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화: 드디어 두 사람이 함께 만나다
妾退還西宮, 以白羅衫, 書滿腔哀怨而懷之, 與紫鸞故爲落後, 謂執馬者曰: “東門外巫女, 最爲靈驗云, 我將往其家, 問病而行.” 僮僕如其言.
至其家, 巽辭哀乞曰: “今日之來, 本欲爲一見金進士耳. 可急通之, 則終身報恩.” 巫如其言送人, 則進士顚到而至矣.
兩人相見, 不得出一言, 但流涕而已.
妾以封書給之曰: “乘夕當還, 郞君於此留待.” 卽上馬而去.
進士坼封書而視之, 其辭曰: ‘曩者, 巫山神女, 傳致一札, 琅琅玉音, 滿紙丁寧. 敬奉三復, 悲歡交至, 意不自定. 卽欲答書, 而旣無信便. 且恐漏泄, 引領懸望, 欲飛無翼, 斷腸消魂. 只待死日, 而未死之前, 憑此尺素, 吐盡平生之懷, 伏願郎君留神焉.’
해석
妾退還西宮, 以白羅衫,
저는 물러나 서궁으로 돌아온 뒤, 백라삼(白羅衫)에
書滿腔哀怨而懷之,
마음속 간절한 애원을 적어 그것을 몸에 품고,
與紫鸞故爲落後, 謂執馬者曰:
자란과 두 사람이 모든 사람 중에서 일부러 뒤쳐져 있다 채찍을 잡은 동복(童僕)에게 말했습니다.
“東門外巫女, 最爲靈驗云,
“동문 밖에 영험한 무녀가 가장 영험하다 하던데
我將往其家, 問病而行.”
우리가 장차 그 집에 가서 병을 진찰하러 갈 터이다.”
僮僕如其言.
동복은 그 말을 따랐습니다.
至其家, 巽辭哀乞曰:
그 집에 이르러 공순한 말로 애걸했지요.
“今日之來, 本欲爲一見金進士耳.
“오늘 여기 온 것은 본디 김진사를 한 번 만나고자 합니다.
可急通之, 則終身報恩.”
급히 통지해 주시면 종신토록 그 은혜는 갚겠습니다.”
巫如其言送人, 則進士顚到而至矣.
무녀도 그 말고 같이 사람을 진사에게로 보내니 진사는 엎어질 듯 달려왔습니다.
兩人相見, 不得出一言,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 보니 가슴이 막히어 한 말도 못하고,
但流涕而已.
다만 눈물만 흘릴 뿐이었습니다.
妾以封書給之曰:
저는 진사에게 편지를 건네며 말했습니다.
“乘夕當還, 郞君於此留待.”
“첩은 오늘밤 돌아올 터이오니, 낭군님은 여기서 기다려주세요.”
卽上馬而去.
곧 말을 타고 갔습니다.
進士坼封書而視之, 其辭曰:
진사가 편지를 열어 보니 사연은 이러했습니다.
‘曩者, 巫山神女, 傳致一札,
‘지난 번 무산신녀가 전해준 편지에는
琅琅玉音, 滿紙丁寧.
낭랑한 옥 소리가 편지에 가득하였는데 편안하신지요?
敬奉三復, 悲歡交至, 意不自定.
글을 받들어 재삼 읽자니 슬픔과 기쁨이 교차되어 마음을 안정할 수 없었습니다.
卽欲答書, 而旣無信便.
곧 답서를 보내고자 하였지만 이미 믿을 만한 인편이 없고
且恐漏泄, 引領懸望,
또한 일이 누설될까 두려웠고, 옷깃을 당겨 바라보았지만
欲飛無翼, 斷腸消魂.
날아가고자 해도 날개가 없어 애가 끊어지고 넋을 불살랐습니다.
只待死日, 而未死之前, 憑此尺素,
다만 죽을 날을 기다리며 죽기 전에 이 편지에 의지하여
吐盡平生之懷, 伏願郎君留神焉.’
평생의 회포를 다 토하오니, 엎드려 비옵건대 낭군께서는 나를 기억해 주소서.’
인용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7화: 안평대군에 대한 운영의 평가
8화: 비해당에 모인 거필들
10화: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고 그에 따라 포폄하다
11화: 안평대군이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다
12화: 10명의 궁녀들이 지은 시
13화: 안평대군 운영의 시에서 그리움의 감정을 알아채다
14화: 마음을 간파당한 운영의 대처
15화: 소옥이 운영의 마음을 읽어내다
16화: 의심을 해명하기 위해 시를 지은 운영
17화: 뭇 문인들이 궁녀들의 시를 성당의 시라 평가하다
18화: 성삼문, 궁녀들의 시를 평가하다
21화: 대군, 김진사를 만난 자리에 궁녀들을 대동케하다
22화: 김진사, 시의 종장(宗匠)을 평하다
23화: 김진사, 두보를 평가하다
24화: 김진사의 시재(詩才)에 반한 안평대군
25화: 김진사의 붓에서 튄 먹물에서 영광스러움을 느끼다
26화: 운영, 김진사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해 애태우다
27화: 김진사의 시를 본 묵객들의 초대로 다시 찾아오다
30화: 편지를 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무녀를 찾아가다
32화: 김진사의 침착한 마음에 무녀도 도와주기로 하다
33화: 무녀가 운영에게 편지를 전해주다
35화: 서궁으로 가게 된 운영, 어떻게 김 진사를 만날까
36화: 자란이 알려준 방법
37화: 사실을 알고 놀려먹는 비취
39화: 빨래터를 정하기 위한 궁녀들의 설전 – 궁녀이기에 말할 수 없었던 불행
40화: 자란의 가슴 절절한 얘기에 소옥이도 따르기로 하다
41화: 부용이의 딴지걸기
42화: 완사행사에 빠지겠다는 보련의 발언
43화: 금련마저 구설수가 날까 두려워하며 완사행사에 빠지겠다고 하다
44화: 운영과의 인연에 대한 비경의 발언
45화: 운영의 상사병에 대한 간절한 이야기
46화: 소옥은 운영을 따르기로 하다
47화: 자란을 믿고 따르겠다는 4명의 궁녀들
48화: 드디어 두 사람이 함께 만나다
49화: 궁녀가 되기까지
50화: 궁녀가 된 이후의 파란만장한 삶
51화: 궁녀의 한계에 대한 술회
52화: 김진사와의 첫 만남에 대한 술회
53화: 친구들의 놀림이 가득한 시를 받고도 기분 나쁘지 않네
54화: 운영, 김 진사에게 서쪽 궁궐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하다
56화: 노예 특이 만들어준 사다리와 털버선
58화: 꼬리가 길수록 잡히는 법이기에 특이 알려준 방책
59화: 특의 계책으로 도망갈 채비를 마치다
60화: 특의 간교한 계책
62화: 불길한 느낌을 운영에게 말하다
63화: 운영, 특을 의심하다
65화: 안평대군, 결국 눈치 까다
66화: 죽으려는 운영과 말리는 궁녀들
67화: 사랑했지만, 그럴 수 없어 서로 시름시름 앓아가다
68화: 진사에게 이별을 고하는 운영의 편지
70화: 특이가 간교한 계책으로 진사를 속이다
71화: 특이의 계책을 간파하다
72화: 궁지에 몰린 특이가 궁궐 근처에서 진사를 음해하다
73화: 운영과 친하던 다섯 명의 궁녀들이 죽을 고비에 처하다
74화: 은섬의 대답내용
75화: 비취의 대답내용
76화: 자란의 대답내용
77화: 옥녀의 대답내용
78화: 운영의 대답내용
79화: 운영, 결국 자살하다
80화: 죽은 운영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특을 통해 사찰에서 예식을 드리게 하다
81화: 또 배신을 때린 특이
82화: 마지막까지 거짓말로 진사를 우롱하다
83화: 특이의 만행을 알게 되다
84화: 부처님께 간절히 빌어 특이는 인과응보를 받게 되다
85화: 김진사와 운영이 지상에 내려온 이유
86화: 천상의 사람이라 밝히다
88화: 김진사와 운영이 마지막으로 지은 시
89화: 꿈속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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