巫見進士容貌脫俗, 中心悅之. 而連日往來, 不出一言. 意謂年少之人, 必以羞澁不言. 我先以意挑之, 挽留繼夜, 要以同枕.
明日, 沐浴梳洗, 盡態凝粧, 多般盛飾. 布滿花氈瓊瑤席, 使小婢坐門外候之. 進士又至, 見其容飾之華, 鋪陳之美, 中心怪之. 巫曰: “今夕何夕? 見此至人.”
進士意不在焉, 不答其語, 愀然不樂. 巫怒曰: “寡女之家, 年少之男, 何往來之不憚煩!” 進士曰: “巫若神異, 則豈不知我來之意乎?”
해석
巫見進士容貌脫俗, 中心悅之.
무녀는 진사의 용모가 탈속적인 것을 보고 마음속에서 정염이 타올랐습니다.
而連日往來, 不出一言.
그러나 진사가 매일 와도 한 마디도 안 하는 것은,
意謂年少之人, 必以羞澁不言.
‘아직 연소하기에 반드시 부끄러워 말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我先以意挑之, 挽留繼夜,
그래서 오늘은 자신이 먼저 뜻을 말하고 만류하여 밤이 되거든
要以同枕.
동침을 요구하리라 맘먹었습니다.
明日, 沐浴梳洗,
아침부터 목욕하고 빗질하고 세수하고
盡態凝粧, 多般盛飾.
화장을 더욱 심하게 하고 화려한 옷을 입었습니다.
布滿花氈瓊瑤席, 使小婢坐門外候之.
그리고 구슬자리에 꽃방석을 펴고 시비를 시켜 일부러 문밖에서 마중하였습니다.
進士又至, 見其容飾之華,
진사는 그 날도 무녀의 집을 심방하였으나, 얼굴을 화장한 것이든지
鋪陳之美, 中心怪之.
집안을 황홀이 꾸민 것을 보고 내심 괴이하다 여겼습니다.
巫曰: “今夕何夕? 見此至人.”
무녀가 말했습니다. “오늘밤은 어느 밤입니까? 이제 지극한 사람을 보았습니다.”
進士意不在焉, 不答其語,
진사는 내심 마음조차 없었기에 말로 대답하질 못했고,
愀然不樂.
근심스레 즐겁지가 않았습니다.
巫怒曰:
이에 무녀가 화냈습니다.
“寡女之家, 年少之男, 何往來之不憚煩!”
“과부의 집에 젊은 사내가 어찌 왕래함에 번뇌를 꺼리지 않는 건가요?”
進士曰: “巫若神異,
진사가 말했습니다. “그대가 신통하다면,
則豈不知我來之意乎?”
어째서 내가 온 뜻을 모른단 말이오.”
인용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7화: 안평대군에 대한 운영의 평가
8화: 비해당에 모인 거필들
10화: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고 그에 따라 포폄하다
11화: 안평대군이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다
12화: 10명의 궁녀들이 지은 시
13화: 안평대군 운영의 시에서 그리움의 감정을 알아채다
14화: 마음을 간파당한 운영의 대처
15화: 소옥이 운영의 마음을 읽어내다
16화: 의심을 해명하기 위해 시를 지은 운영
17화: 뭇 문인들이 궁녀들의 시를 성당의 시라 평가하다
18화: 성삼문, 궁녀들의 시를 평가하다
21화: 대군, 김진사를 만난 자리에 궁녀들을 대동케하다
22화: 김진사, 시의 종장(宗匠)을 평하다
23화: 김진사, 두보를 평가하다
24화: 김진사의 시재(詩才)에 반한 안평대군
25화: 김진사의 붓에서 튄 먹물에서 영광스러움을 느끼다
26화: 운영, 김진사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해 애태우다
27화: 김진사의 시를 본 묵객들의 초대로 다시 찾아오다
30화: 편지를 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무녀를 찾아가다
32화: 김진사의 침착한 마음에 무녀도 도와주기로 하다
33화: 무녀가 운영에게 편지를 전해주다
35화: 서궁으로 가게 된 운영, 어떻게 김 진사를 만날까
36화: 자란이 알려준 방법
37화: 사실을 알고 놀려먹는 비취
39화: 빨래터를 정하기 위한 궁녀들의 설전 – 궁녀이기에 말할 수 없었던 불행
40화: 자란의 가슴 절절한 얘기에 소옥이도 따르기로 하다
41화: 부용이의 딴지걸기
42화: 완사행사에 빠지겠다는 보련의 발언
43화: 금련마저 구설수가 날까 두려워하며 완사행사에 빠지겠다고 하다
44화: 운영과의 인연에 대한 비경의 발언
45화: 운영의 상사병에 대한 간절한 이야기
46화: 소옥은 운영을 따르기로 하다
47화: 자란을 믿고 따르겠다는 4명의 궁녀들
48화: 드디어 두 사람이 함께 만나다
49화: 궁녀가 되기까지
50화: 궁녀가 된 이후의 파란만장한 삶
51화: 궁녀의 한계에 대한 술회
52화: 김진사와의 첫 만남에 대한 술회
53화: 친구들의 놀림이 가득한 시를 받고도 기분 나쁘지 않네
54화: 운영, 김 진사에게 서쪽 궁궐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하다
56화: 노예 특이 만들어준 사다리와 털버선
58화: 꼬리가 길수록 잡히는 법이기에 특이 알려준 방책
59화: 특의 계책으로 도망갈 채비를 마치다
60화: 특의 간교한 계책
62화: 불길한 느낌을 운영에게 말하다
63화: 운영, 특을 의심하다
65화: 안평대군, 결국 눈치 까다
66화: 죽으려는 운영과 말리는 궁녀들
67화: 사랑했지만, 그럴 수 없어 서로 시름시름 앓아가다
68화: 진사에게 이별을 고하는 운영의 편지
70화: 특이가 간교한 계책으로 진사를 속이다
71화: 특이의 계책을 간파하다
72화: 궁지에 몰린 특이가 궁궐 근처에서 진사를 음해하다
73화: 운영과 친하던 다섯 명의 궁녀들이 죽을 고비에 처하다
74화: 은섬의 대답내용
75화: 비취의 대답내용
76화: 자란의 대답내용
77화: 옥녀의 대답내용
78화: 운영의 대답내용
79화: 운영, 결국 자살하다
80화: 죽은 운영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특을 통해 사찰에서 예식을 드리게 하다
81화: 또 배신을 때린 특이
82화: 마지막까지 거짓말로 진사를 우롱하다
83화: 특이의 만행을 알게 되다
84화: 부처님께 간절히 빌어 특이는 인과응보를 받게 되다
85화: 김진사와 운영이 지상에 내려온 이유
86화: 천상의 사람이라 밝히다
88화: 김진사와 운영이 마지막으로 지은 시
89화: 꿈속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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