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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대감의 권력을 등에 업은 일환은 죄값을 치뤘나? 일환가(一環歌) 허격(許格) 산문. 권세가와 권력이 작당하여 납치해간 사람을 은폐하다 一環者, 某尙書家豪奴也. 藉尙書威勢, 某年間率無賴人, 乘夜突入某州良民家, 奪取其女而去. 其女之父母兄弟, 不能跡其後, 其事大泄, 女家遂告于某州, 逮捕其黨, 將置之重律矣. 某尙書乃敎一環援引其女家比隣人, 諉以首謀, 事遂大解. 其人卞白百端, 官皆掩置其事, 以此乃減死定配. 及配, 某尙書乃一環姪成福, 易名而代之. 數年後尙書家呈一環物故狀於某州, 州命該吏及同配人, 檢屍于配所之地. 及其檢屍還州, 吏又以易名者死爲報, 太守爲之嗟歎良久曰: “此若先彼而死, 可除檢屍之弊.” 置之而不報. 痛矣哉! 太守乃尙書一家人也. 吁! 此實由法網解弛而然耶? 抑聖代深仁厚澤之所及而然耶? 吾不可知也. 或曰: “上古亦或..
해설. 대감을 직접 겨누어 권력형 부패를 신랄히 비판하다 이 시는 권세가의 주변에서 자행된 농간에 의해 양민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 법제가 문란해진 사실을 폭로한 내용이다. 소위 계해반정(癸亥反正) 이후로부터 정권이 일부에 독점되면서 차츰 벌열(閥閱)을 형성해나갔다. 작중의 판서댁 역시 그런 중의 하나이겠거니와, 그 집의 노숙들까지 위세를 업고 마음대로 횡포를 부리는 것이다. 일환이란 자는 일개 종놈으로서 양가의 여자를 약탈하는 만행을 저지르며, 그로 인해 중형에 처해질 판이었는데 엉뚱한 사람을 주모자로 조작해서 형벌이 가볍게 되며, 또 그나마 바꿔치기를 해서 대신 조카를 귀양가게 한다. 몇 년 후 자기 이름으로 대신 귀양 간 조카가 죽는데 뒤미처 진짜 일환도 폭사한다는 줄거리다. 우연이긴 하지만 하늘의 ..
4. 역사가라면 들은 대로 쓰지 말고 사실을 밝혀 써야 한다 誰能爲此計 누가 이 계책을 만들어냈나? 欲問巨室嗟無由 대가집에 묻고자 해도 아! 물을 데 없구나. 欲問巨室嗟無由 대가집에 묻고자 해도 아! 물을 데 없으니 此事恐或官家羞 이 일이 혹 관가의 수치가 될 듯하구나. 虞庭若果行此政 순임금의 조정에서 만약 과연 이런 대가집과 관아의 부조리한 짬짜미가 있었다면 大禹應代羽山幽 위대한 우는 응당 우산의 유폐(幽閉)된 곤(鯀)을 대신하여 다른 사람 보냈을 것이네. 欲質龍門太史氏 용문의 태사 지낸 사마천에게 질정하려 하니 其奈耳食今千秋 어찌 천년이 지나도록 들은 것만을 믿게 했는가?『창해집(滄海集)』 3책 인용 전문 해설
3. 잇달아 죽은 두 명의 일환, 하늘이 갚아준 거구나 一日忽報一環死 하루는 갑작스레 유배지에서 일환의 죽음을 알리니 州家檢屍速置郵 사또가 검시함이 역의 파발마보다 빨랐다네. 官吏又報一環死 관리가 모 고을에서 또한 일환의 죽음을 알리니 府庭爲之歎綢繆 감영에선 그 때문에 혼란스러움에 탄식했네. 一環之死一環死 일환의 죽음과 일환이 죽은 것, 一眞一僞君知不 하나는 참이고 하나는 거짓인데 그대 아는가 모르는가? 世人雖能好蒙蔽 세상 사람은 비록 잘 속일 수 있다 해도 鬼神固已徵愆尤 귀신은 진실로 이미 허물을 징벌했네. 詐中之詐假中假 속임 속 속임, 거짓 속 거짓 終始陰誅皆見劉 시종토록 하늘이 병들어 죽게 함에 모두 죽임을 당했네. 誰知大梁屍作西秦相 누가 대량의 시신이 서쪽 진나라의 재상이 될 줄 알았겠는가 萬古死..
2. 대가집과 관리의 전횡으로 주모자를 숨기다 一朝事忽覺 徒黨皆被收 하루아침에 일이 갑자기 발각되어 도당이 모두 잡히게 되었지만 遂乃援引無辜人 마침내 무고한 사람을 끌어들여 故卽諉之曰首謀 짐짓 곧바로 그를 ‘주모자’라 덮어씌웠네. 其人有口不得暴 그 사람은 입이 있으나 폭로할 수 없어 律以全家徙邊州 법대로 온 가족을 변방의 고을로 이주되었다네. 邊州非邊州 일환이 유배된 변방의 고을은 변방의 고을이 아니었고 畿內關防控咽喉 경기내의 관문 방어 목구멍을 견제하는 요충지였다지. 巨室視奴分老少 대가집에선 머슴을 보고 늙음과 젊음으로 나누고 官家視勢任去留 관아에선 권세를 보고 보낼까 머물까 멋대로 하니 老者是叔少者姪 늙은이는 곧 숙부이고 젊은이는 곧 조카인데 姪去叔留留免流 조카는 떠났고 숙부는 머무니 머무는 이는 유..
1. 대가집 머슴 일환의 횡포에 온 고을 벌벌 떠네 一環放 一環囚 진짜 일환은 석방되고 가짜 일환이 갇혔네. 皆是公卿巨室之蒼頭 모두 이들은 공경 대가집의 머슴들이네. 巨室從來勢莫當 대가집은 종래부터 권세가 감당할 자 없어 威權翕習凌王侯 위세와 권력이 성대하여 왕후를 능가할 정도였다. 是以蒼頭恣桀黠 이 때문에 머슴도 방자하게 사납고 교활하여 閭里橫行多結儔 마을에서 제멋대로 행하며 많이 무리 지었네. 公然夜奪良家女 공공연하게 밤에 양가집 딸 납치해 去入巨室爲好逑 대가집에 들여놓고 대감의 첩으로 배필 삼았네. 村閭皆爲惧 州縣猶且憂 마을이 모두 두려워했고 주현에서도 머뭇거리며 또한 걱정했으며 兄弟不能得 父母不能求 형제도 어찌 할 수 없었고 부모도 구할 수 없었다네. 인용 전문 해설
산문. 권세가와 권력이 작당하여 납치해간 사람을 은폐하다 一環者, 某尙書家豪奴也. 藉尙書威勢, 某年間率無賴人, 乘夜突入某州良民家, 奪取其女而去. 其女之父母兄弟, 不能跡其後, 其事大泄, 女家遂告于某州, 逮捕其黨, 將置之重律矣. 某尙書乃敎一環援引其女家比隣人, 諉以首謀, 事遂大解. 其人卞白百端, 官皆掩置其事, 以此乃減死定配. 及配, 某尙書乃一環姪成福, 易名而代之. 數年後尙書家呈一環物故狀於某州, 州命該吏及同配人, 檢屍于配所之地. 及其檢屍還州, 吏又以易名者死爲報, 太守爲之嗟歎良久曰: “此若先彼而死, 可除檢屍之弊.” 置之而不報. 痛矣哉! 太守乃尙書一家人也. 吁! 此實由法網解弛而然耶? 抑聖代深仁厚澤之所及而然耶? 吾不可知也. 或曰: “上古亦或有之, 而史氏不書乎.” 或者之言, 大不然, 其有激於憤世而發乎哉. 遂書顚末, 以..
양주의 관리를 힐문하다 사실을 알고 열불이 끓어오르다 힐양리(詰楊吏) 허격(許格) 1. 광주 아전들의 말만 믿고 양주의 부패를 힐문하다 廣州趙保障 楊州漢股肱 余在廣州久 日月屢環縆 仄聞楊州牧 官罷何相仍 心恠問廣吏 氣若當秋鷹 皆云楊俗惡 且曰楊吏憎 故坐事官家 例以此爲能 余初心實痛 百爾後圖懲 今移楊州纔 目擊信有徵 余遂詰楊吏 形如遇寒蠅 口噤久未開 吐言乍乃譍 ⇒해석보기 2. 왕실 무덤이 많기에 당해야 했던 양주 백성들의 고초 本州事多端 難罄簡與繒 圻邑皆魯衛 輸租及伐氷 他州所無課 獨本州難勝 東西兩大路 水陸均所乘 此固不可論 其他亂葛藤 廣州三園陵 本州九園陵 齋宮動有事 役急師旅興 有以國舅葬 有以相臣薨 有觸中官怒 有被外朝淩 有祭舊主燕 有庇大君綾 有時游鄠社 有時騁淄澠 有江本無舡 有魚亦無罾 米有日幾斗 鹽有日幾升 連日有呼酒 連夜..
해설. 난삽한 문체로 고을의 특수성과 잘못된 정책을 파헤치다 이 시는 양주라는 한 고을의 제반 사정을 집중적으로 서술한 내용이다. 전체 분량도 장편에 속하면서 서사적 내용이 사뭇 복잡하고 번쇄(煩瑣)한 편인데, 역시 5부 구성법을 쓰고 있다. 제1부 첫머리서 양주를 광주에 견주어 관심을 끈 다음, 양주 고을에 병폐가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하여 작중의 ‘나’는 광주의 아전으로부터 양주 형편을 듣는 것이다. 광주 아전의 말에 의하면 양주 고을의 병폐의 원인은 다름 아닌 그곳 이속(吏屬)들의 나쁜 버릇에 있다. 후일 작중 ‘나’는 양주에 있으면서 아전으로부터 그곳 실정을 상세히 듣게 된다. 양주 아전이 들려준 이야기는 곧 시의 제2~4부에 엮인다. 그 아전의 긴 이야기를 듣고 작중 ‘나’는 광주 아전의 말이 ..
5. 나라의 잘못된 정책에 괴로워하는 양주의 백성들을 이해하며 一一吏致詞 汗流沾背膺 일일이 아전이 말을 바치니 땀이 흘러 등과 가슴을 적셨네. 又有呼聲急 西州督送僧 또한 부르는 소리 급히 있었으니, 청나라 서주에서 스님을 보내라 독촉하는 것이었네. 愁邊忽聞此 老淚已雙凝 변방을 근심하던 차에 이것을 들으니, 나의 눈물이 이미 쌍쌍이 엉겼네. 廣吏言固誣 楊吏嗟實矜 광주 아전의 말은 진실로 거짓말이고 양주 아전의 탄식은 진실로 불쌍하구나. 余於此何有 腸熱劇沸烝 나는 여기에 무슨 상관이 있겠냐 만은 장에 열이 나 심하게 끓어오르네. 淸秋望鼎嶽 有若蹇海鵬 맑은 가을에 정악을 바라보니 바다의 붕새가 부리 걷어 올린 듯이 우뚝 솟아 있고 其下是王宮 斗拯低觚稜 그 아래엔 왕궁 있으니, 고릉 밑에 제기(祭器)처럼 솟았네..
4. 토지가 넓다는 이유로 내려진 가혹한 조세와 복지부동하는 목사 一片楊州府 齊楚間小滕 한 조각의 양주부는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의 작은 등나라 같으니 土地雖云廣 荒野少溝塍 토지는 비록 넓다해도 황량한 들판이라 도랑과 밭두둑은 거의 없는데도 租稅以此多 徭役以此增 조세는 토지가 넓다고 많아졌고 부역은 토지가 넓다고 더하여져 簿牒晝夜至 村閭遠近謄 문서가 주야로 이르니 마을의 먼 곳이나 가까운 곳으로 등사해주느라 大風禾稼偃 不復啓金縢 태풍에 심은 벼가 누웠는데도 다시는 천재지변(天災地變)을 점칠 금등도 열지 못할 지경이었고 有令即日行 有命即日承 명령이 있으면 곧 그날에 실행하고 명령이 있으면 곧 그날로 받들어야 합니다. 比來本州牧 未有秩超陞 근래에 양주의 목사 중엔 벼슬이 승진되지 못하고 一月或半載 寄居類巢橧 ..
3. 사신 대접에도 백성의 등골 휘지만 아전들과 합심하여 난관을 헤쳐나가다 時有待北使 心肝爲之崩 때때로 중국의 사신을 대접할라치면 심장과 간이 그것 때문에 무너지지요. 有男負女戴 奔走以爲恒 남자는 지고 여자는 이어 분주함을 항상스러움을 삼아도 年年而月月 日沒而日昇 해마다 달마다 해가 지고 달이 떠도 常常每如此 識此頭髮鬙 항상 매번 이와 같은 형편이라 이 사실을 알게 되니 머리카락 헝클어질 지경입니다. 鞭扑何可免 罵詈即固應 채찍질 어찌 피할 수 있겠습니까? 욕지거리야 참으로 응당한 것이죠. 向者定百脈 平年見未曾 얼마 전의 잔인한 형벌은 평상시엔 못 보던 것이었으니 食不得下咽 惴惴甚何馮 먹어도 목구멍으로 삼킬 수 없었고 벌벌 떨리는 것이 심했으니 무얼 의지하겠습니까? 欲住蠺在繭 欲逃鳥纓矰 머무르려 해도 고치..
2. 왕실 무덤이 많기에 당해야 했던 양주 백성들의 고초 本州事多端 難罄簡與繒 “우리 고을의 일 복잡해 죽간과 비단에 다 쓰기 어렵습죠. 圻邑皆魯衛 輸租及伐氷 경기의 고을들은 모두 노나라와 위나라처럼 실정(實情)이 비슷하지만 세금 바치는 것과 얼음 켜는 일을 他州所無課 獨本州難勝 다른 고을에선 부과하지 않지만 유독 우리 고을만은 걷잡기 어렵습니다. 東西兩大路 水陸均所乘 동서 두 개의 큰 대로에 물과 뭍에서 실어온 것이 균등하니, 此固不可論 其他亂葛藤 이것은 실로 논할 게 없지만 다른 것들은 어지럽기가 칠덩쿨 같습죠. 廣州三園陵 本州九園陵 광주엔 세 개의 원릉이 있고 양주엔 아홉 개의 원릉이 있는데 齋宮動有事 役急師旅興 재궁에 걸핏하면 일이 생겨 부역이 급하다면서 군사를 일으킵니다. 有以國舅葬 有以相臣薨 ..
1. 광주 아전들의 말만 믿고 양주의 부패를 힐문하다 廣州趙保障 楊州漢股肱 광주는 조간자(趙簡子)의 보장이고 양주는 한나라 효문제의 고굉군(股肱郡)이네. 余在廣州久 日月屢環縆 나는 광주에 있은 지 오래되어 세월이 여러 번 돌고 돌았네 仄聞楊州牧 官罷何相仍 ‘양주의 목사는 관직 파면되는 일이 어째서 끊이질 않는가?’라는 소문을 듣고서 心恠問廣吏 氣若當秋鷹 마음 괴이하여 광주의 아전들에게 물어보았는데 말하는 기운이 보라매를 당해낼 듯했네. 皆云楊俗惡 且曰楊吏憎 모두들 “양주의 풍속 사납다”라고 말하고 또 말하네. “양주의 아전은 가증스러워 故坐事官家 例以此爲能 일부러 사또에게 일을 연좌시켜 으레 이것을 능사로 삼습니다.” 余初心實痛 百爾後圖懲 나는 처음에 내심 실로 분통하여 관직에 오른 이후에 징계를 도모하..
해설. 목계나루의 소상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다 이 시는 한강에서 배를 부려 장사하는 소상인들의 생활 정경을 묘사한 것이다. 한강은 주로 수운(水運)에 의존하던 시대에는 교통로로서 중요했다. 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세곡이나 온갖 물화가 서울로 운반되었으며, 강 위로 상선들이 빈번히 내왕했던 것이다. 경강상인 혹은 강상이라고 불리는 대상이 성장했거니와, 작중에 등장하는 목계나루 사람들은 남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오르내리는 소상인들이다. 작품 첫머리의 “목계나루 강가에 집들이 대체 몇몇 호인고? / 집집이 배를 타고 장사치로 생애가 되었구나[木溪江上凡幾家 家家賈販爲生涯]”라는 표현에서 벌써 농어촌의 한적한 마을 풍경은 아닌, 상업이 불러일으킨 다소간의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다음의 “호미 쟁기 내던지고[不事鋤犁]”..
물고기 잡아 파는 어부의 근심을 하찮게 여긴 선비 고객행(賈客行) 조석윤(趙錫胤) 木溪江上凡幾家 목계의 강가에 무릇 몇 집인가? 家家賈販爲生涯 집집마다 장사로 생계를 꾸리네. 不事鋤犁事舟楫 호미와 쟁기로 일삼지 않고 배의 노로 일삼아 年年逐利隨風波 해마다 이익을 쫓느라 풍파를 따르네. 東隣西舍同時發 동쪽 이웃과 서쪽 집이 동시에 출발하며 共言今日日最吉 함께 말하네. “오늘이 날 중에서 최고 길하대요.” 船頭釃酒賽江神 뱃머리에서 거른 술로 강신에게 제사 지내니 所願身安財滿室 원하는 것은 몸의 안전과 재산이 집 그득하길. 有雨可以庇蓬屋 비가 오면 쑥 집으로 덮을 수 있고 有風可以張帆幅 바람 불면 돛의 폭을 넓힐 수 있네. 只愁江淺灘甚惡 다만 강이 얕아 여울물이 매우 사나워 沙石磊磊多礙觸 모래와 바위 겹겹이 ..
해설. 유민서사시의 전형을 담다 흉년에 정든 고향을 버리고 떠도는 노부부를 만나서 대화하는 형식으로 엮인 내용이다. 가뭄, 홍수, 병충해 등등 재난을 인간의 능력으로서는 극복할 수 없었기에 흉년이 잦았던 데다가 국가기구의 수탈 또한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였다. ‘서사시적 상황’은 실로 전근대적인 왕조체제가 끝나는 시점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 한다”라는 옛날 속담이 있는데 ‘인정(仁政)’과 ‘애민(愛民)’을 이념으로 삼고 있었지만 가난 구제를 할 능력이나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시되는 터였다. 이는 조선조만이 아니라 근대 이전의 전지구적 현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흉작은 거의 주기적으로 찾아드는 데 경우에 따라서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담한 사태가 야기..
흉년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할배와 이야길 나누다 노옹문답(老翁問答) 이경석(李景奭) 行投葛院宿 有翁年八十 길을 가다 갈원에 투숙하니 할배의 나이 팔순이었고 復有一老嫗 與之相對泣 다시 한 할매가 있어 할배와 할매가 서로 대하며 눈물 쏟고 있었네. 問翁悲何事 欲答還嗚咽 “노인께선 무슨 일로 슬퍼하시오?”라고 물으니 대답하려다 도리어 오열하더니, 拭淚乃吐懷 儂本饒生活 눈물을 닦고 곧 회포를 토로했네. “나는 본래 넉넉하게 생활해 有男已成丁 有族能相恤 아들은 이미 장정이 되었고 친척들이 서로 구휼할 수 있었으며 煙火自一村 共保耕鑿樂 밥 짓는 연기가 절로 한 마을을 이루어 함께 태평성대의 즐거움 보전했죠. 誰意値大無 賦斂仍刻迫 누가 생각했겠어요 흉년을 당해 세금 부과함이 여전히 각박해서 居難一日支 一朝盡蕩柝 거..
해설. 외아들을 명청의 국제정세에 잃은 할머니의 하소연 이 시는 황해도 봉산 고을의 동촌이란 마을에 과객(=시인)이 들러서 할머니와 나눈 이야기로 엮인 것이다. 1620년경의 겨울 어느 날이 시의 현재다. 그전에 이조 정부는 명의 지원 요청을 받고 1만 3천의 군대를 요동으로 파견했다. 우리로서는 끼어들지 말았어야 할 싸움터에 들어가서 우리의 수많은 자제들이 희생되었을 뿐 아니라, 인원의 상당수는 적측으로 돌아섰던 것이다. 이 역사 사실이 시의 중심 내용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작중 할머니의 외아들도 그 싸움터에 끌려나갔다가 전사한 것이다. 이 할머니에게 재난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자식을 잃고 비탄에 잠긴 할머니 앞에 웬 관군이 들이닥쳐 식량이며 의복을 탈취해간 것이다. 지금 할머니는 “목숨이 모질어..
봉산의 동쪽 마을에서 묵으며 숙봉산동촌(宿鳳山東村) 이민성(李民宬) 空山雪塞有微徑 빈 산 눈이 가로 막았지만 샛길이 겨우 나 있는데 孤村煙暝響疏杵 외론 마을 밥 짓는 연기도 잦아들고 성긴 방앗소리 울리네. 薥楷編縛代柴荊 수숫대 엮어 가시나무 문을 대신하고 倚壁無綜有機杼 벽에 기댄 것엔 잉아는 없고 베틀과 북만 있지. 七十老嫗膝過肩 70세 노파 쭈그려 앉아 무릎이 어깨보다 높으니 見客咿嚘泣且訴 나그네인 나를 보고 흐느끼며 울다가 또 하소연하네. 一子年前屬右營 “한 자식은 몇 해전 우영에 소속되어 身充火手渡遼去 몸소 포수를 충당하고서 요동을 건너 떠났지요 全師覆沒無得脫 전 군사들이 전복되어 몰살당하는 걸 벗어날 수 없었으니 戰骨沙場收底所 싸움터의 유골은 모래벌 어딘가에 묻혔겠죠. 老身單獨與死伍 늙은 몸 단신..
해설. 늙은 총각과 고달픈 소의 스케치 이 시의 주인공은 달구지를 모는 사람이다. 그는 나이 40이 되도록 아직 장가도 들지 못한 채 산속에서 벌목을 하고 목재를 실어내는 일을 숙명처럼 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달구지 모는 아이’라는 칭호를 아직 면하지 못한 것이다. 작품의 현재는 주인공이 진창길에서 목재를 운반하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열 발짝 후유 다섯 발짝 후유[竟日十步五步間]”하는 작업조건에다가 배는 고픈데 밥이 없다. 그럼에도 “사람은 굶어도 그만이지만 / 소야 주리면 꺼꾸러질 텐데………[兒不食尙可 牛飢恐失足]”라고 소를 우선 걱정한다. 이처럼 기아의 고통을 표현하면서 자기 몸보다 소를 소중히 여기는 일하는 사람의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에게 달구지 모는 일은 일종의 부역인데, 그에게..
수레 모는 아이 구거아(驅車兒) 권필(權韠) 驅車兒 수레 모는 아이 三十四十猶總角 3~40살이어도 여전히 총각이겠지. 有廬不居田不耕 오두막 있으나 거처하질 못하고 밭 있어도 갈지 못한 채 年年伐木在山谷 매년 나무 베느라 산골짜기에 있을 테니까. 借問伐木何所用 묻노라. “나무 베어 어디에 쓰는고?” 長安城中起樓閣 서울 성 안엔 누각이 세운다 하네. 樓閣連雲山木盡 누각은 구름에 닿을 정도로 산의 나무 사라졌지만 官家催促無虛日 관가는 재촉하길 비는 날이 없다네. 城南昨夜飛雨滑 성의 남쪽에 어젯밤 날리는 비에 미끄러워 陌上春泥深沒膝 길 위 봄 진흙의 깊이가 무릎을 빠뜨릴 정도였다네. 竟日十步五步間 온종일 걸어봐야 10걸음 5걸음, 牛飢無草兒不食 소는 굶주려도 풀 없고 아이도 먹질 못하지. 兒不食尙可 아이가 먹지..
무엇이 그들 모자를 생이별하도록 했나? 모별자(母別子) 김성일(金誠一) 1. 생이별하는 모자를 보다 母別子子別母 母向天南子地北 躕躇路側不忍去 嗚咽相看淚橫臆 問爾母子互爲命 骨肉恩情天罔極 今胡相棄若路人 天性之倫還自賊 ⇒해석보기 2. 기근에 가세가 기울다 自言本是佃家戶 女事蠶織男耕植 耕桑歲歲不失時 八口之家甘食力 去年夏旱秋不雨 今歲仍逢千里赤 塵飛南畝種不入 有田何由藝黍稷 天寒歲暮四壁空 全家饑饉何太迫 ⇒해석보기 3. 가혹한 조세와 부잣집의 횡포로 나락에 몰리다 公門賦役尙塡委 縣官號令星火急 追胥連保索官租 鞭扑狼藉爭掊克 眼前瘡疣醫未了 高曾逋負來相督 有司猶懷經費虞 日將期會申戒勅 深於賦民是能吏 拙於催科必見劾 聖君雖下哀痛詔 嗟我顚連不見德 以玆生理日微滅 同里幾人遭蕩析 年來賣盡二月絲 此日於何糴新穀 田園盡入富民家 四顧惟餘懸罄屋 ..
해설. 양심적인 관인의 사명감으로 현실을 그려내다 이 시는 어머니와 아들이 천지간에 외톨이로 이산하는 사연을 노래한 것이다. 전체가 4부로 엮이는데 둘째ㆍ셋째 단락은 문답형식을 쓰고 있다. 제1부는 모자가 남과 북으로 각기 길을 떠나며 흐느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제2부는 시인이 의아해서 그 연유를 물어보는 대목이고, 제3부는 그에 대한 어머니의 답변으로 작품의 알맹이에 해당한다. 그의 집은 남자는 농사짓고, 여자는 길쌈하며 일을 부지런히 하면 굶지 않고 살아갈 만했다. 그런데 이 가정에 횡액이 닥쳤으니 무서운 흉년이었다. 흉년은 넘기기 어려운 고비지만 더욱 어려운 것은 흉년에도 몰아닥친 관가의 수탈이었다. 그래서 가진 것이라곤 모두 날리고 가족마저 기아에 쓰러지고 오직 모자 단둘만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4. 처지가 달라진 관리는 백성의 빈궁한 삶 이해 못하네 聞言未了忽相分 말을 듣는 게 끝나지 않았는데 홀연히 서로 이별하여 十步九顧猶掩抑 10보 걷는데 9번 돌아보면서 오히려 서글퍼지네. 嗟余生長田家中 아! 나는 시골에서 나서 자라면서 慣看黎民休與戚 백성들의 기쁨과 슬픔을 익숙히 보았었지. 數載蒙恩仰太倉 여러 해 은혜를 입어 임금의 창고를 우러러(봉록 받게 되어) 寒有餘衣飢有食 겨울엔 남은 옷이 있었고 기근엔 남은 음식이 있었지. 眼中不解妻子憂 눈 속에 처자의 근심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耳邊豈聞蒼生哭 귀가로 어찌 백성의 통곡소리가 들리리오? 今行目擊始驚歎 오늘 다니며 목격한 것이 비로소 놀라고 감탄하게 하니 揮淚中逵心惻惻 길 가운데서 눈물 흩뿌리며 마음으로 슬퍼했네. 一爲居移尙有阻 한 번 거처를 바뀌어도 ..
3. 가혹한 조세와 부잣집의 횡포로 나락에 몰리다 公門賦役尙塡委 관청의 부역은 오히려 쌓였기에 縣官號令星火急 현 사또의 호령은 성화처럼 급하기만 했죠. 追胥連保索官租 관리가 연대 책임 물으며 관아의 세금을 찾고 鞭扑狼藉爭掊克 낭자하게 채찍질하면서 다투어 세금을 모아대었죠. 眼前瘡疣醫未了 눈 앞에 부스럼과 사마귀의 치료 끝나지 않았는데 高曾逋負來相督 고조증조 때부터 밀린 조세 이제 와서 서로 독촉하죠. 有司猶懷經費虞 관리는 오히려 경비의 걱정을 품고서 日將期會申戒勅 날마다 기한을 가지고 경계하고 신칙하길 거듭하니, 深於賦民是能吏 백성에 부세하는 것에 정통하면[深知] 능력 있는 아전이고 拙於催科必見劾 세금 재촉하는 것에 어설프면 탄핵 당한 다네요. 聖君雖下哀痛詔 성군께서 비록 애통하는 조서를 내리더라도 嗟我..
2. 기근에 가세가 기울다 自言本是佃家戶 스스로 말했다. “본시 농사 짓는 사람으로 女事蠶織男耕植 아내는 길쌈을 하고 남편은 밭 갈고 심어 耕桑歲歲不失時 밭 가는 것과 길쌈하는 것 해마다 시기 잃지 않아서 八口之家甘食力 여덟 식구가 우리들의 힘으로 생활에 만족해 했지요. 去年夏旱秋不雨 작년 여름에 가물어 가을까지 비 오지 않아 今歲仍逢千里赤 올해도 연신 천리의 가뭄을 만났어라. 塵飛南畝種不入 먼지 날리는 남쪽 밭에 씨도 못 뿌렸으니 有田何由藝黍稷 밭이 있더라도 무엇으로 기장을 심겠어요? 天寒歲暮四壁空 추운 섣달인데 집의 네 벽면만 덩그러니 全家饑饉何太迫 온 집안의 기근이 어찌 그리 심하게 급박하던지? 인용 전문 해설
1. 생이별하는 모자를 보다 母別子子別母 엄마는 자식과 이별하고 자식은 엄마와 이별함에 母向天南子地北 엄마는 하늘의 남쪽으로 향하지만 자식은 북쪽을 향하는데 躕躇路側不忍去 길가에서 주저하며 차마 떠나지 못하고 嗚咽相看淚橫臆 오열하며 서로 보면서 눈물이 가슴까지 미어지네. 問爾母子互爲命 네게 물었다. “너희 모자지간은 서로 운명이 되었기에 骨肉恩情天罔極 골육의 은혜와 정이 하늘처럼 끝이 없을 터인데, 今胡相棄若路人 이제 어째서 서로 버리길 행인처럼 하여 天性之倫還自賊 천성의 인륜을 도리어 스스로 해치는 것인가?”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인용 전문 해설
해설. 고기 파는 노인을 시와 산문에서 다루는 차이점 작자 홍성민은 1591년에 함경북도 부령의 강촌(羗村)이란 곳으로 귀양을 갔었다. 이 시는 거기서 자신이 목도한 사실을 쓴 것이다. 작자는 동일한 소재를 따로 산문으로 쓰기도 했다.(「매어옹문답서賣魚翁問答敍」) 이 시에는 세 인물이 등장하고 있다. 고기를 잡아서 파는 노인과 곡식을 가진 사람, 그리고 시인이다. 고기 파는 자는 획득하는 과정의 위험부담을 내세워 고기의 가치를 주장하고 곡식 가진 자는 인간의 생존에 좀더 기본적임을 들어 곡식의 가치를 주장해서 서로 값을 다툰다. 시인은 그 다툼을 중재하여 거래를 성립시킨 다음, 고기팔이 늙은이에게 왜 하필 험난하고 괴로운 일을 사서 하느냐고 묻는다. 이어 그 노인은 살아가기 위해 불가피한 일임을 일깨워준..
물고기 파는 늙은이의 노래 매어옹행(賣魚翁行) 홍성민(洪聖民) 平明籬落有市語 새벽녘 울타리에 흥정하는 소리가 있어 病夫強起開柴門 병든 사내 억지로 일어나 사립문 열었네. 一人持魚一人粟 한 사람은 물고기 가지고 있고 한 사람은 곡식 가지고 있어 上下其價聲自喧 그 값 흥정하는 소리 절로 시끄러웠네. 呼來一一問所以 불러와 한 명 한 명에게 까닭을 물어보니 魚者却與粟者言 어부가 도리어 곡식을 파는 사람과 말하네. 把竿昨夜入滄海 “낚시대을 잡고 어젯밤에 바다로 들어가 一葦却犯千丈渾 하나의 거룻배 도리어 천 길의 물속으로 뛰쳐드니, 驚濤纔亢疊浪起 큰 물결이 비로소 높이 오르자 겹겹이 파랑 일어나서 拍盡天端控山根 하늘 끝까지 솟구쳐 오르고 산 뿌리 당기는 듯했지요. 狂風儻或不我饒 혹 미친 바람이 나에게 너그럽지 않으..
지친 병사의 노래 피병행(疲兵行) 안수(安璲) 1. 관문 졸병의 구슬픈 현실 關雲漠漠關雪堆 北風慘慘山木摧 長河氷合馬蹄滑 沙塞日暮胡笳哀 此時疲軍長歎息 愁枕干戈眠不得 兜鍪零落鐡衣寒 擊柝中宵十指直 枵腸不得一飽飯 垢面常帶三年土 ⇒해석보기 2. 졸병들의 고혈을 짜내는 장군 自言少年繫軍籍 傷心幾度關山苦 關山之苦豈徒云 苦將膏血輸將軍 將軍好擁黑貂裘 一貂皮當金十斤 將軍好食太牢味 一日軍中九牛死 山無餘貂野無牛 誅斂無窮捶楚至 鼎中粒機中布 一一輸入將軍庫 將軍日肥士日瘠 欲往訴之逢彼怒 至尊每憂軍士凍 毛衣衲衣年年送 將軍分給亦不均 煖者無多寒者衆 蟲蝗水旱無歲無 不聞賑恤聞催租 一家丁壯十餘口 過半相携逃入胡 胡中艱苦不可說 猶勝將軍浚膏血 將軍將軍胡不去 去爲公卿軍則悅 君門杳杳但回首 御史紛紛猶閉舌 ⇒해석보기 3. 장군만 바뀌었어도 廉頗ㆍ李牧難再見..
해설. 수자리 졸병을 고통스럽게 하는 장군의 횡포 이 시는 북쪽 국경선에 배치된 병사들의 괴로움을 그린 내용이다. 역시 3부로 구성되었으며, 두만강가에서 수자리 사는 한 병사가 자신이 겪는 고통을 직접 들려주는 방식을 쓰고 있다. 변경의 춥고 황량한 환경, 그곳에서 덜덜 떨며 주린 창자를 안고 근무하는 병사들이 제1부 서장에 등장한다. 그중에 한 병사가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는 이름이 군적에 올랐기 때문에, 한번도 아니고 여러번 수자리의 고역을 치러야 한다. 병졸들은 극도로 열악한 상태에 놓여 고생하는데 반해 장군은 호의호식을 누리면서 병졸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다. 장군의 행락은 오로지 병졸을 포함하여 백성 일반에 대한 수탈에 의해서 가능하다. “장군은 날로날로 살찌거늘 병졸들 날로날로 여위..
3. 장군만 바뀌었어도 廉頗ㆍ李牧難再見 염파 장군과 이목 장군은 다시 보기 어려우니 激烈中宵腸內熱 한밤 중임에도 격렬히 애간장 타들어갑죠. 『箕雅』 卷 14 인용 전문 해설
2. 졸병들의 고혈을 짜내는 장군 自言少年繫軍籍 스스로 말하네. “젊을 적에 군적에 메여 傷心幾度關山苦 상심하며 관문의 산의 괴로움 몇 번 겪었던가? 關山之苦豈徒云 관산의 괴로움 어찌 다만 말로만 하겠는가? 苦將膏血輸將軍 괴롭게 고혈 가져다 장군에게 보내니, 將軍好擁黑貂裘 장군은 흑담비가죽 좋다고 끌어안는데 一貂皮當金十斤 한 담비 가죽 10근의 값어치에 해당하고 將軍好食太牢味 장군은 훌륭한 음식 좋다고 먹기에 一日軍中九牛死 하루에 장막 속에서 9마리의 소 죽는다네. 山無餘貂野無牛 산엔 남은 담비도 없고 들판엔 소도 없자, 誅斂無窮捶楚至 가렴주구가 끝없어 회초리질 하기에 이르렀네. 鼎中粒機中布 솥 속 낱알과 베틀 속 포조차 一一輸入將軍庫 하나하나 장군의 창고에 들어가네. 將軍日肥士日瘠 장군은 날로 살쪄가는..
1. 관문 졸병의 구슬픈 현실 關雲漠漠關雪堆 관문의 구름 아득하고 관문의 눈 쌓여 北風慘慘山木摧 북풍이 날카롭게 불어 산의 나무가 꺾이네. 長河氷合馬蹄滑 긴 강 눈 얼어붙어 말발굽이 미끄러지고 沙塞日暮胡笳哀 모래벌 요새 해 저물자 호가소리 구슬프네. 此時疲軍長歎息 이때면 지친 졸병들 길게 탄식할 뿐 愁枕干戈眠不得 방패와 창을 근심스레 베었지만 잠 오질 않네. 兜鍪零落鐡衣寒 투구는 헤졌고 갑옷은 서늘하여 擊柝中宵十指直 한밤 중 딱딱이 치느라 손가락 경직되는 구나. 枵腸不得一飽飯 한 밥도 먹질 못해 창자는 비었고 垢面常帶三年土 항상 3년의 흙 뒤집어 써서 얼굴은 흙투성이라네. 인용 전문 해설
풍요로워 살기 좋던 영남 사람들이 떠돌이가 된 이유 영남탄(嶺南歎) 윤현(尹鉉) 1. 풍족한 환경으로 넉넉하고 여유로운 영남의 삶 客從嶺南回 爲予說南鄕 南鄕古樂土 殷庶冠八方 邑居侔京國 巷陌迷鄽坊 處處聞雞犬 村村樂耕桑 引渠跨百里 畬種到山崗 宿耕當秋急 蒔苗逮夏忙 漑久泉脈潤 犂熟地力艮 人事旣已至 水旱未爲痒 樂歲饜餠餌 凶年免粃糠 餘務事楮漆 材用及松篁 千里無曠土 百室動連疆 民俗亦柔淳 不似北方强 夜村無閉戶 栖畝有餘糧 ⇒해석보기 2. 넉넉하던 영남이 황량해지다 自從數年來 人事實堪傷 繁都漸蕭條 樂郊日荒涼 昔日百家村 數戶僅有亡 昔日貨賃田 直爲靑草場 嘗觀列邑事 勸課先路傍 路傍尙如此 深谷皆萊胱 欲耕力不給 欲賣無人償 相將棄舊業 扶挈走倀倀 衣褐不被體 纍纍行且僵 就食散東西 輾轉居不常 豈不戀居室 豈不惜田場 豈不愛妻子 豈不念爺孃 天..
해설. 영남지방의 실상을 담다 이 시는 16세기 중엽(초년) 영남지방의 민생 실패를 묘사한 것이다. 영남의 길손이 그곳의 실정을 들려주는 식으로 쭉 엮이다가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시인이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사설이 사뭇 장황하고 담긴 내용도 복잡한 편인데 대략 6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제1부에서 작중화자로 설정된 길손이 먼저 영남 땅은 원래 살기 좋은 고장이었다는 사실을 술회한다. 물산이 풍요로웠을 뿐 아니라 인심도 순후했음을 강조하여, 그 사회의 모습은 마치 중세적 이상세계처럼 비치고 있다. 제2부에서는 그토록 낙원을 방불케 했던 고장이 급작스레 피폐해져서 촌락은 황량하게 바뀌고 사람들의 삶이 갈기갈기 찢어져 혹은 굶어죽고 혹은 장돌뱅이로 떠돌고 혹은 절간에 투탁(投托)하고 혹은 ..
6. 나라의 폐단을 제거하는 방법을 논하다 言念一至此 中夜起彷徨 생각을 말함이 한결같이 여기에 이르니 한밤 중임에도 일어나 방황하게 되네. 譬如衰邁人 病且成膏肓 비유하면 지금의 나라는 늙어 맥을 못 쓰는 사람 같아 병 들고 또한 고치기 힘든 상황을 이루었네. 求艾在必蓄 得藥卽投湯 쑥 구하면 반드시 저축해야 하고 약 얻으면 곧 달여 투약해야 하니 多方思已病 亦復及祈禳 다방면으로 이미 든 병 생각하고 또한 다시 빌었다. 治急恐後時 病以斤斧戕 치료 급하여 늦어질까 걱정되니 병은 도끼로 제거해야 한다네. 倘求病民源 豈無於政妨 혹시 백성을 병들게 한 근원을 구한다면 어찌 정치의 방해가 없겠는가? 燎原由灼火 滔天自濫觴 언덕을 태우는 것도 사르는 불에서 연유하고 하늘까지 넘치는 물도 잔을 넘치는 물부터 시작되네. 淸..
5. 임금과 수령들께 고함 予是白食者 聞言實驚惶 나는 공짜밥 먹는 사람이라 말을 들으니 실로 놀라고 황당해 蹙顙忽有泚 愴然涕汪汪 이마를 찡그리고서 문득 눈물이 흘러 슬퍼 주룩주룩 흘렀네 堂下隔千里 九重何茫茫 궁정의 댓돌 아래는 천 리나 떨어져 있으니 구중궁궐은 어찌나 아득하기만 한가? 經帷雖有言 豈如親見詳 경연(經筵) 자리에서 비록 말하더라도 어찌 친히 보는 자세함만 같겠으리오? 痛哭少賈生 進圖無鄭郞 통곡하는 가생은 드물고 유민도(流民圖)를 진상한 정랑은 없구나. 孰摹民離狀 發遞達未央 누가 백성의 떠도는 현상을 본떠 역참에 보내 미앙궁에 전달할꼬? 先王四十年 霈澤流汪洋 선왕께서 즉위한 40년 동안에 큰 비 같은 은택이 흘러 왕성하고 넘실대니 生成無札瘥 惸獨皆稻粱 생성함에 병조차 없고 외로운 이와 고독한 ..
4. 묵으려 머문 집 노인의 기구한 사연 頃因遠行邁 薄暮投村莊 접때 먼 길 가다가 저물녘 촌락에 투숙하는데 扣門願寄宿 且復求水漿 문을 두드려 숙박하길 원하고 또한 다시 물과 미음을 요구했네. 中有一老父 鬚眉皓蒼蒼 중간에 한 노인이 있었는데 수염과 눈썹이 희어 무성하니 借問緣底事 塊然處空房 물었네. “무슨 연유로 외로이 빈 방에 거처하십니까?” 老父不暇譍 垂頭淚先滂 노인은 응답할 겨를도 없이 머리를 드리운 채 눈물만 먼저 떨어지네. 黃昏炊爨訖 夜共宿土床 황혼에 부뚜막에 밥불 때길 마치고 밤에 함께 흙바닥에서 자는데 翁言年八十 去歲遭妻喪 노인이 말했네. “나이 여든인데 작년에 아내 초상을 당했고 世爲水卒役 長子死於防 대대로 소졸의 병역(兵役)을 하는데 장자는 방비하다 죽었고 次子不堪命 逃去不我將 차자는 운명..
3. 일을 제대로 못했을 뿐 아니라 백성들의 고혈을 짜낸 관아 潛思後日事 深憂在弄潢 잠자코 훗날의 일 생각해보니 깊은 근심이 반란군에 있네. 州邑況凋瘵 故如賁首羊 주와 읍도 이에 마르고 앓기 때문에 몸은 야위고 머리만 큰 양 같네. 所守是何物 虛簿與空倉 지키는 것 이것은 무슨 물건인가? 빈 장부와 빈 창고라네. 倘或有警急 何以應攙搶 혹시라도 경계할 만한 급한 일이 있으면 어찌 병란에 응하련가? 究厥所以然 實由謀不臧 그 까닭을 연구해보면 실제로 도모함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네. 領鎭率貪縱 長民非慈祥 수령과 진무사(鎭撫使) 대체로 탐욕스럽고 멋대로 하여 백성을 기르는 데 자비롭고 우애롭지 못해 同然浚膏血 誰醫眼前瘡 하나 같이 고혈을 짜내니 누가 눈 앞의 부스럼 치료하리오? 軍簿久不覈 名籍亂無章 군적을 오래도록..
2. 넉넉하던 영남이 황량해지다 自從數年來 人事實堪傷 수년 이래로부터 인사가 실로 상하게 할 만하니 繁都漸蕭條 樂郊日荒涼 번화하던 도읍도 점점 스산해지고 즐겁던 들판도 날마다 황량해져 昔日百家村 數戶僅有亡 옛날엔 백 개의 집이던 곳이 몇 집이나 겨우 있을는지 아닌지? 昔日貨賃田 直爲靑草場 옛날엔 품삯을 대던 밭이 다만 푸른 풀만 난 마당이 되었다네. 嘗觀列邑事 勸課先路傍 일찍이 여러 고을의 일을 보면 일을 권장함이 도로 가에 먼저 하는데 路傍尙如此 深谷皆萊胱 도로 가가 오히려 이와 같은데 깊은 골짜기는 모두 명아주에 오줌뿐이겠지. 欲耕力不給 欲賣無人償 밭 갈려해도 힘이 공급할 만하지 않고 팔려해도 살 사람이 없다지. 相將棄舊業 扶挈走倀倀 서로 장차 옛 농삿일 버리고 붙들고 끌고 떠나 어찌할 수 없었죠. ..
1. 풍족한 환경으로 넉넉하고 여유로운 영남의 삶 客從嶺南回 爲予說南鄕 나그네가 영남으로부터 돌아와 나를 위해 남쪽 고을 말해주네. 南鄕古樂土 殷庶冠八方 남향은 옛적의 낙토로 은나라 서민과 백관이 팔방에 있을 정도라네. 邑居侔京國 巷陌迷鄽坊 읍의 거주지 서울에 견줄 만하여 거리와 두둑엔 미혹될 정도로 가게들 있고 處處聞雞犬 村村樂耕桑 곳곳마다 닭과 개소리 들릴 정도로 번화하고 마을마다 밭 갈고 뽕나무 심으며 즐거워하며 引渠跨百里 畬種到山崗 도랑 끌어 백리를 타 넘고 씨로 밭 일구어 산 등성이에 이른다네. 宿耕當秋急 蒔苗逮夏忙 숙맥(宿麥) 심기는 가을에 급히 하고 급하고 묘 모종함은 여름에 미쳐 바쁘고 漑久泉脈潤 犂熟地力艮 관개한 지 오래되어 샘물의 줄기가 윤택하고 쟁기질하여 곡식 익어가지만 지력이 왕성하..
구걸하는 아이를 보다 견걸아(見乞兒) 윤현(尹鉉) 1. 구걸하던 두 명의 아이 日夕聞乞聲 倒裳出門視 門前兩兒子 跣足行纍纍 一兒問不譍 低頭如有恥 ⇒해설보기 2. 양반집 자식과 그 집 머슴 자식의 기구한 사연 一兒手指之 云是主家子 主家遘時疫 父母同月死 家僮散亡盡 唯有一老婢 老婢是我母 昨日早往市 向我兩人言 乞米暮當至 出門待母還 終日坐復起 日夕竟不至 連夜啼未已 朝來不耐飢 乞食行到此 ⇒해설보기 3. 배고픎으로 천성이 무너진 세태를 아파하며 呼童將米來 亦能知色喜 可哀良家子 如何一至是 天性具不保 爾更何所恃 ⇒해설보기 인용 목차 문제 18년 A형 10번 해설
해설. 노예와 주인의 관계는 엄마와 자식의 관계처럼 하늘이 낸 것을 이 시는 역시 3부의 구성법을 쓰고 있다. 서장에서 구걸하러 다니는 두 아이가 시인의 앞에 등장하고, 본장에서 그중 한 아이의 목소리로 자기들이 구걸하는 신세에 이른 경위가 서술되며, 종장에서 시인의 감회로 끝이 맺어지는 것이다. 1 구걸하던 두 명의 아이 2 양반집 자식과 그 집 머슴 자식의 기구한 사연 3 배고픎으로 천성이 무너진 세태를 아파하며 두 아이는 상전과 하인 관계다. 한 아이는 묻는 말에 대꾸도 못 하고 부끄러워하는데 또 한 아이는 서슴없이 이야기하는 것으로, 신분이 규정한 인간의 서로 다른 태도를 대조적으로 드러내보인다. 그 아이가 들려준 이야기에서 가장 서글픈 대목은 한 여종이 제 자식과 상전의 고아를 버리고 달아난 사..
3. 배고픎으로 천성이 무너진 세태를 아파하며 呼童將米來 亦能知色喜 어린 종을 불러 쌀을 가져 오라 하니, 또한 얼굴이 환해지는 구나. 可哀良家子 如何一至是 서글프다! 양가집의 자녀가 어찌하여 한 번에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가? 天性具不保 爾更何所恃 엄마조차도 인륜을 지키지 못하고 양반과 하인이 함께 다니며 천성을 모두 보존하질 못했으니, 너는 다시 무엇을 의지할꼬? 『菊磵集』 인용 전문 해설
2. 양반집 자식과 그 집 머슴 자식의 기구한 사연 一兒手指之 云是主家子 다른 아이는 손으로 그 아이를 가리키며 말을 시작했다. “이 도련님은 주인집 아들이여요. 主家遘時疫 父母同月死 주인집이 홍역을 당하여 부모가 같은 달에 돌아가셔서, 家僮散亡盡 唯有一老婢 집의 머슴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어요. 오직 한 늙은 여자 종만 있게 됐는데, 老婢是我母 昨日早往市 바로 그 분이 저희 어머니랍니다. 어제는 일찍 시장에 가신다며 向我兩人言 乞米暮當至 저희 두 아이에게 ‘쌀을 구걸하여 저녁에는 마땅히 돌아올게.’라고 말씀하시었어요. 出門待母還 終日坐復起 그래서 문에 나가 어머니 돌아오길 기다리며, 해가 지도록 앉았다 섰다를 반복했지요. 日夕竟不至 連夜啼未已 저녁이 되도록 마침내 오시질 않아, 밤새 울음을 그치질 못했..
1. 구걸하던 두 명의 아이 日夕聞乞聲 倒裳出門視어느 날 저녁에 구걸하는 소리를 들어 급하게 치마를 뒤집어 입고 문에 나가서 보았는데門前兩兒子 跣足行纍纍문 앞에 두 아이가 있어 맨발에 위태롭게 걷고 있는 것이다. 一兒問不譍 低頭如有恥한 아이에게 사정을 물었으나 대답하진 않고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는데 \ 인용 전문 해설
이웃집의 곡소릴 듣고 문린가곡(聞隣家哭) 송순(宋純) 1. 해질 때 들려온 곡소리 日暮殘村行路稀 墻外哭聲來無數 聞是西隣第幾家 無食無衣一窮姥 ⇒해석보기 2. 사또에 따른 흥망성쇠 掩卷垂淚久咨嗟 此姥盛時吾親覩 憶昔朝廷善政初 必使長者知吾府 差科正來民力均 一年餘食盈倉庾 西家饒財一里最 糴夫糶女塡門戶 鷄豚伏臘燕鄕閭 前庭後街羅歌舞 從前時運有陞降 斯民計活有散聚 召父不來杜母去 始信苛政浮猛虎 朝破一田備東責 暯撤一家充西取 日復有日夜復夜 暴政毒令加蜂午 甕盎皆鳴機杼空 竈上久已無錡釜 枷夫械子置牢獄 鞭餘肌肉皆臭腐 人生到此理極難 不如死去埋厚土 呼天終日哭籬下 天猶不應更誰怙 ⇒해석보기 3. 임금께 아뢰기만 하면 다 고쳐질 텐데 嗚呼汝命誠可哀 聞者孰不增恚怒 方今國家愼賞罰 君王仁澤臻舜禹 我當爲爾陳闕下 酷吏不啻膏諸斧 夫還子放復舊居 殘年敗業猶..
해설. 임금에 희망을 건 필자와 불신하는 할머니 이 시는 남부럽지 않게 살던 한 가정의 파탄의 현장을 포착한 것이다. 요족(饒足)하던 살림이 가렴주구(苛斂誅求) 때문에 파산을 당하고 급기야 남편ㆍ자식까지 감옥으로 보낸 안노인의 이야기로 내용이 엮인다. 이 이야기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기록하는 것이 시인의 입장이다. 작중 주인공은 남편과 자식이 매를 맞고 살이 썩어가는 지경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부르짖으며 울 밑에서 진종일 울어도 / 하늘조차 대답이 없으시니 다시 어느 누구를 믿으리오[呼天終日哭籬下 天猶不應更誰怙]”라고 울부짖는다. 시의 현재인데, 주인공 여자는 마지막 남은 하늘에 대해서까지 회의하는 것이다. 시인은 백성의 이런 민망한 사정을 국왕에게 보고해서 해결하고자 한다. 시인은 문제의 소재가 백성..
3. 임금께 아뢰기만 하면 다 고쳐질 텐데 嗚呼汝命誠可哀 아! 너의 운명 진실로 슬퍼할 만하니 聞者孰不增恚怒 듣는 사람은 누군들 화냄을 더하지 않겠는가. 方今國家愼賞罰 이제 막 국가는 상과 벌을 신중히 하고 君王仁澤臻舜禹 임금의 인한 은택이 순과 우임금에 못지 않으니 我當爲爾陳闕下 나는 마땅히 너희를 위해 궁궐의 아래에서 진술한다면 酷吏不啻膏諸斧 혹독한 관리는 도끼에 기름칠 할 뿐만이 아니라, 夫還子放復舊居 아비는 돌아가고 아들은 석방되어 옛 마을 회복할 것이고 殘年敗業猶足樹 남은 생 황폐해진 가업은 오히려 세울 수 있으리라. 老婦掉頭哭且言 할매 머리를 흔들며 곡하다가 말했다. 隣家丈人還余侮 “이웃집 어른(당신)이 도리어 저를 업수이 여기는 거구만요.” 『俛仰集』 卷之一 인용 전문 해설
2. 사또에 따른 흥망성쇠 掩卷垂淚久咨嗟 나는 읽던 책 덮고 눈물 흘리며 오래도록 탄식하니 此姥盛時吾親覩 이 할매 한창 때 내가 직접 보았었지. 憶昔朝廷善政初 지난날 생각해보면 조정에서 선한 정치 막 베풀었을 땐 必使長者知吾府 반드시 덕망 있는 사람에게 우리 고을 맡게 하니 差科正來民力均 차역과 과세가 바르게 되어 백성들의 품이 고르게 되었고 一年餘食盈倉庾 일 년의 남은 식량은 창고를 채웠지. 西家饒財一里最 서쪽 집의 넉넉한 재산은 한 마을 중 최고여서 糴夫糶女塡門戶 쌀을 꾸고 갚는 사람들이 문을 메웠네. 鷄豚伏臘燕鄕閭 복일과 납일에 닭과 돼지로 마을에 잔치 여니, 前庭後街羅歌舞 앞 뜰과 뒷 거리에 가무가 펼쳐졌었지. 從前時運有陞降 예로부터 시운은 오르고 내려감이 있고 斯民計活有散聚 이 백성의 살 계책은..
1. 해질 때 들려온 곡소리 日暮殘村行路稀 저물녘이라 스러진 마을의 길엔 다니는 이 드문데 墻外哭聲來無數 담장 밖 곡소리 무수히 들려오네. 聞是西隣第幾家 듣자하니 서쪽 이웃 다만 몇 번째 집인데 無食無衣一窮姥 먹을 것도 없고 옷도 없는 한 궁벽한 할매의 집이라네. 인용 전문 해설
01 人稟元氣於天, 各受壽夭之命, 以立長短之形, 猶陶者用土(埴)爲簋廉(廡), 冶者用銅爲柈杅矣. 器形已成, 不可小大 ; 人體已定, 不可減增. 用氣爲性, 性成命定. 體氣與形骸相抱, 生死與期節相須. 形不可變化, 命不可減加. 以陶冶言之, 人命短長, 可得論也. 인용목차
14 故夫遭·遇·幸·偶, 或與命祿幷, 或與命[祿]離. 遭遇幸偶, 遂以成完 ; 遭遇不幸偶, 遂以敗傷, 是與命[祿]幷者也. 中不遂成, 善轉爲惡, {若}是與命祿離者也. 故人之在世, 有吉凶之{性}命, 有盛衰之{禍}{福}[祿], 重以遭遇幸偶之逢, 獲從生死而卒其善惡之行, 得其胸中之志, 希矣. 인용목차
13 偶也(者), 謂事君[有偶]也. 以道事君, 君善其言, 遂用其身, 偶也 ; 行與主乖, 退而遠, 不偶也. 退遠未久, 上官祿召, 命善祿盛, 不偶之害不能留也. 인용목차
12 幸者, 謂所曹觸得善惡也. 獲罪得脫, 幸也 ; 無罪見拘, 不幸也. 執拘未久, 蒙令得出, 命善祿盛, 夭災之禍不能傷也. 인용목차
11 [遇者], 遇其主而用也. 雖有善命盛祿, 不遇知己之主, 不得效驗. 인용목차
10 遭者, 遭逢非常之變, 若成湯囚夏臺, 文王厄牖里矣. 以聖明之德, 而有囚厄之變, 可謂遭矣. 變雖甚大, 命善祿盛, 變不爲害, 故稱遭逢之禍. 晏子所遭, 可謂大矣, 直兵指胸, 白(曲)刃加頸, 蹈死亡之地, 當劍戟之鋒, 執死得生還. 命善祿盛, 遭逢之禍不能害也. 歷陽之都, 長平之@坑, 其中必有命善祿盛之人, 一宿同塡而死, 遭逢之禍大, 命善祿盛不能卻也. 譬猶水火相更也, 水盛勝火, 火盛勝水. 인용목차
09 命者, 貧富貴賤也 ; 祿者, 盛衰興廢也. 以命當富貴, 遭當盛之祿, 常安不危 ; 以命當貧賤, 遇當衰之祿, 則禍殃乃至, 常苦不樂. 인용목차
08 人有命, 有祿, 有遭遇, 有幸偶. 인용목차
07 此謂三命. 亦有三性 : 有正, 有隨, 有遭. 正者, 稟五常之性也 ; 隨者, 隨父母之性[也] ; 遭者, 遭得惡物象之故也. 故姙婦食免, 子生缺脣. 『月令』曰: “是月也, 雷將發聲, 有不戒其容者, 生子不備, 必有大凶.” 瘖聾跛盲, 氣遭胎傷, 故受性狂悖. 羊舌似我初生之時, 聲似豺狼, 長大性惡, 被禍而死. 在母身時, 遭受此性, 丹朱·商均之類是也. 性命在本, 故『禮』有胎敎之法 : 子在身時, 席不正不坐, 割不正不食, 非正色目不視, 非正聲耳不聽. 及長, 置以賢師良傅, 敎君臣父子之道. 賢不肖在此時矣. 受氣時, 母不謹愼, 心妄慮邪, 則子長大, 狂悖不善, 形體醜惡. 素女對黃帝陳五(御)女之法, 非徒傷父母之身, 乃又賊男女之性. 인용목차
06 正命者, 至百而死. 隨命者, 五十而死. 遭命者, 初稟氣時遭凶惡也, 謂姙娠之時遭得惡[物]也, 或遭雷雨之變, 長大夭死. 인용목차
05 凡人受命, 在父母施氣之時, 已得吉凶矣. 夫性與命異, 或性善而命凶, 或性惡而命吉. 操行善惡者, 性也 ; 禍福吉凶者, 命也. 或行善而得禍, 是性善而命凶 ; 或行惡而得福, 是性惡而命吉也. 性自有善惡, 命自有吉凶. 使命吉之人, 雖不行善, 未必無福 ; 凶命之人, 雖勉操行, 未必無禍. 孟子曰: “求之有道, 得之有命.” 性善乃能求之, 命善乃能得之. 性善命凶, 求之不能得也. 行惡者禍隨而至, 而盜跖·莊蹻, 橫行天下, 聚黨數千, 攻奪人物, 斷斬人身, 無道甚矣, 宜遇其禍, 乃以壽終. 夫如是, 隨命之說, 安所驗乎? 遭命者, 行善於內, 遭凶於外也. 若顔淵·伯牛之徒, 如何遭凶? 顔淵·伯牛, 行善者也, 當得隨命, 福祐隨至, 何故遭凶? 顔淵困於學, 以才自殺 ; 伯牛空居而遭惡疾. 及屈平·伍員之徒, 盡忠輔上, 竭王臣之節, 而楚放其..
04 傳曰: “說命有三 : 一曰正命, 二曰隨命, 三曰遭命.” 正命, 謂本稟之自得吉也. 性然骨善, 故不假操行以求福而吉自至, 故曰正命. 隨命者, 戮力操行而吉福至, 縱情施欲而凶禍到, 故曰隨命. 遭命者, 行善得惡, 非所冀望, 逢遭於外而得凶禍, 故曰遭命. 인용목차
03 國命繫於衆星, 列宿吉凶, 國有禍福 ; 衆星推移, 人有盛衰. 人之有吉凶, 猶歲之有豐耗, 命(人)有衰盛, 物有貴賤. 一歲之中, 一貴一賤 ; 一壽之間, 一衰一盛. 物之貴賤, 不在豐耗 ; 人之衰盛, 不在賢愚. 子夏曰 “死生有命, 富貴在天” , 而不曰“死生在天, 富貴有命”者, 何則? 死生者, 無象在天, 以性爲主. 稟得堅彊之性, 則氣渥厚而體堅彊, 堅彊則壽命長, 壽命長則不夭死. 稟性軟弱者, 氣少泊而性(體)羸窳, 羸窳則壽命短, 短則蚤死. 故言“有命” , 命則性也. 至於富貴所稟, 猶性所稟之氣, 得衆星之精. 衆星在天, 天有其象, 得富貴象則富貴, 得貧賤象則貧賤, 故曰“在天” . 在天如何? 天有百官, 有衆星, 天施氣而衆星布精, 天所施氣, 衆星之氣在其中矣. 人稟氣而生, 含氣而長, 得貴則貴, 得賤則賤. 貴或秩有高下, 富或貲..
02 言有命者曰: @夫天下之大, 人民之衆, 一歷陽之都, 一長平之@坑, 同命俱死, 未可怪也. 命當溺死, 故相聚於歷陽 ; 命當壓死, 故相積於長平. 猶高祖初起, 相工入豐·沛之邦, 多封侯之人矣, 未必老少男女俱貴而有相也, 卓礫(躒)時見, 往往皆然. 而歷陽之都, 男女俱沒 ; 長平之@坑, 老少並陷, 萬數之中, 必有長命未當死之人, 遭時衰微, 兵革並起, 不得終其壽. 人命有長短, 時有盛衰, 衰則疾病, 被災蒙禍之驗也. 宋·衛·陳·鄭同日並災, 四國之民, 必有祿盛未當衰之人, 然而俱災, 國禍陵之也. 故國命勝人命, 壽命勝祿命. 人有壽夭之相, 亦有貧富貴賤之法, 俱見於體. 故壽命脩短, 皆稟於天 ; 骨法善惡, 皆見於體. 命當夭折, 雖稟異行, 終不得長 ; 祿當貧賤, 雖有善性, 終不得遂. 項羽且死, 顧謂其徒曰: “吾敗乃命, 非用兵之過.” ..
01 墨家之論, 以爲人死無命 ; 儒家之議, 以爲人死有命. 言有命者, 見子夏言 “死生有命, 富貴在天” . 言無命者, 聞歷陽之都, 一宿沉而爲湖 ; 秦將白起@坑趙降卒於長平之下, 四十萬衆, 同時皆死 ; 春秋之時, 敗績之軍, 死者蔽草, 尸且萬數 ; 饑饉之歲, 餓者滿道 ; 溫氣疫癘, 千戶滅門, 如必有命, 何其秦·齊同也? 인용목차
07 非唯人行, 物亦有之. 長數仞之竹, 大連抱之木, 工技之人, 裁而用之, 或成器而見擧持, 或遺材而遭廢棄. 非工技之人有愛憎也, 刀斧(之)如(加)有偶然也. 蒸穀爲飯, 釀飯爲酒, 酒之成也, 甘苦異味 ; 飯之熟也, 剛柔殊和. 非庖廚酒人有意異也, 手指之調有偶適也. 調飯也殊筐而居, 甘酒也異器而處, 蟲墮一器, 酒棄不飮 ; 鼠涉一筐, 飯捐不食. 夫百草之類, 皆有補益, 遭醫人采掇, 成爲良藥 ; 或遺枯澤, 爲火所爍(燎). 等之金也, 或爲劍戟, 或爲鋒銛. 同之木也, 或梁於宮, 或柱於橋. 俱之火也, 或爍脂燭, 或燔枯草. 均之土也, 或基殿堂, 或塗軒戶. 皆之水也, 或漑鼎釜, 或澡腐臭. 物善惡同, 遭爲人用, 其不幸偶, 猶可傷痛, 況含精氣之徒乎? 虞舜, 聖人也, 在世宜蒙全安之福, 父頑母嚚, 弟象敖狂, 無過見憎, 不惡而得罪, 不幸甚..
06 韓昭侯醉臥而寒, 典冠加之以衣, 覺而問之, 知典冠愛己也, 以越職之故, 加之以罪. 衛之驂乘者, 見御者之過, 從後呼車, 有救危之義, 不被其罪. 夫驂乘之呼車, 典冠之加衣, 同一意也. 加衣恐主之寒, 呼車恐君之危, 仁惠之情, 俱發於心. 然而於韓有罪, 於衛爲忠, 驂乘偶, 典冠不偶也. 인용목차
05 俱稟元氣, 或獨爲人, 或爲禽獸. 並爲人, 或貴或賤, 或貧或富. 富或累金, 貧或乞食 ; 貴至封侯, 賤至奴僕. 非天稟施有左右也, 人物受性有厚薄也. 俱行道德, 禍福不均 ; 並爲仁義, 利害不同. 晉文脩文德, 徐偃行仁義, 文公以賞賜, 偃王以破滅. 魯人爲父報仇, 安行不走, 追者捨之 ; 牛缺爲盜所奪, 和意不恐, 盜還殺之. 文德與仁義同, 不走與不恐等, 然文公·魯人得福, 偃王·牛缺得禍者, 文公·魯人幸, 而偃王·牛缺不幸也. 인용목차
오대산문수사석탑기(五臺山文殊寺石塔記) 庭畔石塔, 盖新羅人所立也. 制作雖淳朴不巧, 然甚有靈響, 不可勝記. 就中一事, 聞之諸古老云: 昔, 連谷縣人具船沿海而漁, 忽見一塔隨逐舟楫, 凡水族見其影者, 皆逆散四走, 以故漁人一無所得. 不堪憤恚, 尋影而至, 盖此塔也. 於是, 共揮斤斫之而去, 今此塔四隅皆缺者以此也. 予驚嘆無已, 然怪其置塔, 稍東而不中, 於是仰見一懸板云: 比丘處玄曾住此院, 輒移置庭心, 則二十餘年間寂無靈應. 及日者求基抵此, 乃嘆曰: 是中庭地, 非安塔之所, 胡不移東乎? 於是, 衆僧乃悟, 復移舊處, 今所立者是也. 余非好怪者, 然見其佛之威神, 其急於現迹利物如此, 爲佛子者詎可黙而無言耶. 時正豊元年丙子十月日, 白雲子記. 인용 목차
04 故孔子曰: “君子有不幸而無有幸, 小人有幸而無不幸.” 又曰: “君子處易以俟命, 小人行險以徼幸.” 佞幸之徒, 閎·籍孺之輩, 無德薄才, 以色稱媚, 不宜愛而受寵, 不當親而得附, 非道理之宜, 故太史公爲之作傳. 邪人反道而受恩寵, 與此同科, 故合其名謂之『佞幸』. 無德受恩, 無過遇禍, 同一實也. 인용 목차
03 災氣加人, 亦此類也, 不幸遭觸而死, 幸者免脫而生. 不幸者, 不徼幸也. 孔子曰: “人之生也直, 罔之生也幸.” 則夫順道而觸者, 爲不幸矣. 立巖墻之下, 爲壞所壓 ; 蹈坼岸之上, 爲崩所墜. 輕遇無端, 故爲不幸. 魯城門久朽欲頓, 孔子過之, 趨而疾行. 左右曰: “久矣!” 孔子曰: “惡其久也.” 孔子戒愼已甚, 如過遭壞, 可謂不幸也. 인용목차
02 孔子門徒七十有餘, 顔回蚤夭. 孔子曰: “不幸短命死矣.” 短命稱不幸, 則知長命者幸也, 短命者不幸也. 服聖賢之道, 講仁義之業, 宜蒙福祐. 伯牛有疾, 亦復顔回之類, 俱不幸也. 螻蟻行於地, 人擧足而涉之, 足所履, 螻蟻苲(笮)死 ; 足所不蹈, 全活不傷. 火燔野草, 車轢所致, 火所不燔, 俗或喜之, 名曰幸草. 夫足所不蹈, 火所不及, 未必善也, 擧火行有(道)適然也. 由是以論, @癰疽之發, 亦一實也. 氣結閼積, 聚爲@癰, 潰爲疽, 創, 流血出膿. 豈@癰疽所發, 身之善穴哉? 營衛之行, 遇不通也. 蜘蛛結網, 蜚蟲過之, 或脫或獲 ; 獵者張羅, 百獸羣擾, 或得或失. 漁者罾江湖之魚, 或存或亡. 或@姦盜大辟而不知, 或罰贖小罪而發覺. 인용목차
01 凡人操行, 有賢有愚, 及遭禍福, 有幸有不幸. 擧事有是有非, 及觸賞罰, 有偶有不偶. 並時遭兵, 隱者不中 ; 同日被霜, 蔽者不傷. 中傷未必惡, 隱蔽未必善, 隱蔽幸, 中傷不幸. 俱欲納忠, 或賞或罰 ; 並欲有益, 或信或疑. 賞而信者未必眞, 罰而疑者未必僞, 賞信者偶, 罰疑不偶也. 인용목차
05 何以明人年以百爲壽(數)也? 世間有矣. 儒者說曰: “太平之時, 人民侗長, 百歲左右, 氣和之所生也.”『堯典』曰: “朕在位七十載.” 求禪得舜, 舜徵三(二)十歲在位, 堯退而老, 八歲而終, 至殂落, 九十八歲. 未在位之時, 必已成人. 今計數百有餘矣. 又曰: “舜生三十, 徵用三(二)十, 在位五十載, 陟方乃死.” 適百歲矣. 文王謂武王曰: “我百, 爾九十, 吾與爾三焉.” 文王九十七而薨, 武王九十三而崩. 周公, 武王之弟也, 兄弟相差, 不過十年. 武王崩, 周公居攝七年, 復政退老, 出入百歲矣. 邵公, 周公之兄也, 至康王之時, 尙爲太保, 出入百有餘歲矣. 聖人稟和氣, 故年命得正數. 氣和爲治平, 故太平之世, 多長壽人. 百歲之壽, 蓋人年之正數也, 猶物至秋而死, 物命之正期也. 物先秋後秋, 則亦如人死, 或增百歲, 或減百也 ; 先秋..
04 百歲之命, 是其正也. 不能滿百者, 雖非正, 猶爲命也. 譬猶人形一丈, 正形也. 名男子爲丈夫, 尊公嫗爲丈人. 不滿丈者, 失其正也, 雖失其正, 猶乃爲形也. 夫形不可以不滿丈之故謂之非形, 猶命不可以不滿百之故謂之非命也. 非天有長短之命, 而人各有稟受也. 由此言之, 人受氣命於天, 卒與不卒, 同也. 語曰: “圖王不成, 其弊可以霸.” 霸者, 王之弊也. 霸本當至於王, 猶壽當至於百也. 不能成王, 退而爲霸 ; 不能至百, 消而爲夭. 王霸同一業, 優劣異名 ; 壽夭或一氣, 長短殊數. 何以知不滿百爲夭者百歲之命也? 以其形體小大長短同一等也. 百歲之身, 五十之體, 無以異也 ; 身體不異, 血氣不殊 ; 鳥獸與人異形, 故其年壽與人殊數. 인용목차
03 天地生物, 物有不遂 ; 父母生子, 子有不就. 物有爲實, 枯死而墮 ; 人有爲兒, 夭命而傷. 使實不枯, 亦至滿歲 ; 使兒不傷, 亦至百年. 然爲實·兒而死枯者, 稟氣薄, 則雖形體完, 其虛劣氣少, 不能充也. 兒生, 號啼之聲鴻朗高暢者壽, 嘶喝濕下者夭. 何則? 稟壽夭之命, 以氣多少爲主性也. 婦人疏字者子活, 數乳者子死, [譬若瓠, 華多實少也.] 何則? 疏而氣渥, 子堅彊 ; 數而氣薄, 子軟弱也. 懷子而前已産子死, 則謂所懷不活, 名之曰懷. 其意以爲, 已産之子死, 故感傷之子失其性矣. 所産子死, 所懷子凶者, 字乳亟數, 氣薄不能成也 ; 雖成人形體, 則易感傷, 獨先疾病, 病獨不治. 인용목차
02 夫稟氣渥則其體彊, 體彊則其命長 ; 氣薄則其體弱, 體弱則命短, 命短則多病壽短. 始生而死, 未産而傷, 稟之薄弱也 ; 渥彊之人, 不(必)卒其壽. 若夫無所遭遇, 虛居困劣, 短氣而死, 此稟之薄, 用之竭也. 此與始生而死, 未産而傷, 一命也, 皆由稟氣不足, 不自致於百也. 人之稟氣, 或充實而堅强, 或虛劣而軟弱. 充實堅强, 其年壽 ; 虛劣軟弱, 失棄其身. 인용목차
01 凡人稟命有二品, 一曰所當觸値之命, 二曰彊壽夭之命. 所當觸値, 謂兵燒壓溺也 ; 彊壽弱夭, 謂稟氣渥薄也. 兵燒壓溺, 遭以所稟爲命, 未必有審期也. 若夫彊弱夭壽, 以百爲數 ; 不至百者, 氣自不足也. 인용목차
11 富貴之福, 不可求致 ; 貧賤之禍, 不可苟除也. 由此言之, 有富貴之命, 不求自得. 信命者曰: “自知吉, 不待求也. 天命吉厚, 不求自得 ; 天命凶厚, 求之無益.” 夫物不求而自生, 則人亦有不求貴而[自]貴者矣. 人情有不敎而自善者, 有敎而終不善者矣, 天性猶命也. 越王翳逃山中, 至誠不願, 自冀得代. 越人燻其穴, 遂不得免, 彊立爲君. 而天命當然, 雖逃避之, 終不得離, 故夫不求自得之貴歟? 인용목차
10 天命難知, 人不耐審, 雖有厚命, 猶不自信, 故必求之也. 如自知, 雖逃富避貴, 終不得離. 故曰: “力勝貧, 愼勝禍.” 勉力勤事以致富, 砥才明操以取貴 ; [農夫力耕得穀多, 商賈遠行得利深]. 廢時失務, 欲望富貴, 不可得也. 雖云有命, 當須索之. 如信命不求, 謂當自至, 可不假而自得, 不作而自成, 不行而自至? 夫命富之人, 筋力自彊, 命貴之人, 才智自高, 若千里之馬, [氣力自勁], 頭目蹄足自相副也. 有求而不得者矣, 未必不求而得之者也. 精學不求貴, 貴自至矣 ; 力作不求富, 富自到矣. 인용목차
09 前世明是非, 歸之於命也, 命審然也. 信命者, 則可幽居俟時, 不須勞精苦形求索之也, 猶珠玉之在山澤, [不求貴價於人, 人自貴之]. 인용목차
08 夫富貴不欲爲貧賤, 貧賤自至 ; 貧賤不求爲富貴, 富貴自得也. 春夏囚死, 秋冬王相, 非能爲之也 ; 日朝出而暮入, 非[能]求之也, 天道自然. 代王自代入爲文帝, 周亞夫以庶子爲條侯, 此時代王非太子, 亞夫非適嗣, 逢時遇會, 卓然卒至. 命貧以力勤致富, 富至而死 ; 命賤以才能取貴, 貴至而免. 才力而致富貴, 命祿不能奉持, 猶器之盈量, 手之持重也. 器受一升, 以一升則平, 受之如過一升, 則滿溢也 ; 手擧一鈞, 以一鈞則平, 擧之過一鈞, 則躓仆矣. 인용목차
07 孔子曰: “死生有命, 富貴在天.” 魯平公欲見孟子, 嬖人臧倉毁孟子而止. 孟子曰: “天也!” 孔子聖人, 孟子賢者, 誨人安道, 不失是非, 稱言命者, 有命審也. 『淮南書』曰: “仁鄙在時不在行, 利害在命不在智.” 賈生曰: “天不可與期, 道不可與謀, 遲速有命, 焉識其時?” 高祖擊黥布, 爲流矢所中, 疾甚. 呂后迎良醫, 醫曰: “可治.” 高祖罵之曰: “吾以布衣提三尺劍取天下, 此非天命乎! 命乃在天, 雖扁鵲何益?” 韓信與帝論兵, 謂高祖曰: “陛下所謂天授, 非智力所得.” 揚子雲曰: “遇不遇, 命也.” 太史公曰: “富貴不違貧賤, 貧賤不違富貴.” 是謂從富貴爲貧賤, 從貧賤爲富貴也. 인용목차
06 殊不知才知行操雖高, 官位富祿有命. 才智之人, 以吉盛時擧事而福至, 人謂才智明審 ; 凶衰禍來, 謂愚闇. 不知吉凶之命, 盛衰之祿也. 白圭·子貢, 轉貨致富, 積累金玉. 人謂術善學明, [非也]. 主父偃辱賤於齊, 排擯不用 ; 赴闕擧疏, 遂用於漢, 官至齊相. 趙人徐樂亦上書, 與偃章會, 上善其言, 徵拜爲郎. 人謂偃之才, 樂之慧, 非也. 儒者明說一經, 習之京師, 明如匡穉圭, 深如趙子都, 初階甲乙之科, 遷轉至郎博士. 人謂經明才高所得, 非也. 而說若范雎之干秦明(昭), 封爲應侯 ; 蔡澤之說范雎, 拜爲客卿. 人謂雎·澤美善所致, 非也. 皆命祿貴富善至之時也. 인용목차
05 世之論事者, 以才高[者]當爲將相, 能下者宜爲農商. 見智能之士, 官位不至, 怪而訾之曰: “是必毁於行操.” 行操之士, 亦怪毁之曰: “是必乏於才知.” 인용목차
04 貴富有命{福}祿, 不在賢哲與辯慧. 故曰: “富不可以籌筴得, 貴不可以才能成.” 智慮深而無財, 才能高而無官. 懷銀紆紫, 未必稷·契之才 ; 積金累玉, 未必陶朱之智. 或時下愚而千金, 頑魯而典城. 故官(宦)御同才, 其貴殊命 ; 治生鈞知, 其富異祿. 祿{命}有貧富, 知不能豐殺 ; {性}命有貴賤, 才不能進退. 成王之才, 不如周公 ; 桓公之知, 不若管仲, 然成·桓受尊命, 而周·管稟卑秩也. 案古人君希有不學於人臣, 知博希有不爲父師, 然而人君猶以無能處主位, 人臣猶以鴻才爲廝役. 故貴賤在命, 不在智愚 ; 貧富在祿, 不在頑慧. 인용목차
03 世俗見人節行高, 則曰: “賢哲如此, 何不貴?” 見人謀慮深, 則曰: “辯慧如此, 何不富?” 인용목차
02 使富貴若鑿溝伐薪, 加勉力之趨, 致彊健之勢, 鑿不休則溝深, 斧不止則薪多, 無命之人, 皆得所願, 安得貧賤凶危之患哉? 然則, 或時溝未通而遇湛, 薪未多而遇虎. 仕宦不貴, 治産不富, 鑿溝遇湛, 伐薪逢虎之類也. 有才不得施, 有智不得行 ; 或施而功不立, 或行而事不成, 雖才智如孔子, 猶無成立之功. 인용목차
01 凡人遇偶及遭累害, 皆由命也. 有死生壽夭之命, 亦有貴賤貧富之命. 自王公逮庶人, 聖賢及下愚, 凡有首目之類, 含血之屬, 莫不有命. 命當貧賤, 雖富貴之, 猶涉禍患, [失其富貴]矣 ; 命當富貴, 雖貧賤之, 猶逢福善, [離其貧賤]矣. 故命貴從賤地自達, 命賤從富位自危. 故夫富貴若有神助, 貧賤若有鬼禍. 命貴之人, 俱學獨達, 並仕獨遷 ; 命富之人, 俱求獨得, 並爲獨成. 貧賤反此, 難達, 難遷, [難得], 難成 ; 獲過受罪, 疾病亡遺, 失其富貴, 貧賤矣. 是故才高行厚, 未必(可)保其必富貴 ; 智寡德薄, 未可信其必貧賤. 或時才高行厚, 命惡, 廢而不進 ; 知寡德薄, 命善, 興而超踰. 故夫臨事知愚, 操行淸濁, 性與才也 ; 仕宦貴賤, 治産貧富, 命與時也. 命則不可勉, 時則不可力, 知者歸之於天, 故坦蕩恬忽, 雖其貧賤, 인용목차
10 然而太山之惡, 君子不得名 ; 毛髮之善, 小人不得有也. 以玷汚言之, 淸受塵而白取垢 ; 以毁謗言之, 貞良見妬, 高奇見噪 ; 以遇罪言之, 忠言招患, 高行招恥 ; 以不純言之, 玉有瑕而珠有毁. 焦陳留君兄, 名稱兗州, 行完跡潔, 無纖芥之毁 ; 及其當爲從事, 刺史焦康絀而不用. {夫未進也, 被三累 ; 已用也, 蒙三害, 雖孔丘·墨翟不能自免, 顔回·曾參不能全身也.} 何則? 衆好純譽之人, 非眞賢也. 公侯已下, 玉石雜糅 ; 賢士之行, 善惡相苞. 夫采玉者破石拔玉, 選士者棄惡取善, 夫如是, 累害之人負世以行, 指擊之者從何往哉? 인용목차
09 或曰: “言有招患, 行有召耻, 所在常由小人.” 夫小人性患耻者也, 含邪而生, 懷僞而遊, 沐浴累害之中, 何招召之有? 故夫火生者不傷濕, 水居者無溺患, 火不苦熱, 水不痛寒, 氣性自然焉. [召]招之, 君子也, 以忠言招患, 以高行招耻, 何世不然? 인용목차
08 聖賢不治名, 害至不免辟, 形章墨短, 掩匿白長, 不理身寃, 不弭流言, 受垢取毁, 不求潔完, 故惡見而善不彰, 行@缺而跡不顯. 邪僞之人, 治身以巧俗, 脩詐以偶衆, 猶漆盤盂之工, 穿墻不見 ; 弄丸劍之倡, 手指不知也. 世不見短, 故共稱之 ; 將不聞惡, 故顯用之. 夫如是, 世俗之所謂賢潔者, 未必非惡 ; 所謂邪汚者, 未必非善也. 인용목차
07 臧倉之毁未嘗絶也, 公伯寮之遡未嘗滅也, 垤成丘山, 汙爲江河矣. 夫如是, 巿虎之訛, 投杼之誤, 不足怪, 則玉變爲石, 珠化爲礫, 不足詭也. 何則? 昧心冥冥之知使之然也. 文王所以爲糞土, 而惡來所以爲金玉也, 非紂憎聖而好惡也, 心知惑蔽. 蔽惑不能審, 則微子十去, 比干五剖, 未足痛也. 故三監讒聖人, 周公奔楚. 後母毁孝子, 伯奇放流. 當時周世孰有不惑乎? 後『鴟鴞』作, 而『黍離』興, 諷詠之者, 乃悲傷之. 故無雷風之變, 周公之惡不滅 ; 當夏不隕霜, 鄒衍之罪不除. 德不能感天, 誠不能動變, 君子篤信審己也, 安能遏累害於人? 인용목차
06 古賢美極, 無以衛身, 故循性行以俟累害者, 果賢潔之人也! 極累害之謗, 而賢潔之實見焉. 立賢潔之跡, 毁謗之塵安得不生? 絃者思折伯牙之指, 御者願摧王良之手. 何則? 欲專良善之名, 惡彼之勝己也. 是故魏女色艶, 鄭袖鼻(劓)之 ; 朝吳忠貞, 無忌逐之. 戚施彌妬, 蘧除多佞. 是故濕堂不灑塵, 卑屋不蔽風 ; 風衝之物不得育, 水湍之岸不得峭. [夫]如是, 牖里·陳·蔡可得知, 而沈江蹈河###也. 以軼才取容媚於俗, 求全功名於將, 不遭鄧析之禍, 取子胥之誅, 幸矣. 孟賁之尸, 人不刃者, 氣絶也. 死灰百斛, 人不沃者, 光滅也. 動身章智, 顯光氣於世, 奮志敖黨, 立卓異於俗, 固常通人所讒嫉也. 以方心偶俗之累, 求益反損, 蓋孔子所以憂心, 孟軻所以惆悵也. 德鴻者招謗, 爲士者多口. 以休熾之聲, 彌口舌之患, 求無危傾之害, 遠矣. 인용목차
05 論者旣不知累害[所從生, 又不知被累害]者行賢潔也, 以塗搏泥, 以黑點繒, 孰有知之? 淸受塵, 白取垢, 靑蠅所汙, 常在練素. 處顚者危, 勢豐者虧, 頹墜之類, 常在懸垂. 屈平潔白, 邑犬羣吠, 吠所怪也, 非俊疑傑, 固庸能也. 偉士坐以俊傑之才, 招致羣吠之聲. 夫如是, 豈宜更勉奴下, 循不肖哉? 不肖奴下, 非所勉也, 豈宜更偶俗全身以弭謗哉? 偶俗全身, 則鄕原也. 鄕原之人, 行全無闕, 非之無擧, 刺之無刺也. 此又孔子之所罪, 孟軻之所愆也. 인용목차
04 動百行, 作萬事, 嫉妬之人, 隨而雲起, 枳棘鉤掛容體, @蜂@蠆之黨, 啄(喙)螫懷操(慘), 豈徒六哉? 六者章章, 世曾不見. 夫不原士之操行有三累, 仕宦有三害, 身完全者謂之潔, 被毁謗者謂之辱, 官升進者謂之善, 位廢退者謂之惡. 完全升進, 幸也, 而稱之 ; 毁謗廢退, 不遇也, 而訾之, 用心若此, 必爲三累三害也. 인용목차
03 何謂三累三害? 凡人操行, 不能愼擇友, 友同心恩篤, 異心踈薄, 踈薄怨恨, 毁傷其行, 一累也. 人才高下, 不能鈞同. 同時並進, 高者得榮, 下者慙恚, 毁傷其行, 二累也. 人之交遊, 不能常歡, 歡則相親, 忿則踈遠, 踈遠怨恨, 毁傷其行, 三累也. 位少人衆, 仕者爭進, 進者爭位, 見將相毁, 增加傅致, 將昧不明, 然納其言, 一害也. 將吏異好, 淸濁殊操, 淸吏增郁郁之白, 擧涓涓之言, 濁吏懷恚[怨]恨, 徐求其過, 因纖微之謗, 被以罪罰, 二害也. 將或幸佐吏之身, 納信其言 ; 佐吏非淸節, 必拔人越次. 迕失其意, 毁之過度 ; 淸正之仕, 抗行伸志, 遂爲所憎, 毁傷於將, 三害也. 夫未進也, 身被三累 ; 已用也, 身蒙三害, 雖孔丘·墨翟不能自免, 顔回·曾參不能全身也. 인용목차