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의심을 해명하기 위해 시를 지은 운영
卽以「窓外葡萄」爲題, 使作七言四韻促之, 妾應口卽吟, 其詩曰:
“蜿蜒藤草似龍行 翠葉成陰忽有情 署日嚴威能徹照 晴天寒影反虛明 抽絲攀檻如留意 結果垂珠欲效誠 若待他時應變化 會乘雨雲上三淸”
小玉見詩, 起而拜曰: “眞天下之奇才也! 風格之不高, 雖似舊調, 而蒼卒製作如此, 此詩人之最難處也. 我之心悅誠服, 如七十子之服孔子也.”
紫鸞曰: “言不可不愼也, 何其許如之太過耶? 但文字蜿曲, 且有飛騰之態, 則有之矣.”
一座皆曰: “確論也.” 妾雖以此詩解之, 而群疑猶未盡釋.
해석
卽以「窓外葡萄」爲題, 使作七言四韻促之,
그리하여 「창 밖의 포도[窓外葡萄]」라는 제목으로 칠언 사구를 짓도록 재촉하여,
妾應口卽吟, 其詩曰: “蜿蜒藤草似龍行 翠葉成陰忽有情 署日嚴威能徹照 晴天寒影反虛明 抽絲攀檻如留意 結果垂珠欲效誠 若待他時應變化 會乘雨雲上三淸”
저는 곧바로 즉흥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습니다.
蜿蜒藤草似龍行 | 구불구불 넝쿨은 용이 기어가는 것 같고 |
翠葉成陰忽有情 | 푸른 잎 그늘을 이루니 모든 게 정이 있는 듯. |
署日嚴威能徹照 | 더운 날에도 위엄은 훤히 비치고 |
晴天寒影反虛明 | 맑은 하늘엔 찬 그림자가 도리어 밝아라. |
抽絲攀檻如留意 | 덩굴이 뻗어 난간을 감음은 뜻을 머물러 두는 것이고 |
結果垂珠欲效誠 | 열매를 맺어 구슬을 드리움은 정성을 본받고자 함이네. |
若待他時應變化 | 만약 다른 날을 기다려 변화에 응한다면, |
會乘雨雲上三淸 | 응당 비구름 타고 삼청궁【三淸: 옛날 道敎에서 신봉한 세 神을 말한다. 곧 玉淸元始天尊, 上淸靈寶道君, 太淸太上老君인데, 오늘날 道觀에서 삼청을 供奉하는 일은 여기에서 비롯되었으며, 또 仙人의 거처를 옥청, 상청, 태청이라 이르기도 한다. 『通俗編』 釋道 三道】에 오르리라. |
小玉見詩, 起而拜曰: “眞天下之奇才也!
소옥이 시를 보고 일어나 절하며 말했습니다. “참으로 천하의 기재로다.
風格之不高, 雖似舊調,
풍격이 높지 않아 비록 옛 가락과 비슷하다지만,
而蒼卒製作如此, 此詩人之最難處也.
갑자기 지은 것이 이와 같으니, 이는 시인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다.
我之心悅誠服, 如七十子之服孔子也.”
내가 마음속으로 기뻐하여 복종함은 칠십 제자가 공자님께 복종함과 같다.”
紫鸞曰: “言不可不愼也,
자란이 말했습니다. “말이란 신중하지 않을 수 없는데,
何其許如之太過耶?
어찌 그리 허여함이 지나친가?
但文字蜿曲, 且有飛騰之態, 則有之矣.”
다만 문자가 완곡하고 비등하는 태도가 있으니 그렇긴 하구나.”
一座皆曰: “確論也.”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말했습니다. “정확한 평이오.”
妾雖以此詩解之,
저는 이 시로 해명했지만,
而群疑猶未盡釋.
다른 사람들의 의심은 아직도 다 풀리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인용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7화: 안평대군에 대한 운영의 평가
8화: 비해당에 모인 거필들
10화: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고 그에 따라 포폄하다
11화: 안평대군이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다
12화: 10명의 궁녀들이 지은 시
13화: 안평대군 운영의 시에서 그리움의 감정을 알아채다
14화: 마음을 간파당한 운영의 대처
15화: 소옥이 운영의 마음을 읽어내다
16화: 의심을 해명하기 위해 시를 지은 운영
17화: 뭇 문인들이 궁녀들의 시를 성당의 시라 평가하다
18화: 성삼문, 궁녀들의 시를 평가하다
21화: 대군, 김진사를 만난 자리에 궁녀들을 대동케하다
22화: 김진사, 시의 종장(宗匠)을 평하다
23화: 김진사, 두보를 평가하다
24화: 김진사의 시재(詩才)에 반한 안평대군
25화: 김진사의 붓에서 튄 먹물에서 영광스러움을 느끼다
26화: 운영, 김진사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해 애태우다
27화: 김진사의 시를 본 묵객들의 초대로 다시 찾아오다
30화: 편지를 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무녀를 찾아가다
32화: 김진사의 침착한 마음에 무녀도 도와주기로 하다
33화: 무녀가 운영에게 편지를 전해주다
35화: 서궁으로 가게 된 운영, 어떻게 김 진사를 만날까
36화: 자란이 알려준 방법
37화: 사실을 알고 놀려먹는 비취
39화: 빨래터를 정하기 위한 궁녀들의 설전 – 궁녀이기에 말할 수 없었던 불행
40화: 자란의 가슴 절절한 얘기에 소옥이도 따르기로 하다
41화: 부용이의 딴지걸기
42화: 완사행사에 빠지겠다는 보련의 발언
43화: 금련마저 구설수가 날까 두려워하며 완사행사에 빠지겠다고 하다
44화: 운영과의 인연에 대한 비경의 발언
45화: 운영의 상사병에 대한 간절한 이야기
46화: 소옥은 운영을 따르기로 하다
47화: 자란을 믿고 따르겠다는 4명의 궁녀들
48화: 드디어 두 사람이 함께 만나다
49화: 궁녀가 되기까지
50화: 궁녀가 된 이후의 파란만장한 삶
51화: 궁녀의 한계에 대한 술회
52화: 김진사와의 첫 만남에 대한 술회
53화: 친구들의 놀림이 가득한 시를 받고도 기분 나쁘지 않네
54화: 운영, 김 진사에게 서쪽 궁궐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하다
56화: 노예 특이 만들어준 사다리와 털버선
58화: 꼬리가 길수록 잡히는 법이기에 특이 알려준 방책
59화: 특의 계책으로 도망갈 채비를 마치다
60화: 특의 간교한 계책
62화: 불길한 느낌을 운영에게 말하다
63화: 운영, 특을 의심하다
65화: 안평대군, 결국 눈치 까다
66화: 죽으려는 운영과 말리는 궁녀들
67화: 사랑했지만, 그럴 수 없어 서로 시름시름 앓아가다
68화: 진사에게 이별을 고하는 운영의 편지
70화: 특이가 간교한 계책으로 진사를 속이다
71화: 특이의 계책을 간파하다
72화: 궁지에 몰린 특이가 궁궐 근처에서 진사를 음해하다
73화: 운영과 친하던 다섯 명의 궁녀들이 죽을 고비에 처하다
74화: 은섬의 대답내용
75화: 비취의 대답내용
76화: 자란의 대답내용
77화: 옥녀의 대답내용
78화: 운영의 대답내용
79화: 운영, 결국 자살하다
80화: 죽은 운영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특을 통해 사찰에서 예식을 드리게 하다
81화: 또 배신을 때린 특이
82화: 마지막까지 거짓말로 진사를 우롱하다
83화: 특이의 만행을 알게 되다
84화: 부처님께 간절히 빌어 특이는 인과응보를 받게 되다
85화: 김진사와 운영이 지상에 내려온 이유
86화: 천상의 사람이라 밝히다
88화: 김진사와 운영이 마지막으로 지은 시
89화: 꿈속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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