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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새롭고도 예롭게 - 4. 옛 것을 본받되 변할 줄 아는 예 본문

책/한문(漢文)

새롭고도 예롭게 - 4. 옛 것을 본받되 변할 줄 아는 예

건방진방랑자 2020. 4. 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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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옛 것을 본받되 변할 줄 아는 예

 

 

옛 사람에 책읽기를 잘 한 사람이 있는데 공명선公明宣이 바로 그 사람이다. 옛 사람에 글을 잘 지은 이가 있으니 회음후 한신韓信이 그 사람이다. 왜 그럴까?

古之人, 有善讀書者, 公明宣是已. 古之人, 有善爲文者, 淮陰侯是已. 何者?

 

공명선이 증자에게서 세 해를 배웠는데 책을 읽지 않자 증자가 이를 물었다. 그가 대답하였다. “제가 선생님께서 가정에서 생활하시는 것을 뵈었고, 선생님께서 손님 접대하시는 것을 보았으며, 선생님께서 조정에 처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배웠지만 아직 능히 하지 못합니다. 제가 어찌 감히 배우지도 않으면서 선생님의 문하에 있겠습니까?[각주:1]

公明宣學於曾子三年, 不讀書, 曾子問之, 對曰: “宣見夫子之居庭, 見夫子應賓客, 見夫子之居朝廷也, 學而未能, 宣安敢不學而處夫子之門乎?”

이어지는 공명선과 회음후의 이야기는 어떻게 지금과 옛날이 만나게 되는가를 보다 분명하게 보여준다. 공명선은 증자의 문하에서 3년간 있었다. 스승은 3년 동안 제자가 책 읽는 꼴을 볼 수가 없었다. 이를 힐문하자, 제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선생님, 제가 어찌 배우지 않으면서 선생님의 문하에 있겠습니까? 저는 지난 3년간 선생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배우려고 애썼습니다. 가정에서의 몸가짐과 손님 접대의 방법과 벼슬길에서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 가를 배웠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선생님처럼 할 수가 없습니다. 배우지 않다니요, 선생님!” 그랬다. 다른 제자들이 논어를 외우고 제자백가를 밑줄 쳐 가며 익힐 때에 그는 스승이라는 살아있는텍스트를 읽었던 것이다. 문자의 지식이야 굳이 증자에게서가 아니래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사변의 지식을 거부하고 스승이라는 살아 숨 쉬는 교과서를 익히고자 했던 공명선의 독서는 과연 법고이지변에 해당한다 할만하다.

 

 

 

 

 

인용

목차

원문

작가 이력 및 작품

18A11

고문이란 무엇인가?

연암체와 연암에 대한 숱한 오해

1. 본받는다는 건 흉내내기가 아니다

2. 새 것을 만든다는 건 기이한 걸 만드는 게 아니다

3. 본받되 변화할 줄 알고, 새 것을 만들되 법도에 맞게 하라

4. 옛 것을 본받되 변할 줄 아는 예

5. 새 것을 만들되 법도에 맞게 한 예

6. 法古而知變刱新而能典의 또 다른 예

7. 해답은 법고와 창신의 조화로운 결합에 있다

8. 연암은 고문가일까?

8-1. 총평

 

 

  1. 『소학』계고稽古 제4 <명륜明倫>에 나온다. 증자의 다른 제자들이 단지 문자로 된 서책에만 현혹되어 있을 때, 공명선은 스승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여 살아있는 가르침을 배우고자 했다. 말하자면 그는 정작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정말 책을 잘 읽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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