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화: 무녀가 운영에게 편지를 전해주다
巫持入宮門, 則宮中之人皆怪其來, 巫權辭以對. 乃得間目, 引妾于後庭無人處, 以封書授之.
妾還房拆而視之. 其書云: “自一番目成之後, 心飛魂越, 不能定情, 每向城西, 幾斷寸腸. 曾因壁間之傳書, 敬承不忘之玉音, 開未盡而咽塞, 讀未半而淚滴濕字. 自是之後, 寢不能寐, 食不下咽, 病入膏盲, 百藥無效. 九原可見, 唯願溘然而從. 蒼天俯憐, 神鬼黙佑, 倘使生前, 一洩此恨, 則當紛身磨骨, 以祭于天地百神之靈矣. 臨楮哽咽, 夫復何言, 不備謹書.”
書下復有七韻一詩云: “樓閣重重掩夕霏 樹陰雲影摠依微 落花流水隨溝出 乳燕含泥趁檻歸 倚枕未成蝴蝶夢 回眸空望鴈魚稀 玉容在眼何無語 草緣鸞啼淚濕衣”
해석
巫持入宮門, 則宮中之人皆怪其來,
무녀는 편지를 가지고 수성궁으로 들어가니 궁중의 사람들도 무녀가 온 것을 괴상히 여겼지만
巫權辭以對.
무녀는 말로 권하며 대답했습니다.
乃得間目, 引妾于後庭無人處, 以封書授之.
무녀는 틈을 봐서 저를 후원의 사람이 없는 곳으로 끌어 진사의 서한을 주었습니다.
妾還房拆而視之.
저는 방으로 돌아와서 이것을 봤습니다.
其書云: “自一番目成之後, 心飛魂越,
편지 내용은 이랬습니다. ‘한번 본 후에, 마음은 붕 뜨고 넋이 나가
不能定情, 每向城西, 幾斷寸腸.
정을 진정할 수 없어 날마다 궁성의 서쪽을 향해 몇 번이고 애를 태웠습니다.
曾因壁間之傳書, 敬承不忘之玉音,
일찍이 벽 틈으로 편지를 전해 받아 잊지 못할 옥 같은 소리를 받들었고,
開未盡而咽塞, 讀未半而淚滴濕字.
펴 보기도 전에 먼저 목이 막혔고, 채 반절을 읽기도 전에 눈물이 흘러 글자를 적셨습니다.
自是之後, 寢不能寐, 食不下咽,
이때 이후로 잠을 자려해도 잘 수 없었고 먹어도 넘어가지 않아
病入膏盲, 百藥無效.
병은 골수의 맺혀 백약이 듣지 않았습니다.
九原可見, 唯願溘然而從.
황천에서나 만날 수 있다면 오직 다다라 따르길 원합니다.
蒼天俯憐, 神鬼黙佑,
하늘이 어여삐 여기시고 귀신은 도우시면
倘使生前, 一洩此恨,
혹시 생전에 한번 만나 이 원한을 풀게 되면
則當紛身磨骨, 以祭于天地百神之靈矣.
즉석에서 몸을 가루를 만들고 뼈를 갈더라도 그것을 천지신명께 제사지내겠습니다.
臨楮哽咽, 夫復何言, 不備謹書.”
종이를 대하니 목이 메여 다시 무어라 할까요? 준비 없이 삼가 적습니다.’
書下復有七韻一詩云: “樓閣重重掩夕霏 樹陰雲影摠依微 落花流水隨溝出 乳燕含泥趁檻歸 倚枕未成蝴蝶夢 回眸空望鴈魚稀 玉容在眼何無語 草緣鸞啼淚濕衣”
이렇게 쓰고 다시 시 한 수를 적었습니다.
樓閣重重掩夕霏 | 누각은 깊고 깊어 저녁에 문이 닫혔는데 |
樹陰雲影摠依微 | 나무 그늘과 구름 그림자는 하나처럼 희미하구나. |
落花流水隨溝出 | 꽃은 떨어지고 물은 흘러 구덩이에서 샘솟아 나오고 |
乳燕含泥趁檻歸 | 어린 제비는 흙을 물고 난간 위로 돌아가는구나. |
倚枕未成蝴蝶夢 | 베개를 의지하여 호접몽을 이루지 못하니, |
回眸空望鴈魚稀 | 창을 열고 남천을 바라보니 기러기가 드물구나. |
玉容在眼何無語 | 옥 같은 얼굴은 눈에 있는데 어찌하여 말이 없는가. |
草緣鸞啼淚濕衣 | 풀은 푸르고 꾀꼬리는 울며 눈물은 옷깃을 적시네. |
인용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7화: 안평대군에 대한 운영의 평가
8화: 비해당에 모인 거필들
10화: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고 그에 따라 포폄하다
11화: 안평대군이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다
12화: 10명의 궁녀들이 지은 시
13화: 안평대군 운영의 시에서 그리움의 감정을 알아채다
14화: 마음을 간파당한 운영의 대처
15화: 소옥이 운영의 마음을 읽어내다
16화: 의심을 해명하기 위해 시를 지은 운영
17화: 뭇 문인들이 궁녀들의 시를 성당의 시라 평가하다
18화: 성삼문, 궁녀들의 시를 평가하다
21화: 대군, 김진사를 만난 자리에 궁녀들을 대동케하다
22화: 김진사, 시의 종장(宗匠)을 평하다
23화: 김진사, 두보를 평가하다
24화: 김진사의 시재(詩才)에 반한 안평대군
25화: 김진사의 붓에서 튄 먹물에서 영광스러움을 느끼다
26화: 운영, 김진사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해 애태우다
27화: 김진사의 시를 본 묵객들의 초대로 다시 찾아오다
30화: 편지를 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무녀를 찾아가다
32화: 김진사의 침착한 마음에 무녀도 도와주기로 하다
33화: 무녀가 운영에게 편지를 전해주다
35화: 서궁으로 가게 된 운영, 어떻게 김 진사를 만날까
36화: 자란이 알려준 방법
37화: 사실을 알고 놀려먹는 비취
39화: 빨래터를 정하기 위한 궁녀들의 설전 – 궁녀이기에 말할 수 없었던 불행
40화: 자란의 가슴 절절한 얘기에 소옥이도 따르기로 하다
41화: 부용이의 딴지걸기
42화: 완사행사에 빠지겠다는 보련의 발언
43화: 금련마저 구설수가 날까 두려워하며 완사행사에 빠지겠다고 하다
44화: 운영과의 인연에 대한 비경의 발언
45화: 운영의 상사병에 대한 간절한 이야기
46화: 소옥은 운영을 따르기로 하다
47화: 자란을 믿고 따르겠다는 4명의 궁녀들
48화: 드디어 두 사람이 함께 만나다
49화: 궁녀가 되기까지
50화: 궁녀가 된 이후의 파란만장한 삶
51화: 궁녀의 한계에 대한 술회
52화: 김진사와의 첫 만남에 대한 술회
53화: 친구들의 놀림이 가득한 시를 받고도 기분 나쁘지 않네
54화: 운영, 김 진사에게 서쪽 궁궐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하다
56화: 노예 특이 만들어준 사다리와 털버선
58화: 꼬리가 길수록 잡히는 법이기에 특이 알려준 방책
59화: 특의 계책으로 도망갈 채비를 마치다
60화: 특의 간교한 계책
62화: 불길한 느낌을 운영에게 말하다
63화: 운영, 특을 의심하다
65화: 안평대군, 결국 눈치 까다
66화: 죽으려는 운영과 말리는 궁녀들
67화: 사랑했지만, 그럴 수 없어 서로 시름시름 앓아가다
68화: 진사에게 이별을 고하는 운영의 편지
70화: 특이가 간교한 계책으로 진사를 속이다
71화: 특이의 계책을 간파하다
72화: 궁지에 몰린 특이가 궁궐 근처에서 진사를 음해하다
73화: 운영과 친하던 다섯 명의 궁녀들이 죽을 고비에 처하다
74화: 은섬의 대답내용
75화: 비취의 대답내용
76화: 자란의 대답내용
77화: 옥녀의 대답내용
78화: 운영의 대답내용
79화: 운영, 결국 자살하다
80화: 죽은 운영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특을 통해 사찰에서 예식을 드리게 하다
81화: 또 배신을 때린 특이
82화: 마지막까지 거짓말로 진사를 우롱하다
83화: 특이의 만행을 알게 되다
84화: 부처님께 간절히 빌어 특이는 인과응보를 받게 되다
85화: 김진사와 운영이 지상에 내려온 이유
86화: 천상의 사람이라 밝히다
88화: 김진사와 운영이 마지막으로 지은 시
89화: 꿈속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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