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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1장 예수의 이적 - 예수 이적 행함의 특징 본문

고전/성경

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1장 예수의 이적 - 예수 이적 행함의 특징

건방진방랑자 2022. 2. 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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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이적 행함의 특징

 

 

뿐만 아니다. 예수가 자기가 기적을 행한다는 것을 자랑하거나 뽐내거나, 또 자기 앞에서 그러한 기적이 실제로 벌어진다는 사실을 신나해 하지 않았다. 나의 말이나 손가락 하나의 움직임으로 썩은 송장도 벌떡 일어서는 기적이 막 일어나는 것을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는 자기 홀로 있을 때에도 기적행함을 신나게 연습했을 것이다. 마치 마술사들이 골방에서 마술을 연습하듯이. 그러나 예수는 그러한 행태를 전혀 비치지 않는다. 예수가 갈릴리지역의 군중 속에서 수많은 기적을 행한다는 소문을 들은 바리새인들이 예수에게 찾아와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하나님의 인정을 받은 표가 될 만한 기적을 보여달라고 하면서 말을 걸어왔다. 만약 예수가 기적을 신나게 행하는 사람이라면 이때야말로 하나님의 징표를 보여주어 가증스러운 바리새인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 호기라 생각하고 멋있게 기적을 행했을 것이다. 산이라도 움직여 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는 마음 속으로 어찌하여 이 세대가 기적을 보여달라고 하는가!’하면서 깊게 탄식한다. 그리고 또 다음과 같이 외친다.

 

 

나는 분명히 말하노라. 이 세대에 보여줄 표적은 하나도 없다!!(8:12, 16:4)

 

 

그리고는 매정하게 뒤돌아보지도 않고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버린다. 이러한 예수의 태도는 군중 앞에서 서슴지 않고 기적을 행하는 복음서의 다른 기사들과 매우 배치되는 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예수의 기적행함이라는 사태를 우리가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상기해야 할 또 하나의 극적인 장면이 있다. 예수가 데카폴리스 지역성서 이름은 데가볼리: 현재는 요르단 국가영역에 속해있으며 알렉산더대왕이 개척한 10개의 폴리스(polis) 지역에서 선교를 하다가 배를 타고 다시 건너편 갈릴리지방으로 갔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예수가 호수가에 서있는데 야이로라는 한 회당장이 예수를 뵙고 그 발 앞에 엎드려 죽음의 경각에 놓여있는 열두 살 난 어린 딸을 살려달라고 애원을 한다. 그래서 예수는 야이로의 집을 가기 위해 그를 따라 나섰는데, 이때 엄청나게 많은 군중이 예수를 에워싸며 밀치고 하면서 따라갔다. 갈릴리의 군중 속에 휩싸여 물밀 듯이 걸어가는 예수의 모습은 이미 매우 극적이다. 이때 군중 속에는 열두 해 동안이나 끊임없는 하혈(下血)로 고통받고 있었던 여자가 있었다. 이 여자는 여러 의사에게 보이느라고 고생만 하고 가산마저 탕진했는데도 아무런 효험이 없이 오히려 병은 점점 더 심해져만 갔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예수의 소문을 듣고 군중 속에 끼어 따라가다가 예수에게 접근하려고 애를 썼다. 이 여자는 감히 앞에 나서서 예수에게 병을 고쳐 달라고 말할 수 있는 숫기도 없는 여자였다. 단지 어떻게 해서든지 예수의 옷만이라도 만지기만 한다면, 그저 옷깃 한오라기라도 스치기만 한다면 내 병이 꼭 나을 수 있으리라는 소망과 믿음에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드디어 예수의 옷깃에 손이 닿는 순간, 이 여자는 몸에 다가오는 전율같은 것으로써 하혈이 싹 멈추고 몸이 가뿐해지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이때였다. 군중에 밀쳐 정신없을 듯한 예수는 날카롭게 되돌아서며 외친다.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예수는 한 여자가 자기 옷깃에 손을 대는 순간, 이미 기가 빠져 나가는 듯한 느낌을 예리하게 감지하였던 것이다. 이에 제자들은 답한다. “누가 손을 대다니요! 보시다시피 이렇게 군중이 사방에서 밀어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예수는 포기하지 않고 자기 옷에 손을 댄 여자를 찾았다. 그 여자는 이 놀라운 예수의 감지능력에 당연히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자기 몸에 일어난 기적을 감지하는 이상, 속이고 도망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 여자는 두려워 떨며 예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고백한다. 이때 예수는 그 여인에게 무어라 말했을까? 그 여자를 일으켜 만인에게 선포라도 했을까? “보라! 이 여자의 모습을 보라! 내가 이 여인의 12년 고질을 단숨에 고쳤도다! 나를 믿으라! 나를 따르라!” 과연 이렇게라도 말했을까? 한국의 어떤 부흥목사가 이런 이적을 행했다면 반드시 이렇게 외쳤을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도올도 의사다. 나 역시 12년 동안 혈루(血漏)로 고생하고 있는 여인의 병을 단 한 번의 시침으로 고치는 이적을 수없이 체험했던 사람이다. 이러한 기적은 사실 우리의 주변에서도 적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용한 의사라고 칭송을 받고 점점 성업의 길로 들어서는 한의사나, 성령의 충만함으로 질병을 퇴치하여 점점 교인이 몰려드는 부흥목사와 같은 모습으로 갈릴리의 예수를 이해해도 좋단 말인가?

 

공관복음서의 가장 고층대를 형성한다고 하는 마가복음의 저자는 엎드려 고백하는 여인을 보는 순간 예수가 한 말을 다음과 같이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여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도다. 평안히 가라!

Daughter, your faith has made you well; go in peace. (5:34, 9:22, 8:48)

 

 

이 복음서의 기사로부터 우리는 예수의 기적행함에 관하여 매우 중요한 몇 항의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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