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김진사의 붓에서 튄 먹물에서 영광스러움을 느끼다
又使草書, 揮筆之際, 筆墨誤落於妾之手指, 如蠅翼. 妾以此爲榮, 不爲拭除, 左右宮人, 咸顧微笑, 比之登龍門.
時夜將半, 更漏相催, 大君欠身思睡曰: “我醉矣. 君亦退休, 勿忘‘明朝有意抱琴來’之句.” 翌日, 大君再三吟其兩詩而歎曰: “當與謹甫爭雄, 而其淸雅之態, 則過之矣.”
妾自是, 寢不能寐, 食滅心煩, 不覺衣帶之緩, 汝未能織之乎?
紫鸞曰: “我忘之矣. 今聞汝言, 恍若酒醒.”
해석
又使草書, 揮筆之際,
진사님이 붓을 들어 글씨를 쓸 때에
筆墨誤落於妾之手指, 如蠅翼.
먹물이 잘못 제 손가락에 떨어졌으니, 마치 파리 날개인 듯했습니다.
妾以此爲榮, 不爲拭除,
저는 이것을 영광으로 여겨 씻어 제거하려 하지 않았으니
左右宮人, 咸顧微笑, 比之登龍門.
좌우의 궁인들은 모두 미소 지으며 이를 등용문에 비유했습니다.
時夜將半, 更漏相催,
그때 밤이 이미 한밤이라 경루【更漏: 조선 시대에 만들어 쓴 최초의 물시계】가 시간을 재촉하니,
大君欠身思睡曰:
대군께서도 하품을 하며 졸음이 오는 듯 말하셨습니다.
“我醉矣. 君亦退休,
“나는 취했다. 그대는 물러나 쉬어라.
勿忘‘明朝有意抱琴來’之句.”
‘내일 아침 뜻이 있거든 거문고 안고 오시게’란 구절을 잊지 말게.”
翌日, 大君再三吟其兩詩而歎曰:
이튿날 아침에 대군은 두 편의 시를 재삼 읊조리면서 감탄했습니다.
“當與謹甫爭雄, 而其淸雅之態, 則過之矣.”
“성삼문과 자웅을 겨를 만하지만, 진사의 시가 청아한 맛이 있으니 뛰어나도다.”
妾自是, 寢不能寐, 食滅心煩,
나는 이때부터 잠 잘 수 없었고, 밥맛은 떨어지고 마음이 괴로워서
不覺衣帶之緩, 汝未能織之乎?
허리띠를 푸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는데, 너는 느끼지 못하였는가?”
紫鸞曰: “我忘之矣.
자란이 말했습니다. “그래 내 잊었었군.
今聞汝言, 恍若酒醒.”
이제 너의 말을 들으니 정신의 맑아짐이 마치 술이 깬 듯해.”
인용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7화: 안평대군에 대한 운영의 평가
8화: 비해당에 모인 거필들
10화: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고 그에 따라 포폄하다
11화: 안평대군이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다
12화: 10명의 궁녀들이 지은 시
13화: 안평대군 운영의 시에서 그리움의 감정을 알아채다
14화: 마음을 간파당한 운영의 대처
15화: 소옥이 운영의 마음을 읽어내다
16화: 의심을 해명하기 위해 시를 지은 운영
17화: 뭇 문인들이 궁녀들의 시를 성당의 시라 평가하다
18화: 성삼문, 궁녀들의 시를 평가하다
21화: 대군, 김진사를 만난 자리에 궁녀들을 대동케하다
22화: 김진사, 시의 종장(宗匠)을 평하다
23화: 김진사, 두보를 평가하다
24화: 김진사의 시재(詩才)에 반한 안평대군
25화: 김진사의 붓에서 튄 먹물에서 영광스러움을 느끼다
26화: 운영, 김진사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해 애태우다
27화: 김진사의 시를 본 묵객들의 초대로 다시 찾아오다
30화: 편지를 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무녀를 찾아가다
32화: 김진사의 침착한 마음에 무녀도 도와주기로 하다
33화: 무녀가 운영에게 편지를 전해주다
35화: 서궁으로 가게 된 운영, 어떻게 김 진사를 만날까
36화: 자란이 알려준 방법
37화: 사실을 알고 놀려먹는 비취
39화: 빨래터를 정하기 위한 궁녀들의 설전 – 궁녀이기에 말할 수 없었던 불행
40화: 자란의 가슴 절절한 얘기에 소옥이도 따르기로 하다
41화: 부용이의 딴지걸기
42화: 완사행사에 빠지겠다는 보련의 발언
43화: 금련마저 구설수가 날까 두려워하며 완사행사에 빠지겠다고 하다
44화: 운영과의 인연에 대한 비경의 발언
45화: 운영의 상사병에 대한 간절한 이야기
46화: 소옥은 운영을 따르기로 하다
47화: 자란을 믿고 따르겠다는 4명의 궁녀들
48화: 드디어 두 사람이 함께 만나다
49화: 궁녀가 되기까지
50화: 궁녀가 된 이후의 파란만장한 삶
51화: 궁녀의 한계에 대한 술회
52화: 김진사와의 첫 만남에 대한 술회
53화: 친구들의 놀림이 가득한 시를 받고도 기분 나쁘지 않네
54화: 운영, 김 진사에게 서쪽 궁궐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하다
56화: 노예 특이 만들어준 사다리와 털버선
58화: 꼬리가 길수록 잡히는 법이기에 특이 알려준 방책
59화: 특의 계책으로 도망갈 채비를 마치다
60화: 특의 간교한 계책
62화: 불길한 느낌을 운영에게 말하다
63화: 운영, 특을 의심하다
65화: 안평대군, 결국 눈치 까다
66화: 죽으려는 운영과 말리는 궁녀들
67화: 사랑했지만, 그럴 수 없어 서로 시름시름 앓아가다
68화: 진사에게 이별을 고하는 운영의 편지
70화: 특이가 간교한 계책으로 진사를 속이다
71화: 특이의 계책을 간파하다
72화: 궁지에 몰린 특이가 궁궐 근처에서 진사를 음해하다
73화: 운영과 친하던 다섯 명의 궁녀들이 죽을 고비에 처하다
74화: 은섬의 대답내용
75화: 비취의 대답내용
76화: 자란의 대답내용
77화: 옥녀의 대답내용
78화: 운영의 대답내용
79화: 운영, 결국 자살하다
80화: 죽은 운영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특을 통해 사찰에서 예식을 드리게 하다
81화: 또 배신을 때린 특이
82화: 마지막까지 거짓말로 진사를 우롱하다
83화: 특이의 만행을 알게 되다
84화: 부처님께 간절히 빌어 특이는 인과응보를 받게 되다
85화: 김진사와 운영이 지상에 내려온 이유
86화: 천상의 사람이라 밝히다
88화: 김진사와 운영이 마지막으로 지은 시
89화: 꿈속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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