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2/03/19 (7)
건빵이랑 놀자
부록 11. 불가촉천민을 위해 헌신한 암베드까르 암베드까르(Bhimrao Ramji Ambedkar, 1891~1956)는 불가촉천민(the Untouchable)의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새로 탄생된 인도공화국의 초대법무장관을 지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인도공화국(Republic of India)의 헌법을 기안했다. 그러니까 인도가 영국식민지에서 벗어나 근대국가로 태동되는 과정에서 인도사회의 가장 고질적인 병폐인 카스트의 문제를 한 몸에 구현하고 투쟁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불가촉천민 부모의 14번째 자식으로 태어난 암베드까르는 학교에서 높은 카스트의 아이들에게 굴욕을 당하면서 성장한다. 그의 아버지는 인도군대의 장교였다. 암베드까르는 봄베이에서 대학을 나오고 뉴욕의 콜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박사를 획득했..
진리 중시의 기독교와 깨달음 중시의 불교 “불교가 인간을 종교로부터 해방시켜준다라는 도올선생의 말씀은 제 가슴을 깊게 후려치는 명언입니다. 저는 모든 사람들이 종교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류가 모두 종교적 신앙을 가져야만 더 나은 미래가 보장되리라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종교에 대한 도올선생의 부정적 언급이나 저의 긍정적 언급이나 모두 말장난일 뿐 그 근원에 있어서는 상통되는 어떠한 진리를 말하고 있다는 것을 저는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하신 예수의 신비가설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한 것은 그것이 근원적으로 ‘역사적 예수’에 관한 논의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렸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적 예수’를 탐색하려는 집요한 노력들이 좀 황당해졌을 것 같다는 생..
불교와 인간해방 “우리가 지금 종교간의 대화를 문제삼고 있는 것은, 종교가 근원적으로 인간을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종교라는 제도 속으로 인간을 구속시키는 데서 오는 갈등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이 전쟁이라는 인간의 참혹한 죄악상으로 발전하곤 하기 때문입니다. 달라이라마께서는 종교를 아편이라고 말하는 자들을 아주 혹독하게 비판하시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은 민족주의적 제국주의의 탐욕을 가장한 마오이스트들의 침략구실일 경우에 한해서 성하의 혐오감은 이해가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근원적으로 종교가 인류의 구원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류에게 종교가 있어서 좋은 것인가? 없어도 좋을 것인가? 저는 인류에게 종교가 없을 수 있다면 그 나름대로 파생되는 또 다른 문제..
부록 10. 조로아스터교에 대해 조로아스터교의 한 상징인 미트라(Mithra)는 기원전 272년 12월 25일 동정녀 아나히타(Anahita)에게 태어났다. 미트라의 일생은 예수의 일생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예수의 설화보다 훨씬 이전에 성립하였다. 미트라신앙의 보급 때문에 초기 기독교가 쉽게 소아시아 지역에 퍼질 수 있었다. 조로아스터교는 이란의 사산왕조(the Sāsānian) 때 국교로서 위세를 떨치다가 무슬림에게 정복당하면서 핍박을 받고 인도로 망명, 뭄바이에 정착하였다(8~10세기). 인도에서 이들은 구자라트말로 ‘페르시안’을 뜻하는 ‘파르시스’(Parsis)로 불리었다. 배화교 사람들은 놀라웁게 정직하며, 교육에 힘쓰고, 또 사회복지를 위하여 엄청나게 베푸는 미덕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영국식민통..
기독교는 본래 아시아대륙의 종교 “그런데 지금 논의가 조금 빗나가 버렸습니다. 제가 제기한 문제, 종교적 진리의 다양성의 관용이 또 다시 종교간의 에반젤리즘의 충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하는 문제는 결코 성하께서 답변하신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 앞으로 종교간의 충돌이라고 하는 우리 인류사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서는 단순한 다양성의 관용 이상의 어떤 종교에 대한 본질적 이해가 요청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뉴잉글란드로 건너간 청교도들보다도 더 순결하고 엄격한 기독교신앙을 가지신 어머님 슬하에서 자라났고 한때 목사가 되기 위해 신학대학까지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저는 대학에서 도가철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또 한때 절깐에서 승려생활까지 했고 불교경전을 깊게 공부했습니다...
에반젤리즘의 한계 “그것은 또다시 에반젤리즘(evangelism, 전도주의)의 본질에 관한 논의를 해야겠지요. 모든 종교현상에 있어서 에반젤리즘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현상입니다. 자기가 깨달은 바나 믿는 바가 자기실존에 거대한 기쁨으로 다가올 때, 그 기쁨을 타인과 나누고 싶어하는 충동은 거의 본능적이라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기가 깨달은 것이나 믿는 것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무리가 발생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채식을 실천해보니 너무도 좋다고 해서, 고기를 안 먹고 살 수 없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채식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나에게 좋은 것이 꼭 타인에게도 좋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실천해보니 정말 좋다고 생각될 때에 그것을 남에게 권유해볼 수는 있습니다. 나는 ..
종교 선택의 자유 “내가 종교의 대화라는 말을 할 때에는 종교간의 상이성을 거부한다는 맥락이 전혀 개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나는 종교간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서 대화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종교는 서로간의 차이를 명료하게 인식하기 위해서 대화를 해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종교간의 대화가 개종이나 교리의 혼합을 유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기독교인은 기독교인 나름대로, 불교도는 불교도 나름대로 자기의 종교적 목적을 충실히 달성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티벹에는 ‘양의 몸에 야크의 머리를 올려놓지 말라’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중론의 완성자인 나가르쥬나도 ‘모든 것을 같게만 보려고 하면 모든 것이 같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극단적으로 밀고 들어가면 삼라만상의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