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다르다’는 ‘틀리다’가 아니다
1. 갈등의 원인
인간 사이의 갈등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다. 하지만 다른 것 자체가 갈등의 원인은 아니다. 남/여, 부모/자식, 스승/제자와 같이 확연히 서로 다른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끼리 별 갈등 없이 원만하게 잘 지내는 경우도 많이 있다. 다름이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은 ‘다르다’는 상황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두 가지다. 우선, 다른 것을 무리하게 같게 만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다른 것을 다르게 놓아둔 채로 조화를 이루려고 하지 않고 한 가지 방식으로 통일을 이루려고 하는 방식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나와 다른 사람을 보았을 때 그 다름의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즉 다른 것을 같다고 생각하여 오해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쉬운 것과 어려운 것이 각각 다르다. 내가 보기에 쉬운 것을 상대가 안 해주면 상대가 나를 무시한다거나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오해와 갈등의 원인이 된다. 상대는 안 해주는 것이 아니라 못 해주는 것일 뿐이다.
이 책은 주로 두 번째 문제에 초점을 맞춰서 씌어졌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선천적인 체질의 차이에서 빚어지는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즉 사상의학(四象醫學)에서 말하는 태양, 소양, 태음, 소음인의 체질 차이에서 빚어지는 문제들을 주로 다룬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는 첫 번째의 주제, 즉 다름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먼저 이야기하지 않고는 별 의미가 없어진다. 체질에 따른 다름의 근본적인 원인들과 결과들을 밝혀내어도, 이 다름을 다루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갈등의 해결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체질에 따른 인간의 이해라는 것은 인간을 유형화해서 이해하는 방식이다. ‘다름’의 처리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인간의 유형화란 아주 위험한 방식일 수도 있다. 아무래도 이 책의 주요 주제인 체질의 문제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다름’의 문제를 먼저 짚어보는 편이 옳은 접근일 듯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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