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1/10/23 (10)
건빵이랑 놀자
고금의 시를 보고 성당풍 시를 짓는 저자의 시 평론집이기에 가치가 있다 소화시평서(小華詩評序) 홍석기(洪錫箕) 모든 사물이 그렇듯 시도 각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隋珠楚璞, 不同其彩, 而爲寶則均也: 麗姬ㆍ毛嬙, 不同其態, 而爲艶則一也, 桂之於申椒, 蘭之於芷若, 異其性而同其芬馥; 江河之於溪澗, 蒿華之於衆巒, 異其勢而同其流峙. 此百家之詩, 不一其體而皆可取者也. 홍만종의 감식안과 그가 지은 소화시평 玄默于洪于海, 酷好詩, 閱覽古今諸于詩文. 其才穎, 故耳不潰聽; 其見高, 故目無所逃, 詩壇袞鉞, 固嚴於胸中矣. 遂採輯我東方大小家佳篇秀句, 分爲二篇, 顏之曰『小華詩評』. 其所評騭, 炳若丹青, 使人一開卷, 規模體制, 已了了於心上, 其有裨於詩學, 豈淺尠哉! 동명이 칭찬한 우해의 시를 통해 시 평론집인 이 책의 가치도 알 ..
태현경의 가치를 지닌 소화시평은 훗날 칭송받으리 소화시평서(小華詩評序) 김진표(金震標) 홍만종의 재능과 소화시평의 수록된 시들 余所善宇海洪君, 少小酷好詩, 閱盡百氏語, 透三昧之奥, 具金剛之眼. 遂取我東古今宸翰詞人佳什, 以至山僧閨秀警語姸辭, 靡不該錄, 名之曰『小華詩評』, 以示余. 자신의 책에 대한 우려 섞인 겸손 謂余曰: “昔楊子雲作『太玄』, 諸儒譏其非聖人而作經, 猶春秋吳ㆍ楚之君僭號稱王. 不侫無作者之能而著是書, 吳ㆍ楚僭號之譏, 其將不免耶?” 이 책의 가치를 알아줄 사람이 있을 테니 걱정 놓으라 余應之曰: “固然! 夫人情好古而輕今. 子雲生於漢, 故漢儒易之, 後人重之. 今子之生也亦今世也, 覆瓿之譏, 子豈獨免乎! 雖然明珠珷玞混陳於市肆, 凡賈不知, 惟波斯胡一見便別. 使是書也, 不遇如桓譚者則已, 遇之, 猶使子雲見重..
8. 텍스트 비평과 번역 내가 첫 번역을 할 때 교감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여러 사본을 놓고 교감하긴 했으나 철저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정판을 내면서 그 뒤로 입수한 많은 사본까지 포함하여 선본을 골라 본격적으로 교감하여 정본을 확정하고자 하였다. 전체 사본을 비교하여 교감하는 것은 일이 벅차기도 하고 사본마다 편차가 너무 심하여 일일이 교감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였다. 따라서 의미의 차이를 가져오는 어구의 교감을 위주로 꼭 필요한 것을 빼놓고는 주석을 달지 않고 나의 안목에 따라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방향과 글자와 문단을 선택하여 정본을 만들었다. 역자가 선본이라고 판단하여 교감에 활용한 사본은 다음과 같다. (1) 국립본1 : 국립중앙도서관 소..
7. 사본의 문제점 『소화시평』은 저자가 33세 때인 1675년에 저술되었다. 그로부터 30년쯤 지난 무렵 임경((任璟)은 “『소화시평』이 세상에 널리 퍼져 있고 많은 문사들에게 칭찬을 받으며 감상되고 있다”라고 밝혔는데 당시부터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음을 확인해준다. 책 한 권으로 조선 한시문학의 큰 줄거리를 손쉽게 가늠하고 주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미덕 덕분이다. 인기는 20세기 전반까지 식지 않아 일종의 스테디셀러처럼 독자들에게 환영받았다. 인기는 무엇보다 필사본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현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금도 웬만한 고서수집가는 이 책의 필사본을 몇 종씩 소장하고 있을 만큼 흔한 책이었다. 불행히도 간행되지는 않았으나 근대 이전까지 독서인의 서가에 두루 얹혀 있는 책의 ..
6. 품평 언어 비평가로서 자의식이 강한 홍만종이 시비평의 언어와 문법으로 채택한 것은 품격비평(品格批評)이었다. 작가와 작품이 건네는 독특한 인상과 품격을 한 글자에서 몇 글자의 품평용어로 제시하는 방법이다. 이 품격비평은 고려 중엽의 『파한집』이래 면면히 이어져왔지만 홍만종에 이르러 그 극점에 이르렀다. 『소화시평』에서는 다음과 같은 품평의 언어들을 조합하여 작품을 비평하고 있다. 이를 도표로 제시한다. 簡 간단하다 感 느꺼워하다 慨 개탄하다 健 굳세다 傑 웅걸하다 激 분노하다 潔 깨끗하다 勁 날카롭다 警 놀랍다 古 예스럽다 孤 외롭다 曲 곡절이 있다 工 공교하다 曠 툭 트이다 宏 굉장하다 巧 바르다 崛 우뚝하다 窮 궁색하다 詭 궤벽하다 近 친근하다 濃 농후하다 穠 짙다 淡 담박하다 到 알맞다 朗 명..
5. 비평가의 세 가지 자격 홍만종은 십대 시절부터 시학에 관심을 갖고 오래도록 공부하여 안목을 키웠노라고 스스로 밝혔다. 그만큼 비평에 남다른 열정과 전문성을 갖추었고, 노년에 이르기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젊은 시절에 지은 첫 번째 저술부터 전문 비평가로서 갖추어야 할 자격을 논하고 있다. 비평가의 자격으로 그가 내세운 조건을 간추려 살펴보면 대략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시를 정밀하게 읽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자료의 수집과 독서가 그 기초이다. 『순오지』에는 그가 파악한 문집 목록이 제시되어 있는데 그가 수집하고자 한 문헌의 방대한 수량을 보여주고 있다. 『소화시평』 서문에서 “위로는 태사(太師, 기자箕子)로부터 아래로는 최근의 시에 이르기까지 무릇 우리나라에서 시라고 칭해..
4. 성격 먼저 시선집으로서 지닌 특징과 가치를 살펴본다. 서문을 빼고 전체 212칙의 체제를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상권 1~13칙 역대 제왕 14~15칙 종실(宗室), 귀유(貴遊) 16~47칙 사대부(최치원 ~ 이숭인) 48칙 고려조의 연구 엄선 49칙 고려와 조선조 시의 우열 50~82칙 사대부(정도전 ~ 정사룡) 83칙 칠언율시 경련(警聯) 84~110칙 사대부(정렴 ~ 이달) 하권 1~2칙 역대 경구(警句) 3~4칙 역대 풍유시(오언절구, 칠언절구) 5~32칙 사대부(이산해 ~ 홍경신) 33칙 표절시 34~63칙 사대부(이춘영 ~ 장유) 64칙 역대 경구(15명) 65~92칙 사대부(이식 ~ 이원진) 93~102칙 사대부 외의 시인군 93칙: 작가불명 / 94칙: 무명씨 / 95칙 : 한..
3. 홍만종의 시화집들 특징 홍만종의 국학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가 바로 시학(詩學) 또는 시화(詩話)이다. 홍만종은 길고 긴 시문학 전통의 가치를 인식하고 조선의 한시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한심한 조선 시단의 현실을 반성하였다. 그는 사명감에서 우러나온 조선 한시의 전문적 연구에 착수하여 문학과 관련된 문헌을 폭넓게 수집하였다. 문헌을 깊이 이해한 바탕 위에서 그는 조선 한시의 아름다움을 체계적이고 심미적으로 소개하여 『소화시평』, 『시평보유』, 『시평치윤』의 순서로 시화 3부작을 차례로 저술하였다. 『소화시평』을 첫 저술로 하여 이후 그 저술을 보완하는 시평을 두 종 더 편찬한 것이다. 마지막 저작 『시평치윤』은 현재 전하지 않으나 그 서문을 통해서 알려지지 않은 시인이나 시단의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는 ..
2. 17세기 국학의 대표자 홍만종 『소화시평』의 저자 홍만종은 17세기 후반과 18세기 전반기를 살다간 학자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본관은 풍산(豊山), 자(字)는 우해(于海), 호는 현묵자(玄默子)ㆍ장주(長洲)ㆍ몽헌(夢軒)이다. 그는 대대로 고관과 문인을 배출한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정허당(靜虛堂) 홍주세(洪柱世, 1612~1661)로 문과에 급제한 뒤 영천군수 등의 벼슬을 지냈다. 우암 송시열 등 서인이 추진하는 북벌론(北伐論)에 반대하고 정치적 주관을 지켰다. 조부는 월봉(月峯) 홍보(洪靌, 1585~1643)로 인조 원년에 문과에 장원급제했고, 이인거(李仁居)의 난에 공을 세워 풍녕부원군(豊寧府院君)에 책봉되었으며, 벼슬은 좌참찬(坐參)에 이르렀다. 증조부 습지(習池) 홍난상(洪鸞祥..
소화시평(小華詩評) 서설(序說) 1. 가치 『소화시평(小華詩評)』은 한국 한시를 뽑아서 품평한 책이다. 소화(小華)는 작은 중화(中華)라는 뜻으로 중국에 버금가는 문명국이라는 자부심을 표현한 말이고, 시평(詩評)은 시의 품평(品評)으로 시의 잘되고 못됨을 평가하여 수준의 높고 낮음을 자리매김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소화시평』은 한국 한시 가운데 우수한 작품을 골라 제시하고 그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여 독자의 감상과 이해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책이다. 굳이 분류한다면, 시의 선집 또는 비평서로서 시화(詩話) 갈래에 속한다. 저자는 홍만종(洪萬宗, 1643~1725)으로 1675년에 편찬이 완료되었다. 고대부터 17세기 후반까지 한시의 역사에서 기억해야 할 빼어난 작품을 짧고 인상적인 비평의 언어를 동원하여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