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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26장 - 1. 하늘과 땅, 얼굴과 오장육부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26장 - 1. 하늘과 땅, 얼굴과 오장육부

건방진방랑자 2021. 9. 21.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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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하늘과 땅, 얼굴과 오장육부

 

 

오늘은 중용(中庸)을 제 27장 한 장만 하고, 지난주에 예고한 대로 최영애 교수님의 시경(詩經) 강의를 하겠습니다. 중용(中庸)에서 시경(詩經)의 내용들이 계속 인용되는데, 그와 관련하여 시경(詩經)의 일단을 선보이겠습니다. 그리고 제 4림에서는 전적으로 시경(詩經)을 강의하기로 했고, 완독할 예정입니다. 5림 때는 순자(荀子)를 강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7장에 들어가기 전에, 지금 우리가 공부하고 있는 중용(中庸)과 관련하여 내가 매일 느끼는, 사소한 것들이지만 여러분들께 꼭 얘기해 줄 게 참 많아요. 오늘 아침 면도를 하다가 느낀 건데, 남자들에게 있어서 평생 면도를 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인 것 같아요. 여자들은 월경이라는 게 삶에서 주기적으로 닥치는 어려운 문제이지만, 남자들은 수염 깎는 게 대단한 문제란 말이죠. 하여튼 털이라는 것은 계속 나오는 거고, 사실 자연 상태에서는 그것을 안 깎는 게 정상이겠지만, 문명 생활에서는 깎게 되죠.

 

 

 

얼굴은 내장의 반영

 

최근에 어느 여학생이 나보고 피부가 참 곱다고 했는데, 난 피부가 곱지는 않아요. 젊게 보인다는 말인데, 물론 그것이 면도 탓은 아닙니다. 얼굴의 모습이란 어떠한 경우에도 내장의 반영입니다. 오장육부의 상태를 반영하는 거지. 얼굴의 문제는 화장품을 바르는 걸로 결코 해결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한의사들은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의 내장의 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하는 거죠.

 

인간을 하늘과 땅의 묘합이라고 보는 천지적 세계관, 즉 하늘과 땅의 세계관에 있어서도 사실 땅 속이란 볼 수가 없어요. 지질학자들이야 지표에 나타난 것을 보고 속을 관찰하겠지만, 그런데 인간의 내장, 즉 오장육부라는 것도 옛날 사람들은 땅속처럼 생각했거든요. 헌데 이 땅을 보기가 어렵단 말이죠. 이에 반해 옛날 사람들이 쉽게 관찰할 수 있었던 게 뭡니까? 하늘이죠. 인류문명에서 가장 먼저 발달한 학문이 천문학(astronomy)이예요. 수학보다 빨라요. 대개 마야문명등 고문명의 형태를 보면 천문학이 수학보다 빠르단 말이죠.

 

 

 

 

 

하늘을 보며 인간세상을 점치다

 

엊그저께 브로노프스키의 책을 읽다가 재미난 것을 발견했는데, 사실 극이라는 개념이 지구가 자전한다라는 데서 생기는 개념이잖습니까? 그런데 이 북반구에는 하늘을 보면 하필 이 극에 해당되는 상당히 가시적인 곳에 북극성이라는 별이 있단 말이죠.

 

북극성이란 게 별 게 아니고 이 pole의 자전축에 해당되는 데에 마침 별이 하나 걸린 거예요. 그래서 이 북극성이라는 별을 가지고 관측을 하게 되니까, 이 북반구에서는 휠(wheel, 바퀴)이라는 개념이 생겨요. 그러니깐 예를 들어, 시간을 설명하는 데도 휠 오브 타임(wheel of time)’, 즉 시간의 수레라든가 하는 표현이 생기죠. 그게 전부 북반구 쪽의 북극성이라는 별을 중심으로 해서 기타의 별들이 돌아간다는 이 개념, ‘중성공지(衆星共之)’라는 논어(論語)의 말도 있듯이, 바로 이 개념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라든가 마야 잉카 문명이 나타나는 남반구에는 북극성에 해당되는 별이 없기 때문에 천문학이 그렇게 고도화되지 않습니다. 이쪽 북반구의 에집트라든가 희랍문명에서는 북극성이 있기 때문에 관측이라는 게 정밀해지고, 그것을 중심으로 해서 고도의 수학까지 나오게 되는데 말이죠.

 

예를 들어 항해술이라는 것도 기본적으로는 북극성이 없이는 안 되는 거예요. 북극성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해서 그 각도를 봐가면서 하는 거죠. 옛날에 목포에서 탐라를 가는 데도 전부 북극성을 기준으로 해서 갔습니다. 그래서 제주도 박물관에 가보면 별자리에 대한 천체도가 아주 많아요. 그리고 이상하게 철새의 이동도 대개 북반구를 중심으로 되어 있다고 해요. 철새 이동 같은 것도, 우리가 알 수 없는 세계지만 북극성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죠. 북반구에서는 북극성과 같은 어떤 기준점이 있으니까 새들에게도 아마 그런 천체 관측을 하는 게 아닌가. 인간만이 아니라 새들도 그런 관측을 할 수 있죠. 새들도 분명 자연세계와 교감하는 세계가 있을 테니까요.

 

옛날에는 점성술(astrology)이란 것이 발달했는데, 이 점성술이란 게 뭐냐면 하늘을 봐서 땅의 세계를 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하늘에는 북두칠성이라는 게 있는데, 세계적으로 다 디퍼(Dipper, 똥바가지)라고 부르는데, 그 북두칠성을 구성하는 별들의 색깔이 다 달라요. 어떤 것은 흐리고, 어떤 것은 누리끼리 하고. 그래서 옛날 석역서 같은데 보면 북두칠성을 우물 안에다 가둬 놓고 그 색깔을 보면서 점을 치는 것이 나옵니다. 다 미신적인 얘기일 수도 있지만, 하여튼 그걸 봐 가지고 인간세계를, 땅의 세계를 안다는 거죠. 하늘을 봐서 땅의 세계를 안다는 거예요.

 

 

 

 

 

하늘세계인 얼굴을 보면 땅의 세계인 오장육부가 보인다

 

우스운 얘기 같지만 의학에 있어서 하늘은 뭐죠? 인체에서는 우리가 머리라고 부르는 부분이 바로 인체의 하늘입니다. 그런데 한의학에서는 이 하늘을 봐서(얼굴을 봐서) 땅의 세계(오장육부의 상태)를 알아내는 진단방법을 가장 흔한 진단방법으로 하고 있어요. 거기에는 나름대로의 정교함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눈 주위의 색깔을 가지고 간의 상태를 안다든가, 하다못해 눈동자의 색깔도 여러 가지로 나눠서 진단하는 방법이 있어요. 마치 점성술 같지만 그러나 굉장한 지혜가 있단 말이죠. 어쨌든 그런 얘기를 안 하드래도 얼굴은 인간에게 있어서는 땅속 깊이 묻혀 있는 장부세계가 발현하는 것입니다.

 

연못에 가면 양쪽에서 낚시꾼들이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데, 그 속을 스쿠버 다이버가 다니면서 본다면, 전혀 고기가 없는데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경우가 있겠죠? 아마 내장을 환히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다면 의사들이 헛 진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비유가 되겠습니다. 스쿠버 다이버처럼 인체 속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다면 참 재미있겠죠?

 

하여튼 얼굴이라는 것은 예로부터 하늘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칠규(七竅)라는 일곱 구멍들(, , , 귀를 구성하는 구멍들)이 있잖아요? 이것들이 바로 하늘의 별자리나 마찬가지예요. 여러분들 얼굴의 피부라든가 그 모습이 바로 하늘이고, 그것은 완벽하게 내장의 표현이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면 반드시 여러분들의 얼굴을 보면서 지난날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내가 어제 잘 살았구나, 못 살았구나, 밥을 잘 먹었구나, 못 먹었구나 하는 것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이겁니다. 얼굴에 꼬무락지가 하나 나도 무심코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그건 분명히 자기의 내장의 상태와 관련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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