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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이조시대 서사시 목차 총설: 현실주의의 발전과 서사한시 1. 체제 모순과 삶의 갈등 성간老人行餓婦行서거정兎山村舍 김시습記農夫語 조신題深院 이희보田翁歌冬雨歎송순田家怨聞隣家哭聞丐歌 윤현見乞兒嶺南歎안수疲兵行 홍성민賣魚翁行 김성일母別子 권필驅車兒 이민성宿鳳山東村 이경석老翁問答 조석윤賈客行 허격詰楊吏一環歌 2. 체제 모순과 삶의 갈등Ⅰ 김창협鑿氷行 홍세태鐵車牛行 임상덕綿海民 이병연石耳行 신유한祖江行 정민교軍丁歎 송규빈戊子秋哀丐者 송명흠觀叉魚 신광수採薪行潛女歌濟州乞者歌 권헌寺奴婢關北民雇人行女掃米行이광려良丁母 김규貧女歎 홍신유車牛行 정범조豆江鼠 홍양호流民怨戍卒怨이규상趙將軍歌 신광하毛女篇昆侖奴위백규靑麥行 3. 체제 모순과 삶의 갈등Ⅱ 이조원大賈 성해응有客行 정약용哀絶陽僧拔松行龍山吏波池吏海南吏田間紀事田間紀事 拔苗田間紀事..
후기. 오랜 세월 동안 제생과 함께 만들다 나는 사람이 사는 이야기라면 보고 듣기 좋아한다. 내가 공부하는 한문학 유산(遺産)에서도 사람이 사는 이야기만 나오면 흥미를 느끼고 챙기는 편이다. 『이조시대 서사시(李朝時代 敍事詩)』는 이런 개인적 취향과 직접 관계된 것이다. 한문학, 그 중에도 개인 서정을 읊어대는 양식으로 여겨지던 한시 속에서 서사시의 발견은 당초에 경이로움이었다. 그 첫 만남은 허균(許筠)의 「노객부원(老客婦怨)」이었다. 나는 이 작품을 유력한 근거로 들어 우리 한문학에서 서사시의 존재 가능성을 짚어본 바 있었다. 한국한문학연구회를 결성한 직후 제1회 한문학월례발표회 자리에서였으니 그때가 1975년 5월이었다. 16년 전 일이다. 처음 관심을 두었던 때로부터 강산도 변하는 세월을 넘겨서야..
백정의 딸 방주가 양반과 결혼하다 고시위장원경처심씨작(古詩爲張遠卿妻沈氏作) 김려(金鑢) 1. 기이한 새와 원통한 여자 山中有桂樹 托根崇巖路 悲風倐漂搖 柯葉自相顧 異鳥來其傍 五采含亨章 紺趾握仁義 性和體安康 失侶於雲衢 單飛淚如濡 歲寒竹實荒 啾啾岐道隅 寄聲世間人 念我恒苦啼 生女凍殺可 莫作蕩子妻 蕩子不歸周 寃氣漲空閨 ⇒해석보기 2. 아빠와 오빠의 특징 君家誠易識 幼少住湖南 湖南五十州 長谿味最甘 祖世楊水尺 慣愛浦邊柳 柳豐令人肥 柳歉令人瘦 阿父妙手工 精緻世無比 南市賣矮籠 北市鬻箕子 錐刀日中集 皆言製造美 大兄邑貿販 小兄營懸坊 中兄業胃脯 長夏烹狗醬 里社冠昏禮 往宰猪與羊 霍霍磨霜刃 何曾鈍寸鋩 手功銅卄葉 俎價肉一斤 平時忽棄之 急處招殷勤 ⇒해석보기 3. 점점 자라며 빛을 낸 방주 阿父柔且善 胖黑頗有鬚 晩暮雌黶子 呼爾小蚌珠 ..
해설. 근대적 서사시의 특징을 담은 작품 이 시는 720행에 이르는 장시다. 그런데도 ‘아래는 떨어져나감(하결下缺)’으로 표시되어 있다. 주인공 방주는 장계(長谿, 지금 전라북도 장수군에 속한 지명) 땅의 백정집에서 태어난 여성이다. 무관 장파총이 지나다가 방주를 보고 일부러 방주의 집을 방문해서 그녀의 아버지에게 자기 아들과의 혼인을 청한다. 작중 현재에 진행된 사건은 여기서 일단 정지되며 시는 장파총의 과거로 소급해 들어간다. 그리하여 장파총의 파란의 인생역정을 장황하게 서술해가는데 그러다가 중간에서 끊어진 것이다. 그런데 원제에서 ‘장원경(張遠卿)의 처 심씨를 위해 짓는다[爲張遠卿妻沈氏作]’라고 하였다. 심씨란 방주를 가리키며, 장원경은 필시 장파총의 아들이다. 그리고 서시 부분에서 전통적인 흥(興..
14. 물고기 잡는 풍경과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는 풍조 分付善梢手 料理通溟瀆 좋은 뱃사공에게 분부하니 이치 헤아려 물길에 통한 사람이네. 黃樹爲帆柱 白檀爲尾舳 황장목으로 돛대 만들고 박달나무로 꼬리 만들며 亇尙下瀧涯 唐兜上瀧墺 작은 배 마상이로 여울 기슭 내려가고 큰 배 당도리로 여울 깊은 곳 올라가니 捩柁捷於燕 水顔竄梭逐 키 비틀기가 제비보다 민첩하여 수면에 숨은 베틀 쫓는 듯하네. 去處隨條立 羣鱗輻輳轂 가는 곳에 조리를 따라 세우고 뭇 고기 통으로 모이니 選條孕萬鍾 劣條滀百斛 엄선된 조리엔 만 종이 모이고 졸렬한 조리엔 백 곡 모이네. 前期深港口 暗占魚氣候 기약에 앞서 깊은 항구엔 은밀히 고기의 기운 점치니 頭隊上海時 泡沫細似荳 물고기 무리 바다에 오를 때 거품은 가늘기가 콩 같고 散風灑瓊霙 萬波紗紋皺..
13. 어촌에서 지나다가 다시 길을 나서다 七月賣秀鯔 八月賣鮰鰾 칠월엔 숭어 팔고 팔월엔 민어 파는데 鮰鰾利堅白 永宗品最矯 민어는 단단하고 흰색이 이끗이 있으니 영종도 상품이 최고라네. 九月鱸魚肥 邐迤走南洋 9월엔 농어 살쪄 구불구불 남쪽 바다로 가니 南洋介兩省 風俗略相當 남쪽 바다의 경상과 전라로 구획되나 풍속이 대략 서로 합당하네. 近嶺猛如虓 近湖悍如羊 경상도는 용맹하기 범 같고 호남은 사납기가 양 같네. 廉賈百之一 貪賈欝成行 염치 있는 상인은 100명 중 하나이고 탐욕스런 상인 빼곡이 줄을 이뤄 乘時射機巧 於利鬪亮芒 때를 타 기교로움을 행하니 이끗엔 밝은 칼날로 싸우고 失意錙與銖 淸晝飛劒揚 조금만 치수에도 실의하여 맑은 낮인데도 양양하게 검을 날리네. 信知南土惡 不如北土良 참으로 남쪽 풍토 사악해 ..
12. 전복으로 인한 어부의 고초를 듣다 沙干黑漁媼 咿嚘拜日哀 모래가 검은 어부의 아낙이 신음하며 해를 향해 절하고 서글퍼하네. 阿兒采鰒去 一旬終不廻 “아이가 전복 따러 가서 열흘에 끝내 돌아오지 않았어요. 曩歲渠爺罷 去歲渠兄續 지난 해엔 아이 아빠 죽었고 작년엔 아이의 형 죽어 端爲水鬼餌 豈關年命促 오직 물귀신의 밥이 되었으니 어찌 수명에 관계된 것 재촉하나요? 姓名塡公簿 逃躱亦維谷 성명이 관아 장부 채우니 또한 유곡으로 도타해야죠. 采者一箇鰒 貧者千純縠 딴 사람은 한 개의 전복이 가난한 사람의 천속의 곡식이지만 啖者千箇鰒 富者一粒粟 먹는 사람은 천 개의 전복이 부자의 한 알의 곡식이죠. 輸來日堆積 充塞庖厨屋 실어 와 날마다 쌓이니 부엌에 가득해서 嘓啅兼蹂𨏼 彭張羣奴腹 귀찮게 먹다가 또 멋대로 내버리니..
11. 전복 캐는 이야기 六月上襄陽 襄陽漁戶衆 6월엔 양양으로 올라가니 양양엔 물고기 상점 많아 雜處崖薄間 懸屋若礨空 엷은 벼랑에 섞인 곳에 달린 집들이 개미굴 같네. 赬★魚+松甘如乳 肌肉點絳雪 붉은 송어는 달기가 젓 같아 기름진 살 점점이 붉은 눈 같고 鰱卵紅且潤 璀璨火珠綴 연어알 붉고도 윤기나 찬란한 붉은 구슬 꿴듯해 土人頓頓喫 色味誰鑑別 토속인들이 번번히 먹으니 색과 맛 누가 감별하리오? 關東大都會 洛山何䧺哉 관동의 많이 모이는 낙산은 왜 그리 웅장한가. 東臺巖石缺 艶花無數開 동대의 바위 깨진 곳에 요염한 꼿 무수히 폈네. 蜒子采鰒去 歌笑凌驚湍 연자가 전복 캐러 가 노래하고 웃으며 놀란 파도 타니 人道采鰒易 我道采鰒難 남들은 전복 캐기 쉽다 하지만 나는 전복 캐기 어렵다 하네. 搖擺小艇子 劇似螺螄殼..
10. 파총의 젊을 때 이야기 借問把摠誰 玉山良家子 묻건대 파총은 누구인가? 옥산의 양가집 자식이지. 蟬聯留侯胄 奕赫世趾美 연이어진 유후의 후손이니 크게 빛나는 아름다운 가문이지. 少小嬰憂患 飄宕去鄕里 어려서 우환이 있어 표류하고 활달히 고향을 떠나 哀哀劬勞恨 睘睘終鮮恥 슬프고 슬픈 낳고 길러준 부모 잃은 한과 두려워져 끝내 부끄러움 적고 零丁且竛竮 惻愴心內傷 외롭고도 비틀비틀거려 서글픈 마음에 마음 상하네. 采樵南山下 詰屈險羊膓 남산 아래서 땔나무 하니 굽이굽이 험하기가 양 창자 같네. 孟冬北風寒 天嚴雨雪雱 한 겨울 북풍이 매서워 날씨 추워 눈비 빗발치네. 磨鎌高磵水 水激厲石斑 높은 골짜기 물로 낫을 가니 물이 날카로운 돌에 부딪쳐 아롱지네. 猛虎啼我側 靑𧱃嘷我間 사나운 호랑이가 곁에서 울어대고 푸른 ..
9. 계급 차이로 요청을 받지 못하다 主人聞此言 臆塞心膽愾 주인이 이 말을 듣고 가슴이 막혀 심장과 쓸게가 가득 찼네. 如得父母名 可聞難可謂 부모의 이름을 들은 것처럼 듣기는 해도 말하긴 어려운 것이지. 小屠雖迷劣 亦能辨涇渭 “제가 비록 미혹되고 졸렬하나 또한 시비 분별할 수는 있습니다. 芒鞵愛同經 黂布愛同緯 짚신이 같은 세로줄을 아끼고 삼으로 만든 포도 같은 가로줄을 아낍니다. 由來下賤者 先頭數白丁 예로부터 계급 낮고 천한 사람으로 뭇 백정이 선두랍니다. 人奴尙不如 倡優反爲榮 남의 노예보다도 오히려 못하고 배우도 도리어 영예롭습니다. 霄壤未足比 議論豈敢期 하늘과 땅도 비교할 수 없는데 의론을 어찌 감히 기대하겠습니까? 小屠若有過 棍箠任所爲 제가 만약 허물이 있다면 몽둥이질과 채찍질 멋대로 하십시오. 魂..
8. 자식 결혼을 요구하다 天色漸曛黃 木末生微凉 하늘빛이 점점 노을지더니 나무 끝에 서늘한 기운 생기네. 新月動簷隙 軒宇透淸光 초승달이 처마 틈으로 움직이자 처마엔 푸른 빛 스며드네. 碧雲掩復開 河漢粲錦繡 푸른 구름이 가렸다가 다시 열려 은하수가 찬란하게 수놓은 비단 같네. 肅肅羣動息 時夜明於晝 엄숙하디 엄숙하여 모든 게 쉬니 이때의 밤이 낮보다 환했네. 僕夫倒庭除 枕藉眠如貁 하인들이 뜰의 섬돌에 이르러 포개 자는데 긴꼬리 원숭이 같았네. 把摠懇主人 入室叙情話 파총이 주인에게 간곡히 말하네. “방에 들어가 정회를 풀어봄세. 暫時主客誼 寧復有嫌芥 주인과 손님의 우의는 잠시지만 어찌 다시 조금이라도 싫어하겠소. 自古交塲言 一見猶傾盖 예로부터 사귀는 마당에서의 말에 한 번 봄에 오히려 오히려 오랜 친구 같다지..
7. 방주와 아비가 차린 저녁상을 받다 主人聞此言 喜氣浮黧眉 주인이 이 말을 듣고 기쁜 기운이 눈썹에 떠올랐네. 西方活佛聖 慈悲錫純禧 서축 살아있는 불성의 자비가 순전한 복을 내리는지, 諾諾復嗂嗂 起身走輒踣 예 예 다시 얍 얍 소리내며 몸을 일으켜 달려 갑자기 넘어지네. 入室呼蚌珠 密地勤叮囑 집에 들어가 방주를 불러 은밀한 땅에 부지런히 정성스레 말하네. 貴客上道來 所見似空腹 “귀한 손님이 길에서 오셨는데 뵈니 빈 배인 듯하니 愼莫且稽留 進支宜精熟 삼가 지체하지 말고 진지를 깨끗하면서 익혀야 할 테야.” 蚌珠聞之喜 笑容如可匊 방주가 그걸 듣고 기뻐하니 웃는 얼굴이 잡힐 것 같네. 洗腕厨房下 裙聲亂飄儵 주방에서 손을 씻고 치마소리 어지러이 나부낀다네. 金堤戎稻飯 精鑿潤於玉 김제평야의 한 되의 쌀을 정미하니..
6. 낭자 사는 집에 들어와 저녁밥을 청하다 谿邊獨木橋 橋盡映柴門 시냇가 외론 나무 다리 나무 끝엔 사립문 비치네. 門外老鴉叫 古槐蔭數根 문 밖엔 나이든 갈가마귀 우는데 늙은 회화나무 그늘에 몇 뿌리 내렸네. 屋前淸谿繞 屋後亂石蹲 집 앞에 맑은 시냇물 에워싸고 집 뒤엔 어지러운 바위가 웅크려 앉아 있지. 門內安石臼 石臼高尺許 문 안에 돌 절구 안치(安置)되었는데 돌 절구의 높이는 한 자쯤. 把摠望見之 便卽驅馬去 파총은 그걸 바라 보고 곧 말을 몰아 가서 入門先左顧 所見多所恠 문에 들어가 먼저 왼쪽 둘러보는데 보이는 것이 많이도 괴이하네. 髼鬆麂眼籬 纍纍牛皮掛 얼기설기 큰 노루 눈 같은 울타리에 즐비하게 소가죽이 걸려 있네. 脩庭堆氋氄 土軒頗閎宕 오래된 뜰엔 털뭉치 쌓였고 흙처마는 매우 넓고도 크네. 滿堂..
5. 물 떠준 아가씨를 시로 그리다 娘子聞此言 磬折齊且肅 낭자가 이 말을 듣고 공손히 절하니 가지런하고도 엄숙하네. 左手撕澣汙 整頓莎岸曲 왼손으로 빨래 끌어서 꽃핀 언덕에 정돈하고 右手搦瓢子 下渚拭乾凈 오른손으로 표주박 잡아 물가로 내려가 마르고 깨끗이 닦네. 亂流趨中央 素足明如鏡 어지러운 물줄기 중앙으로 들어가니 흰 발이 투명하기가 거울 같네. 盛取淸水歸 長跪擎進之 맑은 물을 가득 채워 돌아와선 길게 무릎 꿇고 들어 올리네. 把摠見敬容 不忍親自持 파총은 경건한 모습을 보고 차마 친히 스스로 가져가지 못하고 逡廵亦長跪 拱手聽所爲 반듯이 따라서 또한 길게 무릎 꿇고 손을 맞잡고 하는 것을 듣네. 娘子識此意 謖然斂羞眉 낭자는 이 뜻을 알기에 부끄러운 눈썹을 단속하고서 말하네. 大人上道客 造次寧失儀 “대인은 ..
4. 무더운 여름에 물 한 모금 달라던 훤칠한 사내 劇知三伏熟 今日偏獨甚 삼복의 무더움을 극렬히 아니 오늘은 덥기가 더욱 심하네. 深屋烘似甑 粉汗透衾枕 깊은 집은 덥기가 시루 같아 주룩 흐른 땀이 이불과 베개에 들어가네. 提甕洴澼可 出門氣還吁 독을 끌어다 빨래 하러 문을 나서는데 숨이 다시 차오르네. 大明赫天馗 朱曦散平蕪 대낮에 하늘 길이 붉고 붉은 해가 들판에 흩어지네. 淸淺素石灘 文漪漾縈紆 맑은 시내의 바위 여울에 희어 물가에 소용돌이 치네. 愛波情未極 逝者如斯夫 사랑하는 물결 정이 지극하지도 않았는데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礧礧澗底磐 欝欝河畔蒲 울쑥불쑥 시냇가의 너럭바위 울창한 시내의 부들 磐性難轉移 蒲性易凋萎 너럭바위의 성품은 바뀌기 어렵지만 부들의 성품은 시들기 쉽네. 物理亮莫測 感此空躕踟 사..
3. 점점 자라며 빛을 낸 방주 阿父柔且善 胖黑頗有鬚 아빠는 유순하시고 착하시며 살쪄 흑빛인데다 매우 수염이 있네. 晩暮雌黶子 呼爾小蚌珠 늦은 저녁 사마귀 같던 딸에게 ‘소방주(작은 진주, 小蚌珠)’라 불렀네. 蚌珠纔斷乳 渠母在鬼錄 방주가 겨우 젖을 뗐을 때 엄마는 귀신의 명부에 있어 阿父養蚌珠 淸涕霔淥淥 아빠가 방주를 기르며 맑은 눈물만 주룩주룩! 餌以煑糜粥 藉以弊絮褥 미음을 끓여 먹이고 해진 솜 요를 깔아주며 渾體無所掛 嶒崚骨瘦瘠 온 몸에 입힐 게 없어 빼어난 뼈가 야위어가네. 隱映垢膩間 眉目粲若畫 때와 기름으로 은근히 번뜩이는 사이에 눈썹과 눈이 그림처럼 빛나네. 渠旣失所恃 豈敢憚勞劬 이 아이 이미 믿을 곳 사라졌으니 어찌 감히 애씀을 꺼리랴? 阿父眞情言 呼爾稱蚌珠 아빠는 진정으로 말하는데 너를 불..
2. 아빠와 오빠의 특징 君家誠易識 幼少住湖南 그대 집 진실로 알기 쉬우니 어렸을 적에 호남에 살았네. 湖南五十州 長谿味最甘 호남 50주 중 장계의 물맛이 가장 다네. 祖世楊水尺 慣愛浦邊柳 조상 대대로 양수척이었고 포구가 버들개지 익숙히 사랑했지. 柳豐令人肥 柳歉令人瘦 버들개지 풍성하면 사람이 살찌고 버들개지 마르면 사람이 야위네. 阿父妙手工 精緻世無比 아빠는 손의 기교로움 오묘해 정밀하고 치밀함이 세상에 비길 데 없다네. 南市賣矮籠 北市鬻箕子 남쪽 시장에서 작은 대그릇 팔고 북쪽 시장에선 키를 팔며 錐刀日中集 皆言製造美 송곳과 칼로 하루 중에 집중하면 모두 ‘상품 좋소’라 말들하네. 大兄邑貿販 小兄營懸坊 큰 오빠는 읍에서 장사하고 작은 오빠는 정육점 운영하네. 中兄業胃脯 長夏烹狗醬 둘째 오빠는 위포를 ..
1. 기이한 새와 원통한 여자 山中有桂樹 托根崇巖路 산 속에 어떤 계수나무가 솟아오른 바위 길에 뿌리 내려 悲風倐漂搖 柯葉自相顧 구슬픈 바람이 갑작스레 요란히 흔들어대면 가지와 잎사귀가 서로 돌아보네. 異鳥來其傍 五采含亨章 기이한 새가 곁에 오니 오색의 형통한 무늬 머금고 紺趾握仁義 性和體安康 검푸른 발은 인의를 쥐었으며 성품은 온화하고 몸은 편안하네. 失侶於雲衢 單飛淚如濡 구름 낀 네거리에서 짝을 잃어 홀로 날며 주루룩 눈물 흘리네. 歲寒竹實荒 啾啾岐道隅 겨울 와 대나무 열매 거칠어져 갈림길 모퉁이에서 울어대네. 寄聲世間人 念我恒苦啼 세상 사람들에게 소리 부치니 내 일상의 괴로운 울음 생각해보시라. 生女凍殺可 莫作蕩子妻 딸을 낳으면 얼어 죽게 할지라도 방탕하게 노는 이의 아내 만들지 마소. 蕩子不歸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