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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29장 - 1. 문명창시자와 잘못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29장 - 1. 문명창시자와 잘못

건방진방랑자 2021. 9. 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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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문명창시자와 잘못

 

 

王天下有三重焉, 其寡過矣乎!
왕천하(王天下)하는 사람에게는 세 가지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을 잘하면 그 과()를 줄일 수 있다.
 
氏曰: “三重謂議禮制度考文. 惟天子得以行之, 則國不異政, 家不殊俗, 而人得寡過矣.”
여씨가 삼중(三重)은 예악과 제도와 절문을 말한다. 오직 천자만이 얻어 행할 수 있으니 나라에 다른 정치가 없고 집엔 다른 풍속이 없다. 그리하면 천자의 감화로 인해 사람들이 허물이 적어진다.”라고 말했다.

 

 

이 문장에서는 왕천하(王天下)’과기과(寡其過)’의 해석에 상당히 주의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대개 이 왕천하(王天下)’라는 말을 천하에서 왕노릇한다는 의미로 간단하게 해석합니다만, 여기서 이 은 단순히 (king)’을 가리키는 명사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유교(儒敎) 경전에서, 왕천하(王天下)’천하의 왕노릇을 한다는 뜻으로 단순하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작예악(作禮樂)’, 예악(禮樂)을 만든다는 구체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라는 구체적 ()’를 얻는다는 것은 고대 사회 리더쉽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유교(儒敎)적 맥락에서 이 왕천하(王天下)’는 역시 작예악(作禮樂)’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문장에서도 작예악(作禮樂)’으로 해석해야 의미가 제대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작예악(作禮樂)’이라는 말을 오늘날 어휘로 푼다면 어떤 문명에 대해서 그 문화를 만든다는 의미예요. 따라서 왕천하(王天下)’라는 말은 천하를 지도한다는 의미로서, 궁극적 의미로는 많은 세상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해당될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의 의미는 바로 다음의 세 가지 중요한 것[三重]’과 연결시키면 보다 확실합니다. 29에서는 삼중(三重)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앞장의 맥락을 이었다고 했을 때, 삼중(三重)’28의례(議禮제도(制度고문(考文)’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면 될 것입니다. 주자(朱子)도 여대림(呂大臨)을 인용하면서 이 세 가지 소중한 것은 앞 장에서 언급되었던 의례(議禮제도(制度고문(考文)’이라고 주()를 달고 있어요[呂氏曰 三重謂議禮制度考文]. 앞 장에서 이 세 가지는 문명의 3대 요소를 작()하는 것이라고 했죠? 그러므로 왕천하(王天下)’작예악(作禮樂)’으로 보아야 자연스럽게 의미가 통해요. 따라서 이 문장 중 첫 번째 구절은 문명의 패러다임을 만드는 데는, (), (), () 세 가지를 작()하는 것이 중요한데~ ’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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