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화: 운영, 김 진사에게 서쪽 궁궐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하다
妾騎馬, 而先來至巫家, 則巫顯有含慍之色, 向壁而坐, 不借顔色. 進士抱羅衫, 終日飮泣, 喪魂失性, 尙不知妾之來矣.
妾解左手所着雲南玉色金環, 納于進士之懷中曰: “郎君不以妾爲菲薄, 屈千金之軀, 來待陋舍, 妾雖不敏, 亦非木石, 敢不以死許之, 妾若食言, 有此金環” 行色忽遽, 起以將別, 流涕如雨.
與進士附耳語曰: “妾在西宮, 郎君來. 暮夜, 由西墻而入, 則三生未盡之緣, 庶可續矣.”
言訖, 拂衣而去. 先入宮門, 則八入繼至.
해석
妾騎馬, 而先來至巫家,
제가 말을 타고 먼저 무녀의 집으로 가니,
則巫顯有含慍之色, 向壁而坐, 不借顔色.
무녀는 화냄을 품은 기색으로 벽을 향해 앉아 안색을 아낌이 없었습니다.
進士抱羅衫, 終日飮泣,
진사는 라삼(羅衫)을 부여잡고 종일 울어서
喪魂失性, 尙不知妾之來矣.
혼을 잃은 듯 실성하여 오히려 제가 돌아오는 것도 몰랐습니다.
妾解左手所着雲南玉色金環,
저는 왼손에 끼었던 운남(雲南) 옥색의 금가락지를 풀어
納于進士之懷中曰:
진사의 품속에다가 넣으며 말했습니다.
“郎君不以妾爲菲薄,
“박명한 첩을 박정하다 않으시고,
屈千金之軀, 來待陋舍,
천금 같은 몸을 굽혀 누추한 집에 와 기다려 주시니,
妾雖不敏, 亦非木石,
첩이 불민하오나 또한 목석이 아니니,
敢不以死許之,
죽음으로써 맹세하고
妾若食言, 有此金環”
제가 만약 식언한다면 이 금가락지가 알 것입니다.”
行色忽遽, 起以將別, 流涕如雨.
진사는 급히 일어나니 장차 이별하려 함에 흐르는 눈물이 비처럼 쏟아졌습니다.
與進士附耳語曰: “妾在西宮, 郎君來.
이때 저는 진사의 귀에다 입을 대고 말했습니다. “저는 서궁에 있으니, 낭군님 오소서.
暮夜, 由西墻而入,
밤이 늦거든 서쪽 담장을 따라 들어오시면
則三生未盡之緣, 庶可續矣.”
삼생의 미진한 인연을 이을 수 있을 것입니다.”
言訖, 拂衣而去.
말을 마치고 옷을 떨치고 떠났습니다.
先入宮門, 則八入繼至.
먼저 궁문에 들어서니, 여덟 궁녀도 뒤따라 들어왔습니다.
인용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7화: 안평대군에 대한 운영의 평가
8화: 비해당에 모인 거필들
10화: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고 그에 따라 포폄하다
11화: 안평대군이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다
12화: 10명의 궁녀들이 지은 시
13화: 안평대군 운영의 시에서 그리움의 감정을 알아채다
14화: 마음을 간파당한 운영의 대처
15화: 소옥이 운영의 마음을 읽어내다
16화: 의심을 해명하기 위해 시를 지은 운영
17화: 뭇 문인들이 궁녀들의 시를 성당의 시라 평가하다
18화: 성삼문, 궁녀들의 시를 평가하다
21화: 대군, 김진사를 만난 자리에 궁녀들을 대동케하다
22화: 김진사, 시의 종장(宗匠)을 평하다
23화: 김진사, 두보를 평가하다
24화: 김진사의 시재(詩才)에 반한 안평대군
25화: 김진사의 붓에서 튄 먹물에서 영광스러움을 느끼다
26화: 운영, 김진사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해 애태우다
27화: 김진사의 시를 본 묵객들의 초대로 다시 찾아오다
30화: 편지를 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무녀를 찾아가다
32화: 김진사의 침착한 마음에 무녀도 도와주기로 하다
33화: 무녀가 운영에게 편지를 전해주다
35화: 서궁으로 가게 된 운영, 어떻게 김 진사를 만날까
36화: 자란이 알려준 방법
37화: 사실을 알고 놀려먹는 비취
39화: 빨래터를 정하기 위한 궁녀들의 설전 – 궁녀이기에 말할 수 없었던 불행
40화: 자란의 가슴 절절한 얘기에 소옥이도 따르기로 하다
41화: 부용이의 딴지걸기
42화: 완사행사에 빠지겠다는 보련의 발언
43화: 금련마저 구설수가 날까 두려워하며 완사행사에 빠지겠다고 하다
44화: 운영과의 인연에 대한 비경의 발언
45화: 운영의 상사병에 대한 간절한 이야기
46화: 소옥은 운영을 따르기로 하다
47화: 자란을 믿고 따르겠다는 4명의 궁녀들
48화: 드디어 두 사람이 함께 만나다
49화: 궁녀가 되기까지
50화: 궁녀가 된 이후의 파란만장한 삶
51화: 궁녀의 한계에 대한 술회
52화: 김진사와의 첫 만남에 대한 술회
53화: 친구들의 놀림이 가득한 시를 받고도 기분 나쁘지 않네
54화: 운영, 김 진사에게 서쪽 궁궐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하다
56화: 노예 특이 만들어준 사다리와 털버선
58화: 꼬리가 길수록 잡히는 법이기에 특이 알려준 방책
59화: 특의 계책으로 도망갈 채비를 마치다
60화: 특의 간교한 계책
62화: 불길한 느낌을 운영에게 말하다
63화: 운영, 특을 의심하다
65화: 안평대군, 결국 눈치 까다
66화: 죽으려는 운영과 말리는 궁녀들
67화: 사랑했지만, 그럴 수 없어 서로 시름시름 앓아가다
68화: 진사에게 이별을 고하는 운영의 편지
70화: 특이가 간교한 계책으로 진사를 속이다
71화: 특이의 계책을 간파하다
72화: 궁지에 몰린 특이가 궁궐 근처에서 진사를 음해하다
73화: 운영과 친하던 다섯 명의 궁녀들이 죽을 고비에 처하다
74화: 은섬의 대답내용
75화: 비취의 대답내용
76화: 자란의 대답내용
77화: 옥녀의 대답내용
78화: 운영의 대답내용
79화: 운영, 결국 자살하다
80화: 죽은 운영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특을 통해 사찰에서 예식을 드리게 하다
81화: 또 배신을 때린 특이
82화: 마지막까지 거짓말로 진사를 우롱하다
83화: 특이의 만행을 알게 되다
84화: 부처님께 간절히 빌어 특이는 인과응보를 받게 되다
85화: 김진사와 운영이 지상에 내려온 이유
86화: 천상의 사람이라 밝히다
88화: 김진사와 운영이 마지막으로 지은 시
89화: 꿈속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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