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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쓰는 만사
자만(自挽)
노수신(盧守愼)
塵世紛紛成古今 齊名李杜亦奇男
其冠浼我望望去 所事逢人歷歷談
一臥海中神自守 獨行天外影無慙
賈生能哭吾能笑 俱享行年三十三 『穌齋先生文集』 卷之二
해석
塵世紛紛成古今 진세분분성고금 |
속세는 분분히 고금을 이루는데 |
齊名李杜亦奇男 제명이두역기남 |
명성을 이응과 두밀【이두(李杜): 후한(後漢)의 고사(高士)인 이응(李膺)과 두밀(杜密)을 합칭한 말이다. 역시 후한의 고사인 범방(范滂) 또한 환제(桓帝) 때 당고(黨錮)의 화(禍)에 연좌되어 체포령이 내리자, 함께 도망치자는 현령(縣令) 곽손(郭揖)의 청을 뿌리치고 자진하여 감옥으로 나아갈 적에 그의 모친이 나와서 영결(永訣)을 하므로, 그가 모친에게 사뢰기를 “아우 중박이 효성스럽고 공경하여 넉넉히 어머니를 공양할 만합니다. 저는 이제 아버지 용서군을 따라 황천으로 돌아가면 생존한 이와 죽은 이가 각각 제자리를 얻게 될 것입니다. 오직 어머니께서는 차마 할 수 없는 은혜를 잘라 버리시어 너무 슬퍼하지 마소서.[仲博孝敬, 足以供養. 滂從龍舒君歸黃泉, 存亡各得其所. 惟大人割不可忍之恩, 勿增感戚.]”라고 하자, 그의 모친이 이르기를 “네가 지금 이응, 두밀과 명성을 나란히 하게 되었으니, 죽은들 무슨 여한이 있겠느냐. 이미 훌륭한 명성을 얻고 다시 오래 살기까지 바란다면 다 겸하여 얻을 수 있겠느냐.[汝今得與李、杜齊名, 死亦何恨? 旣有令名, 復求壽考, 可兼得乎?]”라고 하였는데, 범방은 모친께 하직 인사를 올리고 그길로 가서 처형을 당했다. 『후한서(後漢書)』 卷67 黨錮列傳 「범방(范滂)」 여기서는 곧 범방같이만 한다면 뛰어난 남아라고 할 만하다는 뜻으로 한 말인 듯하다.】과 나란히 했으니 또한 기이한 남자로다. |
其冠浼我望望去 기관매아망망거 |
관이 나를 더럽힐까【기관매아(其冠浼我): 맹자(孟子)가 백이(伯夷)를 두고 이르기를 “악을 미워하는 마음을 미루어서, 무례한 향인과 더불어 서 있을 때에 그의 관이 반듯하지 못하거든 뒤도 안 돌아보고 가 버려서 마치 자기까지 더럽힐 것처럼 여겼다.[推惡惡之心, 思與鄕人立, 其冠不正, 望望然去之, 若將浼焉.]”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맹자(孟子)』 「공손추(公孫丑)」 上】 망망히 떠나 |
所事逢人歷歷談 소사봉인력력담 |
일 삼는 건 사람을 만나 일일이 말하는 것이라네. |
一臥海中神自守 일와해중신자수 |
한 번 바다 한 가운데 누우니 정신이 스스로 지키고 |
獨行天外影無慙 독행천외영무참 |
홀로 하늘 바깥을 다니니 그림자에 부끄럽지 않네. |
賈生能哭吾能笑 가생능곡오능소 |
가의는 곡했지만 나는 웃을 수 있으니, |
俱享行年三十三 구향행년삼십삼 |
함께 33살의 나이를 누리려나 보다【가생(賈生): 한문제(漢文帝) 때의 문신(文臣) 가의(賈誼)를 가리킨다. 통곡을 했다는 것은 곧 가의가 일찍이 시국광구책(時局匡救策)인 치안책(治安策)을 문제에게 올려 잘못된 정치를 격렬히 비판했던바, 치안책 첫머리의 대략에 “신은 삼가 생각하건대, 지금의 사세가 통곡할 만한 일이 한 가지요, 눈물을 흘릴 만한 일이 두 가지요, 길이 한숨을 쉴 만한 일이 여섯 가지입니다.[臣竊惟事勢 可爲痛哭者一, 可爲流涕者二, 可爲長太息者六.]”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한서(漢書)』 卷48 「가의전(賈誼傳)」 둘 다 서른셋 나이를 누린다는 것은 곧 가의가 나이 서른셋에 요절했던바, 여기 저자 또한 당시의 나이가 서른셋인 데다 곧 죽게 되리라는 예감에서 한 말이다.】. 『穌齋先生文集』 卷之二 |
인용
자만(自挽) | 최유연 / 조임도 / 노수신1, 2 임제 / 이원익 |
輓詞(挽詞) | 한시미학산책 / 만록50 / 挽金大諫 / 홍섬의 모친 만사 / 挽思庵朴相公淳 / 鄭東溟挽 / 挽車僉正 / 車五山天輅挽 / 李叔章挽 / 哭石洲 / 張弼文挽 / 李虞裳挽 / 任寬甫挽詞 / 吳參判挽詞 / 權主簿挽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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