎. 余欲効其體, 終不得其髣髴, 尤可笑已. 해석 余昔讀梅聖兪詩, 私心竊薄之, 未識古人所以號詩翁者. 나는 옛날에 매성유(梅聖兪) 시를 읽고서 마음 속으로 그를 형편 없다 여겨서 옛 사람들이 시옹(詩翁)이라 부른 까닭을 알질 못했다. 及今閱之, 外若薾弱, 中含骨骾, 眞詩中之精嶲也, 知梅詩然後, 可謂知詩之也. 지금에 와서 보니 바깥은 약한 듯하나 중심은 굳세 참으로 시 ..
13. 오류선생 같은 백운거사 백운거사전(白雲居士傳) 白雲居士先生自號也, 晦其名, 顯其號. 其所以自號之意 其在先生「白雲語錄」. 家屢空, 火食不續, 居士自怡怡如也. 性放曠無檢, 六合爲隘, 天地爲窄. 嘗以酒自昏, 人有邀之者, 欣然輒造, 徑醉而返, 豈古淵明之徒與? 彈琴飮酒, 以此自遣, 此其實錄也, 居士醉而吟一詩曰: ‘天地爲衾枕, 江河作酒池. 願成千日飮, 醉過太平時.’ 又自作贊曰: ‘志固在六合之外, 天地所不囿, 將與氣母遊於無何有乎?’ 해석 白雲居士先生自號也, 晦其名, 顯其號. 백운거사는 선생의 자호(自號)로, 그 이름을 감추고 호를 드러낸 것이다. 其所以自號之意 其在先生「白雲語錄」. 자호를 한 까닭의 뜻은 선생의 「백운어록(白雲語錄)」에 기재되어 있다. 家屢空, 火食不續, 居士自怡怡如也. 집의 쌀독은 자주 비어..
12. 백거이를 닮은 나 余本嗜詩, 雖宿負也, 至於病中, 尤酷好, 倍於平日, 亦不知所以. 每寓興觸物, 無日不吟, 欲罷不得, 因謂曰: ‘此亦病也.’ 曾著詩癖篇以見志, 蓋自傷也. 又每食不過數匙, 唯飮酒而已, 常以此爲患. 及見白樂天後集之老境所著, 則多是病中所作, 飮酒亦然, 其一詩略云: ‘我亦定中觀宿命, 多生償負是歌詩. 不然何故狂吟咏, 病後多於未病時.’ 酬夢得詩云: ‘昏昏布衾底, 病醉睡相和.’ 服雲母散詩云: ‘藥消日晏三匙食.’ 其餘亦倣此. 余然後頗自寬之曰: ‘非獨余也, 古人亦爾, 此皆宿負所致, 無可奈何矣? 白公病暇滿一百日解綬, 余於某日將乞退, 計病暇一百有十日, 其不期相類如此. 但所欠者, 樊素小蠻耳. 然二妾亦於公遠矣, 其於老境病中之事, 往往多有類余者, 因和病中十五首以紓其情.’ 其自解曰: ‘老境忘懷履坦夷 樂天可作我..
10. 동급자들과 지은 시가 중국에서 유행하다 余昔登第之年, 嘗余同年遊通濟寺. 余及四五人佯落後徐行, 聯鞍唱和, 以首唱者韻, 各賦四韻詩. 此旣路上口唱, 非有所筆, 而亦直以爲詩人常語, 便不復記之也. 其後再聞有人傳云. 此詩流入中國, 大爲士大夫所賞, 其人唯誦一句云: ‘蹇驢影裡碧山暮, 斷雁聲中紅樹秋. 此句尤其所愛者.’ 余聞之, 亦未之信也. 後復有人能記一句云: ‘獨鶴何歸天杳杳, 行人不盡路悠悠. 其首落句則皆所不知也.’ 余雖未聰明, 亦不甚椎鈍者也, 豈其時率爾而作, 略不置意而偶忘之耶? 昨者, 歐陽伯虎訪余, 有座客言及此詩. 因問之曰: “相國此詩, 傳播大國, 信乎?” 歐遽對曰: “不唯傳播, 皆作畵簇看之.” 客稍疑之. 歐曰: “若爾余明年還國, 可䝴其畵及此詩全本來以示也.” 噫果若此言, 則此實非分之言, 非所敢當也. 此前所寄絶句,..
8. 시적 재능이 특출난 오세재 僕陽吳世才德全, 爲詩遒邁勁俊, 其時之膾炙人口者, 不爲不多, 而未見其能押强韻. 及登北山, 欲題戟岩, 使人呼韻, 其人故以險韻呼之, 吳題曰: “北嶺石巉巉, 邦人號戟巖. 逈摏乘鶴晋, 高刺上天咸. 楺柄電爲火, 洗鋒霜是鹽. 何當作兵器, 亡楚却存凡.” 其後有北朝使, 能詩人也, 聞此詩, 再三歎美問: “是人在否? 今作何官? 儻可見之耶?” 我國人茫然無以對. 余聞之曰: “何不道今之制誥學士耶?” 其昧權如此, 可歎. 해석 僕陽吳世才德全, 爲詩遒邁勁俊, 其時之膾炙人口者, 不爲不多, 而未見其能押强韻. 복양(僕陽, 號) 덕전(德全, 字) 오세재(吳世才)는 시를 지은 것이 굳세고 힘이 있으며 강하고 반듯해 당시 사람들에 회자된 것들이 많지 않음이 없었지만 강운(强韻)【한시(漢詩)를 지을 때 쓰이는 운자..
3. 최치원의 솜씨와 한계 崔致遠孤雲, 有破天荒之大功, 故東方學者, 皆以爲宗. 其所著「琵琶行」一首, 載於『唐音遺響』, 而錄以無名氏, 後之疑信未定. 或以洞庭月落孤雲歸之句, 證爲致遠之作, 然亦未可以此爲斷案. 如黃巢檄一篇, 雖不載於史籍, 巢讀至不惟天下之人皆思顯戮, 抑亦地中之鬼已議陰誅, 不覺下床而屈. 如非泣鬼驚風之手, 何能至此? 然其詩不甚高, 豈其入中國, 在於晩唐後故歟? 해석 崔致遠孤雲, 有破天荒之大功, 故東方學者, 皆以爲宗.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은 혼돈의 상태[天荒]를 깨뜨린 큰 공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학자들은 모두 종주(宗主)로 여긴다. 其所著「琵琶行」一首, 載於『唐音遺響』, 而錄以無名氏, 後之疑信未定. 그가 지은 「비파행(琵琶行)」 한 수가 『당음유향(唐音遺響)』에 기재되어 있는데 무명씨(無名氏..
2. 진덕여왕의 태평송 新羅眞德女主「太平」詩, 載於『唐詩類紀』, 其詩高古雄渾, 比始唐諸作, 不相上下. 是時, 東方文風未盛, 乙支文德一絶外, 無聞焉, 而女主乃爾, 亦奇矣. 詩曰: ‘大唐開鴻業, 嵬嵬皇猷昌. 止戈戎衣定 修文繼百王 統天崇雨施 理物體含章 深仁諧日月 撫運邁時康 幡旗旣赫赫 鉦鼓何煌煌 外夷違命者 剪覆被天殃 和風凝宇宙 遐邇競呈祥 四時調玉燭 七曜巡萬方 維岳降帝輔 維帝用忠良 五三成一德 昭載皇家唐.’ 按小註曰: ‘永徽元年, 眞德大破百濟之衆, 乃織錦, 作五言太平詩, 以獻’云. 按永徽, 乃高宗年號也. 해석 新羅眞德女主「太平」詩, 載於『唐詩類紀』, 其詩高古雄渾, 比始唐諸作, 不相上下. 신라의 진덕여왕(眞德女王)의 「태평(太平)」시가 『당시유기(唐詩類紀)』에 기재되어 있는데 그 시는 고상하고 예스러우며 웅장하고 드..
1. 최초로 중국에 알려진 우리나라의 시 我東邦, 自殷太師東封, 文獻始起, 而中間作者, 世遠不可聞. 『堯山堂外記』, 備記乙支文德事, 且載其有, 遺隋將于仲文, 五言詩句, 詩曰: ‘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 戰勝功旣高, 知足願云止.’ 句法奇古, 無綺麗雕飾之習, 豈後世委靡者, 所可企及哉? 按乙支文德, 高句麗大臣也. 해석 我東邦, 自殷太師東封, 文獻始起, 而中間作者, 世遠不可聞. 우리나라는 은나라의 태사가 동쪽에 봉해져서부터 문헌이 막 일어났지만 중간에 작가들이 세상이 멀어져서 알려질 수가 없었다. 『堯山堂外記』, 備記乙支文德事, 且載其有, 遺隋將于仲文, 五言詩句, 詩曰: ‘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 戰勝功旣高, 知足願云止.’ 『요산당외기(堯山堂外記)』에 을지문덕의 일을 모두 기록했고 또한 있었음을 기재했으니 수나..
28. 귀시를 지은 윤결과 그걸 간파한 차식 尹先生潔與吾先君, 生同丁丑, 又同丁酉司馬, 又同癸卯龍榜, 交遊最款. 先君之在松京, 尹先生與安公璲共遊天聖, 安亦丁酉榜也. 自山中來抵先君所, 語移日. 尹公爲誦五言絶一句首曰: “此詩何如?” 先君答曰: “此乃鬼詩也.” 尹公大驚曰: “君何以知鬼詩也? 余夜夢遊一深洞, 白沙十餘里, 月色如晝, 有一鶯聲, 問其洞, 乃石門也. 遂作詩曰: ‘偶入石門洞, 吟詩孤夜行. 月午澗沙白, 空山啼一鶯.” 해석尹先生潔與吾先君, 生同丁丑, 선생 윤결【尹潔: 1517(중종 12)~1548(명종 3), 자는 長源, 호는 醉夫·醒夫. 1537년(중종 32)에 진사가 되고, 1543년 식년문과에 을과로 급제함. 1546년(명종 1)에는 유구(琉球)에 표류하였던 박손(朴孫)의 경험담을 토대로 『琉球風俗記..
1. 시가 당시나 송시 한쪽으로만 치우쳐선 안 된다 文章小技也. 於道無當焉, 而贊文者目以貫道之器, 何也? 蓋雖有至道, 不能獨宣, 假諸文而傳. 然則不可謂不相須也. 詩卽由文而句爾. 詩形而上者也, 文形而下者也, 形而上者屬乎天, 形而下者屬乎地也. 詩主乎詞, 文主乎理. 詩非無理也者而理則已愨, 文非無詞也者而詞則已史. 要在詞與理俱中爾. 風者, 詞而理者也; 雅頌者, 理而詞者也. 六朝以後, 詞而詞者也; 趙ㆍ宋以降, 理而理者也. 世之言唐者斥宋, 治宋者亦不必尊唐, 茲皆偏已. 唐之衰也, 豈無俚譜; 宋之盛也, 豈無雅音. 此正鉤金輿薪之類也. 해석 시는 소기(小技)지만 도를 전하는 기구다 文章小技也. 문장은 작은 기술이다. 於道無當焉, 而贊文者目以貫道之器, 何也? 도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문장을 찬미하는 사람들이 ‘도를 꿰는 기구[..
5. 중국 사신마저도 인정한 이행의 이별시 華使之來, 容齋爲儐相, 湖陰諸公爲從事. 及其還也, 諸公以詩送之, 長篇傑句, 郁燁璀璨, 而華使皆不許可. 獨容齋句, ‘明月莫須出, 天風休更吹. 月出有驚鳥, 風吹無定枝.’ 華使稱賞不已. 湖陰竊怪之, 及還朝, 沈誦此句數月, 然後始知其妙. 蓋臨別時, 觸物易感, 彼月出而鳥驚, 風吹而枝動, 俱可以助離懷, 有言外之意. 華使之獎, 蓋以此也. 해석華使之來, 容齋爲儐相, 중국사신이 오니, 용재 이행이 접빈사의 보좌관【儐相: 손님을 인도하고 주인을 돕는 것】이 되었고, 湖陰諸公爲從事. 호음 정사룡과 나머지는 종사관이 되었다. 及其還也, 諸公以詩送之, 중국사신이 돌아갈 적에 모든 공들이 시를 지어 그를 전송하는데, 長篇傑句, 郁燁璀璨, 장편들은 걸출한 구절로, 문채 나고 빛나며 옥처럼..
56. 뛰어난 점필재의 시재 佔畢齋之詩稱爲冠冕者, 實非誇也. 每誦其‘細雨僧縫衲, 寒江客棹舟.’ 則未嘗不服其精細. ‘十年世事孤吟裏, 八月秋容亂樹間,’ 則未嘗不服其爽朗. ‘風飄羅代蓋, 雨蹴佛天花,’ 則未嘗不服其放遠也. -『晴窓軟談』 해석佔畢齋之詩稱爲冠冕者, 實非誇也. “점필재의 시가 조정에서 으뜸이라고 일컬어진 것이 실로 과장이 아니다. 每誦其‘細雨僧縫衲, 寒江客棹舟.’ 매번 읊었던 「선사사에서[仙槎寺]」의 경련(頸聯)은 細雨僧縫衲 寒江客棹舟가랑비 속에 스님은 적삼을 꿰매고, 추운 강에서 나그네 배를 젓네. 則未嘗不服其精細. 일찍이 그 정밀하고 세밀함에 탄복하지 않음이 없었고, ‘十年世事孤吟裏, 八月秋容亂樹間,’ 「청심루에서 가정의 시에 차운하다[次淸心樓韻]」라는 시의 경련(頸聯)은 다음과 같으니, 十年世事..
14. 홍섬, 시로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다 洪相國暹, 字退之, 號忍齋, 議政彥弼之子也. 少時爲金安老所陷, 受庭刑竄興陽, 安老敗, 遂光顯. 其刑也, 有人言於蘇贊成世讓曰: “惜夫! 退之之止於斯也.” 贊成曰: “此人必有前程, 豈遽死耶?” 其人曰: “何以知之?” 贊成曰: “曩日課製「灎澦堆」詩結句曰: ‘淸猿啼不盡, 送我上危灘.’ 如此詩句, 可知人休咎”云. 竟入相黃閣二十年, 年八十二卒. 詩亦可以占人窮達, 如是哉. 해석洪相國暹, 字退之, 號忍齋, 議政彥弼之子也. 상국 홍섬의 자(字)는 퇴지이고 호(號)는 인재로 의정을 지낸 언필의 자식이다. 少時爲金安老所陷, 受庭刑竄興陽, 젊었을 적에 김안로에게 모함을 당해 형벌을 받고 흥양으로 유배되었다가 安老敗, 遂光顯. 김안노가 실각하자 마침내 크게 현달했다. 其刑也, 有人言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