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옥영, 최척에게 맘을 전하다
조위한(趙緯韓)
每講學之時, 輒有丫鬟, 年可十七八. 眉眼如畵, 髮黑如漆, 隱伏于窓壁間, 潛聽焉.
一日上舍方食不出, 陟獨坐誦書, 忽然窓隙中, 投一小紙. 取而視之, 乃書「摽有梅」末章. 陟心魂飛越, 不能定情, 思欲昏夜, 唐突以竊而抱, 卽悔之, 以金介鉉之事自警, 沈吟思量. 義欲交戰. 俄見上舍出來, 遽藏其詩於袖中.
卒業而退. 門外有一靑衣, 尾陟而來曰: “願有所白.” 陟旣見詩心動之, 及聞靑衣之言, 甚怪之.
해석
每講學之時, 輒有丫鬟, 年可十七八.
매일 공부를 할 때마다 문득 어떤 계집아이가 나이는 16살 정도였고
眉眼如畵, 髮黑如漆,
눈은 그림인 듯, 검은 머리는 칠한 듯하여,
隱伏于窓壁間, 潛聽焉.
창벽 사이에 숨어서 몰래 책 읽는 소리를 들었다.
一日上舍方食不出, 陟獨坐誦書,
하루는 상사가 식사를 하기 위해 내당에서 나가지 않았고 최척은 홀로 앉아서 책을 읽었는데,
忽然窓隙中, 投一小紙.
갑자기 창틈 사이로 조그만 종이쪽지 하나가 들어왔다.
取而視之, 乃書「摽有梅」末章.
최척이 주어서 읽어보니, 곧 「표유매」【매실이 다 떨어져 광주리에 담았네. 나를 찾는 선비들은 그냥 데려가시길.摽有梅 頃筐墍之 求我庶士 迨其謂之 -「國風召南」】의 마지막 장이 씌어 있었다.
陟心魂飛越, 不能定情,
최척은 정신이 날아갈 듯 황홀하고 마음을 정돈할 수 없었다.
思欲昏夜, 唐突以竊而抱, 卽悔之,
내심 ‘어두운 밤에 당돌하게 보쌈하겠다’ 맘먹었지만 곧 후회하여
以金介鉉之事自警, 沈吟思量.
이내 김개현의 고사로 스스로 경계하며 그런 마음을 속으로만 깊이 생각했다.
義欲交戰.
그런데도 의리와 욕망이 속으로 서로 싸우고 있었다.
俄見上舍出來, 遽藏其詩於袖中.
잠시 후에 상사가 나오자 갑자기 그 시를 소매 속에 감추었다.
卒業而退. 門外有一靑衣, 尾陟而來曰: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푸른 옷을 입은 계집아이가 있다가 최척의 따라오며 말했다.
“願有所白.”
“저, 아뢸 말씀이 있습니다.”
陟旣見詩心動之,
최척은 쪽지에 적힌 시를 보고 마음이 흔들리고 있던 차에
及聞靑衣之言, 甚怪之.
푸른 옷을 입은 이의 말을 들음에 미쳐 매우 기이하기만 했다.
인용
1화: 최척에 대한 소개
2화: 옥영, 최척에게 맘을 전하다
4화: 몇 번의 답서가 내왕하며 옥영의 진심을 알게 되다
5화: 최척 아버지께 얘기하고 혼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옥영네 어머니가 반대하다
6화: 옥영이가 어머니에게 최척이 아니면 혼인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다
9화: 양생에게 시집보내려던 엄마에 반대하며 목을 멘 옥영
10화: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다
12화: 정유재란의 발발로 최척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다
14화: 몽석, 친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재회하다
15화: 옥영이가 일본배에 타고 명나라를 돌아다니게 된 사연
16화: 여유문이 죽자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던 최척
17화: 친구인 주우에게 의탁하게 된 최척
18화: 안남의 일본배에서 들려온 익숙한 노래
19화: 여기에 있을 수 없는 그대,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들은 그대의 노래
20화: 그토록 그리던 사람을 안남에서 만나다
21화: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타국에서 함께 살게 되다
22화: 최척 부부 네 식구가 되다
23화: 청나라의 발흥으로 명나라를 도우러 출진하는 최척
25화: 첫째 아들 몽석과 감옥에서 만난 최척
26화: 조선인 간수 덕에 감옥에서 풀려나다
29화: 옥영네 조선으로 건너가려 맘먹다
30화: 몽선이가 조선에 가는 걸 머뭇거리자 홍도가 설득하다
32화: 장육금불의 도움으로 조선배를 만나다
33화: 죽은 사람 없이 모두 남원에 모여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34화: 저자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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