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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저자 - 1. 자사 저작설의 두 가지 근거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저자 - 1. 자사 저작설의 두 가지 근거

건방진방랑자 2021. 9. 1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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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1. 자사 저작설의 두 가지 근거

 

 

중용은 중간이 아닌 평형

 

중용(中庸)이란 책에서 ()’이란 개념은 영어의 중간(Middle)이 아니고 평형(equilibrium)이란 말입니다. ‘()’은 범용하다는 뜻이고 공통성(commonality)’, ‘보통(mediocrity)’으로 번역하기도 하는데 그저 그렇다는 뜻이죠. ‘He is a mediocrity’라고 하면 똑똑하지도 않고 바보스럽지도 않은 그저 그런 사람을 뜻합니다. 실존주의도 보면 항상 일상성(Taglichkeit)을 말합니다. 중용(中庸)에 대한 정의는 앞으로 더 생각해봅시다.

 

보통 중용(中庸)을 공자(孔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지었다고 하는 설()은 사마천의 사기(史記)와 공자의 8세손인 공부(孔駙)가 공씨 집안의 모든 이야기를 총서화해서 만든 공총자(孔叢子)라는 책에 근거합니다. 자사(子思0가 정확하게 어떤 사람인지는 정사에 안 나와서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사마천도 중용(中庸)을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지었다고 하지만 공자의 생애와 비교하여 연대를 잘 맞추어 보면 틀리는 구석이 많아요.

 

 

 

유대인이 인류사에 무수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이유

 

공총자(孔叢子)라는 책을 내가 알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내가 대만에 유학하고 있을 때 중국문명을 공부하겠다고 이스라엘에서 온 요아브 아리엘(Yoav Ariel)이라는 유대인 친구가 있었어요.

 

여기 오구라씨도 한국 무속문명에 대한 일원론적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러 왔다고 하는데요. 유대인들은 참 저돌적입니다. 아인슈타인, 칼 맑스, 스티븐 스필버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노암 촘스키, 예수 등 이 세계를 개혁한 사람들의 이름을 대보십시오. 유대인 아닌 사람이 거의 없을 지경이예요. 도대체가 유대인은 왜 이렇게 천재성이 대단한가? 한국사람들도 천재성이 있다는데 왜 그렇게 되지 못할까요?

 

유대인들은 방랑아들입니다. 로마가 이스라엘을 점령하고 A.D 2세기에는 유대인들을 이스라엘에서 완전히 쫒아내 버렸습니다. 이들은 2000년간 고향을 잃고 헤매다가, 출애굽(EXODUS)라는 영화에 나오듯이 자기들의 선조가 살았다고 추정되는 땅으로 다시 돌아가서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세웠죠? 그런데 유대인들은 타문명에 가서도 자기들 나름대로 공동체(community)를 형성하고 자기들의 종교, 언어, 습관, 탈무드를 버리지 않고 살면서 완전히 동일성을 유지했어요. 그래서 모든 유대인들은 기본적으로 최소한 두개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이개국어 사용자(bilingual)’들입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문명의 대비적인 구조 속에서도 절대 동화가 되지 않고 항상 자기들의 아이덴티티를 고수합니다. 그러므로 유대인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암적인 존재로 보이기도 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히틀러가 완전히 싹 도려내버리려고 했던 것 아니겠어요? 이들의 굉장한 천재성은 이개국어 이상의 필로로기(Philology) 인식과 이러한 탄압과 억압의 충돌 구조 속에서 개발되는 것 같습니다.

 

내 친구가 그런 천재는 아니지만 이스라엘에서 대만으로 와서 하는 말이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이개 국어 사용자들이 모여들었으므로 자기가 속해있었던 문명을 남한테 소개하고 가르쳐주는 코스모폴리탄한 분위기와 체제가 텔아비브대학 등을 비롯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잘 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네 생각만하고 중국에 왔는데, 누가 영어로 이스라엘에서 온 사람을 잘 가르쳐 주겠습니까? 그래서 영어로 자기와 철학적 논의(debate)를 할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다가 나를 발견하고 단짝 친구가 된 것입니다. 처음엔 이 친구가 유대인들의 성서적인 이원적 사고를 가지고 중국문명에 접근하려고 해서 나하고 무지하게 싸웠습니다.

 

 

 

공총자(孔叢子)에 묘사된 자사

 

그런데 나중에 논문을 쓰기 위해서 좀 애매하고 남들이 안 보면서 근사할 수 있는 텍스트가 어디 없을까 하고 도서관에서 찾다 찾다 결국 우리 둘이 찾은 것이 공총자(孔叢子)였어요. 공총자(孔叢子)에 대해서는 아무도 논문을 쓰지 않았고 분량이 짧으면서도 재미있는 책이긴 하지만 사실은 문제가 많은 텍스트입니다. 그런데 또 이 자식이 나보고 이 책을 다 번역을 해 달라고 해서 내가 다 영역을 해 주기도 했는데, 결국 이 친구는 공총자(孔叢子) 박사가 되었고 텔아비브대학으로 돌아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공총자(孔叢子)라는 텍스트에는 이처럼 재미있는 인연이 걸쳐져 있는데, 아무튼 이 책 안에는 희한한 얘기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공자와 자사에 대한 얘기도 자세히 나와요. 그런데 이게 모두 쌩 구라들입니다. 여기서 얘기하는 것들이 리얼리티일 수가 없어요. 공총자(孔叢子)가 위서임에는 분명하지만 여러 가지 이론(異論)이 많습니다.

 

이 책에 보면 자사에 대해 아주 상세히 나오는데, 자사는 자신에 대해서 엄청나게 엄격(austere)하고 굉장한 금욕주의자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난한 자사에게 누가 쌀을 보냈을 때는 제사를 지내기 위해 할 수 없이 받지만, 친구가 육포를 보냈을 때는 일신의 쾌락을 위해서 육포를 받는 짓은 할 수 없다하여 거절한다는 얘기도 나오죠. 공총자(孔叢子)에는 자사가 오해로 인하여 감옥에 갇혀 있다가 거기서 중용(中庸)49편을 썼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주자의 중용장구(中庸章句)33장으로 되어 있고 앞의 스무장과 뒤의 열세장의 성격이 다릅니다. 또한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중용설 이편(中庸說 二篇)’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것이 어떤 책인지는 전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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