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옥영이가 일본배에 타고 명나라를 돌아다니게 된 사연
조위한(趙緯韓)
時玉英則見執於倭奴頓于. 頓于老倭本不殺生. 慈悲念佛, 以商販爲業, 習御舟揖. 倭將行長, 以爲船主而來.
頓于愛玉英機驚, 惟恐見逋, 給以善衣美食, 慰安其心. 玉英欲投水溺死, 再三出船, 輒有所覺.
一夕, 丈六金佛夢玉英而告曰: “我萬福佛也. 愼無死, 後必有喜.” 玉英覺而諗其夢, 不能無萬一之冀. 遂强食不死.
頓于家, 在浪, 時妻老女幼, 無他子男. 使玉英居家, 不得出入. 玉英謬曰: “我本貌少男子, 弱骨多病. 在本國不能服役丁壯之事, 只以裁縫炊飯爲業, 餘事固不能也.” 頓于尤憐之, 名之曰: ‘沙干’.
每乘舟行販, 以火長置舟中, 往來于閩浙之間.
해석
時玉英則見執於倭奴頓于.
이때 옥영은 왜병인 돈우(頓于)에게 붙들렸는데,
頓于老倭本不殺生.
돈우는 늙은 왜인으로 살생을 좋아하지 않았다.
慈悲念佛, 以商販爲業, 習御舟揖.
그는 본래 부처님을 섬기면서 장사를 업으로 삼고 있었으나, 배를 잘 저었다.
倭將行長, 以爲船主而來.
왜장 평행장(平行長)이 뱃사공의 우두머리로 삼아 데려왔던 것이다.
頓于愛玉英機驚,
돈우는 옥영의 영특한 면모를 사랑했다.
惟恐見逋,
옥영이 나포되어 두려움에 떠는 것을 보고
給以善衣美食, 慰安其心.
좋은 옷을 입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이면서 옥영의 마음을 달래었다.
玉英欲投水溺死, 再三出船,
옥영은 물에 빠져 죽으려고 두세 번 바다에 뛰어 들었으나,
輒有所覺.
사람들이 번번이 구해져 깨어났다.
一夕, 丈六金佛夢玉英而告曰:
어느 날 저녁이었다. 옥영의 꿈에 장육금불이 나타나 분명하게 말했다.
“我萬福佛也. 愼無死, 後必有喜.”
“나는 만복사의 부처다. 삼가 죽지 않는다면 후에 반드시 기쁜 일이 있을 것이다.”
玉英覺而諗其夢, 不能無萬一之冀.
옥영은 깨어나 그 꿈을 기억해 내고는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여
遂强食不死.
그래서 마침내 억지로라도 밥을 먹으며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頓于家, 在浪, 時妻老女幼, 無他子男.
돈우의 집은 낭고사(浪沽射)에 있었는데, 집에는 늙은 아내와 어린 딸만 있고 다른 사내는 없었다.
使玉英居家, 不得出入.
돈우는 옥영을 집안에서만 생활하고 다른 곳에는 일체 나가지 못하게 했다.
玉英謬曰:
이에 옥영은 돈우에게 거짓말을 했다.
“我本貌少男子, 弱骨多病.
“저는 단지 어린 사내로 약질에다가 병이 많습니다.
在本國不能服役丁壯之事,
예전에 본국에 있을 때에도 남자들의 일을 감당할 수가 없어
只以裁縫炊飯爲業, 餘事固不能也.”
다만 바느질과 밥 짓는 일만을 했기에 다른 일은 본래 하질 못합니다.”
頓于尤憐之, 名之曰: ‘沙干’.
돈우는 더욱 불쌍하게 생각하여 옥영에게 사우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每乘舟行販, 以火長置舟中,
매번 배를 타고 장사를 다닐 때마다 옥영을 데리고 가서 부엌일을 맡겨
往來于閩浙之間.
옥영은 배 안에 있으면서 절강성과 복건성을 왕래하게 됐다.
인용
1화: 최척에 대한 소개
2화: 옥영, 최척에게 맘을 전하다
4화: 몇 번의 답서가 내왕하며 옥영의 진심을 알게 되다
5화: 최척 아버지께 얘기하고 혼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옥영네 어머니가 반대하다
6화: 옥영이가 어머니에게 최척이 아니면 혼인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다
9화: 양생에게 시집보내려던 엄마에 반대하며 목을 멘 옥영
10화: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다
12화: 정유재란의 발발로 최척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다
14화: 몽석, 친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재회하다
15화: 옥영이가 일본배에 타고 명나라를 돌아다니게 된 사연
16화: 여유문이 죽자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던 최척
17화: 친구인 주우에게 의탁하게 된 최척
18화: 안남의 일본배에서 들려온 익숙한 노래
19화: 여기에 있을 수 없는 그대,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들은 그대의 노래
20화: 그토록 그리던 사람을 안남에서 만나다
21화: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타국에서 함께 살게 되다
22화: 최척 부부 네 식구가 되다
23화: 청나라의 발흥으로 명나라를 도우러 출진하는 최척
25화: 첫째 아들 몽석과 감옥에서 만난 최척
26화: 조선인 간수 덕에 감옥에서 풀려나다
29화: 옥영네 조선으로 건너가려 맘먹다
30화: 몽선이가 조선에 가는 걸 머뭇거리자 홍도가 설득하다
32화: 장육금불의 도움으로 조선배를 만나다
33화: 죽은 사람 없이 모두 남원에 모여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34화: 저자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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