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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척전(崔陟傳) - 12화: 정유재란의 발발로 최척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다 본문

한문놀이터/한문소설

최척전(崔陟傳) - 12화: 정유재란의 발발로 최척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다

건방진방랑자 2020. 11. 2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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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정유재란의 발발로 최척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다

 

조위한(趙緯韓)

 

 

丁酉八月, 賊陷南原, 人皆逃竄. 之一家, 避于智異山燕谷. 陟令玉英着男服, 雜錯於廣原之中, 人之見之者, 皆不知其爲女子也. 入山累日, 糧盡將饑, 與丁壯數三出山求食且覘賊勢.

行到求禮, 猝遇賊兵, 潛身於巖藪而避之. 是日, 賊入燕谷, 彌山遍谷搶掠無遺. 路梗不得進退. 過三日.

賊退後, 還入燕谷, 則但見積屍遍橫, 流血成川. 林叢間, 隱隱有號哃之聲. 就訪之, 老弱數輩癢痍遍身. 而哭曰: “賊兵入山三日, 奪掠財貨, 芟刈人民, 盡驅子女, 昨已退屯蟾江. 欲求一家, 問諸水濱.”

號天痛哭, 攝地嘔血, 卽走蟾江. 未行數里, 得見於亂屍中, 呻吟斷續若存若無. 而流血被面, 不知其爲何人也. 察其衣裳, 甚似春生之所着. 大聲呼之曰: “爾無是春生?” 春生張目視之, 喉中作語曰: “郞君, 郞君! 主家聞爲賊兵所掠而去, 吾負阿, 不能趨走, 賊引兵斫殺而去. 吾僵地卽死, 半日而甦, 不知背上之兒生死去留.” 言訖而氣盡, 不復生矣.

扣胸頓足, 憫絶而仆. 旣已無可奈何, 起向蟾江, 則岸上有老弱, 創殘數十, 相聚而哭. 往問之, 則曰: “俺等隱於山中, 爲賊所驅及賊船, 抽丁壯同載, 推下罹鋒, 老嬴者如此.”

大慟, 無念獨全, 將欲自裁, 被得人求止. 踐踐江頭, 而去無所之. 還尋僅達歸路, 三晝夜, 其住家頹垣破瓦. 餘燼未息, 積骸成丘, 無地着足.

 

 

 

 

 

 

해석

丁酉八月, 賊陷南原, 人皆逃竄.

정유(1597)8월에 왜구가 남원을 함락하자 사람들이 모두 피난 가 숨었다.

 

之一家, 避于智異山燕谷.

최척의 가족들도 지리산 연곡사로 피난을 갔다.

 

陟令玉英着男服, 雜錯於廣原之中,

최척은 옥영에게 남장을 하게 하니 뭇 사람에 뒤섞여

 

人之見之者, 皆不知其爲女子也.

사람들마다 그녀를 보고도 모두 여자인 줄을 알지 못했다.

 

入山累日, 糧盡將饑,

산에 들어와 며칠이 지나자 양식이 다 떨어져 거의 죽을 지경이자,

 

與丁壯數三出山求食且覘賊勢.

최척은 장정 서너 사람과 함께 산에서 나와 양식도 구하고 왜적의 형세도 염탐했다.

 

行到求禮, 猝遇賊兵, 潛身於巖藪而避之.

최척 일행은 구례에 이르러서 갑자기 적병을 만나자 바위 무더기에 몸을 숨겨 피했다.

 

是日, 賊入燕谷, 彌山遍谷搶掠無遺.

이날 왜적들은 연곡사로 들어와 산을 두르고 골짜기를 에워싸 남김없이 약탈해갔다.

 

路梗不得進退. 過三日.

최척 일행은 길이 막혀 오갈 수 없었는데 사흘이나 지났다.

 

賊退後, 還入燕谷,

왜적들이 물러난 후에 다시 연곡사로 들어가 보니,

 

則但見積屍遍橫, 流血成川.

다만 쌓인 시체가 널부러져 있고 피가 흘러 내를 만들었다.

 

林叢間, 隱隱有號哃之聲.

숲 속에서 신음소리가 은은히 흐느끼는 소리가 있었다.

 

就訪之, 老弱數輩癢痍遍身.

최척이 달려가 찾아보니, 노인 몇 사람이 온 몸에 상처를 입고 있었다.

 

而哭曰:

최척을 보자 통곡하며 말했다.

 

賊兵入山三日, 奪掠財貨, 芟刈人民,

적병이 산에 들어온 지 3일 동안 재물을 약탈하고 인민들을 베어 죽였으며,

 

盡驅子女, 昨已退屯蟾江.

아이들과 여자들은 모두 끌고 어제 이미 섬진강으로 물러나 둔을 쳤네.

 

欲求一家, 問諸水濱.”

가족들을 찾고 싶다면 물가에 가서 물어 보게.”

 

號天痛哭, 攝地嘔血, 卽走蟾江.

최척은 하늘에 통곡하고 땅을 치며 피를 토한 뒤, 즉시 섬진강으로 달려갔다.

 

未行數里, 得見於亂屍中,

몇 리도 채 못 갔는데, 어지러진 시신들 속에서 볼 수 있었다.

 

呻吟斷續若存若無.

신음소리가 끊어졌다 이어졌다해서 있는 듯 없는 듯했다.

 

而流血被面, 不知其爲何人也.

피가 흘러 얼굴을 덮었기에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察其衣裳, 甚似春生之所着.

입은 옷을 살펴보니 매우 춘생이 입고 있던 것과 비슷했다.

 

大聲呼之曰: “爾無是春生?”

최적이 큰 소리로 불러 말했다. “너는 춘생이 아니냐?”

 

春生張目視之, 喉中作語曰:

춘생이 눈을 활짝 뜨고 목구멍으로 말을 만들어내며 말했다.

 

郞君, 郞君!

낭군이시여, 낭군이시여!

 

主家聞爲賊兵所掠而去, 吾負阿,

주인어른의 가족들은 모두 적병에게 끌려갔다고 들었고 저는 아이 몽석을 등에 업었기에

 

不能趨走, 賊引兵斫殺而去.

빨리 달릴 수가 없어 적병이 칼을 휘둘러 죽어라 달렸습니다.

 

吾僵地卽死, 半日而甦,

그 즉시 저는 땅에 고꾸라져 기절했다가 반나절 만에 깨어났는데,

 

不知背上之兒生死去留.”

등에 업혔던 아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목숨이 떠났는지 머물러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言訖而氣盡, 不復生矣.

춘생은 말을 마치고 기가 다하자 다시 살아나지 못했다.

 

扣胸頓足, 憫絶而仆.

최척은 가슴을 치고 발까지 조아리며, 걱정스레 쓰러졌다.

 

旣已無可奈何, 起向蟾江,

이윽고 이미 정신을 가다듬어 일어나 섬진강으로 향하니,

 

則岸上有老弱, 創殘數十,

강둑 가에 노약자가 있으니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지닌 수 십명이

 

相聚而哭.

서로 모여 통곡하고 있었다.

 

往問之, 則曰:

최척이 가서 묻자, 노인들이 대답했다.

 

俺等隱於山中, 爲賊所驅及賊船,

우리들은 산속에 숨어 있다가 왜적에게 여기까지 끌려오거나 왜적의 배를 타고 왔으니,

 

抽丁壯同載, 推下罹鋒, 老嬴者如此.”

장정들만 뽑아 함께 싣고, 이처럼 병이 들거나 칼에 찔린 노약자들만 버려둔 것이 이와 같네.”

 

大慟, 無念獨全,

최척은 대성통곡을 했고 혼자만 온전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將欲自裁, 被得人求止.

자살을 하려고 했지만 주위 사람들이 만류하여 죽을 수도 없었다.

 

踐踐江頭, 而去無所之.

그래서 강 상류로 걸어 올라 갔지만 떠나 갈 곳이 없었다.

 

還尋僅達歸路, 三晝夜,

돌아 겨우 통하고 돌아가는 길을 찾아 3일 밤낮으로 가보니

 

其住家頹垣破瓦.

집은 담장이 무너지고 기와가 깨져 있었다.

 

餘燼未息, 積骸成丘, 無地着足.

나머지는 불타 쉴 곳이 없었고 시체가 쌓여 언덕을 이루어 밟을 땅도 없었다.

 

 

인용

목차

전문

1: 최척에 대한 소개

2: 옥영, 최척에게 맘을 전하다

3: 최척에게 화답시를 구하기 위해 기다리던 아이

4: 몇 번의 답서가 내왕하며 옥영의 진심을 알게 되다

5: 최척 아버지께 얘기하고 혼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옥영네 어머니가 반대하다

6: 옥영이가 어머니에게 최척이 아니면 혼인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다

7: 옥영의 어머니 마지못해 딸의 혼인을 승낙하다

8: 임란 발발로 혼례를 치르지 못하고 헤어지다

9: 양생에게 시집보내려던 엄마에 반대하며 목을 멘 옥영

10: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다

11: 꿀 떨어지는 옥영과 최척의 달콤한 신혼생활

12: 정유재란의 발발로 최척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다

13: 명나라 장수 여유문을 따라 절강성에 간 최척

14: 몽석, 친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재회하다

15: 옥영이가 일본배에 타고 명나라를 돌아다니게 된 사연

16: 여유문이 죽자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던 최척

17: 친구인 주우에게 의탁하게 된 최척

18: 안남의 일본배에서 들려온 익숙한 노래

19: 여기에 있을 수 없는 그대,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들은 그대의 노래

20: 그토록 그리던 사람을 안남에서 만나다

21: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타국에서 함께 살게 되다

22: 최척 부부 네 식구가 되다

23: 청나라의 발흥으로 명나라를 도우러 출진하는 최척

24: 출전했지만 크게 패해 적군에게 사로잡힌 최척

25: 첫째 아들 몽석과 감옥에서 만난 최척

26: 조선인 간수 덕에 감옥에서 풀려나다

27: 홍도의 아버지 진위경을 만난 최척과 몽석

28: 최척의 가족과 진위경이 함께 살게 되었다

29: 옥영네 조선으로 건너가려 맘먹다

30: 몽선이가 조선에 가는 걸 머뭇거리자 홍도가 설득하다

31: 조선으로 배를 타고 가던 운영네 닥친 위기

32: 장육금불의 도움으로 조선배를 만나다

33: 죽은 사람 없이 모두 남원에 모여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34: 저자의 후기

줄거리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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