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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28장 - 1. 200만년에 걸친 두개골의 진화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28장 - 1. 200만년에 걸친 두개골의 진화

건방진방랑자 2021. 9. 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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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200만년에 걸친 두개골의 진화

 

 

중용(中庸)의 본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갑골문과 관련해서 배경으로 알아두어야 할 인간과 문명에 대한 재미있고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몇 마디 하겠습니다.

 

 

 

 

 

프랑스 남부 동굴에서 선사시대 벽화 발견

 

얼마 전 타임지에서 프랑스 남부의 동굴에서 선사시대의 인간이 그렸다고 추정되는 벽화가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났었는데 혹시 보신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프랑스의 쇼베(Chauvet)라는 사람이 발견했는데, 그 사람이 우연히 돌무더기를 하나 보았는데, 그곳에 작은 구멍이 있어서 들어가 보니, 뻘건 줄이 2개 그어져 있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호기심에 계속 들어가 보니까 그 속은 거대한 동굴이었고 그 안에 엄청난 벽화가 있었다는 것이죠. 우리나라 신문에서도 인용 보도 했었는데, 타임지에 실린 그 선명한 사진을 보니까 느껴지는 파워가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그 심미적 수준이라는 것이 형태적인 면에서나 파워에 있어서나 고구려 벽화는 저리 가라예요. 유명한 알타미라 동굴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이런 동굴들은 스페인 쪽에 많고 프랑스 쪽에서도 많이 발견되는데 이번 것이 특히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런 동굴 벽화의 연대는 대개 2만 년 전쯤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개 현 인류의 직접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은 3만 년 전으로 봅니다만,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문명이라는 것은 상한선을 최고로 잡아도 대개 1만년이나 12천년 이상을 넘지 못합니다. 그리고 어떤 실질적 문명이라는 것은 5천년 정도이고 중국은 3천년 정도에 불과해요. 사실 이 12천년이라는 것은 생물의 역사와 비교 한다면 정말 새발의 피 밖에 안 되는 것이고 인류의 역사를 놓고 보더라도 최근의 사태에 불과한 것입니다.

 

 

 

 

 

진화할수록 눈 사이의 거리가 좁혀진다

 

발굴되는 두개골(skull) 중에서 우리와 비슷한 것은 대개 40만년전의 것이고, 인간의 조상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은 그 상한선을 200만년으로 잡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인데 사실 이름이 잘못 붙여진 것입니다. 이것은 아프리카 남부에서 발견된 것인데, 오스트레일리아인이 발견해서 약삭빠르게 그런 이름을 붙인 것이죠. 사실 ‘austro~’ 라는 접두어는 남쪽을 뜻하는데, 이름이 오스트레일리아와 비슷해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견된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착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부터 따진다면, 12천 년 전이라는 문명의 발생 시점 거의 전까지는 즉 거의 200만년 동안은 실질적인 문명은 없었다는 말이 되고 인간이 만물의 영장입네하고 폼을 잡기 시작한 것도 최근의 일이라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사피엔스까지의 진화라는 것은 생물의 진화상으로 볼 때 좌우지간 눈부신 것입니다. 어떤 동물의 두개골도 200만년 동안 인간의 경우처럼 이렇게 빠르게 변화되지 못했거든요.

 

 

두개골 눈 사이의 거리

 

그런데 왜 해골이 문제가 되냐 하면, 간을 비롯한 내장들은 전부 썩어서 없어지고 남지 않지만 두개골의 경우는 매우 단단해서 오늘날까지도 보존이 되고 이 두개골에서 중요한 단서들을 잡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두개골에서 중점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하나가 왼쪽에 그려진 것 같은 안구가 박혀있던 구멍 사이의 거리(orbit)입니다. 옛날 동물들일수록 눈 사이가 양쪽으로 벌어져 있는데, 이것은 시야를 넓게 해서 보다 여러 방향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합니다. 두꺼비의 경우를 보세요, 눈 사이가 굉장히 넓죠? 그러나 인간은 직립이 되고 진화가 거듭될 수록 이 눈 사이의 거리가 좁아집니다. 그러므로 눈 사이 거리만 보아도 어느 정도 진화한 놈인지 대강 알 수 있어요. 아무튼 인간의 경우 진화할수록 눈 사이가 좁아지는데, 좁아질수록 원근 감각도 생기고 사물을 좀 더 입체적으로(stereoscopic view) 관찰할 수 있게 됩니다. 문명에 필요한 정확한 관찰이 가능하도록 몸의 조건이 변화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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