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최척 아버지께 얘기하고 혼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옥영네 어머니가 반대하다
조위한(趙緯韓)
“寡母自京城, 來寓鄭家者, 有一處子, 年貌俱妙, 誠爲不肖, 求於上舍. 必不爲疾足者之先得.”
父曰: “彼以華族, 千里浮萍, 其志必欲求富, 吾家素貧, 彼必不肯.”
陟反復申告曰: “第往言之. 其成與否, 天也.”
明日, 父往問之, 鄭曰: “吾有表妹, 自京潛亂, 窮來歸我. 其女姿行, 秀出閨闈, 我方求婚, 欲作門楣. 固知令子才俊, 不負東床之望, 而所患者, 寒儉耳. 吾當與妹商義, 更通.”
淑歸語其子, 陟惱燥數日, 苦待其秋.
上舍, 入言于沈, 沈亦難之, 曰: “我以盡室流離, 孤危無托, 只有一女, 欲嫁富人. 貧家者, 雖賢不願也.”
해석
“寡母自京城, 來寓鄭家者,
최척이 아버지께 말했다. “과부는 한양에서부터 와서 정씨 집에 더부살이하는데,
有一處子, 年貌俱妙,
한 딸이 나이와 생김새가 모두 아름답다고 합니다.
誠爲不肖, 求於上舍.
진실로 불초자식인 저를 위하여 상사 집에 구하니, 정상사를 구해주세요.
必不爲疾足者之先得.”
반드시 빨리 가지 않는다면 먼저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父曰: “彼以華族, 千里浮萍,
아버지가 말했다. “저들은 귀족으로 멀리 더부살이를 하고 있더라도
其志必欲求富,
그 뜻은 반드시 부유한 집에 혼처를 구하려는 걸 거다.
吾家素貧, 彼必不肯.”
그러나 우리집은 원래 가난하니, 저들이 반드시 기꺼워하지 않을 것이다.”
陟反復申告曰:
최척이 거듭 간청하여 말했다.
“第往言之. 其成與否, 天也.”
“다만 물어봐 주십시오. 이루어지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하늘에 달려 있습니다.”
明日, 父往問之, 鄭曰:
다음날 아버지가 가서 물으니, 정상사가 말했다.
“吾有表妹, 自京潛亂, 窮來歸我.
“나의 표매【表妹: 이종사촌 누이】가 서울에서 피난을 와 궁박하게 내 집에 머물러 있는데,
其女姿行, 秀出閨闈,
그녀의 외동딸이 자색이 뛰어나고, 재주가 규중에서도 우뚝하다네.
我方求婚, 欲作門楣.
그래서 내가 곧 혼사를 구해 가정을 이루게 하려고 하네.
固知令子才俊, 不負東床之望,
진실로 자네의 아들이 재주가 좋은 사위감【東床: 사위의 별칭이다. 晉 太傅 郗鑒이 王氏 가문에 사람을 보내 사윗감을 고를 적에, 모두 衣冠을 단정히 하고 나와서 극진하게 맞았는데, 오직 王羲之만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서 동상에 누워 배를 내놓은 채 호떡을 먹고 있었다. 이를 기특하게 여긴 치감이 그를 사위로 선발한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世說新語』 「雅量」】이란 희망을 저버리지 않을 줄은 알지만
而所患者, 寒儉耳.
걱정되는 것은 가난한 것일 뿐이네.
吾當與妹商義, 更通.”
그러나 내가 마땅히 누이와 상의를 해서 다시 알려줌세.”
淑歸語其子,
최숙이 집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말하자,
陟惱燥數日, 苦待其秋.
최척은 몇일 동안 초조해하며 회답이 올 때를 괴롭게 기다렸다.
上舍, 入言于沈, 沈亦難之, 曰:
상사가 들어가 심씨에게 말하니, 심씨는 또한 어려워하며 말했다.
“我以盡室流離, 孤危無托,
“저는 온 집안이 유리되어 의탁할 곳 없이 외롭고도 위태로이 의탁할 곳조차 없습니다.
只有一女, 欲嫁富人.
단지 이 딸을 반드시 부유한 사람에게 시집보내고자 합니다.
貧家者, 雖賢不願也.”
집이 가난하다면 비록 어질더라도 원하지 않습니다.”
인용
1화: 최척에 대한 소개
2화: 옥영, 최척에게 맘을 전하다
4화: 몇 번의 답서가 내왕하며 옥영의 진심을 알게 되다
5화: 최척 아버지께 얘기하고 혼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옥영네 어머니가 반대하다
6화: 옥영이가 어머니에게 최척이 아니면 혼인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다
9화: 양생에게 시집보내려던 엄마에 반대하며 목을 멘 옥영
10화: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다
12화: 정유재란의 발발로 최척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다
14화: 몽석, 친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재회하다
15화: 옥영이가 일본배에 타고 명나라를 돌아다니게 된 사연
16화: 여유문이 죽자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던 최척
17화: 친구인 주우에게 의탁하게 된 최척
18화: 안남의 일본배에서 들려온 익숙한 노래
19화: 여기에 있을 수 없는 그대,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들은 그대의 노래
20화: 그토록 그리던 사람을 안남에서 만나다
21화: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타국에서 함께 살게 되다
22화: 최척 부부 네 식구가 되다
23화: 청나라의 발흥으로 명나라를 도우러 출진하는 최척
25화: 첫째 아들 몽석과 감옥에서 만난 최척
26화: 조선인 간수 덕에 감옥에서 풀려나다
29화: 옥영네 조선으로 건너가려 맘먹다
30화: 몽선이가 조선에 가는 걸 머뭇거리자 홍도가 설득하다
32화: 장육금불의 도움으로 조선배를 만나다
33화: 죽은 사람 없이 모두 남원에 모여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34화: 저자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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