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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서설 - 2. 자료의 선택 문제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서설 - 2. 자료의 선택 문제

건방진방랑자 2021. 12. 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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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자료의 선택 문제

 

 

한문학사는 문장(文章)의 역사다. 구어(口語)로 된 소설의 역사가 아니라 문언(文言)으로 된 시문(詩文)의 역사이며, 사실상 그 주종(主宗)이 되어 온 것은 시(). 그러나 우리 문학사의 현실은 이러한 사실(史實)이 사실(事實)로 통용되지 않았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필이나 소설과 같은 이른바 문학(文學)에 대한 연구는 시대의 풍상(風尙)으로 각광을 받아왔고 사실상 조윤제(趙潤濟)한국문학사(韓國文學史)가 이러한 편향(偏向)을 조성하는 데 선도적인 구실을 해왔다. 그러나 정작 한시(漢詩)에 대한 관심은 작품의 소재 파악이나 기초 자료의 조사 단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시(漢詩) 전통이 이미 전시대(前時代)의 것이 되어 버린 현재의 상황에서, 4만여 종을 헤아리는 시문집(詩文集)을 수집, 망라하여 우리 문학사의 서술에 직접 제공될 수 있는 한시(漢詩) 자료를 선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설사 그러한 작업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 성취를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만큼 안일(安逸)을 누릴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시(漢詩)를 생산한 당시의 시인(詩人)ㆍ비평가(批評家)들이 직접 편찬에 참여한 역대의 중요 사찬(私撰) 시선집(詩選集)을 조사, 검토하여 이것들이 우리 문학사의 기술에 기여할 수 있는 자료사적(資料史的) 의미부터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로 이것들이 성립된 과정을 살피고, 둘째로 그 선발(選拔)의 기준이 된 편자(編者)의 선관(選觀)을 추적하여 이들 시선집(詩選集)이 지니는 시대사적(時代史的) 의의를 확인하는 차례를 밟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시문(詩文)의 선발책자(選拔冊子)를 편찬하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인지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고려말 김태현(金台鉉)동국문감(東國文鑑)이 그 최초의 것이 아닌가 한다. 참고로 고려사(高麗史)』 「열전(列傳)김태현(金台鉉)항상 손수 동인시문을 집어 들었는데 동국문감이라 불리워진다[嘗手執東人詩文, 號東國文鑑].”란 기록으로 보아 동국문감(東國文鑑)은 시문선집(詩文選集)임에 틀림없으며, 동문선서(東文選序)김태현이 지은 문감이 일실되어 소략해졌으며 최해가 저술한 동인문이 흩어져 일실된 것이 오히려 많다[金台鉉作文鑑, 失之疎略, 崔瀣著東人文, 散逸尙多].”로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선발책자(選拔冊子)로는 동국문감(東國文鑑)이 최초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실전(失傳)되어 그 내용은 알 수 없다. 이와 거의 같은 시기에 최해(崔瀣)동인지문(東人之文)이 편찬되었지만 현재까지 전하고 있는 것으로는 동인지문(東人之文)ㆍ사육(四六)동인지문(東人之文)ㆍ오칠(五七)을 볼 수 있을 뿐이므로 그 전질(全帙)의 모습은 알 수가 없으며, 또한 이것들은 모두 시문(詩文)을 함께 선발(選拔)한 문선집(文選集)이다.

동인지문(東人之文)ㆍ오칠(五七)의 잔권(殘卷)인 권7~9가 최근 발견되어 계간서지학보(季刊書誌學報)16(1995)에 신승운(辛承云)의 해제와 함께 원문이 소개되었다.

 

시선집(詩選集)으로서는 조운흘(趙云仡)최해(崔瀣)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이는 삼한시귀감(三韓詩龜鑑)이 현재까지 유전(流傳)하고 있는 것으로는 최초의 것이 되고 있다. 최해(崔瀣) 비점(批點)ㆍ조운흘(趙云仡) 정선(精選)으로 된 필사본(筆寫本), 현재까지 전하고 있는 것으로는 최고(最古)의 것이다.

 

이밖에도 충숙왕(忠肅王) 6()337년에 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십초록(十鈔錄)【『夾注名賢十鈔詩』】 3권이 있으나 이는 대부분 당시(唐詩)로 채워져 있으며, 우리나라 것으로는 최치원(崔致遠)ㆍ박인범(朴仁範)최승우(崔承祐)ㆍ최광유(崔匡裕) 등 수인(數人)의 나대시편(羅代詩篇)이 수록되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것들은 그 선시(選詩)의 범위가 모두 충렬왕(忠烈王代)를 하한(下限)으로 하고 있으며 내용 또한 소략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본격적인 선발책자(選拔冊子)의 출현을 가능케 한 초기의 시도로서 우리나라 한시문학사(漢詩文學史)에 한 시기를 구획케 하는 데 중요하게 기여한 성과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본격적인 사찬(私撰) 시선집(詩選集) 가운데서 그 시대사적 의미를 함께 읽을 수 있는 조선초기의 청구풍아(靑丘風雅)와 조선중기의 국조시산(國朝詩刪), 조선후기의 기아(箕雅), 그리고 중인(中人)이라는 특수 신분층의 시편(詩篇)으로 채워진 소대풍요(昭代風謠)풍요속선(風謠續選)풍요삼선(風謠三選)및 한시(漢詩) 시대가 사실상 끝난 시기에 이를 결산한 대동시선(大東詩選)등을 대상으로 하여 이것들이 지니는 시학사적(詩學史的) 의미를 추구하는 데서 시작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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