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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최척전(崔陟傳) - 31화: 조선으로 배를 타고 가던 운영네 닥친 위기 본문

한문놀이터/한문소설

최척전(崔陟傳) - 31화: 조선으로 배를 타고 가던 운영네 닥친 위기

건방진방랑자 2020. 11. 2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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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조선으로 배를 타고 가던 운영네 닥친 위기

 

조위한(趙緯韓)

 

 

生纔數其貨物, 玉英以華語對曰: “我以天朝人, 漁採于海, 漂泊於此, 本無貨物

涕泣求生, 卽不殺, 只取玉英所乘船, 繫其船尾而去.

玉英: “此必是海浪賊也. 吾聞海浪賊, 在華鮮之間, 出沒搶掠, 不喜殺人, 此必是也. 我不聽兒言而强作此行, 昊天不助, 終致狼狽, 旣失船楫, 夫何爲哉? 接天溟海, 不可飛越, 枯槎難信, 竹葉無憑, 但有一死, 吾死晩矣, 可憐吾兒因我而死.”

卽與子婦相扶哀號, 聲震岩岸, 恨結層波. 海若瑟縮, 山鬼嚬呻.

玉英登臨絶岸將欲投身, 子婦共挽. 顧謂夢仙: “爾止吾死, 將欲何俟. 櫜中餘糧, 僅支三日, 坐待食盡不死何爲?”

夢仙對曰: “糧盡而死, 亦未晩也. 其間萬一有可圖之路, 則悔無及矣.” 遂扶下來, 夜伏于岩穴.

 

 

 

 

 

 

해석

하루는 중국인 배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이 물었다. “어느 지방의 배이며, 어디로 가느냐?”

 

옥영이 응답하여 말했다. “나는 항주 사람인데 차를 사기 위해 산동으로 가는 중입니다.”

 

또 며칠 뒤에는 일본인 배를 만나게 되었다. 옥영은 즉시 아들, 며느리와 함께 일본인 옷으로 갈아입고 기다렸다. 일본인 배가 다가와서 물었다. “너희들은 어느 지방 사람이며, 어디에서 오는 중이냐?”

 

옥영이 일본어로 대답했다.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들어왔다가 풍랑을 만나 표류하게 되었습니다. 배와 노가 깨지고 부러져 항주에서 배를 사서 돌아가는 중입니다.”

 

일본 사람이 말했다. “고생을 많이 했군요! 고생을 많이 했군요! 여기서 일본까지는 얼마 안 되니 남쪽으로 가십시오.”

 

이날 남풍이 심하게 불었다. 해가 이윽고 서쪽 바다 속으로 들어가자, 흰 이무기는 풍랑을 일으키고 푸른 파도는 하늘이 놀랄 정도로 치솟아 올랐다. 구름과 안개가 사방에 가득 끼어 지척도 분간하기 어려웠으며, 노는 부러지고 돛은 찢어져 어디로 가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다. 몽선 부부는 깜짝 놀라서 뱃바닥에 엎드리더니 이내 배멀미를 했다. 옥영은 의연하게 홀로 앉아 하늘을 우러르며 말없이 기도했다. 밤이 되면서 풍랑이 잦아들더니 배가 흘러서 조그만 섬에 이르렀다.

 

배를 수리하기 위해 며칠 머물러 있는데, 홀연히 바다 가운데서 배 한 척이 점차 다가왔다. 옥영은 몽선에게 배 안에 있는 장비를 주머니에 담아서 바위 동굴에 숨기게 했다. 잠시 후에 뱃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면서 내려왔다. 말소리는 조선말이나 일본말은 아니었으며, 대략 중국말과 흡사했다. 그들은 창이나 칼 등 무기는 갖고 있지 않았으나, 흰 몽둥이로 때리고 위협하면서 화물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生纔數其貨物,

생이 겨우 그 화물을 헤아렸으니,

 

玉英以華語對曰:

이에 옥영이 중국말로 대답했다.

 

我以天朝人, 漁採于海,

나는 중국 사람으로 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에 나왔다가

 

漂泊於此, 本無貨物

여기에 표류하다 정박했으니, 본래부터 화물은 있지도 않습니다.”

 

涕泣求生,

옥영이 눈물을 흘리면서 살려달라고 요구했다.

 

卽不殺, 只取玉英所乘船, 繫其船尾而去.

그러자 그들은 죽이지는 않고 옥영이 타고 왔던 배를 빼앗아 자기들 배의 후미에 묶고 가버렸다.

 

玉英: “此必是海浪賊也.

옥영이 말했다. “이들은 필시 해적들일 것이다.

 

吾聞海浪賊, 在華鮮之間,

내가 들으니 해적들의 섬이 조선과 중국의 사이에 있는데,

 

出沒搶掠, 不喜殺人, 此必是也.

출몰하여 약탈하되 사람 죽이기를 기뻐하지 않는다고 하니. 이들이 그 놈들임이 분명하다.

 

我不聽兒言而强作此行,

내가 아들의 말을 듣지 않고 억지로 떠났다가

 

昊天不助, 終致狼狽,

하늘이 돕지 않아 이런 낭패를 당하게 되었구나.

 

旣失船楫, 夫何爲哉?

이미 배와 노를 잃어버렸으니 다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接天溟海, 不可飛越, 枯槎難信,

하늘은 드넓은 바다와 접해 있어 날아서 건너갈 수도 없고 마른 뗏목도 믿기 어려우니

 

竹葉無憑, 但有一死,

죽엽도 의지할 수 없어 다만 한 번 죽는 것만 있구나.

 

吾死晩矣, 可憐吾兒因我而死.”

나의 죽음은 늦은 것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나로 인해 죽게 되었으니 가련쿠나.”

 

卽與子婦相扶哀號,

말을 마친 옥영이 아들 내외와 함께 슬프게 우니,

 

聲震岩岸, 恨結層波.

소리가 벼랑을 진동시켰고 한은 층층의 파도에 맺혔다.

 

海若瑟縮, 山鬼嚬呻.

바다는 거문고가 줄어든 것 같아, 산귀신은 얼굴을 찡그리고 신음했다.

 

玉英登臨絶岸將欲投身, 子婦共挽.

옥영이 해안으로 올라가 바다에 투신하려고 하자, 아들과 며느리가 함께 만류했다.

 

顧謂夢仙: “爾止吾死, 將欲何俟.

돌아서 몽선에게 말했다. “너는 내가 죽는 것을 말리니. 더 이상 무엇을 기다릴 수 있겠느냐?

 

櫜中餘糧, 僅支三日,

주머니에 남은 식량은 겨우 3일 먹을 것밖에 안 되니

 

坐待食盡不死何爲?”

앉아서 식량이 다하길 기다려 죽지 않은들 무엇 하랴?”

 

夢仙對曰: “糧盡而死, 亦未晩也.

몽선이 말했다. “식량이 다 떨어진 뒤에 죽더라도 늦지 않습니다.

 

其間萬一有可圖之路, 則悔無及矣.”

그 사이에 만약 도모할 만한 길이 생긴다면 후회해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遂扶下來, 夜伏于岩穴.

몽선은 마침내 어머니를 부축해 언덕에서 내려와 겨우 바위 동굴에 엎드려 쉬게 되었다.

 

 

인용

목차

전문

1: 최척에 대한 소개

2: 옥영, 최척에게 맘을 전하다

3: 최척에게 화답시를 구하기 위해 기다리던 아이

4: 몇 번의 답서가 내왕하며 옥영의 진심을 알게 되다

5: 최척 아버지께 얘기하고 혼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옥영네 어머니가 반대하다

6: 옥영이가 어머니에게 최척이 아니면 혼인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다

7: 옥영의 어머니 마지못해 딸의 혼인을 승낙하다

8: 임란 발발로 혼례를 치르지 못하고 헤어지다

9: 양생에게 시집보내려던 엄마에 반대하며 목을 멘 옥영

10: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다

11: 꿀 떨어지는 옥영과 최척의 달콤한 신혼생활

12: 정유재란의 발발로 최척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다

13: 명나라 장수 여유문을 따라 절강성에 간 최척

14: 몽석, 친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재회하다

15: 옥영이가 일본배에 타고 명나라를 돌아다니게 된 사연

16: 여유문이 죽자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던 최척

17: 친구인 주우에게 의탁하게 된 최척

18: 안남의 일본배에서 들려온 익숙한 노래

19: 여기에 있을 수 없는 그대,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들은 그대의 노래

20: 그토록 그리던 사람을 안남에서 만나다

21: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타국에서 함께 살게 되다

22: 최척 부부 네 식구가 되다

23: 청나라의 발흥으로 명나라를 도우러 출진하는 최척

24: 출전했지만 크게 패해 적군에게 사로잡힌 최척

25: 첫째 아들 몽석과 감옥에서 만난 최척

26: 조선인 간수 덕에 감옥에서 풀려나다

27: 홍도의 아버지 진위경을 만난 최척과 몽석

28: 최척의 가족과 진위경이 함께 살게 되었다

29: 옥영네 조선으로 건너가려 맘먹다

30: 몽선이가 조선에 가는 걸 머뭇거리자 홍도가 설득하다

31: 조선으로 배를 타고 가던 운영네 닥친 위기

32: 장육금불의 도움으로 조선배를 만나다

33: 죽은 사람 없이 모두 남원에 모여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34: 저자의 후기

줄거리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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