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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해학과 익살로 이름 난 달문의 이야기 달문가(達文歌) 홍신유(洪愼猷) 1. 입 큰 달문, 풍류 있는 달문 昔吳殷文圭 口大入其拳 有翁見之歎 此狀乃神仙 神仙若不成 大名天下聞 余觀達文事 翁言驗果然 引手拳五指 如佛兜羅綿 問口大如鉢 拳入恢恢焉 文是何爲者 自言安平孫 翩翩貴公子 子孫爲庶人 年壯不娶婦 頭上又不冠 放浪而不羈 一累身不關 善作八風舞 魚龍更曼廷 外屈頭至足 臍腹兀朝天 四體若無骨 閃倏回且旋 俄膺瞥而改 植立忽爾顚 側目無正視 喎口無完言 鰲棚左右部 長安惡少年 延之坐上頭 敬之若鬼神 ⇒해석보기 2. 정직함으로 세상에 알려지다 無家身可投 寄宿就所親 主人一日夕 亡錢若干緡 文知主人疑 慚謝以錢還 其日同舍客 又償主人錢 謂値主人無 取去不告云 自此文知名 一世爭稱賢 西京直不疑 千秋生朝鮮 信義是素蓄 向人不欺謾 人勸作牙儈 取剩以資身 湖南大..
해설. 풍부한 일화로 입체적으로 그려낸 달문 달문은 일명 광문이다. 영조 때 서울의 시정에서 활동하여 일세에 명성을 얻었던 인물이다. 당시에 그에 관한 일화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전하여 그는 이미 옛날이야기의 주인공처럼 되었다 한다. 곧 야담적 인물이 된 것이다. 연암의 「광문자전」은 야담에서 전 형식의 한문단편으로 정착된 경우인데 「달문가」는 서사시로 씌어진 것이다. 야담이 서사시 형식과 결합된 흔치 않은 사례다. 이 시는 달문이 나름으로 세상에 유명해져서 그 때문에 역모사건에 연루되는 화를 입고 마침내 종적을 감춘 데 착안하여, “지인(至人)은 무명(無名)을 귀히 여기었다[至人貴無名]”라는 말로 주제를 삼고 있다. 연암이 「광문자전」에 “명성을 훔쳐 거짓을 가지고 서로 다툴 것인가?”라고 ‘어떻게 처신..
4. 명성이 난 만큼 몸을 보전키 어려웠던 달문 一日飜逸去 蹤跡若浮雲 하루는 날 듯 떠나 종적이 뜬 구름 같았네. 靑山深萬疊 碧海橫漫漫 푸른 산은 만겹이나 깊고 푸른 바다는 끝없이 가로 지르니 消息竟茫然 誰知沒與存 소식은 마침내 아득하여 누가 생사를 알리오? 恢詭更譎怪 名旣一國喧 기괴한 말에 다시 괴이한 입담까지 이름이 이미 한 나라에 시끄럽네. 飄颻遊廣漠 跡又類仙眞 나부끼듯 광막한 곳 유람하니 자취가 또한 신선과 도사와 유사하네. 此子名雖賤 猶復罹妖氤 이 사람의 이름이 비록 천하지만 오히려 다시 요사한 기운에 걸려드네. 何況有淸名 猜怒受百端 하물며 맑은 명성이 있으니 시기와 노여움으로 온갖 실마리를 받네. 此子能藏名 泯然遠沈淪 이 사람은 이름을 감출 수 있고 사라지듯 아득히 영락했구나. 如何好名士 從古..
3. 해학이 넘치는 달문 卽席無語別 出宿漢江邊 즉석에서 말도 없이 떠나 한강 가에서 나가 자고서 朝踰主屹關 夕濟洛東舡 아침에 주흘산의 관문 넘고 저녁에 낙동 나루 건넜네. 繁華擅東南 萊州在海濱 번화함으로 동남에 이름 난 곳인 동래는 바닷가에 있네. 是時通信使 將赴日本蠻 이때 통신사 장차 일본의 만으로 가려는데 從人五六百 欝欝連釜山 수행인원이 5~600명이라 빼꼭히 부산에 연이었네. 忽然文躍入 如舊接殷懃 갑자기 달문이 달려 들어오니 예전처럼 은근히 맞아주네. 邑人要識面 所到聚成群 읍사람들이 얼굴 보길 요구하며 이르는 곳마다 모여 무리를 이루네. 競引還家去 酒肉溢杯盤 다투며 끌어 집에 돌아가니 술과 고기가 술잔과 쟁반에 넘쳐나네. 調謔雜俚語 半年成留連 농담에 속담을 섞어 반년동안 객지에 머무네. 支離生厭倦 ..
2. 정직함으로 세상에 알려지다 無家身可投 寄宿就所親 몸을 투숙할 만한 집이 없어 친한 곳에 나가 기숙하네. 主人一日夕 亡錢若干緡 주인이 하루 저녁은 돈 약간 꿰미를 잃어버렸는데 文知主人疑 慚謝以錢還 달문은 주인의 의심하는 줄 알고 참회하듯 사죄하며 돈으로 돌려줬네. 其日同舍客 又償主人錢 그 날에 함께 사는 나그네가 또한 주인의 돈을 갚으며 謂値主人無 取去不告云 말했네. “다만 주인이 없기에 가져가 떠나 알리질 못했어라.” 自此文知名 一世爭稱賢 이로부터 달문의 이름이 알려져 한 세상이 다투며 어짊을 칭송했네. 西京直不疑 千秋生朝鮮 서한(西漢)의 직불의가 천 년후 조선에서 태어난건지 信義是素蓄 向人不欺謾 신의가 본래 모아져 사람을 향해 속임이 없었네. 人勸作牙儈 取剩以資身 사람들이 거간꾼 일을 해서 이익을..
1. 입 큰 달문, 풍류 있는 달문 昔吳殷文圭 口大入其拳 옛적 오나라 은문규는 입이 커서 주먹이 들어간다 했지. 有翁見之歎 此狀乃神仙 어떤 노인이 그를 보고 탄식하며 말했네. “이 형상은 곧 신선이니 神仙若不成 大名天下聞 신선이 만약 되지 못한다면 큰 이름이 천하에 들리리라.” 余觀達文事 翁言驗果然 내가 달문의 일을 보니 노인의 말이 과연 그러함을 증험되리라. 引手拳五指 如佛兜羅綿 손을 끌어 다섯 손가락 쥐면 부처의 도라면 같고 問口大如鉢 拳入恢恢焉 입을 열면 크기가 사발 같아 주먹이 들어가도 입속은 넓디 넓다네. 文是何爲者 自言安平孫 달문은 어떤 사람인가? 스스로 안평의 자손이라 말하네. 翩翩貴公子 子孫爲庶人 의기양양하던 귀공자의 자손이 평민이 되었네. 年壯不娶婦 頭上又不冠 장성하여 장가 들지 않고 머..
해설. 시인과 화가 사이에 교유가 맺어지던 현상을 그리다 이 시는 지어진 경위가 복잡한 편이다. 정대부란 시인(정범조)이 먼저 김홍도에게 그림을 그려달라는 의도를 내포한 시를 지었는데 다시 거기에 붙여 쓴 것이 이 시다. 전편이 세 단락으로 나누어지는바, 제1부에서는 정대부가 하필 김홍도의 그림을 요청하는 뜻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 다음 제2부에서 화가로서의 김홍도 경력과 수준을 서술하고, 끝의 제3부에서 비로소 정대부가 김홍도의 그림을 갖기 원하는 까닭을 해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 구성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를 완전한 서사시로 볼 수는 없다. 주인공 김홍도의 예술가적 형상을 서술한 부분이 일정하게 서사성을 띠고 있는바, 그 형상에 관심이 가는 것이다. 김홍도는 최북과 동시대에 화..
정대부가 김홍도에게 그려달라 애걸한 시에 붙여 쓰며 제정대부걸화김홍도(題丁大夫乞畫金弘道) 신광하(申光河) 君不見 그대 보지 못했나? 丁大夫乞畫歌 정대부가 그림을 애걸한 노래를. 我今一讀空咨嗟 내가 지금 한 번 읽어보고 공연히 탄식하네. 墮馬半年臥客館 말에서 떨어져 반년이라 객사에 누웠지만 手不釋卷長吟哦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길게 읊조리네. 世上萬事不入心 세상의 온갖일 마음에 들지 않는데 雖有工畫且奈何 비록 화공이 있더라도 또한 어이 할 거나? 吾聞畫工金弘道 내가 들어보니 화공 김홍도는 不啻今人古莫過 지금 사람뿐 아니라 옛 사람도 넘어서질 못한다지. 往年奉命東出關 지난날 왕명 받들고 동쪽으로 관문을 나가 揚鞭走馬隨輕羅 채찍 휘두르며 말 달릴 때 가벼운 비단도 따랐다지. 九郡細縈萬峰矗 아홉 고을에 가늘게 ..
해설. 간결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최북을 그리다 화가 최북의 예술가적 형상을 표출한 것이다. 최북은 기인형의 개성적 인간이었다. 그의 괴벽한 성격, 유별난 행동을 전하는 전기류 기록은 더러 있는데, 「최북가」는 시 형식으로 그의 주검 옆에서 애도하며 그의 인생을 평정하는 만가(輓歌)적인 성격을 갖는 점에서 특이하다. 최북은 직업적 화가였다. 작중에서 “최북의 한미한 처지 참으로 애달픈 일이었다[北也卑微眞可哀]”라고 개탄하였듯, 직업화가는 천대받던 것이 당시의 사회 관행이었다. 그런데 『풍요속선』에 그의 시 3수가 뽑혀 있을 정도로 그는 문학적 교양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전공인 회화에서는 ‘절세(絶世)’로 평가받는 수준이었다. 그는 자신을 직업화가로 의식하여 ‘화사 호생관(毫生館)’으로 자칭했다. 붓으로 살아..
호기롭게 살며 예술혼을 펼쳤던 최북을 그리며 최북가(崔北歌) 신광하(申光河) 君不見崔北雪中死 그대 보지 못했나? 최북이 눈 속에 죽은 것을. 貂裘白馬誰家子 담비 가죽에 흰 말 탄이 뉘집 자식인가? 汝曹飛揚不憐死 너희 무리가 멋대로 날뛰느라 죽음을 슬퍼할 줄 모르는 구나. 北也卑微眞可哀 최복의 신분이 낮고 미천함은 참으로 슬퍼할 만하나, 北也爲人甚精悍 최복의 사람됨은 매우 정밀하고도 사나우네. 自稱畵師毫生館 스스로 ‘화사 호생관’이라 칭하고 軀幹短小眇一目 몸은 짤다막하고 한 눈이 애꾸지만 酒過三酌無忌憚 술이 세 잔을 넘어거면 거리끼는 게 없었네. 北窮肅愼經黑朔 북쪽으로 숙신에 닿아 흑삭을 거쳤고 東入日本過赤岸 동으론 일본에 들어가 내부를 지났네. 貴家屛障山水圖 존귀한 집안의 병풍 산수도 그림 安堅李澄一掃無..
해설. 붓장인의 고달픈 현실을 묘사하다 이 시 역시 먼 길을 떠나는 필공 김원탁(金元鐸)이란 이에게 지어준 것이다. 그런데 시인은 그 인물의 경력 및 성격에 비상한 흥미를 가져, 바로 그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는 서사시 형식을 택하였다. 붓이란 당시에는 필기도구로 유일한 것이었다. 그런 요긴한 물건을 제작하는 필공 또한 수공업자로 존재 의미를 지녔음이 물론이다. 필공이란 대개 고객의 요청으로, 혹은 스스로 고객을 찾아 돌아다니는 형태였다. 여기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다. 필공 김생은 시인의 집에서 백일 정도 작업을 했던바, 다시 다른 고객의 주문에 응해서 지금 멀리 종성 땅으로 찾아가는 판이다. 시는 김생을 불러 처음 일을 시키는 데서 시작된다. “성은 김이요 이름은 원탁이라[姓金名元鐸]”라고 자기소개를 하..
수주의 군영으로 달려가는 김생을 전송하며 김생의 노래를 지어 그에게 주다 송김생부수주행영작김생가증지(送金生赴愁州行營作金生歌贈之) 신광수(申光河) 龍城筆工漢陽客 용성(남원)의 붓 만드는 서울의 나그네가 自言姓金名元鐸 스스로 말하네. “성은 김이고 이름은 원탁이오.” 入門索酒麤豪甚 문에 들어와 술을 찾는데 거칠고 호쾌하기 심해서 我始不信心不樂 나는 처음엔 미더워 않았고 내심 즐겁지가 않았는데 置之一月得其人 한 달에 곁에 두고서야 그 사람을 알았으니 直性如矢物不隔 곧은 성품이 화살 같아 사물 중 가로막을 게 없다네. 自甘貧賤不辭勞 스스로 빈천을 달갑게 여기고 수고로움을 사양치 않아 百日製筆凡幾束 100일에 붓 만들며 대체 몇 개 묵었던가? 用心精細秋毫內 마음 씀이 가을 터럭만큼이나 정밀하고 세밀하여 不求容美先..
상인이 된 양반인 권국진을 보내며 송권국진가(送權國珍歌) 신광수(申光洙) 1. 사대부 상인인 권국진 歲暮北風天雨雪 山橋野店行人絶 長安子弟身重裘 洪爐密室苦稱熱 出入㺚馬高於屋 銀鞍照市電光掣 此時權生破衣裳 一馬一奴鞭百折 告我將見南諸侯 贖奴持錢償逋物 權生舊日卿相孫 少年落落稱俊逸 嗚呼時命不謀身 二十遂爲落魄人 五年流離南海上 賣魚販塩勤養親 驅馬西關蹋黃塵 掛席東萊窺赤日 江湖估客有時逢 半是爾汝相促膝 秖今年紀三十餘 男兒生理轉蕭瑟 父母不飽妻子啼 生乎雖賢亦奚爲 窮塗惘然東南行 出門寒日照征衣 鳥嶺蟾江路不盡 虎豹强盜晝敢窺 權生咫尺視四海 馬上冥冥鴻鵠飛 黃金得失那可論 不知者笑知者悲 權生歲暮欲何之 ⇒해석보기 2. 高陽狂客歲將闌 走馬南行行路難 兩地一身貧父母 靑雲紫閣舊衣冠 湖中共鴈明年至 嶺外聞鷄數郡寒 到處人情非昔日 經過且莫滯征鞍 ⇒해석보기..
해설. 권진국의 일화를 통해 양반계급 분화현상 이 시는 송별시 형식으로, 원래 5수로 되어 있으나 그중에 제1수만 서사적 내용을 담은 것이기에 따로 뽑아냈다. 작품을 지은 때가 영조 25년(1748) 동지(冬至)일로 밝혀져 있는데 바로 작중의 현재다. 권국진權國)이 어떤 인물인지 달리 알려진 사실은 없지만 파란의 경력을 지닌 특이한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송별하는 시에서 당자의 행적과 함께 인간상을 서사적 필치로 그렸을 것이다. 사대부의 신분을 타고났던 사람이 마침내 행상으로 나서게 되고, 그리하여 장사치들과 너나들이를 하는 사이로 발전한 사실은 흥미롭다. 그리고 노비들의 속전을 받으러 가는 일은 야담의 화제로 흔히 등장하지만 서사시에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이 시는 양반계급의 분화현상을 흥미롭게 ..
1. 사대부 상인인 권국진 歲暮北風天雨雪 세밑 북풍 불고 하늘엔 눈 내려 山橋野店行人絶 산 다리 주점엔 행인 끊겼네. 長安子弟身重裘 서울의 자제들은 두꺼운 가죽옷 입고 洪爐密室苦稱熱 화로 있는 밀실에서 괴로이 ‘덥다’고 말하네. 出入㺚馬高於屋 달마로 출입하는데 집보다 높고 銀鞍照市電光掣 은색 안장이 저자를 비추니 빛들이 억눌리네. 此時權生破衣裳 이때에 권생이 해진 옷으로 一馬一奴鞭百折 한 말과 한 머슴으로, 구불길 채찍질하여 가네. 告我將見南諸侯 나에게 말하네. “장차 남쪽 제후를 보고 贖奴持錢償逋物 머슴 풀어주고 돈 가지고 포물 변상하려네.” 權生舊日卿相孫 권생은 옛날에 경상의 손자로 少年落落稱俊逸 어렸을 땐 뜻이 커서 준걸하다 일컬어졌네. 嗚呼時命不謀身 아! 당시의 운명이 자신을 도모하질 못해 二十遂..
가야금 연주자가 병자호란에 휩쓸리다 후비파행(後琵琶行) 성완(成琬) 산문. 거문고 연주가 김명곤의 기구한 삶을 담게 된 이유 金溟鯤者, 嶺南玄風人也. 九歲薙髮, 法名竗園. 十六随師徽遠, 學禪於毗瑟山瑜伽寺石窟, 不寐者數月, 忽發狂疾. 遂變緇, 學琵琶於湖南老樂工, 未周年爲國工. 而雲遊四方, 食於手者, 數三年矣. 二十轉至關西宣鐵之間, 忽遇毛都督麾下士樊後遲. 樊生卽知音者, 一聞奇其才, 遂偕入椵島, 紹介於文龍. 毛帥大供具於鎭海樓, 命其寵姬花兒及養子李堅, 各試其技藝. 於是, 花兒抱琴, 李堅理瑟, 而聚樂皆張, 然後命溟鯤奏琵琶. 毛帥一聽, 大奇之. 遂使坐上座, 叱退諸樂曰: “此天下之妙手也. 汝等眞奴才, 不可齒於此人” 花兒李堅大赧而退. 毛帥極愛鯤之才, 每於良辰, 聽之不厭, 或西望故國, 泣下數行. 遂賞鯤以廣寧美娃後紫雲, ..
해설. 병자호란의 전란에 휩쓸린 연주가의 삶을 담다 「후비파행」은 백거이의 「비파행」의 후속편이라는 의미에서 붙인 제목이다. 「비파행」은 젊은 시절 장안에서 비파로 날리다가 늙어 강호에 영락해 있는 여자를 시인이 만나 비파연주와 함께 그녀의 인생역정을 듣고 감회가 깊어 읊은 내용이다. 총 616자, 88구에 이르는 장편시로 인구에 회자해온 명작이다. 「후비파행」은 「비파행」과 비교해볼 때 공간도 다르고 시대배경도 다르고 남녀의 다름이 있지만 다 같이 비파 고수의 이야기다. 영락한 신세에 초점이 맞춰진 점에서 더욱이 동질성이 있다. 그런데 「후비파행」의 주인공 김명곤이란 악사의 인생역정은 그야말로 파란만장이어서 「비파행」의 주인공 여자에 견주어 훨씬 복잡다단하고 가련하기도 하다. 어려서 중이 되었다가 환속..
4. 재주가 있음에도 말년이 안타깝네 開城地卽長干里 개성의 땅은 곧 상가와 마을이 혼재된 마을이라 大道靑樓歌管聲 큰 길 푸른 누각엔 피리소리 나네. 試借琵琶理舊曲 시험삼아 가야금 빌려 옛 곡조 타니 舊曲換作新音生 옛 곡조가 바뀌어 새 소리 나네. 當壚美人色沮喪 탁문군의 색이 꺾였고 得之於心應手鳴 마음에 얻어 손을 따라 울리네. 幸有北里富薰天 다행히 북리의 하늘 찌를 듯한 부자들이 邀余堂上側耳聽 나를 맞아 당상에서 귀를 기울여 듣네. 解衣衣我奏餘聲 옷을 벗어 나를 입히고 남은 소리 연주시키니 紫霞洞裏千花明 자하동 속에 온갖 꽃이 분명해지네. 飢火年來失曲譜 굶주림의 불로 연래에 곡조를 잃어버렸고 千里遂作長洲行 천리에 마침내 천리길 떠났지. 長淵地無一錐立 장연의 땅엔 하나의 송곳 세울 곳 없지만 幸賴金沙僧濟急..
3. 모문룡에게 대우를 받을 때부터 개성에 오기까지 毛公賞以遼東女 모 도독이 요동의 딸을 상으로 주고 運籌堂外連門住 운주당 바깥에서 문을 연이어 살도록 했네. 相邀淸夜曲屢成 맑은 밤을 서로 맞아 곡조가 자주 이루어지니 鼓吹自此退兩部 두드리고 부름이 이로부터 양부를 물리쳤네. 瑟下長聞李堅歎 슬 아래에서 길게 들은 이견은 탄식하고 琴前更覺花兒妬 금 앞에서 더욱 깨달은 화아는 시기하네. 耿仲明與孔有德 경중명과 공유덕은 嘖舌皆以竒才數 모두 기이한 재주를 지녔다고 떠들썩하네. 其餘將校竸相饋 나머지 장교들이 다투어 서로 먹이니 大酒肥肉棄渠汚 좋은 술과 살찐 고기가 더런 도랑에 버려질 정도라네. 崇禎年末丙丁年 숭정 연말과 병자(1636) 정축년(1637)에 虜騎十萬龍灣渡 말탄 오랑캐가 10만이 용만을 건너 回軍島中縱..
2. 김명곤의 신명한 거문고 소리를 비유로 표현하다 客遊關西知音誰 관서에 나그네처럼 유람하는데 지음 누군가? 椵島華人樊後遲 가도의 중국인 번후지라네. 都督毛公請一見 도독 모문룡공이 한 번 보길 청하여 鎭海樓前敞華宴 진해루 앞에 화려한 잔치 열었네. 歷階而進按曲來 계단을 지나 곡조를 연주하니 况復春波張池面 더군다나 다시 봄물결이 연못 겉면에 일렁이고 香撥星星四五聲 향발의 드문드문한 4~5 가락이 自是風流萬古情 이로부터 만고의 정인 풍류라네. 毛公聞之動顔色 모공이 그걸 듣고 안색이 바뀌며 暢叙胸間不平志 가슴 속 불평한 뜻이 풀렸고 絃將手語弄和音 현이 손재주를 가지고 화음을 희롱하니 梨花萬樹催花事 뭇 나무의 배꽃이 꽃놀이 재촉하네. 雄如壯士出戰挑 웅장하기가 장수가 출전하길 북돋는 것 같아 洞庭樓船破楊么 동정호..
1. 불자가 거문고 연주가가 되다 白沙汀畔玄風客 백사리 물가 현풍의 나그네 九齡學禪山毗瑟 9살에 비슬산에서 불경 배워 鷺池初泛大願船 백로지(白鷺池)에서 막 대원선을 띄워 祗園靜聽松風絃 기원정사(祇園精舍)에서 솔바람 소리 고요하게 들었네. 瑜伽古寺夢中別 유가사 옛 절 꿈 속에서 헤어져 狂來大笑山頭月 미칠 지경이라 산 정상의 달에 크게 웃었네. 長髮晚學三絃聲 머리를 기르고 거문고 소리 느지막히 배워 鬱輪袍音随指發 울륜포 소리가 손가락 따라 나네. 인용 전문 해설
산문. 거문고 연주가 김명곤의 기구한 삶을 담게 된 이유 金溟鯤者, 嶺南玄風人也. 九歲薙髮, 法名竗園. 十六随師徽遠, 學禪於毗瑟山瑜伽寺石窟, 不寐者數月, 忽發狂疾. 遂變緇, 學琵琶於湖南老樂工, 未周年爲國工. 而雲遊四方, 食於手者, 數三年矣. 二十轉至關西宣鐵之間, 忽遇毛都督麾下士樊後遲. 樊生卽知音者, 一聞奇其才, 遂偕入椵島, 紹介於文龍. 毛帥大供具於鎭海樓, 命其寵姬花兒及養子李堅, 各試其技藝. 於是, 花兒抱琴, 李堅理瑟, 而聚樂皆張, 然後命溟鯤奏琵琶. 毛帥一聽, 大奇之. 遂使坐上座, 叱退諸樂曰: “此天下之妙手也. 汝等眞奴才, 不可齒於此人” 花兒李堅大赧而退. 毛帥極愛鯤之才, 每於良辰, 聽之不厭, 或西望故國, 泣下數行. 遂賞鯤以廣寧美娃後紫雲, 近住於運籌堂外. 其愛將耿仲明孔有德, 小會曲宴, 鯤輒在座. 後毛都督爲中..
대전광역시교육청 공고 제2021-500호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응시자 유의사항 안내 코로나 19 지역사회 확산 차단을 위해 시험 당일 외부인의 시험장 출입을 전면통제합니다. 시험 진행에 대한 유의사항을 아래와 같이 안내해 드리니, 응시자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한 시험 운영을 위해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응시자 방역 수칙 ◦ 모든 응시자는 시험 당일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여야 하며, 입실부터 퇴실 시까지 계속 착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마스크는 응시자 본인이 준비하여야 하며, KF80 이상 착용을 권장합니다. (훼손된 마스크 착용 또는 미착용 시 입실 불가, 여분 마스크 반드시 지참) - 본인 확인을 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벗어 신분 확인에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모든 응..
대전광역시교육청 공고 제2021-448호 2022학년도 대전광역시 공립(사립) 중등학교교사, 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특수(중등)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 시행 계획 공고 2022학년도 대전광역시 공립(사립) 중등학교교사, 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특수(중등)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 시행 계획을 다음과 같이 공고합니다. 2021년 10월 15일 대전광역시교육감 1 선발예정 과목 및 인원 가 공립 연번 선발예정 과목 선발예정 인원 연번 선발예정 과목 선발예정 인원 일반 장애 (최대선발가능인원) 소계 일반 장애 소계 1 국어 1 0 14 특수(중등) 12 1 13 2 수학 7 (1) 3 물리 1 (1) 15 보건 19 2 21 4 지구과학 2 (1) 5 역사 1 0 6 도덕‧윤리 5 (1) 16 영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