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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2장 한국불교의 흐름과 그 본질적 성격 - 말 탄 서산을 끌어내리는 유생들 본문

고전/불경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2장 한국불교의 흐름과 그 본질적 성격 - 말 탄 서산을 끌어내리는 유생들

건방진방랑자 2021. 7. 1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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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탄 서산을 끌어내리는 유생들

 

 

지금 조선시대의 불교가 얼마나 고난의 길을 걸었는가, 그리고 그 고난 때문에 얼마나 순결한 선가(禪家)의 맥을 이었는가 하는 것을 말하려다 이야기가 곁가지로 흐르고 말았는데, 이런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서산대사가 서울이 수복된 후, 서울의 치안을 돌보기 위하여 궁궐 밖에서 승군들과 함께 왔다갔다 하면서 분주히 일을 하고 있었는데, 서산은 당연히 이미 74세의 노구에 병까지 얻은 상태였기 때문에 말 위에서 지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신(朝臣)들이 그 앞을 걸어가면서 비위가 몹시 상했던 것 같습니다. 자기들은 말도 못 타고 걸어가면서 서산대사를 치켜 올려다 볼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사헌부에서 상소를 올려 다음과 같은 터무니 없는 악담을 늘어놓습니다.

 

 

휴정은 오직 방자한 마음만을 품어 많은 추종자를 거느리고 앞뒤에서 호위하게 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말을 타고 궁문 밖에 이르러서는 걸어가는 조신(朝臣)들을 만나도 거만스레 벼슬아치나 재상의 체통을 보입니다. 조금도 중다운 태도가 없으니 추고하여 엄히 다스리도록 명하시어 후일을 징계하소서. 선조실록26515일 무진(戊辰) 기사

惟懷縱恣之心, 多率騶從, 前後擁喝, 至於騎到行宮門外, 親徒步之朝士, 偃然作衣冠宰相之體. 略無緇髡之態, 請命推考重治, 以懲他日.

 

 

말을 타고 궁궐 안으로 들어간 것도 아니고, 국가를 위기에서 탈출시키기 위하여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 왕이 안전하게 환궁하도록 준비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도총섭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이렇게 당대의 무위도식(無爲徒食)하는 벼슬아치들은 모함만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인용

목차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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