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2/11/23 (46)
건빵이랑 놀자
감사의 말 먼저 서문을 써주신 법정 스님께 감사드린다. 맑고 깨끗한 스님의 음성에 감사드린다. 내가 이 『금강경』을 강해하는데 가장 크게 참고했던 책은 다음의 두 책이다. 1. 中村元ㆍ紀野一義 譯註. 『般若心經ㆍ金剛般若經』. 東京: 岩波書店, 1997. 2. Edward Conze. Buddhist Wisdom Books. New York: Harper Torchbooks, 1972. 이 두 책은 동양과 서양에서 가장 대표적인 『금강경』의 역서이자 연구서이다. 동경대학(東京大學) 학창시절에 나카무라 선생님의 강의를 듣기도 했다. 나카무라 선생님의 한문에 대한 정확한 해독은 나의 작업에 선구적 모범이 되었다. 오히려 콘체는 별로 크게 도움이 되질 않았다. 이 두 분께 감사한다. 이 외로도 참고한 일본 책이..
경후설(經後說) 나는 어려서부터 궁금한 게 많았다. 모르는 게 너무도 많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머리가 나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너무도 쉬운 이야기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누가 농담을 던져도 같이 따라 웃지를 못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아둔하다고 생각했고 나 역시 동감이었다. 어머님 말씀이 서너 살 때부터 길거리를 지나다가도 풀한 포기가 궁금하면 거기에 덥쑥 주저앉아 떠날 줄을 몰랐다 했다. 그런데 날이 가면 갈수록 궁금증들은 깊어져만 갔다. 그러나 아무도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사람들이 없었다. 선생도, 책도, 나뭇잎도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바가 없었다. 나는 그렇게 성장하였다. 나는 대학에 들어와서 불교강의를 여러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 그런데 도무지 불교라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
진언(眞言) 那謨婆伽跋帝 鉢喇壤 나모바가바떼 쁘라갸 波羅弭多曳 빠라미따예 唵 伊利底 伊室利 輸盧馱 옴 이리띠 이실리 슈로다 毗舍耶 毗舍耶 莎婆訶 비샤야 비샤야 스바하 진언은 진언일 뿐이다. 그것은 인간의 의미로 헤아려서는 아니 된다. 진언은 나의 신(神)과의 대화다. 그때 나는 바로 다름 아닌 신(神)이다. 진언은 그 자체로서 신성한 힘을 갖는 것이다. 진언, 그 자체가 브라만인 것이다. 삼라만상 이 우주가 모두 진언이다. 이 진언에 의하여 곧바로 성불한다고 믿는 것이 진언종(眞言宗)의 신념이다. 그러나 이 진언에 참으로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 기나긴 금강의 지혜의 여행을 했어야만 했다는 것을 마음에 되새기자! 『금강경』을 못 외우더라도, 이 마지막 진언이라도, 어려울 때나 괴로울 때 나 기쁠 때나..
3. 어째서 그러한가? 모든 지은 법이여! 꿈과 같고 환영과 같고, 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네. 이슬과 같고 또 번개와 같아라. 그대들이여 이 같이 볼지니.” 何以故?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하이고?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4.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심을 마치시었다. 장로 수보리와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비구와 비구니와 우바색과 우바이, 그리고 일체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여, 금강반야바라밀경을 믿고 받아 들이고, 받들어 행하더라. 佛說是經已. 長老須菩堤及諸比丘比丘尼優婆色優婆夷, 一切世間天人阿修羅, 聞佛所說, 皆大歡喜, 信受奉行金剛般若波羅密經. 불설시경이. 장로수보리급제비구비구니우바색우바이, ..
32. 색신은 모습이 없어라 응화비진분(應化非眞分) 32-1.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있어 수로 헤아릴 수 없는 무량한 세계에 가득찬 칠보를 가져다가 보시를 한다 해도, 여기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보살의 마음을 발하고, 이 경 내지 그 사구게라도 받아 지녀 읽고 외워, 다른 사람을 위해 연설한다면, 이 복이 저 칠보의 복을 뛰어 넘으리라.” “須菩堤! 若有人以滿無量阿僧祈世界七寶持用布施. 若有善男子善女人發菩薩心者, 持於此經乃至四句偈等, 受持讀誦爲人演說, 其福勝彼. “수보리! 약유인이만무량아승기세계칠보지용보시. 약유선남자선여인발보살심자, 지어차경내지사구게등, 수지독송위인연설, 기복승피. 32-2. 그리하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위하여 연설한단 말인가? 상을 취하지 말라. 있는 그대로 움직이지 말라. 云..
31. 앎을 갖지 말지어다 지견불생분(知見不生分) 31-1. “수보리야! 누가 부처가 아견ㆍ인견 ㆍ중생견ㆍ수자견을 설했다고 말한다면,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이 사람이 내가 설한 바의 뜻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느냐?” “須菩堤! 若人言佛說我見人見衆生見壽者見. 須菩堤! 於意云何? 是人解我所說義不?” “수보리! 약인언불설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 수보리! 어의운하? 시인해아소설의불?” 31-2.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여래께서 설하신 바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였나이다.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세존께서 말씀하신 아견ㆍ인견ㆍ중생견ㆍ수자견은 곧 아견 인견 ㆍ중생견ㆍ수자견이 아니오이다. 그래서 비로소 아견ㆍ인견ㆍ중생견ㆍ수자견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오니이다.” “世尊! 是人不解如來所說義. 何以故? 世尊說我見人見衆生見..
30-4. “수보리야! 하나의 큰 전체상이라 하는 것은 곧 말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단지 범용한 사람들이 그것에 탐착할 뿐이다.” “須菩堤! 一合相者, 則是不可說. 但凡夫之人貪著其事.” “수보리! 일합상자, 즉시불가설. 단범부지인탐착기사.” 내가 대만대학(臺灣大學) 방동미 선생(方東美先生)의 불교강의를 들었을 때, 내 귀에 가장 많이 남은 한마디가 바로 이것이다. “뿌수어, 뿌커쓰이(不可說, 不可思議)”. 그대들이여! 모든 것을 말하려 들지말라. 말할 수 없고 생각할 수 없는 것, 그것이 곧 우주요 인간이다. 비트겐슈타인의 침묵도 말할 수 없는 것의 부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비트겐슈타인의 침묵은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쓸데없이 떠드는 것에 대한 경고인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논리분석주의자가 아니..
30-2. “정말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어째서이오니이까? 만약 그 티끌들이 실제로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부처님께서는 티끌들이라 설하지 아니하셨을 것이오니이다. 그 까닭이 무엇이오니이까? 부처님께서 설하신 티끌들이란 티끌들이 아니기 때문이오이다. 그래서 비로소 티끌들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오니이다. “甚多. 世尊! 何以故? 若是微塵衆實有者, 佛則不說是微塵衆. 所以者何? 佛說微塵衆, 則非微塵衆. 是名微塵衆. “심다. 세존! 하이고? 약시미진중실유자, 불즉불설시미진중. 소이자하? 불설미진중, 즉비미진중. 시명미진중. 30-3.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삼천대천세계는 곧 세계가 아니오니이다. 그러므로 세계라 이름하오니이다. 어째서이오니이까? 만약 세계가 실제로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곧 하나의 큰 ..
30. 모으나 흩어지나 한 모습 일합리상분(一合理相分) 30-1. “수보리야! 만약 여기 선남자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를 힘껏 부숴 티끌로 만든다면, 네 뜻에 어떠하뇨, 그 티끌들이 많겠느냐? 많지 않겠느냐?” “須菩堤! 若善男子善女人, 以三千大千世界碎爲微塵. 於意云何? 是微塵衆寧爲多不?” “수보리! 약선남자선여인, 이삼천대천세계쇄위미진. 어의운하? 시미진중녕위다불?” 우선 분명(分名)에 텍스트의 문제가 있다. 세조언해본에 보면 분명이 ‘일합상리분(一合相理分)’으로 되어 있고(김운학본本, 석진오본本) 또 기타 통용본에는 ‘일합리상분(一合理相分)’(무비本, 이기영本)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모두 전사(轉寫)과정에서 생겨난 동음이자(同音異字)의 오류에 속하는 것이다. 그 원명은 나카무라가 제시하는 바대로 ‘일..
29. 위엄 있는 그 모습 고요하기도 하다 위의적정분(威儀寂靜分) 29-1.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를 일컬어, 오는 듯 가는 듯, 앉는 듯 눕는 듯하다 하면, 이 사람은 내가 말한 바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須菩堤! 若有人言如來若來若去, 若坐若臥, 是人不解我所說義. “수보리! 약유인언여래약래약거, 약좌약와, 시인불해아소설의. 29-2. 어째서 그러한가? 여래는 어디로부터 온 바도 없으며 어디론가 가는 바도 없다. 그래서 여래라 이름하는 것이다.” 何以故? 如來者, 無所從來, 亦无所去, 故名如來.” 하이고? 여래자, 무소종래, 역무소거, 고명여래.” 나는 인간적으로 이 분을 매우 좋아한다. 그 언어가 극히 평이하고 그 말이 가지고 있는 자체의 뜻을 아주 시적(詩的)으로 리드믹하게 표현..
28. 받을 생각도 말고 탐하지도 말라 불수불탐분(不受不貪分) 28-1. “수보리야! 만약 어떤 보살이 갠지스강의 모래만큼의 세계에 가득찬 칠보로써 보시한다고 하자. 또 어떤 사람이 있어 일체의 법이 아가 없음을 알고, 인을 얻어 이루면, 이 보살의 공덕이 앞의 보살이 얻은 바의 공덕을 뛰어 넘으리라. “須菩堤! 若菩薩以滿恒河沙等世界七寶布施. 若復有人知一切法無我, 得成於人, 此菩薩, 勝前菩薩所得功德. “수보리! 약보살이만항하사등세계칠보보시. 약복유인지일체법무아, 득성어인, 차보살, 승전보살소득공덕. 28-2. 수보리야! 뭇 보살들은 복덕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살이 복덕을 받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나이까?” “수보리야! 보살은 자기가 지은 복덕에..
27-2. 수보리야! 너는 혹 이와 같이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하는 자는 모든 법을 단멸해버린 상을 설한다고, 그러나 이와 같은 생각을 짓지 말라. 어째서 그러한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한 자는 법에 있어 단멸한다고 하는 상을 설할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須菩堤! 汝若作是念, 發阿耨多羅三藐三菩堤心者, 說諸法斷滅相. 莫作是念. 何以故? 發阿耨多羅三藐三菩堤心者, 於法不說斷滅相.” 수보리! 여약작시념,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자, 설제법단멸상. 막작시념. 하이고?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자, 어법불설단멸상.” 앞 절의 내용을 한층 심층적으로 분석한 것인데, 우리의 마음은 본시 단멸(斷滅)한다고 하는 행위의 대상으로서 존립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이것이 나중에..
27. 끊음도 없고 멸함도 없나니 무단무멸분(無斷無滅分) 27-1. “수보리야! 네가 만약 여래가 상을 구족한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은 아니다라고, 이와 같이 생각한다면, 수보리야! 간곡히 부탁하노니, 이와 같은 생각을 짓지 말라, 여래가 상을 구족한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은 아니다라고. “須菩堤! 汝若作是念, 如來不以具足相故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須菩堤! 莫作是念, 如來不以具足相故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수보리! 여약작시념, 여래불이구족상고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수보리! 막작시념, 여래불이구족상고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여기 쓰인 ‘구족(具足)’의 원어는 ‘saṃpad’인데, 이는 모든 것을 구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 20분에서 논의되었다. 무엇인가를 빠뜨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26-4.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제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의 뜻을 깨달아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보아서는 아니 된다는 것을 알겠나이다.” 須菩堤白佛言: “世尊! 如我解佛所說義, 不應以三十二相觀如來.” 수보리백불언: “세존! 여아해불소설의, 불응이삼십이상관여래.” 26-5. 이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을 설하여 말씀하시었다. “형체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 나를 구하지 말라 이는 사도를 행함이니 결단코 여래를 보지 못하리.” 爾時, 世尊而說偈言: “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 이시, 세존이설게언: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 대화의 다이내미즘이 살아있고, 또 마지막 끝마무리도 아름다운 게송으로 재치있게 표현되고 있다. 형체로 나를 보거..
26-3.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수보리야! 만약 네 말대로 삼십이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다고 한다면 전륜성왕도 곧 여래라고 해야 될 것인가?” 佛言: “須菩堤! 若以三十二相觀如來者, 轉輪聖王則是如來.” 불언: “수보리! 약이삼십이상관여래자, 전륜성왕즉시여래.” 나의 번역은 라집(羅什) 말 그대로의 직역은 아니지만, 그 내면의 흐름을 표출시킨 의역이다. ‘전륜성왕(轉輪聖王)’이란 ‘cakravarti-rāja’를 일컫는 것인데 그 뜻은 ‘바퀴를 굴리는 왕’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바퀴라는 것은 인도 고대의 성왕이 가지고 있었던 무기를 상징화하는 것으로, 적진에 자유자재로 굴러다니면서 적을 분쇄하는 무기인 것이다. 흔히 불교에서 법륜(法輪)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부처님의 설법을 이렇게 우리의 무명..
26. 법신은 모습이 없다 법신비상분(法身非相分) 26-1.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느뇨?” “須菩堤! 於意云何? 可以三十二相觀如來不?” “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삼십이상관여래불?” 26-2. 수보리가 사뢰어 말하였다: “그러하옵니다. 그러하옵니다.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가 있습니다.” 須菩堤言: “如是如是. 以三十二相觀如來.” 수보리언: “여시여시. 이삼십이상관여래.” 여기 수보리의 대답이 우리의 상식적 기대를 벗어나 있다. 분명히 여태까지의 일관된 논리구조 속에서 이를 논하면 분명히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보아서는 아니 되고, 또 그렇게는 볼 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찌된 일인가? 바로 이것이 방편(方便) 설법이라는 것이다. 수보리는 그 자리에서..
25. 교화는 교화하는 바가 없다 화무소화분(化無所化分) 25-1.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너희는 여래가 ‘나는 마땅히 중생을 제도하리라’고 이 같은 생각을 지었다고 말하지 말라. 수보리야! 이 같은 생각을 지어서는 아니 된다. 어째서 그러한가? 실로 여래가 제도할 중생이 있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만약 여래가 제도할 중생이 있다고 한다면 이는 곧 여래가 아상ㆍ인상ㆍ중생상ㆍ수자상을 가지고 있음이라. “須菩堤! 於意云何? 汝等勿爲如來作是念, 我當度衆生. 須菩堤! 莫作是念. 何以故? 實無有衆生如來度者. 若有衆生如來度者, 如來則有我人衆生壽者. “수보리! 어의운하? 여등물위여래작시념, 아당도중생. 수보리! 막작시념. 하이고? 실무유중생여래도자. 약유중생여래도자, 여래즉유아인중생수자. 25-2. 수보리야!..
24. 복덕과 지혜는 비교될 수 없다 복지무비분(福智無比分)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수미산들만큼 쌓인 칠보더미를 가져다가 보시를 한다 해도, 또 어떤 이가 있어 반야바라밀경 내지 그 사구게 하나를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 타인에게 설한다면, 앞의 칠보복덕은 이에 백분의 일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백천만억분의 일 내지 어떠한 숫자의 비유로도 이에 미치지 못하리라.” “須菩堤! 若三千大千世界中所有諸須彌山王, 如是等七寶聚, 有人持用布施. 若人以此般若波羅蜜經乃至四句偈等, 受持讀誦爲他人說, 於前福德百分不及一, 百千萬億分乃至算數譬喩所不能及.” “수보리! 약삼천대천세계중소유제수미산왕, 여시등칠보취, 유인지용보시. 약인이차반약바라밀경내지사구게등, 수지독송위타인설, 어전복덕백분불급일, ..
23. 깨끗한 마음으로 선을 행하시오 정심행선분(淨心行善分) 23-1. “이제 다음으로 수보리야! 이 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있지 아니하니, 그래서 이를 이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한 것이다. “復次須菩堤! 是法平等無有高下, 是名阿耨多羅三藐三菩堤. “복차수보리! 시법평등무유고하, 시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 23-2. 아도 없고, 인도 없고, 중생도 없고, 수자도 없는 것으로써 일체의 선한 법을 닦으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以无我無人無衆生无壽者, 修一切善法, 則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이무아무인무중생무수자, 수일체선법, 즉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23-3. 수보리야! 이른바 선한 법이라 하는 것은 선한 법이 아니라고 여래가 설하였으니 이를 이름하여 선한 법이라 한 것이다.” 須菩堤! 所言善法者, ..
22. 얻을 법이 없어라 무법가득분(無法可得分) 22-1.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하심은 곧 얻음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오니이까?” 須菩堤白佛言: “世尊! 佛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爲無所得耶?” 수보리백불언: “세존! 불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위무소득야?” 22-2. “그렇다! 그렇다! 수보리야!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음에, 조그만큼의 법이라도 얻을 바가 있지 아니함에 이르렀으므로 비로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如是如是. 須菩堤! 我於阿耨多羅三藐三菩堤, 乃至無有少法可得, 是名阿耨多羅三藐三菩堤.” “여시여시. 수보리! 아어아뇩다라삼먁삼보리, 내지무유소법가득, 시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 제1절은 7분, 17분 등지에서 나..
21-2. 이 때에, 혜명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퍽으나 많은 중생들이 미래의 세상에서 이 법이 설하여지는 것을 듣고 믿는 마음을 내겠습니까? 아니 내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수보리야! 그들을 중생이라 해서도 아니 되고 중생이 아니라 해서도 아니 된다.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중생, 중생이라 하는 것은 곧 중생이 중생이 아님을 여래가 설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로소 중생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爾時, 慧明須菩堤白佛言: “世尊! 頗有衆生於未來世, 聞說是法, 生信心不?” 佛言: “須菩堤! 彼非衆生, 非不衆生. 何以故? 須菩堤! 衆生衆生者, 如來說非衆生. 是名衆生.” 이시, 혜명수보리백불언: “세존! 파유중생어미래세, 문설시법, 생신심불?” 불언: “수보리!..
21. 설하는 자도 없고 설되어지는 자도 없다 비설소설분(非說所說分) 21-1. “수보리야! 너는 여래가 ‘나는 마땅히 설할 법을 가지고 있노라’고, 이 같은 생각을 지었다고 말하지 말라. 이 같은 생각을 지어서는 아니 된다. 어째서 그러한가?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가 설할 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는 곧 부처를 비방하는 자라. 내가 설한 바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라. 수보리야! 법을 설한다 해도, 설할 법이 아무것도 없나니, 그래서 비로소 법을 설한다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須菩堤! 汝勿謂如來作是念, 我當有所說法. 莫作是念. 何以故? 若人言如來有所說法, 卽爲謗佛. 不能解我所說故. 須菩堤! 說法者, 無法可說. 是名說法.” “수보리! 여물위여래작시념, 아당유소설법. 막작시념. 하이고? 약인언여래..
20. 색을 떠나시오, 상을 떠나시오 이색이상분(離色離相分) 20-1.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부처가 색신을 구족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 없느냐?”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색신을 구족하신 것으로 보아서는 아니 되옵니다.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여래께서는 ‘색신을 구족했다하는 것은 곧 색신을 구족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로소 색신을 구족했다고 이름할 수 있는 것이오니 이다.” “須菩堤! 於意云何? 佛可以具足色身見不?” “不也. 世尊! 如來不應以具足色身見. 何以故? 如來說具足色身, 卽非具足色身. 是名具足色身.” “수보리! 어의운하? 불가이구족색신견불?” “불야. 세존! 여래불응이구족색신견. 하이고? 여래설구족색신, 즉비구족색신. 시명구족색신.” 20-2. “수..
19. 모든 법계를 다 교화하시오 법계통화분(法界通化分) 19-1.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차는 칠보로써 보시한다면, 이 사람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다 하겠느냐? 많지 않다 하겠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은 정말 많습니다.” “須菩堤! 於意云何? 若有人滿三千大千世界七寶, 以用布施, 是人 以是因緣得福多不?” “如是. 世尊! 此人以是因緣得福甚多.” “수보리! 어의운하? 약유인만삼천대천세계칠보, 이용보시, 是人 이시인연득복다불?” “여시. 세존! 차인이시인연득복심다.” 19-2. “수보리야! 만약 복덕이라고 하는 실제 모습이 있다고 한다면, 여래는 결코 복덕을 얻음이 많다고 설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복덕이 없는 까닭..
18-9. 그 까닭이 무엇이뇨? 수보리야!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所以者何? 須菩堤! 過去心不可得, 現在心不可得, 未來心不可得.” 소이자하? 수보리! 과거심불가득, 현재심불가득, 미래심불가득.” 여기에 이르면 누구든지, 선가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덕산방(德山棒), 임제할(臨濟喝)’의 한 주인공 덕산선감(德山宣鑑, 780~865)의 그 유명한 이야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덕산(德山)은 청원행사(靑原行思)에서 석두희천(石頭希遷)으로 이어지는 법통에서 나온 『금강경』의 대가(大家)였다. 아주 어려서 출가(出家)하였고, 율장(律藏)을 정구(精究)하고 성상(性相)의 제경(諸經)의 지취(旨趣)를 관통하였는데, 그..
18-8.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그 많은 부처님 나라에 살고 있는 중생들의 갖가지 마음을 여래는 다 아느니, 어째서 그러한가? 여래가 설한 갖가지 마음이 모두 마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로소 마음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佛告須菩堤: “爾所國土中所有衆生若干種心, 如來悉知. 何以故? 如來說諸心, 皆爲非心, 是名爲心. 불고수보리: “이소국토중소유중생약간종심, 여래실지. 하이고? 여래설제심, 개위비심, 시명위심. ‘중생들의 갖가지 마음’이라는 표현에 내가 윗절에서 말한 ‘삶의 세계’의 의미가 잘 드러나고 있다. ‘갖가지’라는 우리말 속에는 ‘온갖 종류의’라는 ‘종(種)’의 뜻이 포함되어 있어 ‘약간종(若干種)’의 번역으로 썼다. 여기서 말하는 ‘심(心)’이란 원어로 ‘citta-dhār..
18-7.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하나의 갠지스강에 있는 모든 모래, 그만큼의 갠지스강들이 있고, 이 갠지스강들에 가득 찬 모래 수만큼의 부처님세계가 있다면, 이는 많다고 하겠느냐? 많지 않다고 하겠느냐?” “너무도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須菩堤! 於意云何? 如一恒河中所有沙, 有如是沙等恒河, 是諸恒河所有沙數佛說世界, 如是寧爲多不?” “甚多. 世尊!” “수보리! 어의운하? 여일항하중소유사, 유여시사등항하, 시제항하소유사수불설세계, 여시녕위다불?” “심다. 세존!” 여기 ‘불세계(佛世界)’는 ‘불안(佛眼)’으로 보이는 세계일 것이다. 여기 갠지스강의 모래에 대한 과장된 형용을 많은 사람들이 문학적 상상력에 의한 과장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나 도올은 생각한다. 그것은 과학적 사실이다! 불교에..
18-3.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는 혜안이 있느뇨? 없느뇨?”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혜안이 있사옵니다.” “須菩堤! 於意云何? 如來有慧眼不?” “如是. 世尊! 如來有慧眼.”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혜안불?” “여시. 세존! 여래유혜안.” 18-4.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는 법안이 있느뇨? 없느뇨?”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법안이 있사옵니다.” “須菩堤! 於意云何? 如來有法眼不?” “如是. 世尊! 如來有法眼.”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법안불?” “여시. 세존! 여래유법안.” 18-5.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는 불안이 있느뇨? 없느뇨?”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불안이 있사옵니다.” “須菩堤! 於意云何? 如來有佛眼不?” ..
18. 모든 것을 한몸으로 보아라 일체동관분(一體同觀分) 18-1.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는 육안이 있느뇨? 없느뇨?’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육안이 있사옵니다.” “須菩堤! 於意云何? 如來有肉眼不?” “如是. 世尊! 如來有肉眼.”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육안불?” “여시. 세존! 여래유육안.” 18-2.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는 천안이 있느뇨? 없느뇨?”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천안이 있사옵니다.” “須菩堤! 於意云何? 如來有天眼不?” “如是. 世尊! 如來有天眼.”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천안불?” “여시. 세존! 여래유천안.” 앞 절에서 말한 ‘육안(肉眼)’은 그냥 우리말대로 육안이며, 우리의 평상적 몸을 구성하는 감각기관으로서의 육안이다...
17-12. “수보리야! 보살 또한 이와 같다. 보살이 만약 ‘나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중생을 멸도하리라’하고, 이와 같은 말을 지었다하면 그를 보살이라 이름할 수 없느니라.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진실로 이름하여 보살이라 할 수 있는 법이 있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須菩堤! 菩薩亦如是. 若作是言, “我當滅度無量衆生, 則不名菩薩. 何以故? 須菩堤! 實无有法名爲菩薩. “수보리! 보살역여시. 약작시언, “아당멸도무량중생, 즉불명보살. 하이고? 수보리! 실무유법명위보살. 17-13. 그러므로 부처는 말하느니라. 일체의 법이 아도 없고, 인도 없고, 중생도 없고, 수자도 없다라고.” 是故佛說一切法, 無我, 無人, 無衆生, 無壽者.” 시고불설일체법, 무아, 무인, 무중생, 무수자.” 17-14. “수보리야..
17-10. 수보리야! 내가 말한 바 일체의 법이라 하는 것도 곧 일체의 법이 아니다. 그러므로 일체의 법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須菩堤! 所言一切法者, 卽非一切法. 是故名一切法.” 수보리! 소언일체법자, 즉비일체법. 시고명일체법.” 17-11. “수보리야! 비유컨대 사람의 몸이 장대한 것과도 같다.” 수보리가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사람의 몸이 장대하다고 말씀하신 것은 곧, 그 장대한 몸이 장대한 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로소 장대한 몸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입니다.” “須菩堤! 譬如人身長大.” 須菩堤言: “世尊! 如來說人身長大, 則爲非大身. 是名大身.” “수보리! 비여인신장대.” 수보리언: “세존! 여래설인신장대, 즉위비대신. 시명대신.” 10분(分)에서 이미 언급되었던 내..
17-8. 만약 어떤 사람이 있어,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말한다면, 수보리야! 실로 깨달은 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 그러한 법이 있지 아니한 것이다. 若有人言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須菩堤! 實無有法佛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약유인언여래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수보리! 실무유법불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17-9. 수보리야! 여래가 깨달은 바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바로 그 속에는 진실도 없고 거짓도 없나니, 그러하므로 여래는 설하기를, 일체의 법이 모두 부처님 법일 뿐이라 한 것이다. 須菩堤! 如來所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於是中無實无虛. 是故如來說, 一切法皆是佛法. 수보리! 여래소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어시중무실무허. 시고여래설, 일체법개시불법. 어째서 이 분(分)이 여췌(餘贅)라 말..
17-7. 어째서 그러한가? 여래라고 하는 것은 모든 법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 뿐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何以故? 如來者, 卽諸法如義. 하이고? 여래자, 즉제법여의. 이것은 여래가 자신을 여래라 부르는 것에 대한 최종적 선포이다. ‘bhūta-tathatā’를 라집(羅什)은 ‘여(如)’라는 단 한마디로 번역하였다. 모든 존재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 뿐(여如)이라면 사실 ‘깨달음’이라는 것이 따로 설정될 수 없는 것이다.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모든 존재가 있는 그대로 있는 것이라면 ‘구원(Salvation)’이라는 개념이 성립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여(如)’는 문자 그대로 ‘같다’이다. ‘여여(如如)’는 ‘같고 같다’이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에 불교에서 이 여자(如字)만큼 혼란스러운 글자가 없다. 사실..
17-6. 수보리야! 만약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고 하는 그런 법이 있다고 한다면, 연등부처님께서 나에게 수기를 내리시면서, 너는 내세에 반드시 석가모니라 이름하는 훌륭한 부처가 되리라고 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진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고 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연등부처님께서 나에게 수기를 내리시면서, 너는 내세에 반드시 석가모니라 이름하는 훌륭한 부처가 되리라고, 이런 귀한 말씀을 해주신 것이다. 須菩堤! 若有法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者, 然燈佛則不與我受記, 汝於來世當得作佛, 號釋迦牟尼. 以實无有法得阿耨多羅三藐 三菩堤, 是故然燈佛與我受記作是言, 汝於來世當得作佛, 號釋迦牟尼. 수보리! 약유법여래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자, 연등불즉불여아수기, 여어래세당득작불, 호석가모니. 이실무유법득아뇩다라삼..
17-3.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아상이나 인상이나 중생상이나 수자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까닭이 무엇이뇨? 수보리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한다고 하는 법이 실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何以故? 須菩堤! 若菩薩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 則非菩薩. 所以者何? 須菩堤! 實無有法發阿耨多羅三藐三菩堤者. 하이고? 수보리! 약보살유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즉비보살. 소이자하? 수보리! 실무유법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자. 17-4.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가 연등부처님의 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만한 법이 있었느냐? 있지 아니하였느냐?” “있지 아니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의 뜻을 이해하기로는, 부처님께서 연등부처님의 곳에서 아뇩다라삼..
17. 지혜의 궁극은 나가 없음 구경무아분(究竟無我分) 17-1. 이 때에,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냈으면, 어떻게 마땅히 살아야 할 것이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하오리까?” 爾時, 須菩堤百佛言: “世尊! 善男子善女人, 發阿耨多羅三藐三菩堤心, 云何應住? 云何降伏其心?” 이시, 수보리백불언: “세존! 선남자선여인,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운하응주? 운하항복기심?” 17-2.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선남자 선여인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하는 자는 반드시 이와 같은 마음을 낼지어다: ‘나는 일체중생을 멸도한다 하였으나 일체중생을 다 멸도하고 보니 실로 멸도를 한 중생이 아무도 없었다’라고. 佛告須菩堤: “若善男子善女人,..
16-4. 수보리야! 선남자 선여인이 법이 쇠퇴한 먼 훗날에도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울지니, 그 때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공덕을 내가 만약 자세히 다 말한다면, 보통 사람들은 그것을 듣고 마음이 미쳐 흐트러지거나, 반신반의하여 믿으려 들지 않을 것이다. 수보리야! 마땅히 알지라! 이 경의 뜻은 불가사의하며 그 과보 또한 불가사의하다는 것을!” 須菩堤! 若善男子善女人, 於後末世, 有受持讀誦此經, 所得功德, 我若具說者, 或有人聞, 心則狂亂狐疑不信. 須菩堤! 當知是經義不可思議, 果報亦不可思議.” 수보리! 약선남자선여인, 어후말세, 유수지독송차경, 소득공덕, 아약구설자, 혹유인문, 심즉광란호의불신. 수보리! 당지시경의불가사의, 과보역불가사의.” 이 절의 마지막 한마디는 마이스터 엑카르트(Meister E..
16-3. 여기 또 한 사람이 있어, 오는 말세에 이 경을 잘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서 공덕을 쌓는다면, 그 공덕에는 내가 과거세에서 그 많은 부처님들을 공양했던 그런 공덕이 그 백분의 일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천만억분의 일 내지 어떠한 숫자의 비유로도 그에 미치지 못하리라. 若復有人, 於後末世, 能受持讀誦此經所得功德, 於我所供養諸佛功德, 百分不及一, 千萬億分乃至算數譬喩所不能及. 약복유인, 어후말세, 능수지독송차경소득공덕, 어아소공양제불공덕, 백분불급일, 천만억분내지산수비유소불능급. 이것은 부처님의 겸손의 말이 아니다. 우리는 확실히 알아야 한다. 어떠한 종교적 행위의 축적도 단 한 순간의 깨달음의 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는 이 래디칼한 『금강경』의 멧세지야말로 모든 관습의 루틴에 빠진 종교인들에..
16-2. 수보리야! 내 돌이켜 생각해보니, 과거의 헤아릴 수도 없는 아승기의 겁의 기나긴 시간 동안에, 연등부처님을 뵈옵기 전에도 이미 팔백사천만억 나유타 수의 많은 부처님을 뵈올 수 있었고, 또 이 분들을 공양하고 섬김에 조금도 헛된 세월이 없었어라. 須菩堤! 我念過去無量阿僧祈劫, 於然燈佛前, 得値八百四千萬億那由他諸佛, 悉皆供養承事無空過者. 수보리! 아념과거무량아승기겁, 어연등불전, 득치팔백사천만억나유타제불, 실개공양승사무공과자. ‘아승기(阿僧祇)’는 ‘asaṃkhya(아삼카)’의 음역이며, 그 뜻은 ‘셀 수 없음’의 의미다. ‘무수(無數)’, ‘무앙수(無央數)’로 한역(漢譯)된다. 일정한 수치로서는 10의 59승 혹은 56승으로 알려져 있다. 너무 거대한 수들이기 때문에 때로 정확한 규정이 없다. ..
16. 더러운 업을 항상 깨끗이 능정업장분(能淨業障分) 16-1. “이제 다음으로 수보리야!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울 때에 이로 인하여 사람들에게 경시당하고 핍박을 받는다면 이는 전생에 지은, 지옥에 떨어지게 될지도 모르는 죄업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바로 지금 세상의 사람들이 이 사람을 경시하고 핍박하기 때문에 곧 전생의 죄업이 소멸할 것이요. 그래서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復次須菩堤! 善男子善女人受持讀誦此經, 若爲人輕賤, 是人先世罪業應墮惡道. 以今世人輕賤故, 先世罪業則爲消滅, 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복차수보리! 선남자선여인수지독송차경, 약위인경천, 시인선세죄업응타악도. 이금세인경천고, 선세죄업즉위소멸, 당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그 내면적 뜻의 정확한..
15-5. 수보리야! 어느 곳에든지 이 경이 있게 되면 바로 그곳이 일체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가 기꺼이 공양하는 곳이라. 마땅히 알지니라! 이곳이 곧 탑이라는 것을! 모두가 기꺼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절을 드리고 주위를 돌면서 온갖 꽃의 향기로써 그곳에 흩으리라.” 須菩堤! 在在處處若有此經, 一切世間天人阿修羅所應供養. 當知此處則爲是塔, 皆應恭敬作禮圍繞以諸華香而散其處.” 수보리! 재재처처약유차경, 일체세간천인아수라소응공양. 당지차처즉위시탑, 개응공경작례위요이제화향이산기처.” 앞서 말했듯이, 이 마지막 절의 멧세지는 ‘교회론’의 궁극적 해결이다. 교회라는 조직에 집착하는 자들은, 교회는 지상에 이미 도래한 천국(天國)이며 교회를 통하지 않고서는 구원의 길이 없다고 말하는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 ..
15-4.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작은 법에 만족하는 자들은 아견 인견 ㆍ중생견ㆍ수자견에 집착하게 되므로, 이 경을 들어 자기 것으로 하지도 못하고, 읽고 외워 남을 위하여 해설하지도 못하게 되느니라. 何以故? 須菩堤! 若樂小法者, 著我見人見衆生見壽者見, 則於此經不能聽受讀誦爲人解說. 하이고? 수보리! 약낙소법자, 착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 즉어차경불능청수독송위인해설. ‘낙소법자(樂小法者)’는 소승을 간접적으로 지칭한 말이다. 즉 당대의 아라한을 추구하는 부파불교의 비구들을 가리킨 말이다. 산스크리트 원문에는 소법(小法)의 법(法)에 해당되는 말이 없다. 한역의 ‘낙소법자(樂小法者)’는 ‘작은 법을 즐기는 자들’로 직역되지만, ‘작은 법에 만족하는 자들’로 표현을 달리하였다. ‘아상(我相)’이 ‘아견(我..
15-3. 여기 만약 어떤 사람이 있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 널리 사람들을 위하여 이를 설한다면, 여래는 이 사람을 다 알고, 이 사람을 다 보나니, 이 사람은 헤아릴 수 없고 잴 수 없고 가없는 불가사의 공덕을 성취할 수 있으리라. 이와 같은 사람들은 여래가 깨달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스스로 깨닫게 되리라. 若有人能受持讀誦, 廣爲人說, 如來悉知是人, 悉見是人, 皆得成就不可量不可稱無有邊不可思議功德. 如是人等, 則爲荷擔如來阿耨多羅三藐三菩提. 약유인능수지독송, 광위인설, 여래실지시인, 실견시인, 개득성취불가량불가칭무유변불가사의공덕. 여시인등, 즉위하담여래아뇩다라삼먁삼보리. ‘광위인설(廣爲人說)’의 ‘광(廣)’ 자 같은 표현은 좀 후대의 전도주의적 성격(evangelistic tone)이 강화된 ..
15-2. 수보리야! 요약하여 말하건대, 이 경은 가히 생각할 수도 없고 가히 헤아릴 수도 없는가 없는 공덕을 지니고 있으니, 여래는 이를 큰 수레에 발심한 자를 위하여 설하고, 가장 좋은 수레에 발심한 자를 위하여 설하느니라. 須菩堤! 以要言之, 是經有不可思議不可稱量無邊功德. 如來爲發大乘者說, 爲發最上乘者說. 수보리! 이요언지, 시경유불가사의불가칭량무변공덕. 여래위발대승자설, 위발최상승자설. 최상의 지혜는 최상의 지혜를 추구하는 자들을 위하여 설하여질 수밖에 없는 것이요, 깨달음의 지혜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자들을 위하여 설하여질 수밖에 없다. 여기 ‘대승(大乘)’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으나 산스크리트 원문에는 ‘mahāyāna’라는 표현은 없다. 즉 그런 식으로 개념화되고 있질 않다. ‘이것 위로는 아..
15. 경을 외우는 공덕 지경공덕분(持經功德分) 15-1. “수보리야! 여기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아침 나절에 갠지스강의 모래 수만큼의 몸을 바쳐 보시하고, 또 점심 때 갠지스강의 모래 수만큼의 몸을 바쳐 보시하고, 다시 또 저녁 때 갠지스강의 모래 수만큼의 몸을 바쳐 보시한다 하자! 그리고 또 이와 같이 매일 매일 헤아릴 수 없는 백천만억 겁의 시간 동안을 몸바쳐 보시한다 하더라도,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있어, 이 경전을 듣고 믿는 마음이 우러나와 거슬리지 않는다면, 바로 이 사람의 복이 저 사람의 복을 이기리니, 하물며 이 경을 베껴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 남에게 해설해주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랴! “須菩堤! 若有善男子善女人, 初日分以恒河沙等身布施, 中日分復以恒河沙等身布施, 後日分亦以恒河..
14-11. 수보리야! 나는 또 과거 오백세 동안에 인욕선인이었던 것을 또렷이 기억하노니, 그 때의 세상에서도 나는 아상도 없었고, 인상도 없었고, 중생상도 없었고, 수자상도 없었느니라. 須菩堤! 又念過去於五百世作忍辱仙人, 於爾所世, 無我相, 无人相, 無衆生相, 无壽者相. 수보리! 우념과거어오백세작인욕선인, 어이소세, 무아상, 무인상, 무중생상, 무수자상. 14-12. 그러므로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일체의 상을 떠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할지어다. 색에 머물러 마음을 내지 말지며, 또한 성ㆍ향ㆍ미ㆍ촉ㆍ법에 머물러 마음을 내지 말지어다. 마땅히 머무는 바 없는 그 마음을 낼지어다. 是故須菩堤! 菩薩應離一切相, 發阿耨多羅三藐三菩堤心.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 應生無所住心. 시고수보리! 보살응리일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