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옥영이가 어머니에게 최척이 아니면 혼인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다
조위한(趙緯韓)
是夜, 玉英乃就其母, 口欲有言, 而囁濡不發, 母曰: “爾有所懷, 無隱乎我也.”
玉英赧然遲疑, 强而後, 言曰: “母親爲我擇婿, 必欲求富, 其情則憾矣. 第惟家富, 而婿賢則何幸?
而如或家雖足食, 婿甚不賢, 則難保其家業. 人之無食我以爲夫, 而雖有粟, 其得而食諸?
竊瞯崔生, 日日來學於阿叔. 忠厚誠信決非輕薄宕子, 得此爲配, 死無恨矣. 況貧者, 士之常, 不義而富, 吾甚不願, 請決嫁之. 此非處子所當, 自言之事, 而機關甚重. 豈嫌於處子羞澁之愁. 潛黙不言, 而竟致嫁得庸, 爲壞了一生,
則已破之甑, 難以再完; 旣染之絲, 不可復素, 啜泣何及? 噬臍莫追.
況今兒身, 異於他人, 家無嚴父, 賊在隣境, 苟非忠信之人, 何以仗母子之身乎?
寧從顔氏之請家, 不避徐妹之自擇, 豈可隱匿深房, 但望人口, 而置於相忘之地乎?”
해석
是夜, 玉英乃就其母,
이날 밤 옥영이 어머니 곁으로 가서
口欲有言, 而囁濡不發, 母曰:
말을 하려다가 머뭇거리니, 어머니가 말했다.
“爾有所懷, 無隱乎我也.”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숨기지 말아라.”
玉英赧然遲疑, 强而後, 言曰:
옥영이 얼굴을 붉히고 머뭇거리다가 억지로 입을 열어 말했다.
“母親爲我擇婿, 必欲求富,
“어머님께서 저를 위해 사위를 고르시되 반드시 부유한 사람만을 구하려고 하시니,
其情則憾矣.
그 마음이 섭섭합니다.
第惟家富, 而婿賢則何幸?
다만 집안이 부유하고 사윗감마저 어질다면 얼마나 다행이겠습니까?
而如或家雖足食, 婿甚不賢,
그러나 만약 집안은 비록 먹을 것이 풍족하더라도 사윗감이 어질지 못하다면,
則難保其家業.
그 집안을 보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人之無食我以爲夫,
사람이 먹이려 하지 않음에도 내가 남편으로 여기는데
而雖有粟, 其得而食諸?
비록 곡식이 있다 해도 얻어먹을 수 있겠습니까?
竊瞯崔生, 日日來學於阿叔.
제가 최생을 엿보니, 날마다 우리 아저씨께 와서 배웠습니다.
忠厚誠信決非輕薄宕子,
충성스러움과 두터움, 성실함과 신실함이 결단코 경박하거나 방탕한 사람은 아닙니다.
得此爲配, 死無恨矣.
이 사람을 배필로 삼을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況貧者, 士之常,
하물며 가난한 것은 선비의 본분이요,
不義而富, 吾甚不願, 請決嫁之.
의롭지 못한 부유함은 제가 매우 원하는 게 아니니 청컨대, 결단코 시집을 정하십시오.
此非處子所當,
이것은 처녀가 마땅히 할 말은 아니지만,
自言之事, 而機關甚重.
스스로 말한 것은 제 일생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豈嫌於處子羞澁之愁. 潛黙不言,
어찌 처자의 부끄러움은 근심을 혐오하여 침묵한 채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而竟致嫁得庸, 爲壞了一生,
마침내 용렬한 사람에게 시집가서 일생을 그르치겠습니까?
則已破之甑, 難以再完;
이미 깨어진 시루는 다시 완전하게 하기 어려우며,
旣染之絲, 不可復素,
이미 물들인 실은 다시 희게 할 수 없으니
啜泣何及? 噬臍莫追.
흐느끼며 울더라도 어찌 돌이키겠습니까? 이것이야말로 서제막급(=후회막급)【서제막추(噬臍莫追): 배꼽을 물려고 해도 입이 미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곧 기회를 잃고 후회해도 아무 소용없음의 비유한 말한다. (=噬臍無及, 噬臍何及, 追悔莫及, 悔之莫及, 悔之無及, 後悔莫及, 後悔莫甚)】입니다.
況今兒身, 異於他人,
하물며 지금 제 처지는 다른 사람들과 달라
家無嚴父, 賊在隣境,
집에는 엄한 아버지가 계시지 않고 적이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苟非忠信之人,
진실로 충성스럽고 믿음직한 사람이 아니라면
何以仗母子之身乎?
어떻게 우리 두 모녀의 몸을 기대겠습니까?
寧從顔氏之請家, 不避徐妹之自擇,
차라리 안씨가 결혼을 요청한 것을 따르고 서매가 스스로 선택한 것을 피하지 말아야 합니다.
豈可隱匿深房, 但望人口,
어떻게 심방에 숨긴 채 단지 남의 입만 바라보면서
而置於相忘之地乎?”
서로 잊어야 하는 처지에 두려 하십니까?”
인용
1화: 최척에 대한 소개
2화: 옥영, 최척에게 맘을 전하다
4화: 몇 번의 답서가 내왕하며 옥영의 진심을 알게 되다
5화: 최척 아버지께 얘기하고 혼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옥영네 어머니가 반대하다
6화: 옥영이가 어머니에게 최척이 아니면 혼인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다
9화: 양생에게 시집보내려던 엄마에 반대하며 목을 멘 옥영
10화: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다
12화: 정유재란의 발발로 최척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다
14화: 몽석, 친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재회하다
15화: 옥영이가 일본배에 타고 명나라를 돌아다니게 된 사연
16화: 여유문이 죽자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던 최척
17화: 친구인 주우에게 의탁하게 된 최척
18화: 안남의 일본배에서 들려온 익숙한 노래
19화: 여기에 있을 수 없는 그대,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들은 그대의 노래
20화: 그토록 그리던 사람을 안남에서 만나다
21화: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타국에서 함께 살게 되다
22화: 최척 부부 네 식구가 되다
23화: 청나라의 발흥으로 명나라를 도우러 출진하는 최척
25화: 첫째 아들 몽석과 감옥에서 만난 최척
26화: 조선인 간수 덕에 감옥에서 풀려나다
29화: 옥영네 조선으로 건너가려 맘먹다
30화: 몽선이가 조선에 가는 걸 머뭇거리자 홍도가 설득하다
32화: 장육금불의 도움으로 조선배를 만나다
33화: 죽은 사람 없이 모두 남원에 모여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34화: 저자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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